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과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 더 헌트
10824임서연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찝찝하고 불편했다. 영화의 앞부분은 내용상으로는 잔잔했다. 그러나 색감이 어둡고 칙칙해 곧 어떤 일이 터질 것만 같아 보는 내내 내용과는 달리 잔잔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나의 예상대로 이야기는 절대 미소가 지어지지 않는 내용을 이어갔다.
영화의 주인공인 루카스는 유치원에서 일하는 남자 선생님이자, 이혼을 한 남자이고, 아들 한 명이 있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다. 그는 그가 일하는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잘 놀아주어 인기만점인 선생님이다. 아이들 중 한 명인 클라라는 루카스의 친구 테오의 딸이다. 영화에서 테오의 가정은 그저 단란한 가정인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테오와 아내가 종종 싸워 루카스는 유치원으로 데려다 줄 사람이 없는 클라라를 데리고 가기도 했다. 어린 클라라는 부모님께서가 아닌 유치원 남자 선생님인 루카스에게 따뜻한 사랑을 느낀 것 같다. 그러나 클라라는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루카스를 선생님이 아닌 남자로 보았다. 그래서 그에게 선물도 주고 가벼운 키스도 했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아이의 행동에 루카스는 클라라에게 이러한 행동은 자신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께나 남자친구한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상처받은 클라라는 유치원 원장선생님께 거짓말을 하였고 그로 인해 일은 커져만 간다.
이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느껴지는 찝찝함과 답답함을 이끌어 가는 주요 원인은 선과 악이 없다는 것이다. 어린 클라라는 그저 어린 마음에 그녀가 말한 거짓말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상하지 못한 채로 거짓말을 한 것이다. 유치원 원장은 자신의 유치원에서 일어난 사건을 바람직한 지침대로 행동하였을 뿐이다. 이런 두 사람을 루카스의 삶을 부셔버린 악이라고 칭할 수 있을까? 마을 사람들도 마친가지다. 그들은 루카스가 범인이라고 생각하여 루카스를 배척한 것이다. 루카스의 입장해서 생각해보면 답답하고 억울한 상황이지만 마을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루카스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그를 피할 것이다. 한 아이의 거짓말로 인해 한 사람의 삶이 부서져 버린 이 사건을 과연 누구의 탓이라고 하겠는가?
이러한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마녀사냥. 마녀사냥은 이 영화의 상황에 딱 들어맞는 사건이다. 마녀사냥은 중세시대 기득권 세력의 욕심으로 인해 무고한 사람들이 의심과 오해로 인해 사형선고를 받은 사건이다. 그렇다면 정보화와 스마트화된 지금은 마녀사냥과 비슷한 상황은 없을까? sns가 활성화된 지금은 익명으로 댓글을 달 수 있고 개인정보보호에 따라 댓글을 단 사람의 정보를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렇다보니 사람들은 댓글을 무자비하게 달아 버린다. 한 정치인은 사실이 아닌 루머에 시달렸다. 그 루머가 세상에 나오자 마자 사람들은 그 정보가 사실인지 아닌지도 구분하지 않고 그를 비판하였다. 그러자 그는 사실이 아니라며 부정하였고 나중에 그 루머가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그러나 그 정치인은 루머가 사실이 아님임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큰 타격을 받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이 많아지고 두려웠다. 루카스 같은 평범한 사람도 한순간에 의심을 받고 오해를 받아 행복했던 삶이 무너져 내렸다.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사람이 내 주변사람이거나 나이면 어떡할까 두려웠다. 내 소중한 사람이 의심을 받을 때, 나는 과연 그 사람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을 나는 믿고 보호해줄 수 있을까? 더 헌트는 이런 저런 생각과 질문이 많아지게 하면서 긴 여운을 남긴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