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티재~비슬산 천왕봉~월광봉~대견봉~
~조화봉~마령산~수복산~비치재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 청도군이 경계를 이루고 있는 고갯마루 헐티재는 대구
광역시 쪽에서는 8번 군도가,청도군 방면에서는 902번 지방도로가 구절양장의
고갯길을 헐떡거리며 두 지역을 잇고 있다.연신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지맥의
산길은 고갯마루 동쪽의 절개지 오르막 쪽이다. 연두색 철재 울타리가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 막무가내로 월담을 시도하였는지 울타리 너머 오르막 산길은
뚜렷하다(10시45분).
울타리를 뒤로하고 절개지 가장자리의 가파른 오르막을 거쳐 번듯한 등성이로
올라붙으면 산길은 더욱 뚜렷하고 번듯하다.선득한 기운이 서려있는 숲은 성하
의 짙푸른 기색은 한풀 꺾인 기색이 역력하고, 성정이 다급한 무리들의 잎사귀
들은 벌써 추운 겨울맞이 월동준비를 서두르고 있는지 이파리들을 죄다 떨구고
있다.햇낙엽이 뒹구는 산길은 다소 축축하다.간 밤에 한 차례 가을 비가 지나간
모양이다.
산길은 너럭바위 두어 개가 마련이 되어 있는 전망의 넙데데한 등성이로 이어
지고,대구광역시 방면으로의 조망이 활짝 터져 있는 넙데데한 해발676.9m봉
을 넘어서고 나면 산길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산객을 안내한다.
산길은 머지않아 푸릇푸릇한 이끼의 크고 작은 바위들의 곁으로 이어지고,그곳
을 거쳐 완만한 비탈을 한 차례 올려치면 기름한 꼴의 멧부리가 기다린다.
해발 778.1m봉이다(11시19분).정수리 한복판에는 1982년에 재설한 삼각점
(청도404)이 아직도 기능을 잃지 않고 반듯하다.778.1m의 삼각점봉을 뒤로
하고 해발866.7m봉을 앞두고서는 그 봉우리 좌측의 8부 능선쯤으로 얌체처럼
우회를 하며 산길은 꼬리를 잇는다.두어 차례 고만고만한 높이에 생김새까지
어상반한 봉우리 두어 곳을 차례로 넘어선다.
청룡지맥 분기점
발걸음을 좀더 재촉하면 용천사(좌측 2.4km)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용천사
갈림길을 뒤로하고 나면 머지않아 삼거리 갈림길에 닿게 되는데,돌탑 서너
기가 쌓여 있는 이 지점이 청룡지맥의 분기점이다(11시54분).청룡지맥의 분기
점에서 좌측의 내리받잇길은 대견사 방면이고, 그 반대 쪽인 우측의 오르막은
비슬산 정상으로의 산길이다.
청룡지맥의 분기점에서 우측의 오르막으로 5분여의 발품이면 비슬산 정상인
천왕봉을 오를 수 있다.너른 평지 분위기의 납작스레한 정수리 일대는 은빛
억새밭이다.입산객들의 쉼터 노릇을 하는 정자 두 채가 억새밭 가운데쯤에
마련이 되어 있고, 울퉁불퉁한 바윗돌과 돌부리의 정수리 한복판에는 이곳이
해발1084m의 비슬산 천왕봉이라고 만천하에 고하는 직사각 꼴의 큼지막한
빗돌이 우뚝하다(12시).그리고 정수리 한구석에는 삼각점(청도11)도 여전
하게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그리고 사방팔방 일망무제의 조망은 북쪽 방면 저 멀리 대구광역시까지 조망
이 되고, 주변 일대의 가이없는 아름다운 산천경개는 어느 방향으로 눈을 돌려
도 빠짐없이 한눈에 담뿍 들어온다.그러한 절처 절경의 천왕봉 정상에서 이제
발걸음을 되돌려 조금 전의 청룡지맥 분기점으로 돌아오면 지맥의 방향은 맞은
쪽의 대견사 쪽으로 산객은 안내가 된다.
누렇게 물든 잎사귀의 수목들이 한창 월동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산길은 울긋
불긋한 가을 향연의 물색으로 치닫고 있고, 바람 결도 이제 완연하게 선득한
기운이 역력하다.군데군데 입산객들의 휴식을 위한 쉼터가 마련이 되어 있는
산길은 코코넛 껍질을 가공하여 이용한 누런 거적 깔개까지 깔려 있고 부드러운
질감의 크고 작은 바위들이 줄을 잇기도 한다.
월광봉 정상의 이정표
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수더분한 안부사거리로 산객을 안내하는데,좌측은
용천사(2.5km) 쪽이고, 우측은 유가사(2.6km) 방면의 등하행 산길이다.
