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바다로 모험을 떠날 용기
202220039 사회복지학과 황선옥
과제 때문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는 아직 청소년지도사에 대한 확신이 없다. 아직도 고민 중이다. 이 책을 읽으면 청소년에 대한 나의 소명을 알고 싶었고 또 청소년에 대한 많은 부분을 깨달고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이렇게 마음이 무거워진 것은 처음이다. 답답함과 막연함, 꽉 막힌 벽 앞에 서 있는 기분이다. 현재 사회속에서 청소년의 마음이 그렇지 않을까? 라는 먹먹함이 스며든다.
책을 읽으면서 청소년이라는 한 존재만 바라보며 고민할 문제가 아니다. 지역사회, 경제, 공간, 관계, 선택, 책임, 기준, 참여, 활동, 이웃까지 모든 물리적, 사회적 환경 가운데 청소년이라는 존재를 바라보아야 한다고 느꼈다. 또 청소년이 진로를 선택함에 있어 이런 모든 물리적, 사회적 환경이라는 공간속에 관계를 통한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 하지만 현실의 사회, 경제, 정책등은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가슴이 아팠다. 내가 과연 이런 사회에서 청소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기는 하는 걸까 고민이 들었다.
나 또한 힘든 청소년 시기를 보냈다. 그로 인해 나의 상처받은 내면아이는 성장하지 못하고 중년이 될 때까지 채워지지 않는 텅빈 가슴을 가지고 살아왔다. 이 채워지지 않은 결핍은 필요한 시기에 채워지지 않았다면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교수님의 고3때 담임선생님의 이야기가 기억이 난다. 나에게도 단 한명의 조언자가 있었더라면 마음이 텅비고 우울한 터널을 건너는 시간이 짧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믿는 단 한사람이라는 존재가 없을 때 청소년은 병들어 간다. 이것은 사회의 문제이다. 민수가 겪었던 폭력과 방임, 티켓다방 사장에게 칭찬받고 기뻐한 여학생의 이야기가 가슴을 아리게 했다.
우리는 책에서 말한 것처럼 청소년들을 문제 중심의 미성숙한 존재로 생각한다. 사회는 왜 이렇게 청소년들을 생각하게 되었을까? 이런 생각 자체가 청소년을 존중하지 않고 한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청소년 또한 하나의 인격체이며 존중받아 마땅할 시민이다.
책을 읽으면서 왈칵 눈물이 쏟아지는 부분이 있었다. 파커J. 파머는 “고통받는 사람을 향한 신의 사랑은 우리를 ‘고치는’ 게 아니라 함께 고통받음으로써 우리에게 힘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인간의 아픔과 힘겨움을 신조차 고치고 변화시키기 위해 무엇을 행했다기보다는 함께 고통받는 그 자리에 있었다. 라고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임마누엘 하나님이 떠올랐다. 임마누엘은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나님’ 이라는 뜻이다. 나의 어린 시절과 청소년 시절에 단 한명의 좋은 어른은 없었다. 하지만 서른살이 되어서 미친 방황 끝에 임마누엘의 하나님을 만났다. 그것이 나의 삶의 전환점이 되었다. 삶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해서 내가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성경의 말씀을 통해 위로를 받고, 말씀을 묵상하고 되새겨보면서 나를 조금씩 알아가며 더디더라도 이전보다는 아주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다. 여전히 미치도록 외롭고 텅빈 가슴이지만 3년이 넘는 운둔생활에서 그분의 위로를 통해 다시 세상으로 나와 학교를 다니고 있다. 매일 살고 싶지 않은 마음에 아침에 눈뜨는것이 가장 고통스러웠던 나에게 틈틈이 일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셨다. 그렇다. 우리는 청소년을 고치려고 하기 보다는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진정성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 진실된 마음은 분명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은 느낄 수 있다. 그런 마음은 청소년에게 힘이 될 것이다.
