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다리~석치산~장계산~군장대교
이전 구간의 청암산과 금성산 등의 멧덩이가 야트막하고 붕긋하게
해가 뜨는 쪽 저만치에서 거뭇한 색깔을 뒤집어 쓰고 엎드려있으며,
반면,석교들판의 너른 들판은 온통 초록 일색이다.
금성산을 빠져나와 도로를 따라 서진(西進)을 계속하면 만나는
농촌마을이 상평리 금성마을인데, 마을 한가운데로 흐르는 도랑에
걸쳐있는 다리가 칠다리다.
칠다리(漆橋), '배그메'라고도 부른다고 하는 금성마을은 옛날
박지산성(금성산성)이 있어 만경강을 이용해 침입하는 왜적을
방어하는 요새이기도 하였다고,또한 강줄기가 이 곳까지 이어져
있었으며 제방을 쌓아 농토를 만들어 넓은 들이 생기자 '들땅리'라
부르기도 한다고.일설에 따르면 물줄기(도랑)가 일곱 칠(七)자형으로
흐른다고 하여 칠다리라 부른다고 한다.그러나 다리를 만들 때
다리난간 받침을 나무로 사용하여 그 위에 옻칠을 입혔다해서
칠교 혹은 칠다리로 불리며 오늘에 이르렀다고 하는 유래가
적힌 입간판이 우두커니 서있다.
다리를 건너면 오른쪽에 몸피가 굵직한 미루나무 한 그루가 우뚝하고
그 옆으로는 '칠다리 슈퍼'가 수긋하게 손님을 기다린다.
2차선 차도를 따라 조용한 마을을 냉큼 지나가면 이내 삼거리,이곳에서
우측의 차도로 방향을 바꿔 이동을 해야한다.원래의 기맥의 줄기라면
좌측의 차도를 따르다가 차도 우측으로 이어지는 야트막한 기맥을
따라야 하지만, 주택이 들어서고 전답들이 차지하고 있으므로 이동이
어렵게 되어있으니 우회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석교들판 사이로 난 2차선 차도를 줄창 따르면 우측으로 '염의서원'
으로 향하는 길이 보이고,전방 저만치 골프연습장이 눈에 띤다.
흰색의 골프연습장 건물 직전의 왼쪽 길을 따르면 곧바로 모습을
드러내는 짙푸른 숲이 나오는데, 이 멧덩이의 근골을 따르면 기맥을
이어갈 수가 있다.숲을 앞 두고 길이 나뉘는데 어느 쪽으로
진행하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왼쪽의 임도를 따르면 이내 등성이로 연결이 되며 황토가 벌겋게
드러 난 임도가 나타난다. 컨테이너 박스 두 개가 보이고 차광망을 친
그늘막도 보인다.황토의 널찍한 임도는 구불거리며 등성이를 넘나들며
꼬리를 잇는다.산지개발을 위한 공사가 진행중인지 주변 산자락이나
등성이는 물론 모두 벌목을 마쳐놓은 상태라 한낮의 뙤약볕을 가려 줄
아무런 그늘이 없다.뜨거운 열기를 품은 황토의 열기와 지칠줄 모르게
쏟아내리는 뙤약볕에 전신은 이미 땀으로 범벅을 이루고 있다.
공기를 가르는 자동차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전주와 군산을 잇는 4차선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친
고동소리다.잡목과 덤불 그리고 넝쿨들로 인한 산길의 불분명을
바로잡아 나가기 위한 이동의 고통이 따르는 순간이다.기맥이나
지맥 산행에서 흔히 접하기 쉬운 따분하고 짜증이 솟기도 하는
고통스러운 이동의 시간,넝쿨과 잡목들 그리고 덤불들의 강팍함을
떨쳐내며 4차선 차도를 내려선다.4차선 차도를 무단횡단해야하는
절박한 순간이 다가왔다.차도를 무단횡단해야 하는 수밖에는
다른 우회로가 딱히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무리를 감수하고서라도
단행할 수밖에 없는거다.자동차들이 뜸한 틈을 이용해 잽싸게 차도를
횡단한다.
