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 애벌레 | 번데기 | 합계 | |
여 왕 벌 일 벌 수 벌 | 3 3 3 | 6 6 6 | 7 12 15 | 16 21 24 |
새끼의 발육에는 32℃이상을 요하지만 벌무리의 대소와 외기 온도에 따라 이 온도에 미치지 못하면 생육일수에 1~2일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무리가 약하여 온도가 맞지 않으면 허약한 벌이
태어날 수도 있다.
다. 소방의 뚜껑
소방의 뚜껑은 밀랍과 꽃가루를 섞어 만든 것으로 작은 구멍이 많이 나 있다. 이 구멍은 번데기의 호흡에 필요한 것이고, 꽃가루를 많이 섞은 것은 나중에 뜯고 나오기 쉬게 하기 위함이다.
뚜껑의 색은 보통 황갈색인데 일벌방은 약간 불룩하고 수벌방은 튀어나와 있으며 여앙벌은 뚜껑의 안쪽에 섬유 모양의 뚜껑이 또 하나 있다. 여왕벌이 나올 때는 일벌들이 미리 뚜껑을 뜯어 둔다.
벌통의 1~2면을 유리로 만든 관찰통을 만들면 꿀벌들이 이러한 생태를 볼 수 있다.
7. 꿀벌의 노동
꿀이 많이 괴는 유밀기에는 벌집 안에 넘치도록 꿀이 저장되고 여왕벌은 하루 2,000개 이상의 알을 낳는다. 일벌들은 옆도 돌아보지 않고 일을 계속하여 벌집에는 새 일벌이 끊임없이 태어나고 여왕벌은 전력을 기우려 알을 낳는다.
어린 일벌은 몸이 연약하지만 제힘으로 몸에 붙은 오물을 털어내고, 자란 일벌은 어린 일벌에게 입으로 먹이를 옮겨 먹인다. 기운을 차린 어린 일벌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자기가 태어난 방을 청소하는 것이다.
여왕벌은 먼저 머리를 방안에 넣고 청소 상태를 점검하고 청소가 잘 되었으면 배 끝(꼬리)을 방안에 넣고 알을 낳는다. 이때 일벌들은 여왕 곁에 시립하여 지켜보며 시중을 든다.
갓 태어난 일벌은 처음 1~2일은 별로 일을 하지 않으나 기온이 내려가면 벌집 위쪽에 밀집하여 알, 애벌레, 번데기 등이 냉해를 받지 않게 보호한다.
3일이 지나면 먼저 애벌레 기르는 일부터 시작한다. 침샘에서 분비되는 젖으로 부화한지 3일이 지난 후반기 애벌레를 5일간 기른다. 5일이 지나면 그 다음 6일간 전반기 애벌레, 즉 부화한지 3일 이내의 애벌레에게 젖을 준다.
이때까지는 전혀 밖에 나가지 않고 집안일에 종사한다. 이 동안에 침샘은 그 기능이 쇠퇴하나 몸과 날개가 튼튼해져 날 수 있게 된다.
새끼기르기 과정을 마친 일벌들은 맑고 따듯한 시각에 무리를 지어 집밖으로 날아 나가서 벌통(집) 근처를 빙빙 돌며 날기 및 집 찾기 연습, 즉 시험비행을 한다. 이를 ‘벌 날나리’라고 한다
. 그 후 수일간은 그냥 날기와 집 찾아오기만을 익히는 비행을 한다. 이를 ‘기억비이라고 한다.
기억비행 이후 약 6일간 꿀과 꽃가루를 저장하는 일과 집짓기를 한다. 밖일벌이 가져온 꽃가루와 꿀을 받아서 저장하고, 밀랍을 받아서 입으로 물어다 집을 짓는 작업을 약 1주일간 계속된다.
저장과 집짓기 과정을 마친 일벌은 청소와 경비를 담당한다. 청소는 집안의 여러 가지 찌꺼기와 벌의 시체 등을 집 밖으로 물어내는 작업이다. 경비는 나들문에 버티고 있다가 밖에서 들어오는 꿀벌들을 조사하여 집을 잘못 찾은 벌이나 빈손으로 돌아오는 벌들을 용서 없이 쫓아내는 일이다.
이상의 과정을 거치는데 약 3주일이 걸린다. 즉, 3주일 동안의 새끼 기르기, 먹이 저장하기, 집짓기, 청소, 경비 등 집안일을 하는 과정이 끝나야 비로소 꿀과 꽃가루를 모으러 나다니는 밖일에 종사하게 된다.
8. 꿀벌무리의 번식
꿀벌은 반드시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것으로 한 마리 한 마리로서는 결코 살아갈 수 없다. 꿀벌무리가 무리나누기를 하여 나무 가지 등에 붙을 때, 또는 벌통 안에서 생활할 때도 기본적으로 공 모양을 이루는데 이것을 벌뭉치(蜂球)라고 한다.
1개의 꿀벌무리는 1마리의 여왕벌과 수만 마리의 일벌과 약간의 수벌 및 알, 애벌레, 번데기를 포함한다. 꿀벌무리의 활동은 여왕벌과 일벌 활동의 총화이다. 여왕벌은 알을 낳고 일벌은 알을 기르고 생존을 위한 모든 일을 한다.
꿀벌무리 1개의 크기 즉, 일벌의 수와 알이나 애벌레 및 번데기의 수는 초봄에는 가장 작았다가 꽃이 핌에 따라 점차 커져서 꽃이 많이 피어 먹이가 풍부하고 생육에 가장 알맞은 기온이 되는 5~6월에 가장 커진다.
꿀벌무리는 벌뭉치의 가장 가운데에 원형 또는 타원형으로 알은 낳아서 기르는데 이 부분을 산란권 또는 육아권(영역)이라고 하고 그 주위를 둘러 꽃가루를 저장하고 그 바깥으로 꿀을 저장하는 데 꿀이 저장되는 영역을 저밀권이라고 한다.
당연히 꿀벌무리의 크기에 비례하여 산란권과 저밀권이 커진다. 꿀벌무리가 커지면 그만큼 일벌의 수가 많아 수밀능력과 관리능력 즉 일벌의 활동력이 커지므로 저밀권이 커진다. 산란권의 크기는 여왕벌의 산란력에 큰 영향을 받으나 일벌들의 새끼 기르는 능력에 맞게 여왕벌이 알을 낳기 때문에 결국 꿀벌무리의 크기에 비례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여왕벌이 노쇠하였거나 질병에 걸리는 등 정상이 아닌 경우에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여왕벌의 산란수를 쥬훠루씨는 다음표와 같이 정밀하게 조사하였다.
여왕벌의 산란수
시가(월) | 1일 산란수 | 총 수 |
2월 중 3월 중순까지 5월 초순 “ 5월 중순 “ 5웖 말 “ 6월 중순 “ 6월 말 “ 7월 말 “ 8월 중순 “ 8월 말 “ 9월 중순 “ | 135 320 309 1,008 1,450 1,538 1,081 668 450 83 384 | 3,900 3,300 6,300 15,120 45,000 23,000 17,355 20,000 6,800 2,400 10,000 |
계 |
| 156,120 |
꿀벌무리를 아무 것도 들어 있지 않은 빈 벌통에 수용하면 꿀벌들은 자연 벌집을 만들지만 벌집바탕틀을 넣어주면 여기에다 집을 짓는데 어느 것이나 기본형은 구형을 나타낸다.
꿀벌무리 속의 1장의 벌집은 벌뭉치의 단면을 나타낸다. 즉 가운데 벌집의 산란권이 가장 크고 가로 갈수록 작아진다. 마찬가지로 저밀권은 가로 갈수록 커진다. 양쪽 가의 벌집에는 꿀만 가득 들어있고 그 안쪽에는 꽃가루가 많이 들어있고 그 안쪽으로 가면서 산란권이 점차 넓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겨울이 되어 기온이 내려가면 꿀벌무리는 벌통 안에서 벌뭉치를 이루는데 기온에 따라 뭉치를 단단하게 또는 느슨하게 하여 추위에 대응한다. 벌뭉치를 이루는 벌들은 기와장 같이 위에 있는 벌의 배 아래에 머리를 들이민 형태로 서로 중첩되어 있다. 또한 가장 아래쪽의 벌이 꿀을 빨아서 그 위에 있는 벌의 입으로 전하여 차차 위쪽에 이르게 하여 벌뭉치 전체의 생명을 유지한다.
벌뭉치 속의 각 꿀벌들의 위치는 때때로 서로 바꾸어 바깥쪽의 벌이 한기에 노출되어 쇠약해지는 것을 막는다.
가. 벌뭉치 온도(蜂球溫)
꿀벌들은 개별적으로는 14℃이하로 내려가면 사멸하지만 벌뭉치를 만들면 벌뭉치 온도를 유지하므로 바깥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도 생존할 수 있다. 벌뭉치 속의 온도가 필요온도 이하로 내려가면 꿀벌들은 꿀을 충분히 먹고 몸을 좌우로 흔들며 배를 신축하고 날개와 다리를 움직여서 열을 낸다., 벌뭉치의 바깥 쪽으로 벌들이 중첩하여 열의 발산을 막아 온도 유지를 위한 먹이와 체력의 손실을 최소화 한다.
벌뭉치 속의 온도는 내부에 애벌레 등 새끼를 기르고 있을 때35℃를 유지하나 겨울철이 되어 새끼기르기가 끝났을 때는 21℃를 유지하는데, 이 온도가 꿀벌이 무사히 월동할 수 있는 최저 온도로서 벌뭉치의 정태온도(靜態溫度)라 한다. 이 정태온도를 유지하는 동안에는 모든 활동을 멈추고 최소의 식량을 먹으면서 생명을 유지한다.
봄이 와서 날씨가 따듯해지면 꿀벌들이 각자의 활동을 시작하여 벌뭉치의 가운데를 35℃로 올려서 육아권을 형성하는데, 이 온도는 꿀벌들이 활동할 수 있는 알맞은 온도로서 동태온도(動態溫度)라고 한다.
5~6월이 되어 새로 태어나는 일벌이 많아지면서 벌무리는 급격히 커져서 벌통에 충만하게 되고 더위가 오면 꿀벌들은 벌뭉치를 느슨하게 하여 흩어지면서 물을 길러 벌집에 바르고 날개로 바람을 일으켜 온도를 내린다.
꿀벌무리의 온도 조절 능력은 교묘하여 사람의 체온과 같이 일정하게 유지한다. 또한 겨울철에 벌뭉치를 단단하게 이루고 정태에 있을 때 인위적 자극을 주어 동태로 변화시켜려고 해도 잘 되지 않고 괴롭히기만 하여 꿀벌들의 수명만 단축시키지만 봄이 가까워지면 조그만 자극에도 감응하여 동태로 된다. 그것은 꿀벌들이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고 자동적으로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으로 판단되는데 이 역시 신비 그 자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나. 꿀벌무리의 한살이
겨울에는 벌뭉치를 굳게하고 정태온도를 유지하여 생존하지만 입춘이 지나면 동태 온도를 유지하면서 여왕벌이 알을 낳고 일벌들은 기르기에 바빠진다. 월동한 벌은 점점 수명을 다하여 죽고 새 벌로 교체된다. 월동한 벌은 봄까지 다리는 놓는 역할을 하며 꿀벌무리는 새로 나온 벌로 구성되어 간다.
꿀벌무리의 크기는 대개 꽃이 피는 양 즉 수밀되는 양에 비례하여 커진다. 이른 봄의 벌집면은 태반이 저밀권이지만 중앙의 빈방에 알을 낳아 기르기 시작하면 점차 산란권은 바깥쪽으로 확대된다.
유밀기의 산란권은 거의 방형이 된다. 저밀은 위쪽 가장자리로 압박되어 가고 이 때의 꿀벌무리는 최고조가 된다. 이 무렵 꿀벌무리는 왕집을 만들어 처녀왕을 기르고 분열하여 살림나기를 한다.