당연히 지맥의 방향은 맞은 쪽이다.사거리 암부를 뒤로하고 10분여의 발품
이면 진달래가 터널을 이루고 있는 완만한 비탈을 올려치면 붕긋한 멧부리
에 오르게 되는데,해발1003m의 월광봉 정상이다(12시27분).
월광봉 정수리에서 서쪽 방면으로 시야가 시원스레 터져 있는데, 목책을
두른 전망대가 마련이 되어 있다.천왕봉으로부터 대견봉으로 이어지는 산줄
기로 둘러싸인 우묵한 비슬산의 진달래 군락지의 넉넉한 골이 한눈에 부감이
되고, 저 멀리 달성군의 논공읍과 현풍면 일대의 풍요로운 산하가 조망이 된다.
월성봉을 뒤로하고 나면 머지않아 두툼한 침목을 이용한 데크산길이 기다린다.
천왕봉 전경(대견봉에서)
한동안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삼거리 갈림길을 내놓으며
산객의 의중을 묻고 있는데,지맥의 방향은 좌측이고, 그 반대 쪽인 우측은 이곳
에서 4,5백 미터쯤 동떨어져 솟구쳐 있는 해발1035.4m의 대견봉으로의 산길
이다.대견봉으로의 산길도 데크계단길이 안내를 맡고 있다.대견봉으로의 산길
주변으로는 기암괴석의 전시장이다.
직사각 꼴의 기(氣)바위,형제바위,소원바위,뽀뽀바위 등의 이름이 붙어 있는
기암괴석의 곁을 차례로 지나고 육각정자 쉼터를 거치고 나면 비로소 오르게
되는 붕긋한 멧부리가 해발1035.4m의 대견봉(大見峰) 정상이다(12시50분).
대견봉 정상도 사방팔방 거침이 없는 조망은 화려하고 시원스럽다.조금 전
지나온 천왕봉과 월광봉,그리고 조금 후면 오르게 되는 조화봉과 유가사 계곡
을 비롯한 우묵한 진달래 군락지가 손바닥처럼 조망이 된다.
두 말이 필요없는 조망의 대견봉 정상에서 다시 발길을 되돌려 등성이 동쪽인
우측의 9부 능선쯤의 바위절벽 아래 터전을 마련한 천년고찰 대견사 경내를
둘러보고 난 뒤에 지맥을 이을 참이다. 대견사(大見寺)! "크게 보고", "크게
느끼고", "크게 깨우친다"는 뜻의 이 도량은 신라 헌덕왕 때(서기810년) 보당암
으로 창건하여 조선 세종 때 대견사로 개칭이 되었으며, 하늘에 맞닿은 절로
"북(北) 봉정,남(南) 대견"이라 할만큼 전국 최고 도량으로 일연스님이 22세에
승과 장원급제 후 초임지 주지로 22년간 주석하던 고찰이다(안내문 참조).
대견사
대견사의 중심 전각인 대견보궁 좌측의 병풍을 두른 듯한 절벽 바위에는
마애불이 음각되어 있고,사찰 마당 건너 끄트머리쯤의 마당 같이 널찍한
너럭바위 한가운데에는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42호인 삼층석탑이
자리하고 있으며, 대견보궁 바로 우측 편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
놓은 적멸보궁 전각이 자리를 잡았다.그러한 대견사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둘러보고 대견봉 갈림길로 되돌아오면 이제 지맥의 방향은 맞은 쪽의 조화봉
쪽이다.
조화봉 정상의 강우레이더 관측소
조화봉 정수리의 서편에는 비슬산 강우레이더 관측소가 세워져 있다.10여 층
이 넘어뵈는엄장한 원통형의 건축물 꼭대기에는 축구공처럼 생긴 둥근 물체가
얹혀 있는 건축물이 강우레이더 관측소다.이곳으로의 진출입로를 따르면 관측
소 정문 직전에서 우측의 오르막 계단을 따르면 곧바로 '비슬산 해맞이 제단'이
라는 이름이 새겨진 넉넉한 상석의 제단으로 이어지고,그곳을 지나고 나면 바로
오르게 되는 붕긋한 멧부리가 해발1058m의 조화봉(照華峰) 정상이다(13시10분).
골리앗 덩치의 강우레이더 관측소를 바로 곁에 두고 있는 까닭에 조화봉 정상은
명성에 비하면 다소 주눅이 들어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그러한 조화봉 정상에서
지맥의 방향은 우측 3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산객을 알뜰하게 안내한다.
PE로프와 통나무 말뚝을 이용한 안전난간이 안내하는 울퉁불퉁한 바위 투성이
의 내리받잇길은 등성이 우측 바로 아래로 지맥의 방향과 어상반한 차도로 연결
이 되는 갈림길로 이어지고,갈림길을 지나고 나면 머지않아 너럭바위 등이 뭉툭
하게 자리하고 있는 조망의 멧부리가 해발989.7m봉이다(13시43분).