삶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은 ‘자기’를 찾는 노력이며 진로는 자아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의 핵심이라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에게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책, 영화 드라마, 수많은 미디어를 접하면서 수 많은 관계 속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책의 말처럼 나를 비추는 거울이 모두 타자이다. 이 말은 성경구절에 나온 말과 같다. 잠언27:19 ”물에 비치면 얼굴이 서로 같은 것 같이 사람의 마음도 서로 비치느니라” 라는 성경구절이 있다. 이 말씀을 늘 가슴에 새겨왔다. 다른 사람의 모습에게 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그 사람의 좋지 못한 모습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그 사람의 좋은 모습을 통해 나를 더 성숙하게 만들어가기도 한다.
청소년 진로에 있어서 기장의 역할을 하는 전문가가 누구일까? 라는 질문과 답변이 마음 깊이 와닿았다. 부모나, 선생님, 많은 어른들은 청소년을 미성숙한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에 본인들이 선장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진로의 선장은 당사자인 청소년 자신이다. 어른들은 청소년의 자기 탐색과 성찰 과정을 돕는 사람일 뿐이다. 선장이 된다는 것은 자기의 진로를 선택하고 결정하는 일을 한다. 이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결정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4가지가 있다고 한다. 이것은 비난, 욕심, 두려움, 기준 없음이라고 말한다.
책에서 어떤 일이건 최선을 다하면서 경험하고 성찰하는 과정을 통해 자아가 원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한다. 경험과 성찰 없이는 내면의 발전은 있을 수 없다. 경험은 어떤 공간에 참여하고 관계를 맺고 활동하는 것이다. 이 경험이 쌓이면서 나를 찾아가기도 한다. 나 또한 심각한 우울증과 세상과 단절한 몇 년의 기간을 지나 세상 밖으로 나와서 경험을 하고 있다. 나는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오는 것이 가장 힘들었던 사람이다. 하지만 신발을 신고 지금은 이곳 저곳의 학교라는 공간, 동아리라는 공간, 교회라는 공간, 집이라는 공간 속에 참여 하면서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고 지낸지 몇 년이 되지 않았다. 이렇게 참여는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며 성찰을 통해 마음의 근육이 아주 조금씩 단단해 지는 경험을 한다. 삶에 참여한다는 것은 인생의 모든 시간에 인간답게 살아야 하는 자신만의 기준을 끊임없이 성찰해 가는 것을 뜻한다고 책에서 말한다. 또 우리는 모두 자아가 동경하는 쪽으로 나아가는 힘이 있고 한다. 청소년 진로에서 그들이 동경하는 것에 대한 기준이 설정되었다면 나며지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책에서 말한다.
사람은 죽을때까지 선택을 한다. 선택의 과정은 ‘진로’ 즉 ‘삶’으로 구현된다. 진로에 있어서 어떠한 선택을 하건 그에 따른 책임은 온전히 자신이 지게 된다. 직업에는 개인의 삶이 녹아 있다고 한다. 사람들의 직업을 만난다는 것은 개인이 삶의 한 과정을 만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황선옥이라는 청소년이 되었다. 그 청소년이 되어 읽는 책의 내용들은 내가 어른들에게 대우를 받고 싶은 마음과 행동 지침들이였다. 성경에 황금률이라는 구절이 있다. 마태복음7장12절에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리라” 라는 성경구절이다. 이 말씀도 늘 마음판에 새기며 묵상하는 말씀이다. 청소년들도 하나의 인격체이다. 그들 또한 진정성 있는 존중, 공감, 배려, 사랑을 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이들을 미성숙한 존재로만 여기고 문제 중심으로만 바라본다면 청소년과 소통할 수 없게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존중받아 마땅할 한 시민으로 청소년을 바라보는 인식개선과 그들의 존재자체로 귀한 존재이며 사랑할 대상이라는 것을 늘 가슴깊이 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