장마와 함께 봄꽃이 지고 이어서 더위가 오면 여왕벌은 알낳기를 줄여간다. 벌무리가 급격히 작아지고 산란권도 좁아진다. 초가을이 되어 가을꽃이 피면 꿀벌은 다시 원기를 회복하여 꽃꿀과 꽃가루의 수집에 힘쓰며 알낳기를 왕성하게 하여 겨울을 넘길 벌을 키우지만 봄에 비하면 그 기운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꿀벌무리는 새끼기르기 보다 벌뭉치 가운데의 가장 좋은 자리에 꿀을 저장하는 등 겨울동안 먹을 양식을 비축하는데 주력한다. 봄의 발전적이고 도전적인 생태에 비하여 보수적이고 수비적으로 변한다. 이것은 멀지 않아 혹한의 시련기가 오는 것을 아는 까닭이다. 자연의 신비를 다시 한번 실감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9. 꿀벌의 습성
가. 근면성
꿀벌은 천성이 근면하여 산야에 꽃만 있으면 종일토록 씩씩하게 일을 하고 쉴 줄 모른다. 마치 꽃꿀에 취한듯이 수명을 단축하며 죽기 전까지 일을 한다.
꿀벌의 활동력은 꿀벌무리의 대소에 관계되고 큰 무리는 활동력이 왕성하고 잘 일하지만 반대로 작은 무리는 침체하여 충분히 활동하지 못 한다. 아울러 여왕벌의 우열에 따라서도 활동력은 좌우된다. 불량한 여왕벌로 구성된 봉군은 대개 활동력이 떨어진다. 즉, 젊고 건강한 우량종의 여왕벌을 가진 꿀벌무리는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 꽃꿀과 꽃가루를 월등하게 많이 채취해오고 알을 많이 낳아 잘 기른다.
나. 애소성
꿀벌은 여왕벌, 일벌, 수벌이 각각 자기의 천직을 지켜 합심 협력하여 무리의 번영을 도모한다. 산야에 꽃이 피면 일벌은 꽃꿀과 꽃가루를 벌집으로 가지고 가서 춤을 추며 동무들에게 꽃향기와 꽃이 있는 곳을 알려 꽃꿀을 수집해 오도록 재촉한다. 또 위험이 다가오면 일치단결하여 생사를 같이 할 뿐만 아니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대항하는 위대한 모습을 보인다. 살림나기(分蜂)를 할 때는 물론이고 도망칠 때도 모든 행동을 같이 한다.
꿀벌무리와 꿀벌과의 관계는 생물체와 세포의 관계와 같다. 즉, 꿀벌무리는 생물체가 세포로 구성되어 있는 것과 같이 1개의 생물체로 보는 것이다. 그 이유로서 꿀벌 하나하나는 독립된 생물이지만 독립하여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여왕벌, 일벌, 수벌들을 따로 떼어 놓고 온도, 습도, 먹이 등 꿀벌무리가 살아갈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어준다고 해도 결코 독립하여서는 살아 갈 수 없다.
본능적으로 꿀벌들은 마치 일심동체와 같이 화기애애하게 서로 사랑하고 도우며 살아간다 그러나 벌통 밖에서는 그 행동이 전혀 다르다. 만일 벌통 안에서 일벌을 1마리 죽이면 다른 벌들이 대단히 노하여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공격하지만 벌통 밖에서는 아주 냉정하여 조금의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
만일에 꿀 몇 방울을 벌통 밖에 놓아두고 모여드는 일벌을 1마리 죽이면 같은 무리의 꿀벌이라도 그에 대한 반격은 고사하고 죽어가는 벌의 몸에 묻은 꿀마저도 사력을 다해 먹는다. 동무벌에 대하여 조금도 애정을 표시하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꿀을 자기 집으로 운반하는 일을 계속한다.
꿀벌들은 자기가 속한 꿀벌무리만의 번영을 위하여 일할 뿐이다. 일벌은 여왕벌을 진심으로 존경하며 그들은 여왕벌을 왕으로 또는 어머니로서 사랑하고 따른다. 그리고 여왕벌을 위하여 완숙된 꿀을 준비한다. 이 꿀은 마시면 곧 피와 살이 되는 훌륭한 식품이다. 여왕벌에는 항상 수위가 붙어 있어 주야로 계속하여 호위한다. 그리고 여왕벌이 알을 낳는 벌방을 깨끗이 하며, 때에 따라 애무하며 깨끗이 핥아주고 봉양하는 등 무엇이나 잘 돌본다. 만일 여왕벌의 신상에 불상사가 생기면 그 일은 벌통 구석구석의 꿀벌무리 전원에게 전해져서 불안해하며 슬퍼하여 소심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집 밖으로 나가는 일도 삼가고 꿀과 꽃가루를 모으는 일도 게을리 하면서 오직 건강한 여왕벌을 다시 탄생시키는 일에만 전력한다.
꿀벌무리는 왕위 세습제를 엄격하게 지킨다. 여왕벌의 승인이 없으면 새 왕의 양성은 허락되지 않는다. 밖일벌이 주도권을 가지고 살림나기를 유도하는 것으로 생각하나 그 때 여왕벌이 죽든지 아니면 살림난 무리를 따라가지 않으면 본래의 집으로 돌아온다.
꿀벌무리가 외적의 내습을 받았을 때나 천재로 집이 부서지는 등 여왕벌에게 위험이 오면 가장 안전한 곳으로 소중히 지키며 일벌들은 여왕벌을 중앙에 두고 공과 같은 모양으로 둘러싸서 여러 가지 위험에 대항하여 방패가 되어 희생한다.
일벌들은 벌통내에 먹이가 다 떨어졌거나 힘든 여행길에서 지쳐 굶어 죽을 지경에 이러러도 항상 여왕벌을 지키며 자기 꿀주머니 속에서 최후의 한방울까지 토하여 여왕벌에게 주고 자신은 굶어 죽는다.
여왕벌이 늙어 꿀벌무리를 지배할 능력이 없어도 쉽사리 그 권한을 박탈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봉군에게 젊고 산란력이 우수한 건강한 여왕벌을 넣어 주어도 일벌들은 이것을 좋아하지 않고 포위 공격하여 질식시켜 죽여 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여왕벌이 노쇠하여 여왕의 능력을 잃으면 꿀벌무리의 존망에 관계되므로 후계 여왕을 양성하여 무리를 지킨다.
유밀기의 일벌은 매우 온순하나 무밀기에는 조금의 자극에도 날개를 세우고 비상음을 내어 무리 전체에 비상경보를 내리는 등 사나운 성질을 그대로 나타낸다. 이는 식량 약탈에 대비하는 꿀벌 본능의 발로이다.
다. 발전성과 보존성
꿀벌무리는 무한한 노동력과 번식력을 가지고 있다. 유밀기에 들어가 백화가 만발하면 엄청난 힘으로 꽃꿀과 꽃가루를 수집하고 새끼를 기른다. 꿀벌무리가 커지면 마침내 처녀왕을 양성하고 처녀왕이 태어나기 직전에 기존의 여왕벌과 함께 일벌들의 일부가 집밖으로 나오는 살림나기를 하여 새로운 무리를 이룬다.
여왕벌이 갑자기 죽거나 없어지면 일벌들은 부화 3일 이내의 애벌레에게 계속하여 왕유(젖;royal jelly)를 먹여 처녀왕을 길러 종족을 보존한다.
여왕벌이 없는 기간이 계속되면 일벌 중 일부가 알은 낳는 일벌(산란성 일벌)이 되어 알을 무질서하게 낳기도 하는데 불완전한 수벌이 태어나 아무 쓸모가 없다. 자체적으로 여왕을 양성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꿀벌무리는 다른 무리에 합하거나 여왕벌을 구하여 유입하여야 한다.
라. 배타성과 유화성
꿀벌무리에서 지배적 위치에 있는 것은 여왕벌인 것은 논할 여지가 없지만 사실상의 지도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무리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밖일벌들이다. 이 밖일벌들은 단결력이 강한만큼 다른 무리의 벌을 배척하는 배타성이 아주 강하다. 이 배타성을 제거하기 어려우나 꿀벌의 본능을 잘 파악하면 쉽게 그들의 배타성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가령 밖일벌이 여왕벌과 부화 3일이내의 애벌레 및 알을 제거해 버리면 밖일벌들은 존망의 위기를 느끼고 불안해 하면서 모든 활동을 접고 새 여왕벌을 만들려는 노력에 열중한다. 이때에 다른 여왕벌을 넣어 주던지 다른 무리와 합하면 본래의 배타성을 잃어버리고 쉽게 받아들인다.
유밀기에 꿀을 가득 먹고 배가 부른 상태의 꿀벌은 동작이 둔해지고 유화성이 커져서 다른 무리의 여왕벌이나 일벌들도 잘 받아들인다. 양봉가은 꿀벌무리를 돌볼 때 연기를 피운다. 꿀벌은 연기를 맞으면 본능적으로 불안해하며 공격성이 떨어지고 수비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꿀방에 머리를 처박고 꿀을 먹는다. 결국 유밀기의 꿀벌과 같은 상태가 되어 관리자에게 달려들어 침을 쏘는 일도 작아지고 다른 무리의 벌들과도 쉽게 친하게 된다.
마. 의사 소통
꿀벌은 지능이 있는 곤충이라 예로부터 영충이라고 일컬어 왔다. 꿀벌은 집을 지을 때 가장 안전한 위치를 찾아내어 최소의 노력으로 매우 견고하고 경제적인 벌집을 짓는다.
꿀벌의 사회는 복잡하지만 모든 일이 분업화 되어 있고 질서가 정연하며 규율이 엄격하다. 한 무리의 꿀벌은 수만 마리로 이루어져 각각의 임무에 충실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서로 맥을 통하고 있다. 그것은 그들의 촉각과 몸짓 및 소리로 의사를 소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촉각을 서로 맞대고 대화하는 모습을 우리는 쉽게 관찰할 수 있으며, 살림나기나 집을 버리고 도망을 갈 때도 먼저 촉각으로 의사를 나타낸 다음 일종의 음성을 내어서 일사불란하게 통일된 행동을 한다.
소리는 기문의 개폐와 복륜의 운동으로 내는 때가 있으나 주로 날개의 진동으로 낸다. 그리고 그 소리는 희로애락에 따라 다르게 낸다. 꿀벌무리에서 여왕벌을 제거하면 잠시 후 불안과 슬픔의 통보가 벌집 구석구석까지 내려 의기소침해지나 여왕벌을 도로 넣어주면 기쁨의 나팔을 불어 모든 벌들에게 알려서 금방 원기가 회복된다. 어떤 벌은 여왕벌의 건재를 알리기 위하여 (나팔을 불면서) 벌집을 헤메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마찬가지로 꽃이 있는 방향과 거리 및 꽃의 종류까지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서도 서로 의사를 소통한다.
바. 귀소성
꿀벌들이 외출하였다가 많은 벌통이 줄지어 있어도 정확하게 자기 집을 찾아간다. 이는 꿀벌들이 예민한 감각기관을 이용한 훈련으로 습득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일벌을 자기의 벌통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놓아주면 자기 집으로 돌아오는 것은 거리에 따라 다르지만 돌아오지 못 하는 경우도 있다. 벌통을 평소 활동반경을 벗어난 낯선 곳으로 이동하고 나들문을 열어 놓으면 꿀벌들이 바로 하늘 높이 날아오르지 않고 마치 위치를 확인하듯이 조금씩 벌통 주위를 맴돌다가 다시 집으로 들어가 잠시 쉬었다가 마침내 힘차게 날아나간다. 완전히 새 위치를 확인한 다음 꽃꿀을 수집하러 나가는 것이다.
