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트레킹 8일차 (스코틀랜드)
일 자 : 2026년 8월 3일
위스키 판매 제조 공장견학 시내관람
벤 네비스 증류소 탐방,
숙소에서 가까운 증류소 방문을 오후 4시에 예약해 두었다. 버스를 타려고 하니 선의를 베푼 숙소 주인이 자신의 차량으로 증류소까지 데려다주었다. 산안개가 아른거리는 영국 최고봉 벤 네비스 산자락 끝에 증류소가 자리하고 있다. 1825년에 설립된 이 증류소는 산 위의 눈 녹은 물과 빗물이 모이는 계곡수를 이용하여 싱글 몰트 위스키를 생산한다. 포트 윌리엄(Fort William) 지역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지만, 1989년 일본 아사히 그룹 산하의 닛카 위스키(Nikka Whisky)에 인수되었다. 연간 200만 리터에 달하는 원액 생산량 중 절반 이상은 탱크로리에 실려 일본으로 수출된다.
벤 네비스는 100% 보리만을 이용해 전통 구리 단식 증류기로 위스키를 만드는 싱글 몰트 증류소다. 대기실은 투어를 기다리는 인파로 꽉 차 있어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위스키 사랑을 실감하게 한다. 방문객 중에는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어린 남매와 함께 견학을 온 부부도 있었다. 투어 가이드의 위스키 공정 안내를, 허리를 굽혀 아이들에게 차분히 다시 설명해 주는 어머니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곳에서는 연간 6,000톤 규모의 맥아를 사용하는데, 건조 과정에서 피트(Peat, 이탄)를 땔감으로 사용하여 훈연 건조한 맥아를 만든다. 이 맥아를 가루로 빻아 당화 과정을 거친 뒤, 효모와 결합하여 발효가 일어난다. 발효액이 양파 모양의 전통 구리 증류기를 통과하면 단백질감과 나무향이 살아있는 묵직하고 강렬한 원액이 완성된다.
증류소 견학이 끝나고 마침내 고대하던 위스키 시음 시간이 되었다. 벤 네비스 산이 그려진 10년 숙성 그린 라벨의 잔을 기울여 깊은 풍미를 음미해 본다. 이어서 전통 방식으로 주조된 피티드(Peated) 싱글 몰트에서는 강력한 훈연향이 깊게 배어나온다. 점심 식사도 거르고 산을 내려온 터라, 위스키 한 모금에도 취기가 급속하게 퍼져나간다. 남은 위스키는 증류소에서 제공한 30ml 공병에 아껴 담았다.
본고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스카치 위스키를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했건만, 영국 정부의 가혹한 주류 세법은 야속하기만 하다. 알코올에 대한 높은 고정 종량세에 20%의 부가가치세가 중복 적용되어 소비자가격의 70% 이상이 세금으로 매겨진다. 기프트 숍에 전시된 영롱한 황금빛 위스키들을 바라보며, 아쉬운 마음으로 침만 꼴깍 삼킨다.스코틀랜드의 1인당 평균 알코올 소비량은 세계 상위권에 속한다. 정부는 공공 보건을 위해 주류 판매를 정책적으로 강력히 제한하고 있다. 가혹한 세율, 판매 시간 제한, 주류 판매 라이선스제 운영 등 다양한 규제와 제도로 알코올 소비를 옥죄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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