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3057]孤雲 崔致遠(고운 최치원)-題雲峰寺(제운봉사)
題雲峰寺(제운봉사) 운봉사에 쓰다
孤雲 崔致遠(고운 최치원)
捫葛上雲峰(문갈상운봉) :
칡넝쿨 더위잡으며 운봉사에 올라
平觀世界空(평관세계공) :
고요히 바라보니 세상이 空인 것을
天山分掌上(천산분장상) :
온 산은 한 뼘 손바닥 안에 나눠지고
萬事豁胸中(만사활흉중) :
만사는 뚫린 내 가슴 안에 있네
塔影日邊雪(탑영일변설) :
탑 그림자 대낮의 눈처럼 희고
松聲天畔風(송성천반풍) :
소나무에서 들리는 소리, 하늘 밭에 부는 바람이네
煙霞應笑我(연하응소아) :
연기와 노을, 저 아름다운 자연은 비웃으리
迴步入塵籠(회보입진롱) :
발걸음 돌려 속세로 돌아가는 나를
題雲峯寺[제운봉사] 崔致遠[최치원]
운봉사에 쓰다.
捫葛上雲峯[문갈상운봉] : 칡덩굴 거머쥐고 운봉에 올라가
平看世界空[평간세계공] : 평원을 바라보니 세계가 공허하네.
千山分掌上[천산분장상] : 일천 산들이 손바닥 위에서 나뉘고
萬事豁胸中[만사활흉중] : 일만 가지 일들을 가슴속에 깨닫네.
塔影日邊雪[탑영일변설] : 햇살 모퉁이 탑 그림자에 눈내리고
松聲天半風[송성천반풍] : 하늘 가운데 바람 소나무 소리내네.
煙霞應笑我[연하응소아] : 안개와 노을은 응당 나를 비웃는데
回步入塵籠[회보입진롱] : 자욱한 티끌에 돌아 걸어 들어가네.
雲峯寺[운봉사] : 聞慶[문경]의 雲達山[운달산]에 있는 사찰.
신라 眞平王[진평 10년(588)에 雲達祖師[운달조사]가 창건하고
雲峯寺[운봉사]라 하였는데, 조선 인조 2년(1624)에
慧聰禪師[혜총선사]가 중창한 후 金龍寺[금룡사]로 고쳤다.
崔致遠[최치원] : 857년(헌안왕 1)에 태어나 908년(효공왕 12) 이후까지 활동.
통일 신라 말기의 학자․문장가.
원문=孤雲集 卷一 / 詩
고운집 제1권 / 시(詩)
운봉사에 제하다〔題雲峯寺〕
捫葛上雲峰,平看世界空。
千山分掌上,萬事豁胷中。
塔影日邊雪,松聲天半風。
烟霞應笑我,回步入塵籠。
칡덩굴 끌어 잡고 운봉사에 올라가 捫葛上雲峰
가만히 바라보니 세계가 공허해라 / 平看世界空
일천 산들이 손바닥 위에서 나뉘고 / 千山分掌上
일만 가지 일이 가슴속에서 트이네 / 萬事豁胸中
해 주변에 눈 날리매 탑은 그림자 지고 / 塔影日邊雪
반공중에 바람 불자 솔은 소리 내네 / 松聲天半風
연무와 노을은 내 모습 보고 비웃으리 / 煙霞應笑我
속진의 새장 속으로 도로 들어가느냐고 / 回步入塵籠
[주-D001] 운봉사(雲峰寺) :
경북 문경(聞慶)의 운달산(雲達山)에 있는 김용사(金龍寺)를 가리키는 듯하다.
김용사는 588년(진평왕10) 운달 조사가 운봉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였으며,
조선 시대 때 현재의 이름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현 (역) | 2009
捫=어루만질 문. 葛= 칡 갈.
豁=넓을 활.활짝 열리다.거침없이 통하다
胸中흉중=가슴속,마음속에 품고 있는 생각.
塔影탑영= 탑의 그림자.
松聲송성=솔바람 소리.
煙霞연하= 안개와 노을을 아울러 이르는 말.
塵籠진롱=속세의 틀.
籠=대그릇 롱, 대바구니 롱.동자(同字)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