벌통에다가 방향제를 발라두면 먼저 집까지는 곧장 찾아오지만 나들문에서 우왕좌왕하며 벌통 주위가 소란스러운 것을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실험에 의하여 확인된 결과는 벌통 방향과 주변 환경, 벌통의 모양이나 냄새 등을 기억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판단다.
제3장 밀원
1. 꽃과 꿀벌의 관계
봄이 오면 산야에는 많은 꽃이 피어 아름다운 봄 경치를 연출한다. 꽃은 꿀벌은 유인하여 정받이를 하고 꿀벌은 꽃에서 꽃꿀과 꽃가루를 얻는다. 작고 볼품이 없는 꽃은 향기를 발산하여 있는 곳을 알린다.
꿀벌이 꽃을 방문하는 것은 먼저 그들의 시각으로 꽃의 빛과 모양을 발견하고 그 다음에 냄새를 맡아서 꽃을 찾아간다. 꽃에서 꿀벌은 다리 끝의 부절을 꽃잎에 붙이고 마치 냄새에 반사적으로 혀를 내밀어 꿀을 빨아들인다. 즉 꽃의 빛과 냄새와 모양은 꽃꿀에 도달하는 길을 가르키는 수단으로서 즉 꿀벌의 색각과 형각과 후각은 미각을 움직이는 전제로 되고 미각은 꽃꿀을 선별한다.
꽃을 색깔별로 분류해보면 흰색 꽃이 가장 많고 다음에 노란색, 자색의 순서이다. 이외의 색은 아주 작다. 청록색 꽃은 보기 힘들며 있어도 풍매화가 많다.
꿀벌은 황색과 자색 꽃은 볼 수 있으나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꿀벌도 그렇게 느끼고 찾아가는지 아니면 아무데고 다니다가 꽃에 도달하여 꿀이 있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는지 분명하지 않으나 한번 꽃이 있는 곳을 알면 꽃의 빛과 냄새가 목표로 된다. 그리고 그 방향과 거리를 감각에 의하여 알아내고 다가간다. 꽃의 빛을 보고 또는 잎에 가려있는 꽃이라면 그 냄새로 접근한다. 일단 꿀이 있는 곳을 발견하여 꿀을 꿀주머니 가득채워서 돌아온 꿀벌은 그 향기를 온 벌집에 퍼지게 하고 꽃이 있는 곳의 거리 와 방향을 알리는 춤 이른바 ‘수확춤’을 추어서 모든 외역별에게 기쁜 소식을 전한다.
꿀벌은 사람과 달리 황색, 청색을 잘 알고 자외선도 빛으로 알며, 적색은 검은 색으로 본다. 흰색 꽃이 가장 많으나 잘 보지 못하기 때문에 냄새로 찾아간다. 그러나 냄새가 없는 경우에는 잘 찾지 못하지만 보통 흰꽃은 후라본 색소가 있는 것이 많고 이 색소는 자외선의 흡수와 반사를 하므로 그런 경우 흰꽃이라도 잘 구별하여 찾아간다.
자외선을 발산하는 꽃이 상당히 많다. 흰꽃은 22%, 노란 꽃은 35%, 청황색 꽃은 38%, 적색꽃은 40%, 자색 꽃은 16%, 무색과 녹색은 10%에 이른다.
꽃에는 단색도 있고 섞여 있는 꽃도 있다. 서로 섞여 있으면 꿀벌은 대응색으로서 쉽게 식별한다. 특히 황색과 자색, 황색과 청색은 2가지의 다른 색조를 나타내므로 꿀벌은 잘 본다.
꽃잎에 무늬가 있거나 색이 진한 부분이 있는 경우 꿀벌이 많이 모여 든다. 꿀벌은 복잡한 윤곽이 있는 꽃에 쉽게 모이게 된다. 국화과 식물의 꽃과 같이 많은 꽃잎이 있는 꽃은 모이기 쉽고 나팔꽃과 같이 간단한 원형을 하고 있는 것이라도 꽃의 무늬가 복잡하면 벌을 끌기 쉽다. 또한 꽃 중에는 국화처럼 꽃 밑이 얕은 것과 클로버와 같이 깊은 것도 있으나, 꿀벌은 검은 곳을 좋아하므로 꽃 밑이 약간 깊은 꽃에 모이기 쉽다.
또한 바람에 흔들리는 꽃은 꿀벌의 눈에 쉽게 띈다.
꽃꿀은 꽃의 꿀샘에서 나오지만 나오는 양이 꽃의 일령에 따라 차가 있다. 또 하루 중에서도 시간에 따라 다르다. 오전 중에 많은 양이 나오는 꽃, 종일 많이 나오는 꽃, 밤에 많이 나오는 꽃이 있다. 예를 들면 메밀꽃은 오전 중에 많이 나온다. 꿀벌은 이렇게 꿀이 많이 나오는 시간을 알고 찾아 가는 것이 확실시 되어 있다.
2. 꽃꿀의 분비 상태
많은 식물의 꽃은 가운데 또는 꽃밭침에 있는 꿀샘으로부터 꽃꿀을 분비하는데, 꿀샘은 식물에 따라 그 위치와 구조를 다르게 하고 있고 대부분의 꽃은씨방의 꼭대기 또는 밑에 있고 작은 원상판을 하고 표피 세포층에 싸여 있다. 꿀샘이 적은 것은 육안으로 볼 수 없으나 큰 것은 확실히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돌기가 되어 있지 않고 도리어 몸 안에 매몰되어 있는 것도 있다. 호박 같은 것은 구멍 모양을 하고 있어 이것은 표피층을 열고 그 아래의 작은 방에서 꽃꿀을 분비하게 되어 있다.
한편 수분 또는 물에 녹은 물질은 세포층을 지나 바깥으로 나오게 되어 있다. 또는 구멍이 없고 2~3층의 세포로 된 표피층으로 덮혀 바깥 층의 세포막이 키틴화되어 있는 것도 있다.
꽃꿀의 분비가 시작되면 꿀샘의 바깥쪽은 부풀어 터지고 고무질과 제라틴질을 만들고 키틴화 세포가 파괴하면 나머지 세포를 통과하여 꽃꿀과 다른 녹은 물질이 통과할 수 있게 되어있다.
꿀샘이 꽃꿀을 분비하려면 적당한 양의 수분이 필요하다. 가물어 지중에 수분이 부족하여 나뭇잎이 시들게 되면 꽃꿀은 분비되지 않는다.
어떤 꽃은 꿀샘이 꽃이외의 곳에 존재하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벚꽃, 봉선화 같은 것은 잎자루 위에 2~3개의 꿀샘이 있고 벽오동은 잎 뒤의 잎맥 위와 잎자루에 선황색의 꿀샘이 있다.
꽃꿀의 분비는 기상 기타의 요인의 지배를 받아 그 분비 상태를 달리하고 있으므로 다음에 이 관계에 대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가. 햇볕과 꽃꿀
햇볕과 꽃꿀의 분비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식물의 영양분을 만드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일광에 의하여 공급되기 때문에 일과의 작용이 없이는 꽃꿀의 분비를 불가능핟. 또한 고원지대와 같이 일광을 받은 시간이 길고 야간에는 저온인 곳에서는 꽃꿀의 분비가 좋다.
나. 온도와 꽃꿀
대개 고온은 꽃꿀의 분비를 좋게 한다. 이것은 꿀샘의 막이 꽃꿀의 침수성을 높여 물의 용해성을 증진하고 또 식물 자체의 화학변화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주간은 고온이고 야간에는 저온이, 즉 주야의 온도의 차가 많을 때는 꽃꿀의 분비가 좋고 주야간 함께 고온이 계속되면 꽃꿀의 분비가 적어진다. 메밀과 싸리 같은 것은 추운 지역이나 고지에서 주야의 기온의 차가 많은 데에서 좋은 분비를 본다. 설악산의 싸리는 많은 꿀을 분비하나 이와 반대로 따뜻한 곳에서는 꿀을 제대로 분비하지 못한다.
다. 습도와 꽃꿀
습도가 높으면 잎으로부터 증발이 억제되어 수분은 세포내에 저축된다. 따라서 꽃꿀은 수분을 많이 함유하여 당분은 적어진다. 그러나 습도가 너무 낮아도 반대로 꽃꿀의 분비는 적어진다. 습도가 660~70% 정도일 때 꽃꿀의 분비가 많고 당도(농도)도 적당하다.
라. 우량과 꽃꿀
평지의 식물은 개화기에 우량이 너무 적으면 꽃꿀의 분비가 전혀 없는 것도 있고 반대로 우량이 지나치게 많을 때는 분비량이 아주 적어진다. 그러나 산림의 밀원은 평지에 비하여 많은 비를 요구한다. 우량이 적으면 분비를 약화시켜 때로는 낙화되는 일도 있다.
마. 해발과 꽃꿀
높은 산악지대에 생육하는 식물은 해발이 낮은 평지에 생육하는 식물보다 꽃꿀의 분비가 좋은 때도 있다. 예를 들면 싸리와 가튼 것은 평지에서는 좋지 않으나 산악지대에서는 낮이 길고 광선이 많고 또 주야의 기온의 차가 크기 때문이다.
바. 꽃의 위치와 꽃꿀
같은 식물이라도 꽃의 위치에 다라 꿀의 분비가 다르다. 대개 하부에 있는 꽃이 많이 나오고 상부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예를 들어 아카시아와 같은 것은 가지 끝에서는 꿀이 매우 적어서 곤충이 거의 찾지 않는다.
사. 토양과 꽃꿀
같은 지방에서도 토질이 다르면 분비량이 다르다. 토양이 깊고 비옥한 토지에서 생육하는 식물은 가지에 잎이 무성하여 대개 개화는 불량하다. 그러나 메밀과 같은 것은 사질 양토에, 화이트 클로버는 석회가 많은 토질에서 잘 자라고 꿀의 분비로 좋다. 이와 반대로 딸기와 같은 것은 산성 토질에서 잘 자라고 꿀의 분비도 좋다. 삼림에서는 습도가 높고 비옥한 토지에서 개화가 많고 또 분비량이 많다. 그러고 이 분비는 2~3년간의 영양 저장량에 관계되고 따라서 2년 또는 3년 간격으로 분비를 많이 하는 소위 해걸이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아. 수령과 꽃꿀
같은 식물이라도 나이에 따라 분비량을 달리 하며 대개 나이가 많은 나무는 분비량이 많고 어린 나무는 분비량이 적거나 거의 없다. 예를 들면 밤나무, 아카시아와 같은 나무는 나이가 많을 때 매우 화밀을 많이 분비하나 유년목은 나오지 않는다. 또 독립목과 성림목과도 분비량은 다르다. 밤나무의 장년기에 있어서는 독림목은 좋은 분비를 하나, 숲을 이룰 때는 분비량이 감소되고 유령림에 이르러서는 나오지 않는다.
3. 밀원 식물
밀원 식물이란 꽃꿀을 분비하는 식물을 말하며 꽃가루를 공급하는 식물도 포함되는 것이다. 또 꿀벌을 키우므로 양봉 식물이라고도 한다.
밀원 식물은 양봉상 매우 중용한 것으로서 밀원 식물 여하에 따라서 양봉이 좌우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밀원 식물에는 꿀을 많이 분비하는 것과 조금 분비하는 것이 있다. 전자를 주요 밀원이라고 하고 후자를 보조 밀원이라고 한다. 양봉장의 위치는 주요 밀원이 많고 개화 시기도 봄과 여름의 수밀기와 가을의 월동 식량 저밀기 모두 포함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밀원은 밤나무, 아카시아, 싸리, 메밀, 자운영, 유채 등이다.