21번 차도를 횡단하면 만나는 숲으로의 산길은 중간 중간이 끊기거나
상업시설이나 주택지가 가로막아 선 관계로 기맥으로서의 종주산행을
이어나가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그런 이유로 여기서도 차도를 따라 우회의 슬픔을 머금을 수밖에는
딴 도리가 없지싶다.'황가네'식당을 지나고 '한남 생고깃간'이라고 하는
고깃집 앞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난 차도를 따르면 차도 좌측으로
수량이 넉넉치 못한 저수지를 바라다 볼 수 있다.미제 저수지다.
미제저수지(米堤貯水池),한글표기로만 본다면 메이드 인 USA저수지가
아닌가 의심해볼 여지가 있지만, 한자표기를 병용해보면 쌀 생산을 위한
저수지가 틀림없다.그렇지만 지금은 거기에 한 술 더 떠 군산시민들의
휴식과 오락 그리고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은파유원지가 이 저수지를
끼고 자리잡고 있어 휴식공간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으니 기특하지
아니한가.
왼쪽으로 저수지를 끼고 난 차도를 주욱 따르면 저만치 오른쪽
언덕위에 높다랗게 솟은 첨탑의 교회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은파교회다.교회 앞 삼거리,저수지 쪽으로 난 차도를 따르면
은파맛집단지로 이어지는 길,기맥꾼들은 그 길로 들어서지 말고
맞은 쪽 차도를 곧장 따라야 한다.
대로 변 사거리,군산대학교 방향의 좌측 방향을 따라 가로수 길을
따른다.염천(炎天)의 날씨에 묵직한 배낭을 걸머진 등산객들이
도심의 뙤약볕을 무리를 지어 걷고 있으니 유별나게 보였던 모양이다.
오가는 차량들의 운전자들이 힐끔거리며 이상한 표정들을 보인다.
그런 표정을 짓는 것은 당연지사이고 염천의 날씨에 행하는 이런 행위는
비정상적인 행위임이 분명하다.도심속의 이상한 이동은 계속 유지된다.
'은파유원지'방향을 알리는 갈색의 안내판 지시를 따르면 이윽고
저수지 귀퉁이를 만나게 된다. 하얀 연꽃들이 온갖 미모를 자랑하는
연지(蓮池),흔히 연못이라고 부르는 연지는 연(蓮)들의 못(池)이다.
연못에 연이 존재하고 있음에 경탄함은 연못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의 의구심을 나타낸 것이고 비정상적인 상태를 묵인하는
어리석음을 숨기고 있다는 반증일 터이다.
연못을 지나면 도로 우측의 언덕위에 '리츠프라자 호텔'이 우뚝하다.
곧바로 맞닥드리는 사거리,이곳에서는 맞은 쪽 길 건너 '예림옥'을
좌측에 끼고 직진을 한다.약간의 경사 진 시가지를 따르면 만나는
삼거리에서 우측의 내리막 차도를 따른다.군데군데 유흥업소와
대형식당들의 줄을 잇고 있다.인도 왼쪽으로 흰색 아치형의 출입구
양식을 한 '군산군경합동묘지'입구 앞을 지난다.그곳을 지나면 곧바로
만나는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바꿔 진행을 하면 찜질방 건물 앞을
지나가게 되며, 그곳을 지나서 오른 쪽으로 차도를 건너가면
골목차도가 눈에 띠는데, 골목 오른쪽 어귀에는 '다본다 네비테크'
가게도 눈에 들어온다.
이 골목길은 '상나운 길'이란 이름이 붙어있는 골목차도인데,
이길을 쭉 따르면 맞은 쪽 산자락에 갈색 첨탑의 교회가 보이고
교회 오른쪽으로는 현대아파트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교회 옆을
따라 비탈길을 오르면 안내표시 이정표가 서있는데,청소년 수련관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된다. 비탈을 올려치면 나운배수지가 나오고
계속 발걸음을 재촉하면 이층으로 이루어진 팔각정이 서있는
멧부리에 닿게 된다.
팔각정을 내려서면 곧바로 만나게 되는 삼나무 숲이 어두운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시원한 산길을 만난다.거뭇하게 드리운 숲그늘아래에
놓여있는 여러 개의 크고작은 평상에는 알찌감치 자리를 잡은
입산객들이 누워있거나 앉아서 더위를 달래고 있다.
