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이맘때인 2004년 10월 17일!
경북 영천 고경면과 경주 현곡면의 행정 경계구역 '마치재'에 올랐습니다.
이 부근에는 누런 약물이라 일컬어지는 황수탕[黃水湯] 약수[영천시 고경면 덕정리]가 있는데요, 유황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위장병이나 배탈난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맛은 좀 떨떠름하네요.
황수탕의 황토물은 황토 특유의 성분보다는 유황의 영향이 큰 듯하여, 황토연구에 직접적인 도움은 되지 못할 듯합니다.
황수탕에서 마치재를 지나 경주 현곡으로 꼬불꼬불한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왼쪽을 얼핏 보면, 도로변에도 황토언덕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황토언덕을 넘어서 산을 올랐습니다.
여긴 행정구역상 경주시 현곡면 내태리인데요. 여기서 둘러 보니, 주변 겹겹이 둘러싼 산으로 적막강산이라 할까요.
인내산[389m]과 관산[394m]이 가까이 선명하게 보이구요.
이 곳의 지질구조는 알 수 없지만, 가볍고 푸석푸석한 흙이 많고 돌과 바위는 많지 않습니다.
다소 고지대지만 점토성의 끈적끈적한 흙도 눈에 띄는데요. 황토지대가 간혹 보이는 곳입니다.
그리고 소나무군락이 주로 형성되어 있고 점차적으로 참나무 등 타종의 나무들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 곳의 간간히 눈의 띄는 황토지대를 보면, 서벽토[西壁土]로 생각되고 기존 주변의 소나무군락이 시나브로 사라져 가고 있구요.
황토의 점질은 약간 메말라 보이고 탄산칼슘 성분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언덕받이에 존재하는 황토는 주토[朱土]에 가까우며 점질이 부드럽고 끈적끈적해 보입니다.
역시 마사황토는 아닌 듯하네요.
그러므로 이 곳의 언덕받이에 존재하는 황토가 주토성이지만, 황토의 약성을 분석해 보고도 싶습니다.
그러나 지장수용이 아닌 염색용 황토는 우선 염색실험을 하고자 합니다.
오후 4시 30분!
어둠이 내릴 쯤, 다양한 미네럴성분이 존재하고 깊이 파낸 오염되지 않은 황토를 4kg 쯤 채토하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경주 보문단지 들러 힡튼호텔에서 차 한 잔을 했어요. 이미 어둠은 내렸네요.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대구로 오는 길은 좀 피곤하고 나른했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오늘 가져온 황토 1kg 정도를 목욕탕에 풀어 목욕을 했는데요.
역시 느낌이 좋습니다. 피곤함도 가시는 듯!
그리고 남은 황토[3kg]는 3일 후 자연염색 실험을 했습니다.
즉, 남성 백색 면런닝을 소재로 실시한 황토염색은 점질이 부드럽고 색상이 진하면서 착용감도 좋습니다.
그리고 본 황토는 실험용으로만 이용됩니다.
차후 황토정[黃土精, http://www.hwangtojung.com]에 등록될 황토염색 제품은 겨울을 지난 12개월 이상 숙성된 황토를 염료로 사용하여 자연 황토염색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