식생에 의하여 구별하면 천연 밀원과 재배(조성) 밀원으로 대별할 수 있다. 천연 밀원이라고 하면 산야에 스스로 나는 식물 및 잡초를 말하고 재배 밀원은 논과 밭에서 재배하는 것을 말한다.
꿀벌이 찾는 밀원 식물은 이상과 같은 식물이지만, 꽃꿀을 분비하지 않고 꽃가루를 많이 분비하여 풍매화를 하는 식물 즉 옥수수, 버드나무, 소나무 등에도 벌이 모여든다. 그렇지만 풍매화를 하는 식물에는 곤충의 매개가 필요치 않으므로 아름다운 꽃잎이나 향기도 없고 꽃꿀도 나오지 않는다.
충매화를 하는 식물 중에도 꽃꿀을 분비하지 않고 꽃가루만 공급하는 것도 있어 목련, 양귀비, 연 등이 있고 레드 클로버와 같은 꽃꿀과 꽃가루를 생산하지만 꽃통이 길어 꿀벌의 혀가 도달할 수 없기 때문에 벌이 오지 않는 것도 있다.
4. 밀원 식물의 증식
이때까지 양봉가는 오로지 꿀벌 기르는 방법에만 주력하고 밀원은 농가에서 재배한 농작물과 자연적인 임야에만 의존하여 왔었다. 그러나 이제부터의 양봉가는 낙농가가 목초를 재배하는 것처럼 스스로 밀원식물을 재배할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양봉농가는 자기 전답 또는 산에 각종 유용한 밀원 식물을 재배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전국에 산재하여 있는 황무지, 철도 연변, 개울가, 도로변 등의 광대한 면적에 아카시아, 화이트클로버 등을 재배하면 훌륭한 밀원을 얻을 수 있다. 도시의 가로수, 공원, 학교, 마당 등에다 아카시아, 벚나무 등 적당한 나무를 심으면 일거양득이 된다.
농가의 주위에는 감, 밤, 사과, 배, 복숭아, 살구 등 과수를 심으면 좋다. 밀원 증식은 단지 밀원만 생각한 것이 아니라 다른 면에도 이용할 수 있는 식물이어야 한다. 미국의 양봉가에 의하여 보급된 스위트클로버는 밀원뿐만 아니라 유용한 목초로 애용되고 있다.
기타 루산(알파파), 알사이클로버, 크림손클로버, 라지노클로버 등의 목초는 유력한 밀원이다.
제4장 꿀벌치기(養蜂)의 시작
1. 꿀벌치기(養蜂)의 적지
우리나라에서 양봉이 가능한 곳은 남쪽의 제주도부터 북한의 전 지역까지 거의 대부분지역이다.
꿀벌 치기에는 밀원이 있어야 하므로 꿀벌을 기를 수 있는 무리수는 그 지역의 밀원이 많고 적은데 따라 또한 꽃 피는 시기에 따라 다르다. 농가에서 부업으로 양봉을 하는 경우에는 거의 어떤 지방에 있어서도 기를 수 있으나 주업으로 하여 50통 이상 기를 때는 그 지역에 많은 양의 밀원 즉 자운영이나 아카시아 등이 많이 있으며 또한 보조 밀원이 있는 지역이 아니면 안 된다.
꿀벌 치기에 적당한 요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밀원 식물이 풍부하고 꽃피는 시기의 배치가 잘 어울리는 곳으로 예를 들면 산에 가까이 있는 농촌지역이 적합하다. 예를 들면 4월에 벚꽃, 5월에 자운영, 6월에 아카시아와 칠엽수, 7월에 밤, 수박, 9월부터 10월에 걸쳐서 메밀, 가래 및 가을 풀 등이 연속하여 피는 곳이 이상적이다.
둘째, 밀원이 풍부하고 개화기가 오랜 기간에 걸친 곳이 좋다. 이와 같은 곳은 주로 추운 지방에 있다. 즉 초여름부터 늦은 가을에 걸쳐서 차례차례로 연속하여 꽃이 피는 곳이 좋다.
셋째, 첫쩨와 둘째의 경우는 많은 벌을 기르는 전업으로 하는데 적합한 곳이나 농촌에서 부업으로 기르는 경우에는 그 지역에 존재하는 밀원의 양에 따라 무리수를 증감하여야 할 것이며 다소의 밀원 식물은 자가 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에 전국 어떤 지방에 있어서도 꿀벌을 칠 수 있다.
위에서 말한 바른 일정한 지역에서 고정으로 벌을 치는 경우의 조건이나 이동하면서 기르면 어떤 지방에서도 벌을 칠 수 있다. 이동하는 경우에는 그 지방에 어느 정도의 주요한 밀원이 있어야 하며 그와 다른 밀원을 이동에 의하여 수밀하게 하는 것이다.
2. 벌터(養蜂場)
가. 벌터(양봉장)의 선정
꿀벌은 벌통(巢箱)을 중심으로 하여 어느 방향이든지 날아가서 꿀과 꽃가루를 채집하는 것이다. 능률적인 채밀구역은 벌통을 중심으로 하여 2km를 반지름으로 한 원내로 그 면적은 약 1,500ha이다.
주요 밀원이 주위에 집단적으로 분포되어 있고, 그 개화기가 장기간에 걸치고 또한 1년을 통하여 많든 적든 연속적으로 보조밀원이 꽃피는 곳이 좋다.
벌을 치기로 결정하였으면 벌터(양봉장)를 중심으로 하여 2km를 반지름으로 한 원내에 자라는 밀원 식물의 종류, 밀원량, 개화기 및 꽃꿀의 분비 상태 등을 상세히 조사하여야 한다. 또한 그 지역에 종래부터 길러지고 있는 무리수 및 그 지역에 이동하여 올 꿀벌의 무리수도 아울러 조사하여 이에 기초를 두어서 기르는 무리수를 결정하여야 한다.
벌터가 갖추어야 할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햇볕이 잘 들어 와야 한다. 벌터의 남쪽 또는 동쪽이 넓게 트여서 햇볕이 잘 쪼이고 장애물이 없는 곳이 좋다. 북쪽과 서쪽에는 작은 산이나 건물 등이 있고 찬바람이 쏘이지 않는 곳이 좋다.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늦은 가을부터 봄까지 멍석 같은 것으로 가려서 찬바람을 막아주는 것이 좋다.
둘째, 습도가 많은 지대는 피하여야 한다. 벌터의 습도가 높으면 벌의 병을 일으키는 윈인이 되며 꿀벌무리의 번식을 저해하며 벌무리 관리면에서도 불편하므로 절대로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셋째, 지대가 평탄한 곳이 좋다. 벌터는 평탄하여야 관리와 작업면에서 편리하다. 산간지방에 이동하여 벌터를 설치하는 경우에는 밀원이 존재하는 장소보다 낮은 지대를 선택하여야 한다. 그 이유는 꿀을 모아서 집으로 돌아오는 일벌이 과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넷째, 연못 주변이나 해안가를 피한다. 벌터 가까이 연못이나 호수 등이 있는 경우 여왕벌이 교미 후 떨어질 때 익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상의 모든 조건을 두루 갖추었다면 가장 이상적인 벌터라고 할 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다고 해서 전혀 벌을 기를 수 없다는 뜻은 아니 농가에서 부업으로 하는 경우에는 뜰 안이나 밭 가운데서도 기를 수 있다.
나. 벌통(巢箱)의 배치
벌터를 선정하였으면 벌통의 배치를 잘 하여야 한다. 벌통을 배치하는 것은 꿀벌의 활동에 유리하고, 관리 작업이 편리하도록 하고 벌터 면적을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벌통을 배치하는 데는 벌터의 위치와 지형에 따라 우선 나들문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의 방향은 남향이 이상적이다. 햇볕이 잘 들어오고 바람이 잘 통하고 건조한 토지가 좋다. 그것은 마치 사람의 집을 세우는 적지와 같다고 생각하여도 좋다.
벌통을 놓을 때에는 앞으로 약간 기울어지게 하여 빗물이 나들문으로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하고 통나무나 돌 등으로 괴어 땅바닥의 습기기 직접 벌통에 닿지 않게 한다. 그것은 벌통을 썩지 않게 하고 개미와 지네 등 해충이 침입하는 것을 방지기 위함이다.
벌통의 주위에는 잡초를 베어내고 모래땅을 만들어 주면 좋다. 또한 폭풍이 불 때에는 지붕이 날아가지 않도록 무거운 돌로 눌러 놓아야 한다.
벌통은 1~2m 간격으로 줄을 짓거나 방형으로 배치하며 적당한 위치에 통로를 설치하여 관리 작업상 편리하도록 한다.
다. 이밀실
꿀을 뜰 때(採蜜할 때) 이밀실을 설치하면 편리하다. 꿀을 뜨면 꿀의 향기를 맡고 꿀벌들이 모여들어 채밀기 속에 들어가고 꿀을 받는 그릇이나 통 속에도 빠질 뿐만 아니라 작업장 주변을 휭휭거리면서 돌아다니는 등 소란스러워 작업을 할 수 없게 된다. 특히 꽃이 적은 여름이나 가을에는 더욱 심하게 덤빈다.
벌터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햇볕이 바로 쪼이지 않는 곳이 좋다. 태양의 직사광선이 심하게 쪼이는 곳은 꿀의 향기를 많이 발산시키기 때문이다. 거늘진 곳에 너비 10m, 길이 4m 정도의 가건물을 지어면 충분하다. 내부는 둘로 나누어 한쪽은 작업실로 하고 다른 쪽은 이밀실로 하여 작업실에는 채밀기와 꿀통 등의 양봉기구를 넣어 두고 또한 양봉에 관한 작업을 하며 이밀실에서는
채밀 작업을 하도록 한다.
창에는 철망을 쳐서 벌이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도록 한다. 전지(이동) 양봉을 하는 경우에는 텐트를 치고 그 안에서 채밀을 하면 좋다.
라. 보조 벌터
한 벌터에서 기를 수 있는 무리수는 그 지역에 있는 밀원의 양에 따라 제한되기 때문에 근처 밀원이 있는 곳에 보조 벌터를 설치하면 수밀은 물론 살림내기 등 관리면에서 여러 가지로 편리하다.
보조 벌터는 본 벌터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고 교통이 편리한 곳이 좋다. 보조 벌터 구역 내에 있는 밀원의 개화기가 본 벌터의 개화기와 다르면 더욱 유리하다. 보조 벌터 가까이에 양봉가가 있으면 이동하려고 하는 무리수를 사전에 협정하여야 한다.
3. 벌치기를 시작하기에 알맞은 시기
벌치기를 시작하는 데는 1년 중 어느 때에 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하여 말하면 매사에 적절한 시기가 있듯이 종봉을 구입하는 데에도 적기가 있다. 그 적기는 이른 봄이다. 아직 벌들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전으로서 따듯한 지방에서는 3월 상순, 추운 지방에서는 4월 상순이 좋다.
이 시기에 구입하면 5장벌(종봉은 보통 벌이 붙은 벌집5장으로 구성된 꿀벌무리를 표준으로 함)이라도 유밀기(流蜜期)에는 10장벌이상, 또는 관리여하에 따라서는 20장 이상이 될 수도 있어 충분히 꿀을 뜰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꿀벌무리로 자란다.
또는 6~7월에 개화하는 밀원 즉, 칠엽수, 밤 등의 밀원이 풍부하게 있는 산간지대에서는 5월 자운영 꿀뜨기를 마친 시점에서 구입하여 그해에 번식시켜 한 무리로 충분히 기를 수도 있다.
