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까지 보령의 오서산을 계획했다가 아침에 갑작스레 변심해 찾은 칠갑산.
오서산은 억새가 좋다하여 한달 미뤘다.
암튼 11시를 좀 넘겨 도착한 장곡리 주차장...
몰랐는데 하루 세번의 셔틀버스 운행을 하더라구.
산행 계획을 장곡로~사찰로로 잡았기에 상관은 없었지만 참고해 두면 좋을듯 싶어...
칠갑산은 1973년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계곡은 깊고 급하며 지천과 계곡을 싸고 돌아 7곳에 명당갑터가 생겼다고해서 산이름이 칠갑산이라고 한단다.
산행코스.............
장곡로코스 입구 --> 삼거리 --> 삼형제봉 --> 정상 --> 장곡사 --> 주차장
11:30 11:40 12:35(20) 13:40(25) 14:40 15:00
다들 사찰로로 가길래 장곡로로 틀었는데 오르는 길이 좁고 아주 가파른 경사의 길을 약 600M 올라야한다.
초입부터 힘을 쏙 빼더라구...500고지고 하니 이정도 왔으면 능선타며 여유있게 가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왠걸?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내려가더라구.
그래서 산타면서 처음 세어본 오르막길 내리막길~~~
이정도면 오르막이라 하자 하고 나름 선정해서 세어봤는데 정상까지 무려 18번의 오르락 내리락 했다는거!!!
그리고 정상까지 가면서 등산객을 한명도 못만났다는거!!!! 내게 있어 별난 진기록이다.
근데 더 기가막히는건 삼거리에서 우측 까치네유원지에서 시작하는것 같은데 여기가 산악 마라톤코스라는 거다.
삼거리가 3KM 지점이였는데 설마했는데 가다보니....4KM, 5KM, 7KM...
뭐야, 나도 산좀 탄다 생각하며서도 좀 힘든 코스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길 마라톤한다구?.... 매년 4월에 칠갑산 장승문화축제때 행해지는 행사란다. 깨깽.....
위의 안전바가 있는 곳이 나름 매긴 13번째 오르막길!!
어쨌든 최근의 태풍과 폭우등으로 인해 솔가지와 나뭇잎이 수북히 싸여있었고 매미소리 새소리가 귀를 청량하게 해준다.
중간중간 지역명 답게 빨간 고추모양의 안내판이 잘 설치돼있었지만 한가지 흠이라면 지금 서있는곳이 어딘지 모른다는것이다.
삼형제봉도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700M전이 형제봉이였구나....ㅋㅋ
사람도 없고해서 산행로 한가운데 자리펴고 앉아 컵라면으로 점심을 하고 커피한잔하고 다시 gogo!!!
정상에 올라서니 두명이 정자에 앉아있더라구.
산행중 첨 만나는 사람인지라 반갑게 먼저 인사하고 이런저런 얘길 나눴는데 장곡사에서 사찰로로 올라왔는데 1시간정도 걸렸단다.
이내 한두명씩 일행들이 올라오더니 물한잔씩 마시고 서로 인증샷찍고 하더니 바로 천장호출렁다리 쪽으로 내려가버리더라구. 나 사진도 못찍었는데....ㅠㅠ
어쩔수 없이 인증샷에 카메라빨 잘받는 이얼굴을 못넣었다.ㅋㅋ
맑은 날이긴 했지만 시야가 확트이진 않았다.
장곡사를 가기 위해 사찰로로 하산하며 일단 카스에 간략히 인증샷 올리고....
장곡사는 850년인 신라 문성왕때 창건됐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대웅전이 상/하 두곳으로 나누어져있는 전통사찰이다.
장곡사는 국보 2점, 보물 4점이 있는 유서깊은 사찰이라는....
예전엔 사찰하면 왠지 전설의 고향이 생각나면서 무서운 벽화와 섬뜩한 분위기가 먼저였는데 산타면서 이런저런 사찰을 자주 접하다 보니 이젠 평온하고 고요함을 느끼게됐다.
참, 장곡사에서 타종하는 곳이 좀 허름하긴 했는데 여기서 특이한걸 발견했다.
통나무그릇이라 해서 승려들이 밥통대신 사용하던 생활도구란다.
길이 7M, 폭 1M, 두께 0.1M
장곡리주차장에서 장곡사까지는 아스팔트로 도로가 잘돼있는데 산책할 생각이라면 장곡사 사찰 밑에 주차장이 있으니 이용하면 될것같다. 주차료나 입장료도 없구.