정수리 한켠에는 꺼뭇한 물때가 더께를 이루고 있는,1982년에 복구된 삼각
점이 아직까지도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989.7m의 삼각점봉을 뒤로하고 나면
산길은 암릉의 우측 8부 능선쯤으로 우회를 하며 꼬리를 잇는다.목책의 안전
난간이 안내하는 이러한 행색의 산길은 '청도 군불로'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청도의 비슬산 둘레길이다.
목책난간 바로 우측은 가파른 절벽을 이루고 있어서 '추락주의'라는 경고문이
군데군데 걸려 있다.이러한 행색의 둘레길은 양쪽으로 모두 안전난간이 설치
되어 있는 바위 등성잇길로 이어지고,크고 작은 바위들이 줄을 잇는 등성이는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 지붕을 닮은 '오페라 바위'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기암괴석의 곁으로 산객은 안내가 된다.
암릉과 동반하는 비슬산 임도
그런 뒤에 오르게 되는 넙데데한 봉우리에는 '상수월 마을 정상'이라는 이름의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 봉우리다.그 봉우리를 넘어서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
는 양회임도가 기다린다.달성군 유가면 대산리 방면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청도군 풍각면 화산리 쪽 사이를 잇는 임도가 넘나드는 고갯길,원명고개다(14
시40분).원명고개를 곧장 가로질러 치받잇길을 올려치면 붕긋한 해발 535.8m
봉이다.
붕긋한 정수리 한켠에는 처사임가의 묵묘가 차지하고 있다.그러한 행색의
535.8m봉을 뒤로하고 100여 미터쯤 발품을 더 보태면 언덕 같은 멧부리가
해발 529.1m봉인데, 정수리 한복판에 2000년에 재설한 삼각점(청도461)을
간직하고 있는 삼각점봉이다(14시58분).529.1m의 삼각점봉을 뒤로하고
나면 납작스레한 꼴의 해발 563.9m봉이 기다린다.
소나무와 신갈나무 등이 한데 어우러진 납주그레한 563.9m봉을 넘어서고
나면 잇따라 해발 510.5m봉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연이은 멧덩이들이
줄을 잇고 있는 셈이다.510.5m봉을 넘어서고 나면 다시 고개를 바짝 쳐든
멧덩이가 산객을 지그시 굽어보고 있다.골리앗 덩치의 거대한 송전철탑의
곁을 지나 한 차례 비탈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정수리 한복판에
삼각점이 자리하고 있는 해발611.3m의 마령산 정상이다(15시41분).
마령산 정상을 뒤로하고 10분여 발걸음을 재촉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널찍한
안부로 지맥의 산길은 꼬리를 드리운다. 달성군 성산면 연당리 방면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동쪽의 청도군 풍각면 금곡리 쪽 사이를 잇는 임도가 넘나드는
고갯길 마령재다(15시56분).지맥의 산길은 마령재 고갯마루를 곧장 가로지르
며 꼬리를 잇는다.
완만하지만 기력이 어지간히 소모가 되었는지 지루한 느낌의 오르막이 연신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거대한 덩치의 송전철탑의 곁을 거친 뒤에 비로소 오르
게 되는 해발 556.2m봉,길쭉한 꼴의 너럭바위 두어 개가 자리하고 있는 전망
의 멧부리다.화려하고 시원스러운 달성군 일대의 산천경개가 조망이 되는 전망
의 556.2m봉을 뒤로하고, 5분여의 발품을 더 보태면 비로소 오르게 되는 멧부리
가 해발 593m의 수복산 정상이다(16시21분).
정수리 한복판에는 1988년에 복구한 삼각점을 간직하고 있는 수복산 정상을
뒤로 하고 한 차례 더 걀쭉한 꼴의 해발 582.7m봉을 넘어서고 나면 내리받이는
완만하고 꺽다리 소나무들이 그들먹한 산길이며, 다갈색의 솔가리가 푹신한
내리막이다.이러한 행색의 고즈넉한 산길을 미끄러지듯이 내려서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차도 고갯마루가 기다린다.
경상북도와 경상남도가 경계를 짓고, 창녕군 고암면과 청도군 풍각면이 서로
등을 맞대고 있는 고갯길이며,20번 국도가 그들 사이를 연락부절 오르내리는
고개인 오늘 산행의 날머리 비치재다(16시50분).연회색 바탕의 구름이 드넓은
창공을 장막을 친 것처럼 뒤덮은 까닭에 사위는 해질 녘처럼 다소 어둑하다.
(산행거리;18.8km.소요시간;6시간5분) (2020,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