4. 꿀벌치기를 처음 시작하는 데 알맞은 무리수
꿀벌을 처음으로 사육하여 그 지방의 밀원에 대하여 확신이 들지 않는 경우에는 2~3 무리 정도가 적당하다. 아무리 사육관리에 만전을 기한다고 하여도 처음에는 빠트리거나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어 꿀벌무리를 잃게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1 무리만으로 시작한다는 것은 안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
그것은 각 무리의 번식력과 채밀량 또는 관리 방법 등의 비교나 시험을 할 수 없어서 불편할 뿐만 아니라 만일 꿀벌무리를 잃게 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할뿐만 아리라 이 때문에 꿀벌 치기에 대한 의욕이 좌절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 무리로 시작하면 그 중에 한 무리를 잃어도 살림나기로 증식시킬 수 있으며 계속 연구, 체험하여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1 무리를 길러도 여러 가지 기구를 갖추어야 하므로 2~3 무리를 기르는 것이 경제적이기도 하다.
연구와 체험으로 꿀벌 치는 기술이 체득되면 10 무리에서 다음 해에 30 무리로 증식시킬 수도 있으므로 한꺼번에 많은 무리로 시작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으며 경험을 쌓아가면서 차차로 벌통수를 늘리는 것이 좋다. 부업인 경우, 노동력이나 밀원의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30~50 무리라면 충분히 기를 수 있다. 또한 밀원식물을 심을 토지와 자연 밀원이 좋은 지역에서는 벌치기를 주로 하는 농업을 계획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제5장 종봉
1. 꿀벌의 종류
꿀벌은 분류학상 막시목(膜翅目) 굴벌과 꿀벌속을 말하며 다음과 같은 종류가 있다.
가. 인도 최대종
인도, 미얀마, 실론, 말레이시아, 쟈바 등이 원산지로서 꿀벌속 중 최대로 큰 종류이다.
여왕벌의 몸길이는 20mm, 수벌은 17mm, 일벌은 16mm이다. 머리의 정점에는 털이 없고 머리부터 가슴까지의 털은 흑색이며 가슴의 뒷부분은 황색털이 나 있으며 배부분에는 전부 선황색의 가는 털로 덮여 있다. 날개는 앞쪽 가장자리가 진한 흑갈색을 나타내고 있다.
벌집은 반원형의 단엽을 일며 그 길이는 1.8m, 폭은 1.2m에 달한다. 벌방은 직경 5mm 정도이며 여왕벌, 수벌, 일벌 어느 것이나 같다.
주로 산림속에서 3~40m의 나무 위에 집을 짓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이 종류는 벌통에서 기르기는 곤란하며 유럽종과는 교배로 불가능한 것이다.
나. 인도 최소종
인도, 실론, 쟈바 등지에서 서식하며 꿀벌속 중에서 가장 작은 종류이다. 일벌의 몸길이가 겨우 8mm로서 가슴에 흰빛의 가는 털이 있으며 배의 셋째 마디까지 적갈색을 띠며 3,4,5,6의 4마디에는 흰색 털 줄이 있다. 여왕벌은 황갈색이며 수벌은 검은 빛, 일벌은 진한 갈색을 띄고 있다.
집은 단엽을 이루며 주로 관목 안에 집을 짓고 집의 길이는 20cm, 너비는 15cm 정도이다. 이 종류는 성질이 온순한 편이나 겁이 많고 수밀력이 약하여 기를 가치가 없다.
다. 동양종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인도, 중국, 일본, 시베리아에 서식하고 있는 꿀벌로서 옛날부터 우리나라에서 길러온 소위 토종벌(한봉)이다.
몸의 크기와 빛깔이 지역에 따라 다소 다르나 한봉을 보면 어릴 때에는 연한 황색과 검은 색을 함께 띄고 있으나 점차 검은색 또는 흑갈색으로 변한다.
배의 3, 4, 5, 6의 4 마디에 흰색의 털 줄이 있다. 여왕벌의 몸길이는 13~17mm이고 수벌은 12~21mmm, 일벌은 10~13mm이다.
집은 다엽(多葉)으로 천정부터 늘어지게 지으며 방벽(方壁)이 얇다. 일벌의 집은 4.6mm이고 수벌집은 6.3mm이다.
성질이 온순하여 돌보기가 편하나 행동이 경솔하고, 신경과민이다. 그러나 밀을 분비하는 힘이 강하여 살림나기 하여 새집을 빨리 지으며, 밀의 품질이 좋아 밀랍이 추출된다.
라. 유럽종
유럽주 일대에 분포하는 종을 말하며 기원후에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 등지로 퍼져나갔으며 흑색종과 황색종이 있다.
1) 흑색종
흑색종에는 아프리카산 흑색종, 쥬니쓰벌, 북유럽산 흑색종 홀랜드벌, 그리스벌, 카니올란벌, 코오카시안벌 등이 있으나 그중에서도 카니올란벌과 코오카시안벌이 우수하다.
가) 카니올란종
유고슬라비아, 카니올란주와 달마치아주에서 산출된 것으로 이 종류의 색깔은 회흑색을 나타내며 몸이 크며 배의 폭이 넓고 꼬리가 뾰족하지 않다. 배의 3, 4, 5 마디에 흰색의 털줄이 있다.
성질이 온순하고 집의 빛깔은 흰색이므로 소밀(巢蜜)을 만드는데 적당하다.
여왕벌의 몸 색은 흑갈색으로 배 쪽은 갈색에 가깝고 다산성이다. 수벌은 검은 색을 띄고 있다.
일벌은 수밀력이 강하고, 월동성이 좋으나 분봉성이 강한 것이 결점이다.
나) 코카시안종
남 러시아 일대에 분포하며 지역에 따라 회흑색을 띄는 것과 머리가 황색을 띄는 것도 있다. 성질은 대단히 온순하며 영리하게 월동하며 분봉성이 강하다.
2) 황색종
황색종에는 이집트벌, 사이프리안벌, 이탈리안벌, 골덴 이탈리안벌 등이 있으나 이탈리안종이 우수하다.
가) 이탈리안종
이탈리아 류우기리아주가 원산으로 지금 가장 많이 기르는 종류이다. 일벌의 배는 앞부분의 3 마디는 황색이고 머리, 가슴, 배의 뒷마디는 흑색이며, 큰 볼과 피모는 황색, 다리는 갈색을 띄고 있다.
성질이 온화하고 수밀력이 강하며 분봉성이 적다. 무밀기가 되면 수벌을 쫓아내며 가을이 되면 다른 종 보다 빨리 새끼벌 기르기를 그치고, 월동성이 좋다.
나) 아메리카 이탈리안종
이탈리안종이 미국에 수입되어서 오랜 세월 동안 길러지면서 개량된 것이다. 몸의 색깔은 이탈리아 원종보다 연한 황색을 띄고 일벌의 3 마디 이상은 황색으로 몸이 크고 산란력이 왕성하며 수밀력이 강하고 성질이 온순하며 분봉성이 적다.
다) 사이프리안종
지중해의 사이프러스 섬이 원산지이다. 이탈리안종과 비슷한 황색의 벌이나 꼬리 부분이 뾰족하다. 수밀력이 강하고 번식력이 왕성하나 경계심이 강하여 사람을 잘 쏘아 관리하기가 불편하다.
2. 꿀벌의 진화
인도 최대종, 인도 최소종, 동양종, 유럽종 등 4종류의 꿀벌은 하나의 계통과 관계를 가지는데 인도 최대종이 가장 원시적인 종이다.
인도 최대종의 벌집은 단엽인 1장의 반달모양을 나타내며 여왕벌, 일벌, 수벌의 방(巢房)이 모두 같은 크기로서 공동으로 사용된다. 떠돌이 성질이 있어 꽃이 많이 피는 곳에 벌집을 짓는 습성이 있다.
인도 최소종은 꿀벌 중에서 가장 작은 종류이므로 2, 3 가지 점에서 인도 최대종과 유럽종과의 중간 형태를 나타내어 흥미롭다. 인도 최대종과 같이 1개로 늘어진 집(單葉)을 짓지만 여왕벌방, 일벌방, 수벌방을 각각 다르게 짓는다. 벌집이 나뭇가지에 달라붙는 부분은 벌방이 크고 깊으며 대부분 저장용에 사용된다. 그 아래로 일벌을 기르는 작은 집이 폭 넓게 차지하고 그 끝에 일벌집 면적의 1/4 정도로 수벌방을 짓는데 1개의 방은 일벌방보다 조금 크다. 다음에 벌집의 가장자리에 유방모양의 여왕벌을 기르는 방을 필요시에 몇 개 짓는데 유럽종과 아시아 종의 왕집과 같은 모양이며 인도 최대종에 비하여 진보되었다고 할 수 있다.
유럽종과 아시아종은 인도 최대종 및 인도 최소종과 달라서 나무줄기와 동굴 및 벌통 안에 몇 개의 늘어진 집을 나란히 짓는다. 또한 인도 최소종에서 볼 수 있는 방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꿀은 일벌집과 수벌집 및 벌집 맨 위의 꿀용 벌집에 저장한다. 왕집은 벌집의 바깥 가장자리 또는 내부인 일벌집의 위에 함께 만든다. 이 왕집은 일벌집이나 수벌집과 같이 6각형이 아니고 사람의 유방모양을 나타내며 사용 후에는 일벌에 의하여 파괴된다. 이 원뿔형(유방모양)의 왕집은 인도 최소종, 유럽종 및 아시아종에서 볼 수 있는데, 이는 암벌의 할 일을 여왕벌과 일벌이 나누어 하는 생활의 진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3. 종봉의 선택
우리나라에서는 유럽종과 동양종(토종벌; 한봉)을 기르고 있으나 주로 유럽종이며 오늘날 양봉(養蜂)이라고 하면 유럽종을 기르는 것을 의미하고, 그 중에서도 이탈리안종 계통의 잡종이 대부분이다.
일부 산간지방에 토종벌을 많이 기르고 있기는 하지만 유럽종에 비하면 극히 적은 수이다. 또한 유럽종에 비하여 수밀능력이나 번식능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관리하기도 까다롭다. 본 책자의 모든 내용 또한 유럽종에 대한 것이고 통양종에 대한 것은 참고적으로 특별히 명시하여 서술한다.
종봉을 처음 구입하려면 종류에 구애되지 말고 벌의 양이 많고 여왕벌은 1년생으로 체구가 크고 산란력이 왕성한 것으로 한다. 일벌은 성질이 온순하고 수밀력이 강하고 질병이 없는 것을 선택하여야 한다. 그러나 처음에는 벌무리의 상태를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종봉에 대한 일정한 기준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신뢰할 만한 곳에서 구입한다.
좋은 종봉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여왕벌은 1년생으로 체구가 크고 산란력이 왕성하여야 한다. 여왕벌이 어린 것은 배의 표면에 가는 털이 있어 어린 티가 나고 늙은 여왕벌은 배의 털이 빠져서 번들거리며 색깔이 진하고 날개가 닳아 갈라지거나 끊기어 있는 경우도 있다.
둘째, 일벌은 1무리가 1만 마리 이상이어야 한다. 일벌의 수량은 눈으로 보아서 짐작한다. 1장의 벌집(나무로 된 틀에 6각형의 벌방이 질서정연하게 나열되어 있는 것)에 벌이 앞뒤로 벌방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히 붙어 있으면 약 2,000마리 정도로 무게가 약 200g이다. 그러므로 벌집 5장에 벌이 빼곡히 붙어 있어야 종봉으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 물론 일벌의 수가 더 적어도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채밀할 수 있는 정도로 큰 무리가 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그 만큼 약하므로 질병에 걸리어 폐사할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일벌의 수가 더 많으면 그 만큼 성장속도가 탄력적으로 빨라지므로 유밀기에 더 큰 무리로 성장하여 많은 꿀을 뜰 수 있고, 여러 통으로 살림나기를 하여 무리수를 빠르게 늘릴 수 있다.