숲그늘을 뒤로해서 비탈을 내려서면 임도로 이어지고 곧바로
오르막길이 더위에 지친 산객을 몰아친다.시원한 그늘을 드리울만한
활엽수가 보이지 않고 기껏해야 대여섯 자 정도의 크기만을 가진
묘목수준의 수목들만 줄을 잇는 뙤약의 산길이 멧부리에 이르도록
이어진다.팥죽땀이 뚝뚝 산길위에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진다.
오른쪽 산사면은 묘목수준의 숲이고 좌측으로는 짙은 그늘을 이루는
숲이 이어진다.그나마의 그늘도 이내 그늘막을 거두고 뙤약의 볕으로
사정없이 산객을 내쫓는다.그늘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뙤약의
산길을 내려서면, '월명공원'이라고 씌여있는 사각의 나무말뚝을
만난다.좌측으로는 순환도로 0.08km,오른쪽으로는 나운동0.15km를
표시하고 있다.
맞은 쪽 뙤약의 비탈을 오른다.멧부리를 오르고 내려서면 왼쪽으로
군산상고로의 하산길이 나있는 삼거리 갈랫길,이곳에서 맞은쪽 숲 그늘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야 한다.그늘이라고 해도 바람의 일렁임이 없다면
팥죽처럼 흐르는 지룩한 땀을 막아낼 수는 없다.헐떡거리며 오른 멧부리에
산불초소가 자리하고 있다.해발 98m의 아담한 멧부리 석치산 정상이다.
뙤약의 볕이 오롯하게 쏟아지는 석치산 멧부리를 뒤로하면 조금 전의
삼나무 숲과 다름없는 모습의 숲 곁을 지나가게 된다.여전하게 이곳에도
여러 개의 크고작은 평상에는 누워있는 입산객들이 대부분이지만
기중에는 서책을 펴들고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는 입산객들도 더러는 눈에
띠고,그저 멍하니 앉아서 더위를 쫓는 입산객들도 여럿 모습을 보인다.
삼나무 숲을 빠져나오면 '월명공원2길'인 포장임도다.이 임도를
뒤로하면 '군산청소년수련관'이 자리하고 있는 야트막한 고갯마루인데
'솔꼬지1길'이라고 싀여있는 도로안내표시가 걸려있는 길이다.
장방형의 입구 구조물을 들어서면 계단이 기다리고 숲길을 내쳐 이나가면
삼거리 갈랫길이 나타난다. 좌측의 화살표는 점방산 0.4km를 알리고
우측의 화살표 방향은 장계산 0.5km를 나타낸다.
함께 동행하고 있는 세 산객들은 곧바로 장계산 방향으로만 가겠단다.
무더위에 지친 기색이 뚜렷하다.나도 그들과 다름없긴한데 점방산을
들렸다 갔으면 좋은 심정이다.그러나 나혼자 그러고는 싶지 않다.
곧바로 올려친 멧부리가 오늘의 날머리 종점인 장계산 정상이다.
한구석에는 하늘색 산불초소가 웅크리고 있으며 운동기구도
하나 놓여있고 삼각점도 심어져 있다.이곳에서 하산지점은 우리를
모시고 있는 버스가 자리하고 있는 장소가 될 터이다.
삼일탑0.2km를 가리키는 손짓을 따라 발걸음을 재촉하면
이내 '삼일운동기념비'와 동상이 함께 자리하고 있는 삼거리
포장임도에 이른다.
이곳 삼거리에서 좌측의 임도를 따르면 가게문을 걸어잠근
'금강매점'을 지나가고 또 하나의 매점 겸 식당이 자리한 언덕을
넘으면 사거리 한복판에 자리한 비둘기집을 만나게 되며, 애국지사
이인식 선생의 동상 앞도 지나가게 된다.그리고 만나는 조각공원을
뒤로하면 건설중인 군장대교의 위용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썰물로 빠져나간 잿빛 갯벌에서는 농익은 갯내음이 그런 냄새에
익숙치 않은 뭍 산객의 코끝을 사정없이 들쑤신다.
(2016,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