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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명 간체자 칠자철병 - 시음기
(생산시기 : 60년대 중~70년대 중기)
(출품한곳 : 중국토산축산수출입공사 운남성분공사)
※시음일 : 2009. 1. 3 . 밤 11시40분~1. 4. 새벽3시
1.찻잔을 들이키며
저는 새로이 2009년을 새 솥에 담으려 합니다.
앞으로 걸어 가야 할 길이 구만리 인데 천리에서 멈출 수 없지요!
2009년 1월 1일 0시 조계사 타종식에 참여하여 직접 범종을 치면서 털어버렸으니,
새해를 맞아 새로이 다시 시작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시음 들어가며
흐름 : 어느덧 한해가 저물고 기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창문 밖에는 차가운 바람이 관악산 자락을 흩고 내려와 과천시내를 품고 있습니다.
춥다라는 표현보다는 머지않아 따뜻한 기운이 남쪽끝 해남에서 올라 오리라 기다려 집니다.
새해에 첫날은 부처님과 관세음보살님께 어렵게 구한 원년 대엽청병 보이차(80년대초)를 올렸으나,
조계사 예불과 타종식 참여에 신경쓰느라 정성이 부족하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인지 오늘은 범종을 연상시키는 곤명 간체자 칠자철병 보이차를 우려 올리고 시음도 하려합니다.
새로운 시작.
천리를 걸었으니 구만리를 위해 마음과 가슴을 다시 가다듬을 수 있도록 평온함을 줄 수 있는차.
고요함을 나누고자 시간을 할 해할 수 있는 그런 친구 바로 곤명 간체자 칠자철병 을선택하였습니다.
소개 : 철병이라서 그런지 외형이 단아하고 깔금하며 단단한 느낌이 듭니다.
운남성 곤명차장에서 60년대 말에 운남성 불해구(서쌍반나, 진월양지) 차엽으로 제조한 보이차입니다.
차엽은 7~8급으로 배합을 이루고 있습니다.
생산 직후 발효속도가 더뎌 곤명차장에서 오랜시간 창고에 묵혀있다가 수출 목적으로 홍콩에 있는
차장으로 팔려 나갔으나 , 엮시 철병으로써 한계인 더딘 발효로 인해 수출이 되지 않아 산자락 밑
외진창고에서 시간을 보낸 자연습 건창입니다.
원년 대엽청병(70년대말~80년대초)보다 먼져 제조되었음에도 차엽의 빛깔은 덜 발효된 느낌이 듭니다.
단단한 제작방식의 철병 특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강한 압력에 의한 제조로 차의 고유한 특성이 오랜시간 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시음 :
다구) 색깔을 투명하게 확인하고자 유리 재질로된 (걸음망이 있는)차내림 다구를 사용하였습니다.
색미) 첫번째는 잡미를 없에기 위해 버렸습니다.(10초간 우림)
두번째 빛깔은 고(古)차라는 이유를 확인 시키듯 명확히 짖은 선홍빛을 뛰고 있습니다.
세번째 차탕색은 세월의 흔적을 나타내려는 듯 진한 와인색은 뛰고 있습니다.
연속된 차탕색이 여덟번째 까지 진한 와인색을 유지합니다.
향미) 80년대 번체자 철병이 풍만한 교목향이 난다면, 이차는 깊고 진한 장향이 코를 감아도는 듯
합니다.
품미) 첫번째 내린차는 버렵습니다.
두번째 우린차는 석가모니 부처님과 관세음보살님께 올리고 3배를 드렸습니다.
세번째 우림의 첫맞은! 진한 장향으로 입안과 코속를 휘감아 놓습니다.
한마디로 말할 기회를 주지 않는군요, 철병에 진수를 보여주려는 듯 합니다.
맛에 대한 색깔이 참으로 독특하고 뚜렸하기 때문입니다.
표현을 하자면 태어나 처음으로 와사비(고추냉이) 한숱가락 입안에 몰아 너은듯한 느낌입니다.
네번째 우림 맛은! 당신을 만나기 위해 고진감래의 세월을 너무나 혹독하게 보냈다는 표현을
혀끝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듯 합니다.
순간 다른 차맛은 머리속에서 모두 잊혀지고 맙니다, 아니! 씼어 내렸다고 느껴야 할 듯 합니다.
도대체 넌 누구니? 범종의 울림소림처럼 가슴을 뭉클하게 내 마음을 달래주는 너는.
다섯번째 차탕은 더더욱히 깊고! 진한 매장향으로 주변을 평정하고 맙니다.
주변 그 어느 향에게도 대처할 여유도 주지 않은채 시베리아 한풍이 만주벌판을 넘어 발해만을 건너와
대동강을 눈보라로 얼리 듯! 내뿜고 있습니다.
동토의 땅에서 봄을 맞이하기 위해, 비켜갈 수 없는 인사를 남녂땅에 사정없이 낮은자세로 인사합니다.
진정 자신 스스로 허리 낮추어 품어 내려 놓고 있습니다.
36년이 넘는 자신의 고행과 울분을 차가운 칼바람같은 장향과 함박눈같이 맑고 깊은 맛을 품어냅니다.
잡맛이 전혀 섞여 있지 않으니 참으로 기특하다 할 수 있습니다.
청정한 바람같이, 맑은 하늘같이 코와 혀를통해 목젖을 적시며 머리를 깨우고 넘어 갑니다.
여섯번째 차맛은 변함없는 진한 장향과 독특하고 깊은 맞이 뚜렸하다는 것입니다.
너! 정말 주관이 뚜렸하구나! 맛에 기운이 강하고 장렬하다는 느낌을 연거푸 뿜어 냅니다.
조계사 타종식때 범종이 0시부터~4시까지 서울 시내를 울리 듯! 활활 타는 장작불을 연상케합니다.
오랜 적음(積陰)을 견더내고, 때를 맞추어 천하를 품듯이 울림을 토하는 느낌입니다!
일곱번째 차맛은 가슴을 뚫어 준다고 할가요!
새해 타종식때, 선승의 큰 북소리에 온 산하를 깨어나게 하고 정신을 맑게하는 듯한 뚫음의 맛!
향과 맛, 빛깔이 참으로 조화롭고 특출나다는 생각이 뇌리를 잡아 눌러 않자습니다!
그래 이제 널 인정해야겠다!
넌! 참으로 묵직하고! 풍만하도다.
한 자리에서 부채같이 날개를 펴고 누워있는 오백년 묵은 장송(長松)을 닮았으며,
너의 깊은 맛은 바위틈에 뿌리를 뻗어 산맥을 떠받고 있는 눈덮인 천년묵은 주목(朱木)같구나.
새해를 스스로 깨우치고 다듬게 하였으니 너야말로 부처님께 아뢰어야 할 동반자로다.
여덟번째 차맛은 거실에서 집안을 지키는 든든한 해태에게 올리고,
아옵번째 음미는 해태옆에서 재복를 관장하는 귀여운 두꺼비에게 올려습니다.
열번째 우림은 기미년 소띠해를 기려, 묵묵히 많은 일을 하고 풍요를 상징하는 황소에게 올려습니다.
마치며) 이 찻 자리를 갖음으로써, 마른 주목에 새싹이 나서 천년을 꽃 피우듯이,
시련은 담아두지 말고 꿈을 품으며, 자! 이제 다시 시작합니다.
전과 달이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해, 나의 사람들을 위해 보다 더욱 충실히 묵직히 다져가겠습니다.
스스로에게 깊고 활기차게, 쟁기질을 하여야 겠습니다.
2009.1.3 반선 라파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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