셋째, 번데기판이 많을수록 좋다. 번데기판이란 새끼가 자라는 과정, 즉 알, 애벌레, 번데기의 번데기 과정의 새끼가 자라고 있는 벌집을 말한다. 번데기판이 많다는 것은 곧바로 태어날 새끼가 많아 무리가 그 만큼 빨리 자랄 수 있다는 뜻이다. 번데기는 새끼가 벌방에서 고치를 만든 상태이므로 벌방이 막혀(덮여) 있다. 꿀방도 덮여 있을 수 있지만 자세히 보면 금방 구별할 수 있다.
꿀벌은 여러 장의 벌집 중에서 가장 가운데 있는 벌집부터 알을 낳아 기르는 습성이 있다. 따라서 가운데에 있는 벌집에 새끼가 가장 넓게 자라고 가로 갈수록 작아져서 맨 가에는 새끼가 없는 것이 보통이다.
한 무리의 꿀벌은 알을 낳고, 알이 깨어나 애벌레가 되면 먹이를 주고, 애벌레가 자라 번데기가 되었다가 벌이되어 출방하면 다시 그 방에 알낳기를 한다. 이런 과정을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끊임없이 반복한다. 따라서 벌통에는 알판이나 애벌레판도 당연히 있어야 하지만 다른 통에 비하여 번데기판이 1~2 판이라도 많은 것이 좋은 무리라고 할 수 있다.
애벌레 과정의 새끼에게는 계속 먹이를 공급해야 하는데 장시간 이동할 경우 벌들이 불안하여 새끼에게 제대로 먹이를 공급하지 못하여 죽을 수도 있다.
넷째, 식량(꿀)이 적당히 있어야 한다. 이송 및 도착 후 새로운 장소에 적응할 때까지의 식량이 저장되어 있어야 하는데 5장 벌일 경우 2kg 정도면 된다.
다섯째, 표준벌통의 벌이 좋다. 수송용 벌통에 든 벌은 많은 무리를 수송하는 데는 편리하겠지만 어차피 다시 표준벌통에 넣어서 길러야 하기 때문이다.
여섯째, 종봉이 도착하면 신속하게 안정시킨다. 꿀벌무리는 이송 중이나 도착 후에도 항상 안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최대한 직사광선이 닿지 않게 하고, 통풍이 잘되게 하며, 진동을 최소로 한다.
이송을 위한 포장은 벌집이 흐트러지지 않게 단단히 고정하고 여름철인 경우 덮개를 걷거나 반으로 접어서 환기를 원활하게 해준다. 오후 늦게 밖일벌들이 모두 돌아와 벌통안으로 들어간 후 나들문을 단단히 닫고 이동한다. 도착하면 미리 놓을 곳을 정하여 받침대 등을 설치해 둔 곳에 벌통을 정확하게 놓고 잠시 안정하도록 둔 다음 조용히 나들문을 열어 준다.
종봉을 2km이내의 거리에 있는 곳에서 구입할 경우, 벌들이 본래의 장소로 돌아가는 성질이 있으므로 2km이상 되는 곳으로 옮겨서 3일 정도 두었다가 본래의 장소를 잊어버리면 다시 옮겨 온다
.
벌들이 안정하여 벌통 뚜껑 등에 뭉쳐있던 것들이 벌집 안으로 들어가 정상적인 상태가 되면 걷었던 덮개를 덮어주고 흐트러진 벌집이 있으면 바로 놓아주고 기온에 따라 보온 조치 등을 해 두었다가 2~3 일 후 벌들이 새 장소에 익숙해지면 속살피기를 하여 여왕벌의 건재 여부와 식량 상태 등을 점검하여 조치한다.
벌통은 함부로 옮기지 못하므로 미리 벌통 놓을 곳을 결정하여 두었다가 정 위치에 바로 놓아야 한다.
제6장 벌통
1. 벌통의 발달사
오늘날 사용되는 벌통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학자와 양봉가에 의하여 개량을 거듭하는 노고가 있었다.
자연 상태의 꿀벌 집을 찾아 꿀을 채취하던 때부터 개량된 벌통에 의하여 양봉하는 오늘날까지의 과정을 알면 꿀벌을 기르는 원리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가. 통나무 벌통
인도 최대종과 인도 최소종은 야생인 경우 나뭇가지에 집을 지으나 동양종과 유럽종은 주로 큰 나무의 속이 빈 공간이나 바위 틈 등에 집을 짓고 생활한다. 그래서 인간이 인위적으로 통나무에 구멍을 만들어서 기르기 시작한 것이 양봉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에도 우리나라을 비롯한 일본, 중국의 산간 지방에서 이러한 방법으로 동양종을 기르고 있으며 이것을 통나무 벌통이라고 한다. 그 뒤 통나무 대신에 각재로 편리하게 만든 상자나 빈 술통 등이 이용되기에 이르렀다.
나. 빈통, 스케프
꿀벌이 자연 서식하고 있는 것을 끌어 들이는 것은 많은 공을 들여야 할 뿐 아니라 곤란한 일이므로 분봉군이 큰 나무의 빈 틈을 찾아서 집을 짓는 습성을 이용하여 통나무 벌통, 빈 상자, 빈 술통 등을 살림나온 새로운 꿀벌무리가 찾아 들만한 곳에 미리 배치해 두는 방법을 생각해 내었는데 이런 빈 통을 ‘기다리는 상자‘라고 하며 야생꿀벌이 많은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오늘날에도 일부 행해지고 있다.
또한 꿀벌이 살림나기를 하면 일단 부근 나뭇가지 등에 붙어 둥근 덩어리로 벌뭉치를 이루는 습성이 있는데, 이때 나무 상자나 통나무 통 안에 털어 넣어주면 날아 나가지 않고 그 안에서 집을 짓고 산다.
살림난 벌뭉치를 잡아 벌통에 수용하는 방법은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으나 ‘11장 살림나기’에서 상세히 알아보기로 하고 그 한 가지 방법으로서 곡식을 담는 바구니를 벌뭉치 위에 엎어 두면 벌들이 바구니 안으로 들어가 뭉치는데 이 때 바구니를 벌이 붙은 채로 받침대 위에 엎어놓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이 방법으로 기르게 되어 바구니 이름을 따서 스케프 벌통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점차 발전하여 여러 가지 재료로 바구니와 흡사한 형태를 만들어 사용하였는데 진흙으로 만든 토관 모양의 것과 대 바구니에 진흙을 바른 것 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
이러한 형태는 산야에 있는 자연 상태의 꿀벌무리를 인가 가까이 이동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서 벌집이 벌통 내부에 고착되어 있기 때문에 고착 소상(벌통과 벌집이 한 덩어리로 된 벌집)이라고 한다.
다. 고착 소상에 의한 채밀
고착 소상은 꿀벌 무리의 내부 상황을 점검하거나 조절할 수가 없어서 꿀벌을 자연 상태로 방임할 수밖에 없었다. 살림나기 할 날짜를 미리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개화상태나 수벌의 활동 또는 나들문 주위의 상황으로 보아 살림날 기미가 보여도 무작정 대기하는 것 이외는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
또한 알과 애벌레 번데기가 가장 왕성하게 자라는 유밀기에는 채밀을 할 수 없으므로, 일벌들이 살림나기를 기다리면서 수밀활동을 게을리 하여 수밀량이 작아질 뿐만 아니라 계속되는 살림나기로 꿀벌무리가 거의 황폐화 되어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겨울이 다가올 때 연기로 벌을 쫓아내고 벌통(벌집과 한 덩어리가 되어 있는)을 파괴하여 꿀을 짜고 찌거기(벌집)는 끓여서 밀랍을 만들었다.
두 쪽으로 된 통나무를 새끼줄로 동여 매어두었다가 풀어서 속의 벌집을 뜯어 내고 통나무는 다음해에 다시 사용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산야에 서식하는 꿀을 얻는 것과 별로 다른 것이 없었다.
매년 새로운 꿀벌무리를 잡아오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었으므로 밀원을 고려하여 일정 수의 기본 벌무리는 항상 유지하면서 그 해에 살림나 불어난 꿀벌무리 수만큼만 채밀하는 방법을 채택하였다. 예를 들면 기본으로 10무리를 유지해오면서 그해 20무리가 살림나 도합 30무리가 되었다면 가을에 20무리만 파괴하여 채밀하는 방법이다.
라. 밀소 채취법(꿀집만 오려내기)
기르는 무리수(기본군)를 정하여 두고 유밀기에 늘어난 무리만큼만 파괴하여 채밀하는 방법은 그 당시로서는 진보된 것이었으나 꿀벌무리를 통째로 희생시켜 집을 전부 자루에 넣어서 압착하였으므로 새끼벌(애벌레, 번데기)과 꽃가루가 섞어서 벌꿀의 맛과 빛깔을 나쁘게 하였다. 그래서 꿀벌의 희생을 줄이고 양질의 꿀을 얻기 위하여 벌집의 꿀이든 부분만 오려내는 밀소 채취법을 고안하게 되었다.
벌통 뒤쪽에 창문을 만들고 이 창문을 통하여 꿀집만 떼어 내는 방법으로 스케프로도 이러한 방법을 적용하였다. 꿀벌은 바깥쪽에 꿀을 많이 저장하는 습성이 있는 것을 알고 한쪽의 벌집을 떼어내고 반대쪽 바깥 벌집은 월동용 먹이로 남겨둠으로써 꿀벌의 손실이 거의 없는 방법으로 진보시켰다.
마. 가동식(可動式) 소상(벌통+벌집)의 발명
벌통안의 벌의 상황은 벌의 활동과 개화 상태로 보아 대체로 추측할 수 있으나 정확한 파악을 하기 위해서는 오늘날과 같이 벌집을 꺼내어 관찰하는 것이었다. 고착소상은 창문을 통하여 벌집의 일부분을 떼어낼 수는 있을지 몰라도 전체적인 관찰이나 돌보기가 불가능하였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하여 19세기 독일의 구라아벤 홀스트는 활처럼 굽은 나무의 굽은 부분을 위로 가게 하여 장방형의 스케프에 매달아 밭침대 위에 엎어 놓고 스케프의 윗부분을 열고 나무막대를 가로 놓아 꿀집이 붙게 하였다.
또는 방형 상자로 된 벌통의 나들문의 반대쪽에 열 수 있는 문을 설치하고 방형 벌집을 세워 두기도 하였고, 벌집을 몇 개 씩 묶어서 그대로 벌통으로 하기도 하였고, 벌집 양쪽에 못을 치고 벌통의 양쪽에 나무로 걸 수 있는 대를 만들어 뒤쪽 문으로 출입하도록 하기도 하였다.
요컨대 고착소상의 벌집이 따로 움직일 수 없는 것인데 비하여 광식 소상(벌통)은 벌집을 하나하나 자유롭게 분리해 낼 수 있는 것으로서 벌통안의 상태를 관찰 할 수가 있음은 물론 적절히 꿀을 채취할 수가 있게 되었으며 이를 가동식 소상이라고 부르며 오늘날의 표준소상을 만드는 계기를 만들었다.
바. 렝스트로스식 벌집과 벌통
가동식 벌통은 많이 진보된 것이기는 하였으나 취급 중에 벌을 죽이거나 자극하여 벌을 노하게 하거나, 벌통과 벌집이 밀랍이나 프로폴리스 등으로 고착되기 쉬워 관리에 어려움이 많았다.
미국의 렝스트로스가 윗대(上棧)을 옆대(側棧)의 밖에 뻗어 나오게 한 벌집(巢?)을 만들어 벌통 위 안쪽에 걸침턱을 만들어 벌집의 윗대의 튀어나온 부분을 걸어둠으로써 벌통의 위쪽으로 벌집이 드나들도록 하는 오늘날의 표준벌통의 기본형을 만들었다.
그 뒤 벌통안의 벌집을 적정한 간격으로 유지시키기 위하여 미국의 호프만(Hoffman)이 자거장치(自距裝置) 역할을 하도록 벌집틀의 옆대를 개량하였다.
