(*이 글은 독일의 현대 음악 잡지인 MusikTexte 1996년 4월호(64권)에 실린 Toshio Hosokawa가 Toru Takemitsu에 관해 쓴 글을 그대로 번역하여 올리는 글입니다 아울러 이 글에 핵심적 내용으로 등장하는 토루 타케미츠의 "November Steps"를 유튜브에서 찾아 올립니다)
토루 타케미츠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일본의 작곡가이다
19세기 후반부터 일본 음악 세계는 서양 음악을 끌어 들여 음악의 유럽화가 되어지고 있어서 그렇게 계속 간다면 전통적인 일본 음악의 역사적인 흐름은 단절 되어 질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토루 타케미츠는 내가 아는 한 일본인으로서 서양 악기에 의해 작곡을 한 첫 번 째 작곡가였다 당연히 타케미츠 이전에 일본을 주제로 택한 많은 일본 작곡가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 중에 서구의 악기와 화성으로 또는 일본의 악기들을 사용했던 예를들면 일본 민요 같은 것들의 대부분은 원론적으로는 서구의 음악을 기초로 하여 단순히 이국적인 일본의 분위기를 표현한 것으로 고려되고 있다
1970년 14세에 나는 처음으로 토루 타케미츠의 음악을 만났다 내가 당시에 들은 음악은 "November Steps" 였는데 그 음악은 일본 악기인 샤쿠하치(Shakuhachi)와 비와(Biwa) 그리고 서양 관현악이 함께 연주한 음악이었다 음조각들의 음악적인 강도, 그 아름다움 그리고 음들 사이에서 나오는 공간에서의 우주적인 번짐은 나를 압도했다 그 곡은 가장 아름다운 음악처럼 들렸는데 나는 그 당시에 듣기 시작한 서구적인 작품들을 포함하여 현대적인 작품들을 좋아했었다 긴 샤쿠하치 음의 독특한 호흡의 힘은 나를 작곡가가 되도록 고무했다 내가 작곡가가 되기를 원한다는 것은 그렇게 아름답고 힘있는 소리를 창조해 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견줄 수 없는 샤쿠하치 소리의 아름다움은 모짜르트나 바흐의 음악의 아름다움과 비교할 수 없었다 당시에 나는 스스로 서양 음악을 많이 신뢰하고 있었다 그러나 서양 음악에서의 개개의 음은 하나의 벽돌과 같아서 그것을 가지고 음악 작품을 만들 수는 있지만 이 음은 독자적인 존재로서, 성취되어지고 자연적인 에너지가 살아 있는 것은 아니다 그와 반대로 일본 악기의 독특한 복잡한 음은 깊은 침묵과 우울함을 보여 주는데 우리에게 우주적 에너지의 시원을 깨우쳐 준다 토루 타케미츠가 쓴 책 제목을 인용하자면 그러한 음은 "음, 침묵으로 측정되어 질 수 있는" 음으로서 존재할 것이다
타케미츠의 음악과의 만남을 통해서 나는 작곡의 세계에 매우 강하게 끌렸고 그의 음악은 나에게 전통적인 일본 음악의 세계에 눈을 뜨게 해 주었다 나의 어머니가 고토를 연주했었고 나의 가족이 일본의 전통에 뛰어났음에도 타케미츠의 음악과의 만남 앞에서는 전통 일본 음악은 그저 지루하고 졸리운 것이었다 타케미츠가 일본 전통 음악에서 발견한 음은 그러한 일본 악기의 전통적인 음들보다 우위에 있다 그는 우주적이고 태초적인 음의 세계를 제시해 주었다
타케미츠의 "November Steps"는 많은 젊은 일본 작곡가 들 뿐만이 아니라 젊은 아시아 작곡가들에게 그리고 비유럽 작곡가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주어서 그들에게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전통 음악에 그리고 동양적인 요소에 유럽 음악의 형식에 관계를 갖게하는 것은 아주 다르고 새로운 길이었다 마치 윤이상이 60년대 후반에 유럽 악기를 이용해 자신의 길을 발견한 것처럼 같은시기에 타케미츠도 아시아 작곡가가 가야 할 그 길을 홀로 걸었다
내가 토루 타케미츠를 개인적으로 처음 만난 것은 1981년 5월 베를린에서 있은 베를린 축제 기간동안 그가 초청 작곡가로서로서 체류할 동안 이었다 그 후로 자주 그와 접촉을 가졌다 "Music Today"와 "Suntory International Program for Music Compositions" 페스티발 주도자로서 그는 국제 음악 무대에 꾸준히 현대음악을 써 왔다 섬나라 일본의 닫혀진 음악 무대는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린 곳이지만 세계의 현대 음악은 이 음악 무대에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이런 환경 하에서 큰 공간 속에서의 시각을 갖고 계획되는 토루 타케미츠의 연주회들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토루 타케미츠의 정신적인 도움으로 나는 아키요시다이 국제 세미나와 페스티발을 계속 이끌 수 있었다 이번 그 축제 동안 타케미츠를 주제로 할 예정이었는데 그가 그것 때문에 초청되었고 많은 젊은 작곡가들과의 만남에 매우 기뻐했었다 그의 슬픈 사망 소식을 갑작스럽게 접했을 때에 나의 충격은 컸다 이 페스티발을 위해서 우리는 이미 윤이상 기념 연주회를 계획했었다 이제는 타케미츠 인물연주회를 기념 연주회로 바꾸어야 하는데 그것이 나를 매우 슬프게 한다 (역주:윤이상 님이 1995년 11월에 세상을 떠난데 이어서 토루 타케미츠가 3개월 후에 세상을 떠나게 된 배경이 있습니다)
일본 작곡가 중의 하나로서, 말하자면 타케미츠를 따르는 작곡가로서, 나는 나의 음악에 타케미츠가 생각해 냈던 우주적인 깊이의 독특한 음악 기법(억양법)을 표현하고 싶다 그 방법으로 나는 그의 생각들을 받아들이고 발전 시키기를 시도할 것이다
@박관식감사합니다. 저도 오늘 아침에 좀더 찾아보니 전통악기들이 주 테마네요. 들으면서 유럽 악기로 저런게 가능한가 하면서 한참을 생각했다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볼 때 일본만의 사운드 트랙을 내는 것을 보고 많이 부러워 했었는데 시초가 여기서 부터 시작되었다니 놀랍습니다.
첫댓글 아주 좋은 정보인데 왜 이제서야 봤는지 모르겠네요~ 감사 합니다. 주제 음으로 쓰이는 관악기는 전통 악기 인가요 ? 알토 플룻인가요? 그밖에 전통 악기들이 쓰인거같인 한데 ~ 좋은 곡이네요. 좋은 작곡가와 만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
샤쿠하치(Shakuhachi)와 비와(Biwa)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 데 둘 다 일본의 전통악기입니다 내가 글로서 설명할 정도로 많은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합니다 검색해보면 정보를 많이 구할 수 있습니다
@박관식 감사합니다. 저도 오늘 아침에 좀더 찾아보니 전통악기들이 주 테마네요. 들으면서 유럽 악기로 저런게 가능한가 하면서 한참을 생각했다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볼 때 일본만의 사운드 트랙을 내는 것을 보고 많이 부러워 했었는데 시초가 여기서 부터 시작되었다니 놀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