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에 우선하는 인성 (4회 고 조제현님)

[한경섭/26]

학문에 우선하는 인성

                      고. 조 제 현(4회, 농업과 졸)

                         ․서울대 졸

                         ․전 서산농공고 총동창회장

                         ․제3대 충청남도 의원

                         ․전 대한염업조합 충남지부장

 우리 서산농공업고등학교는 1943년 4월 20일 서산농림으로 개교한 이래 농림중(6년제), 농림고, 현재의 농공고등으로 교명은 바뀌어 왔으나, 이 지역의 명문고교로 또한 최고의 중등교육 기관으로 명실상부 손색없는 전통이 오늘에 이어지고 있습니다.

 50여년의 교명을 자랑하며 농공업 교육은 물론 인문학에 있어서도 타 실업고교의 부러움을 사리만큼 많은 인재가 배출되어 이 지역의 계도자로, 국가의 중견으로 그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은 자타가 공인함이요 우리의 긍지이기도 합니다.

 개교 이래 70년대 말까지 근 40년 간은 진학, 취업, 자영업 등 무엇을 하던 서산농림을 졸업해야 된다는 정서가 이 지역에 팽배하여 있었으나, 80년대 초부터 교육 정책의 변화와 공업발전의 가속화로 농업은 상대적인 낙후 현상이 지속되니, 많은 학생의 목적없는 입학에 재학생은 거의 어깨가 느러져 진학과 취업률이 격감하고 영농에 의욕을 갖지 못하니, 옛 서산농림의 기개와 위풍은 자연 움츠려지고 우리 서농인 모두는 그 안타까움에 자탄과 실의 속을 헤매다가 1990년에 들어 그 늪에서 탈출해야겠다는 각오와 옛 모습을 되찾겠다는 신념에서 17회 동문인 박태권 의원(당시, 문화체육부 차관, 그 후 충남지사 역임)께서 앞장서고, 동창회가 밀고, 관계기관인 충남교육청 백승탁 교육감님께서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시대의 흐름과 여건에 맞추어 농업계 학급을 축소화여 공업계(기계과) 3개 학급을 신설하고, 다음 해인 1992년 전기과 2개 학급이 증설되므로서 농과 축소로 희소가치를 높여 참된 영농인과 공과 신설로 우수한 기능인을 양성하게 되었으니 이는 모교가 재도약 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었다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재학생 여러분!

여러분은 슬기로운 영농인, 유능한 기술인이 되고자 학문을 닦고 지식을 익히기 위하여 우리 서산농공업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으니 그 학식을 높이고 넓힘에 어찌 소홀하거나 게을리 할 수 있겠습니까만은, 그에 우선하여 중요한 것은 사람다운 사람 즉 “인성(人性)”입니다.

 학식과 인성이 고루 갖추어진다면 그 얼마나 좋겠으며 더할 나위 없겠지마는 양자택일하라면 나는 서슴없이 인성을 택하겠습니다. 아무리 해박한 학식을 갖추었다 해도 인성이 결여됐다면 이는 순서없이 뒤섞여 인쇄된 사전과 같은 것이요, 학식은 짧으나 잘 갖추어진 인성은 주변에서 쓸모있는 사람으로 추앙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재학생 여러분!

후회 없는 학창시절을 보내기 위하여 “성실, 근면” 교훈을 명심하고 선후배간, 동기간에 신뢰를 바탕으로 훈훈한 교우관계를 많이 가지십시오. 그것은 곧 인성순화의 지름길이며 의를 지키는 학생, 예를 갖추는 학생, 덕을 베푸는 학생이 될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을 굳게 믿습니다.

(※ 동창회 발전에 지대한 공적을 남기신 故 조제현 동창회장님의 글은 「서적」제4호(1994)에서 발췌하였습니다.)

[늘푸른소나무]

선배님. 먼곳에 계셔도 모교사랑하는 마음은 한결같으시라 믿습니다. 그리운 선배님. 오늘 이 글을 읽으며 선배님 생각에 눈물이 납니다. 존경합니다. 선배님 덕분에 지금 까지 공직에 몸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편히 쉬시기 바랍니다. 김은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