임시주차장에 보면 1박2일에 나왔다는 칠갑산맛집이있는데 밖에서 보기에도 깔끔하고 있어보인다. 아까 정상에서 만난분들이 여기서 점심을 먹었다는데 백반이나 파전등이 7천원선이고 음식맛도 아주 좋았다고한다.
라면먹지말고 여기와서 먹을걸 그랬나보다.
장곡리주차장에 장승공원이 있는데 음...여기도 간략히 볼만했다.
담에 또다시 오게되면 천문대 있는쪽도 이용해 봐야겠다. 셔틀버스도 말이야...
많은 산을 가본건 아니지만, 칠갑산은 등산로 코스를 정말 잘 정리해 논 것 같아요.
저희가 5번 등산로로 가는길인데, 5-1, 5-2 이런식으로 200~300m간격으로 위치표지판을 세워놓아서
만약 길을 잃거나, 사고가 났을때 그 위치에서 신고하면 되는 시스템으로 되어 정말 좋더라구요.
5-1에서 출발하여 5-10까지 가는데 정말 힘들었는데, 5-10이 지나고 나니 좀 편해지는 것 같아요.
관악산이나, 마니산 하나를 올라가는게 아니라 정상까지 산고개를 2~3개는 넘어간것 같아요.
칠갑산은 오르막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른만큼 내려가고, 또 올라가고를 반복해야해요.
마지막 정상을 오르는 오르막길은 정말 최고예요 경사가 한 60도는 되는듯...
올라오는 길이 힘들었는지 올라오자마자, 밥먹자고 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 싼 김밥을 먹기 시작했어요.
10줄 샀는데, 남자아이들이라 정말 순쉽간에 후다닥 헤치웠네요.
칠갑산의 유래를 이렇게 자세하게 적어놓은 팻말도 있어요.
아이들이 올라오는 길 칠갑산이 왜 칠갑산인지 물어봤었는데, 이걸 보여주니 좋더라구요.
칠갑산 정상이에요. 사람들 정말 많죠? 올라오는 등산로가 5개 정도 되는데, 각기 서로다른 길로 올라와서
여기서 모이니 북적 거리더라구요.
그리고 저 바닥에 깔린 멍석!!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 지점부터 정상까지 멍석이 깔려있어요.
그래서 산을 타기가 정말 편하더라구요!!
산정상에서 파는 아이스께기와 막걸리 캔맥주... 저희 아이들도 올라오면서 아이스크림 타령했었는데.
저거 보더니 사달라고 하더라구요.
헌데, 1개 가격이 넘 비싸서 안사주고, 내려가서 사준다고 했답니다.
칠갑산에 온걸 기념해서 사진을 찍으려는데... 기념비 앞에 사진찍으려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 줄서서 사진 찍었어요.
마음 좋은 아저씨가 앞에 서서 '한장당 500원~' 이라는 장난을 치시며 찍어 주셨답니다.
칠갑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청양의 모습이 한눈에 보인답니다.
산을 내려오는데, 나뭇가지 같은게 꿈틀꿈틀... 전 뱀인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앞다리가 있더라구요.
이곳이 얼마나 깨끗하고 맑은 곳인지 알려주는 도마뱀이네요.
올라갈때는 정말 딱 2시간 걸렸는데, 내려올때는 1시간 30분이 걸렸네요.
내리막길이 어렵지 않으니, 아이들의 발걸음도 가뿐 했던것 같아요.
또 아이스크림을 빨리 먹어야 하기에 서둘러 내려오기도 했어요.
천장호 출렁다리 정말 길죠~
나가는 길에는 바람까지 불어서 다리가 더 흔들렸답니다.
여기오니, 정말 부산에서 못봤던 동물들 많이 보내요.
화장실 앞에서 놀고 있던 개구리도 발견했어요.
국화꽃과 가을 꽃이 한창이라 나비와 잠자리 벌들도 엄청 많았어요.
올라갈때 힘들긴 하지만, 정상에서의 짜릿함과 내려올때의 가뿐한 발걸음..
새소리, 계곡물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들을 들려줄 수 있어 정말 좋았네요.
서울 근교 산은 정상을 올라가도 가끔 차소리가 들리는데, 여기선 정말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제마음이 힐링된듯한 느낌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