랭스트로스가 이 벌통을 고안한 때는 1851년이다. 가장 완전하고 가장 실용적이어서 양봉산업의 발전에 공한한 바가 실로 컸다. 랭스트로스식 벌통의 장접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1) 통 안을 자유로이 관찰할 수 있다.
2) 벌집을 어떤 벌통에서나 교환하여 사요알 수 있다.
3) 벌집바탕(巢礎)이 있는 틀(?)을 넣어주어 수벌집이 없는 좋은 벌집을 만들 수 있다.
4) 인위적으로 살림내기(分蜂)를 촉진, 억제 및 실행시킬 수 있다.
5) 인위적으로 여왕벌을 양성할 수 있다.
6) 수벌을 제한할 수 있다.
7) 여왕벌이 없어졌을 때 다른 꿀벌무리에서 데려다 유입할 수 있다.
8) 벌집(巢脾)을 파과하지 않고 꿀을 뜰 수 있다.
9) 벌통 안을 언제라도 깨끗하게 청소 할 수 있다.
2. 표준 벌통
가. 벌통의 구조
벌통은 꿀벌이 사는 집이며 벌꿀의 생산 공장이기도 하다. 벌이 생활하기에 알맞고 양봉가가 돌보는데 편리하여야 한다.
벌통의 모양과 크기에 대한 일정한 규정은 없으나 커지는 꿀벌무리를 수용할 수 있고또한 관리하기 편리하여야 한다. 벌통은 위에 뚜껑이 있고 그 밑에 헝겊 덥ㅍ개를 덮고 그 아래 벌집(걸소비)이 10장 들어가도록 되어있다. 벌집을 걸어 놓는 빈통을 몸통이라고 하며 그 몸통 아래 밑판이 있다.
벌통은 꿀벌이 증식하여 무리가 커지면 1개의 몸통 안에 수용할 수 없게 되므로 그 위에 1개 또는 2개의 몸통을 쌓아 올려서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르고 꿀을 저장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와같이 몸통 위에 다른 몸통을 덧대어 올린 통을 덧통(이음통; 繼箱)이라고 한다.
덧통을 올릴 때, 먼저 수평 왕막이(隔王板)을 놓고 덧통을 올리면 여왕벌이 덧통으로 올라오지 못하여 1층에만 알을 낳아 기르는 육아실이 되고 2층(덧통)에는 꿀을 저장하는 저밀실이 된다.
나. 표준 벌통(소상)
보통 렝스트로스식 벌집이 10개 들어갈 수 있는 것을 표준으로 하며 이것을 표준 벌집 또는 렝스트로스식 벌집이라고 한다.
이 표준 벌통은 한 여왕벌이 통제할 수 있는 크기의 무리를 수용하기에 충분한 것이나, 그 지역의 밀원량과 개화기간의 장단 등에 따라 2단 또는 그 이상으로 덧대어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표준 벌통의 치수(내부치수)는 나비 37.0cm(1.22자), 길이 46.6cm(1.54자), 높이 24.2cm(0.80자)이다. 나비(cm)는 벌집틀 옆대의 상부폭 3.5cm ×10개 + 양 가로 1cm 씩 띠우는 공간 2.0cm 한 것이다. 높이는 벌집틀의 옆대 23.2cm에 그 윗면부터 벌통 위 가장자리까지 0.7cm 및 옆대 아래부터 밑판면까지 0.3cm를 더하여 24.2cm이다.
덧통은 몸통과 같은 크기로 하고 연결되는 부분이 이탈하지 않고 틈이 없도록 보강대를 댄다. 밑판은 몸통보다 앞으로 3.0cm 정도 연장하여 날아오르거나 내리는 착륙대로 한다. 밑판 아래는 3cm 각재로 된 다리를 앞에서 뒤로 2개 대어 땅의 습기를 방지한다. 벌통의 뚜껑은 환기구를 설치하고 벌이 드나들 수 없도록 철망을 대고 윗대에서 뚜껑까지의 간격을 0.7cm이상 유지되게 해야 하고, 이를 위하여 몸통 위쪽에 뚜껑 받침대를 댄다.
벌통의 외부는 외부용 수성페인트를 칠하여 방습, 내구성. 미관 등을 고려하여 외부용 수성페인트를 칠한다.
다. 표준 벌통 만들기
벌통의 재료는 건조한 목재가 좋으며 판자의 두께는 1.8cm 정도가 좋다. 벌통을 만들 때 주의할 점은 내부 측정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다.
벌집을 나란히 놓았을 때 아랫대는 밑판에서 0.3cm 위로 올라가게 하고, 윗대에서 뚜껑까지 0.7cm의 간격을 띠워야 한다. 벌통의 안쪽은 톱질한 면 그대로가 벌이 기어 다니기 편리하다.
3. 벌집틀(巢?)
벌집틀(소광)은 벌집 울거미로서 벌집 바탕을 붙이는 나무틀이다. 크기는 다양하게 할 수 있으나 보통 렝스트로스식 벌집틀을 사용하는데, 그 규격은 윗대(上棧) 길이 48.3cm(1.592자), 옆대(側棧) 길이 23.2cm(0.765자), 밑대(底棧) 44.8cm(1.477자)이다.
각 부의 길이를 구분하여 나타내면 윗대는 길이= 483mm= 양쪽 귀:17.5×2 + 양 옆대의 두께:9×2 + 윗대의 가운데 부분:430, 두께(높이)= 23mm, 상부 폭= 27mm, 귀 폭= 17mm 이다. 옆대는 외측 길이= 232mm, 내측 길이= 200mm, 두계= 9mm, 상부 폭= 35mm, 하부 폭= 22mm이다. 밑대의 전체길이= 448mm= 밑대자체:430mm + 옆대 두께:9×2 이다.
벌집의 배열은 꿀벌의 특성상 35mm의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벌집틀의 옆대의 상부 폭을 35mm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4. 왕막이(隔王板)
벌통에 꿀벌의 수가 늘어서 가득 차면 덧통을 올려주는데, 덧통을 올리는 것은 공간을 넓혀주는 의미도 있지만 덧통에는 꿀만 채우게 하여 꿀벌의 희생을 최소화하고, 작업이 간편하게 양질의 꿀을 많이 뜨고자 하는 것이다. 이 때 여왕벌이 덧통으로 올라와서 알을 낳게 되면 덧통을 올린 목적이 반감하므로 왕이 올라오지 못하게 막는 판을 왕막이(왕가름판; 격왕판)라고 한다.
일벌은 왕막이를 통과할 수 있어야 하므로 눈의 크기가 5mm인 철사나 대나무로 된 그물판이다. 본통에서 덧통으로 올라오지 못하게 수평으로 대는 수평왕막이가 있고 본통에서 옆의 벌집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수직으로 세워 막는 수직격왕판이 있다.
5. 보온판
벌집과 같은 크기로 두께가 5mm 정도의 판자로 월동시 벌통에 벌집이 가득차기 않을 때 통안에 넣어 보온하기 위한 것이다.
제7장 벌집 바탕(巢礎)
1. 벌집 바탕(소초)의 기원
살림난 벌을 벌통에 잡아 넣어주면 스스로 집을 만드는데, 이것은 수벌집이 많고, 모양이 일정하지 않으며 집을 만드는데 꿀벌의 노력과 시간이 많이 들어 양봉업으로서 경영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문제를 고민하던 사람들이 여러 가지 시도를 하여 실패 또는 부분적인 성공을 하여 벌이 집을 지을 때는 격벽(벌방의 바닥)부터 만드는 것을 알아내었다.
1857년 독일의 메에링(Mehring)이 2개의 목판에 벌방의 형태를 조각하여 얇은 밀랍판을 만들어 이 두 목판의 사이에 끼우고 눌러서 벌방의 격벽과 흡사한 것을 찍어내는 방법을 연구하여 벌집 바탕을 만들었다. 이는 양봉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큰 발명이라고 할 수 있다.
1875년 독일의 와이스(Weiss)가 2개의 롤러로 된 소초 제조기를 고안하였으며, 그 뒤로 많은 사람들에 의하여 조금씩 개량되어 오늘날의 벌집 바탕 제조기(벌집 바탕 인압기)가 완성되었다.
2. 벌집 바탕 만드는 법
가. 만드는 기구
1) 벌집 바탕 제조기
벌방의 기초를 모방한 금속제 로울러 2개를 나란히 놓고 톱니바퀴에 의하여 똑 같이 회전시키는 장치로 롤러 사이에 밀랍판을 끼워 벌방의 바닥(격벽) 및 방벽의 일부 즉 벌집 바탕(소초)를 찍어 내는 기계이다.
2) 침반(浸盤)
밀랍판을 만드는 기구로서 용랍기(容蠟器)라고도 한다. 양철판으로 만든 이중 관으로서 안에 있는 통은 타원형이고 내부에 구멍이 많은 철판으로서 3칸으로 구분하여 양쪽에 밀랍 덩어리를 넣고 중앙에 연판을 넣는다. 외관에는 더운물을 넣어 내관이 항상 적당한 온도를 갖도록 한다.
3) 연판(延板)
목재로 된 판자에 손잡이가 달린 것으로 두께 18mm, 폭과 길이는 제조하려는 벌집 바탕의 크기와 같다. 면을 매끈하게 깎아야 한다. 밀랍이 녹아 속통의 가운데 칸으로 흘러들어가게 한 다음 연판을 넣어 양편에 밀랍이 얇게 발라지게 하는 것이다.
4) 냉각통
연판을 밀랍 속에 넣기 전에 밀랍이 잘 응고되어 붙도록 차게 하고 또 밀랍판이 잘 떨어지게 하기 위하여 연판을 담그는 물그릇이다.
나. 벌집 바탕 만들기
벌집 바탕은 꿀벌들이 좋은 벌집을 경제적으로 짓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순수한 밀랍으로 만들어야 하겠으나 밀랍이 고가이므로 파라핀, 스테아린, 세리신 등을 섞어 연화하여 다시 목랍을 섞어 적당히 굳게 하고 색소를 첨가하여 만든다.
순수한 밀랍 제품에 비하여 손색이 없으나 마르면 금이 가기 쉽고 더울 때는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1) 납판 만들기
납판은 벌집 바탕을 인압하기 2~3일 전에 제조하여 두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품질이 좋은 밀랍을 침반 내관의 양쪽에 넣고 외관에는 더운 물을 넣어 열을 가하여 밀랍을 녹이고 74~77℃를 유지 시킨다.
먼저 한통의 물에 한 주먹 가량의 소금을 녹여서 냉각통에 물을 채우고 소금을 한 주먹 가량 넣고 녹인 다음 연판을 담가 식힌 다음 밀랍이 녹아 있는 내관의 가운데 칸에 수직으로 담가 밀랍이 굳어서 달라붙으면 냉각통에 넣어서 양면에 붙은 납판을 벗겨 낸다.
한꺼번에 2장의 납판을 만들 수 있다. 용랍의 온도가 높으면 갈라지고, 낮으면 주름이 지기 쉽다. 연판에 납을 적당한 두께로 붙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면서 숙련을 요하는 작업이다. 몇 번이고 반복하여 적당한 두께가 되도록 해야 한다. 연판에 밀랍이 눌러 붙으면 비누물이나 횟물을 적신 걸레로 닦아 준다. 연판은 2~3장 준비해두고 수시로 교환하여 쓰는 것이 능률적이다.
