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일 토요일. 아이들이 솝꼽아 기다리던 올 여름 캐프의 매인 이벤트 중 하나가 있는 알입니다. 바로 다저스구장에서 류현진 선수의 등판 경기를 직접 보는 것입니다.
LA다저스는 메이져리그의 30 개 팀들 중 가장 오래된 명문팀들 중 하나입니다. 1890년에 창단되었으니 무려 12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합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바로 야구입니다. 미국 제 2이 도시인 LA는 다저스의 타운이라고 불릴 정도로 LA 사람들의 야구 사랑은 엄청납니다. 푸른색의 유니폼으로 상징되는 다저스의 팬들은 심지어 "내 피는 파랗다!"라고 외칠 정도입니다.
그러나 다저스는 1988년 월드시리즈 우승 후 26년 간이나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습니다. 이런 다저스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얼마 전 왕년의 농구스타인 매직 존슨이 대표하는 투자단이 다저스를 매입하여 엄청난 투자로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고, 팬들에 대한 서비스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하고 있어 다저스 팬들의 기대를 부풀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구단주의 팀 재건의 일환으로 영입한 선수가 바로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 류현진입니다.
류현진 선수는 올 시즌 12승의 호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날 승리한다면 13승으로 메이져리그 전체 최고 승수를 기록할 좋은 기회입니다. 더구나 상대팀이 내셔널리그 최저 승률로 부진한 시카고 컵스라 많은 뉴스 ?들은 류현진 선수가 무난히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다저스는 최근의 연승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조에서 숙명의 라이벌인 샌 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제치고 1위를 탈환한 후 세 게임이나 승차를 벌여 놓은 터라 팀의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오늘의 경기는 저녁 6시 10분에 시작됩니다. 우리는 일찌갑치 숙소를 나서 셩기 한 시간 여 전에 경기장에 도착했습니다. 입구에서 보니 약 5만 여 석이나 되는 오늘 경기의 모든 표가 매진되었다고 합니다. 최근 다저스의 질주와 이에 답하는 팬들의 환호를 짐작할 수 잇었습니다.
경기장에 들어서니 대형 전광판에 오늘의 선발투수의 이름과 사진이 새겨져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류현진 선수의 사진을 본 아이들이 "류현진이다!"라고 환호를 질렀습니다. 공교롭게도 오늘 상대팀의 선발 투수가 일본의 '와다 츠요시'라는 선수입니다. 다른 이들은 몰라도 한국인들은 오늘의 경기를 '한일전'으로 생각합니다. 이 경기를 꼭이겨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생긴 것입니다. 일본도 중계팀을 급파해 이 경기를 생중계할 정도로 이 경기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경기가 시작되기 전 다저스구장을 돌아보며 사진을 직었습니다. 아이들은 "와, 생각보다 깨끗하네요."라고 했습니다. 이동 중에 메이져리그 야구와 다저스에 대해 설명하면서 다저스구장이 1958년에 개장된 경기장이라는 말에 아이들은 많이 낡고 지저분한 경기장을 상상한 모영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다저스는 해 마다 경기장의 유지와 보수를 위해 수 백만 불의 비용을 지불합니다. 이곳은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라 메이져리그 야구의 성지들 중 한 곳이니까요.
경기장을 돌아본 후 자리에 앉으니 식전 행사가 진행되고 잇었습니다. 얼마 후 불펜 앞쪽에서 몸을 풀고 있는 한 선수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거구의 체격에 범상치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바로 류현진 선수가 경기에 준비하기 위해 포수와 공을 주고 받고 있었습니다. 선발투수는 그 날 경기의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막중한 임무입니다. 옆에서는 코치진들이 몸을 푸는 류현진 선수를 지켜보며 컨디션을 체크하고 있었습니다. 류현진 선수는 경기 시작 직전까지 불펜에서 투구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올해 86 세의 나이로 지난 65년 동안이나 다저스의 중계를 맡은 살아있는 전설 Vin Scully 할아버지의 소개로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다저스는 스컬리 할아버지가 66번째 시즌인 2015년에도 다저스의 중계를 맡게 되었다는 발표를 했고, 다저스 팬들은 이에 열광적인 환호를 보낸 바 있습니다.
드디어 류현진 선수가 성큼성큼 마운드로 걸어 올라갑니다. 다저스 홈 펜들은 모두 환호를 보내며 오늘의 선발투수를 환영합니다. 대형 전광판은 류현진 선수의 역동적인 투구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1회초. 류현진 선수는 강속구로 상대 타선을 상대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2아웃 이후에 실점을 하고 말았습니다. 평소 보다 조금은 몸이 무거워 보였고, 투구의 위력도 조금 덜해 보였습니다. 아이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5만 여 다저스 팬들과 함께 "Let's go Dodgers!"를 외쳤습니다.
시카고 컵스 터선을 상대로 역투하는 류현진 선수
다저스 팬들의 파도타기 응원과 경기를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
최근 무서운 상승세에 있는 다저스가 그리 쉽게 당할 팀은 아닙니다. 4회 말 Matt Kemp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짜리 역전 홈런을 때려 냈습니다. 다저스 구장은 한 순간에 흥분이 도가니가 되었고, 분위기는 완전히 다저스 쪽으로 돌아 왔습니다. 1회 이후 안정적인 피칭을 하고 있던 류현진 선수라 이대로만 가면 13승과 메이져리그 최고승 투수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도 신이 났습니다.
그러나, 이후 다저스는 여러 번의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류현진 선수가 7회말 다시 1실점을 하면서 경기는 지루한 연장전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미 밤 10 시가 넘은 시간. 끝까지 다저스가 이기는 모습을 보고싶어 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아이들은 차 안에서도 라디오 중계에 귀를 쫑긋 세우고 다저스의 승리 소식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쉽게 승부가 나지 않았고, 집에 도착한 밤 11 시 경에야 다저스의 핸리 라미레즈 선수가 3점 짜리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비록 류현진 선수가 승리하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멋진 다저스 구장에서 다저스의 경기를 관람한 것은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