3) 벌집 바탕 인압법
납판을 인압기의 롤러 사이를 통과시켜 벌방 모양을 찍어낸다. 납판은 찍기 전에 38~43℃의 소금을 약간 넣은 따듯한 물속에 담가 둔다. 붕수와 비누로 풀과 같은 물을 만들어서 롤러에 충분히 발라 매끈매끈하게 한다. 이는 납판이 롤러에 눌러 붙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시험 제작을 해보고 좌우의 나사로 적당한 두께가 되도록 조절한다. 롤러가 따듯해야 양질의 벌집 바탕이 신속하게 만들어 지므로 처음에는 뜨거운 물을 롤러에 부어 데운 다음 시작하고 실내 온도를 27℃정도로 유지한다. 찍어낸 것은 정확한 치수로 잘라 포장한다. 제조기는 물을 부어서 솔로 닦고 기름을 쳐 둔다.
3. 벌집 바탕의 양부와 보존하는 방법
벌집 바탕은 벌이 집을 짓는 기초가 되므로 그 품질은 양봉업 경영상 중요하다. 주성분인 밀랍의 용융점이 낮으면 벌은 좋아하지만 쉽게 늘어나 흘러내리거나 수벌집을 많이 지을 수 있고, 용융점이 높으면 벌들이 좋아하지 않아 집짓기가 늦어지고, 물어 뜯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적당한 용융점은 64℃이다.
밀랍의 용융점을 측적하는 방법은 밀랍을 녹여 한난계의 수은구에 고르게 묻혀서 24시간 동안 충분히 굳힌 다음 서서히 가열하여 밀랍이 녹아내리기 시작할 때의 온도를 읽으면 된다.
밀랍은 불순물이 없어야 하고 방의 모양이 균일하여야 한다. 한쪽의 방바닥 부분이 반대쪽 방의 모서리 부분이 되어야 한다. 가장 확실한 검사법은 벌통에 넣어 집을 짓게 해 보는 것이다.
제조한 벌집 바탕은 종이로 잘 싸서 상자 속에 넣어 밀봉하여 저장한다. 만약 공기에 쏘이면 표면이 굳어져 끈기를 잃어 집을 잘 짓지 않는다.
4. 벌집 바탕의 효용
꿀벌은 벌집바탕을 넣어주지 않아도 필요한 경우 벌집을 짓지만, 벌집바탕을 넣어주면 일벌이 밀랍을 분비하고 분비한 밀랍으로 쌓아 올리는 등 집을 짓는 노력이 줄어들어, 밀랍 분비와 쌓기 작업에 필요한 식량(꿀)과 일벌의 체력 소비를 막는다.
5. 벌집바탕을 바탕틀에 붙이는 방법
벌집바탕의 길이는 40.9cm, 폭은 19.7cm로서 1장의 무게는 56.2g이다. 먼저 벌집틀을 조립하여 25번 아연도금 철선이나 스테인리스 선으로 벌집 바탕이 붙을 줄을 친다. 줄은 팽팽하게 하여 틀 자체를 튼튼하게 할 뿐만 아니라 벌집바탕이 헐렁헐렁하지 않도록 한다.
그 다음 바탕틀의 윗대 아래쪽 홈에 벌집바탕을 끼우고 매선대(벌집바탕 크기의 나무 받침대)에 올려놓고 매선기를 불에 달구어서 철사를 눌리면서 밀어 벌집바탕을 녹여 철사가 묻히도록 한다
. 이 때 벌집바탕 두께의 중앙에 철사가 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즈음은 미리 틀을 조립하여 벌집바탕을 붙인 완제품 벌집바탕틀이 판매되고 있어 양봉농가의 일손은 크게 줄여주고 있다.
제8장 양봉기구
꿀벌을 치기 위해서는 꿀벌무리와 함께 몇 가지 기구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기구들을 양봉기구라고 한다.
1. 복면포(얼굴쓰개)
벌의 공격으로부터 얼굴을 포함한 머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뒤집어쓰는 그물망으로 된 보자기 또는 주머니이다. 모자에 그물을 붙인 것 또는 상의에 모자를 붙이고 앞면에 그물망을 댄 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2. 연기통(훈연기)
꿀벌은 연기(건초나 종이를 태운)를 씌우면 비상음을 머리를 꿀방에 넣고 꿀을 먹으며, 방어적이 되어 공격성이 없어져 사람을 쏘지 아니 한다. 이에 꿀벌을 진압하기 위하여 연기를 피우는 기구를 말하는데 철재 원통에 바람을 불어 넣는 풀무를 붙인 것이다. 낙엽이나 쑥 말린 것 또는 신문지 등을 원통에 넣고 풀무로 불어 연기를 벌통에 주입한다.
3. 채밀기(이밀기)
벌집에서 꿀을 분리해내는 기계이다. 원통 안에 꿀이 든 벌집을 2~8장을 넣고 회전시켜 원심력에 의하여 꿀을 떨어내는 것이다. 전기 모터로 회전 시키고, 회전의 방향이나 회전 시간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자동 채밀기도 있다.
4. 밀도(꿀칼)
꿀방의 덮개(꿀덮개)를 잘라내는 칼이다.
5. 밀개받이
잘라낸 꿀덮개를 받는 그릇으로서 윗면에 철망이 붙어 있어 덮개와 함께 묻어난 꿀이 흘러내려 밑에 고이도록 한 것이다.
5. 왕집 바탕(왕완)
플라스틱으로써 밥공기 모양으로 만든 왕집의 바탕이다. 왕집의 바닥과 방벽을 인위적으로 만든 것으로서 왕을 기르거나 로열젤리를 채취할 목적으로 사용한다.
6. 왕가두개(王籠)
여왕벌을 가두어서 알낳기를 제한하거나 여왕벌을 다른 무리에 유입시킬 경우에 사용하는 철망으로 만든 작은 상자이다. 크기와 모양은 다양하나 보통 사용되는 것(티프트식)은 길이 5.5cm, 폭 3.0cm, 두께 2.5cm이다. 위아래는 목재로 되어 있고, 위에 여왕벌이 나올 수 있는 구멍과 함석으로 된 뚜껑이 있고 아래에는 먹이를 넣는 홈이 있다. 먹이는 연당이나 결정꿀을 넣는다.
7. 끌개(하이브툴)
철재 주걱으로서 벌통과 벌집틀에 붙은 밀랍과 프로폴리스 등을 떼거나 긁어내는데 사용한다.
8. 벌솔
벌집 등에 붙은 벌을 쓸어내는데 사용하는 것으로서 주로 짐승의 털로 만들거나 벼이삭이나 새들의 깃털로 만든다.
제9장 꿀벌 관리의 개요
1. 관리상의 주의점
사회생활을 질서 정연하게 하고 있는 꿀벌은 스스로 먹이를 구하여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능력이 뛰어나 다른 가축과는 그 관리 행태가 다르므로 꿀벌들의 생태와 습성을 잘 연구하여 그에 맞게 관리하여야 한다.
꿀벌치기에 있어서 누구나 가장 어려운 점은 벌에게 쏘이는 것이기는 하지만 벌은 절대로 먼저 쏘지 않는다. 처음 다루는 사람이 쏘이는 것은 그 생태를 모르고 관리가 미숙하여 벌을 놀라게 하기 때문이다.
꿀벌무리를 관리할 때는 요령이 터득될 때까지 먼저 얼굴쓰개를 쓰고 셔츠와 바지 가랑이를 묶어 벌이 소매나 바지 가랭이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연기통에 쑥 말린 것이나 기타 낙엽 또는 골판지 등을 넣어 불을 붙여 두고 끌개 등 눌러 붙은 벌집을 떼어낼 기구를 확인한 다음 작업에 들어간다.
벌통의 뚜껑은 벌통에 진동이나 충격이 가지 않게 천천히 조심스럽게 연다. 이 때 벌들이 꼬리를 쳐들고 웅웅 그리거나 비상음을 내며 날아 오르면 연기통으로 연기를 씌위 기를 죽인다.
먹이가 부족하거나 무밀기에는 더욱 예민하게 덤비므로 식량을 넉넉하게 관리하면 벌들이 덜 사납다. 물이나 설탕물을 분무기로 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벌들이 안정하여 조용해지기를 기다려 두려워하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한다. 고무장갑(목장갑은 불가)을 끼면 손이 둔하여 오히려 벌을 노하게 할 우려가 있으나 숙달이 되면 햇볕에 타는 등 손이 거칠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벌통 주변에서는 항상 움직임을 천천히 하여 벌들이 접근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비록 벌에게 쏘인 상황이라도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꿀벌관리 시의 주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가. 꿀벌을 다룰 때는 극히 정숙하게 하고 천천히 움직이며 충격을 주지 않는다.
나. 벌통 앞에 서지 않는다. 나들문 앞에 사람이나 동물이 서면 꿀벌의 출입을 방해하므로 벌들이 달려든다.
다. 벌통 안 살피기(속살피기)는 가능한 짧은 시간에 마친다. 양봉가는 항상 벌통안의 상황을 짐작하고 있어야 한다.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나들문에 벌들이 나드는 모양만 보아도 내부의 상황을 상당부분 짐작하지만 초보자는 수시로 열어보아야 한다. 이 때 너무 오래 지체하면 벌들이 사나워지고 꿀벌의 생활을 방해하게 되어 꿀벌무리의 증식에 나쁜 영향을 준다. 특히 초봄 등 추
울 때와 여름철 직사광선이 바로 비칠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라. 꿀벌의 성향은 계절이나 먹이 상황에 따라 다르다. 꽃이 많은 유밀기에는 잘 쏘지 않으나 이른 봄이나 늦은 가을 등 꽃이 적을 때나 먹이가 부족할 때는 신경이 아주 예민해진다. 따라서 항상 조심해야 한다.
마. 날림난 꿀벌무리는 대개 쏘지 않는다. 살림나기는 유밀기에 이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살림나기 할 때는 먹이를 배에 가득 채우고 나온다. 배가 부른 벌은 잘 쏘지 않는다. 그러나 무밀기인 장마철이나 먹이가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간혹 살림나기를 할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상당히 사나울 수 있으므로 향상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 벌통을 함부로 옮기지 않는다. 꿀벌들은 자기 집을 방향과 좌표로 인식하므로 조금만 옮겨 놓아도 혼란을 일으킨다.
사. 벌떼의 공격을 받았을 때는 어두운 곳(창고, 동굴, 숲속)으로 들어가 엎드려 몸을 낮춘다. 적당한 장소가 없으면 땅바닥에 바짝 엎드려 죽은 듯이 있으면 벌들이 흩어져 돌아간다.
아. 꿀벌에 쏘이면 따갑고 가려우며 열이 나고 부었다가 2~3일 후에 가라앉는다. 얼굴 특히 눈 주변에 쏘이면 모양도 사납고 부기도 잘 빠지지 않으므로 해독약을 먹어야 한다.
꿀벌에 쏘였을 때는 속히 살에 박힌 벌침을 빼어내고 쏘인 곳을 짜거나 입으로 빨아 독을 제거하고 암모니아수를 바르거나 나팔꽃의 잎 등 풀잎을 비벼 바른다. 체질에 따라 혈압이 내리는 등 그 아픈 증세가 아주 심한 경우도 있으므로 처음 쏘인 사람은 유심히 살펴 증세에 따라 의사의 처방에 의한 처리(해독제 주사 또는 투약)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 해독제 주사나 경구용 투약으로 쉽게 회복되고 여러 번 쏘이면 면역이 생겨 증세가 가벼워진다.
2. 봉군의 관찰
가. 벌통 외부의 관찰
노련한 양봉가는 벌통의 나들문에 벌들이 나드는 것을 보고 벌통 안팎의 상황을 판단한다. 나드는 벌들의 숫자와 속도는 벌통안의 벌들의 숫자와 밀원 식물의 유밀상태를 말해준다. 수집해 오는 꽃가루의 색과 맛, 향기를 보고 지금 개화한 밀원의 종류를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벌통 주변에 기어다니는 벌이나 죽은 벌들을 보고 벌들의 병충해 감염 상황을 알 수 있다. 벌들의 예민한 정도를 보고 먹이가 부족한지를 의심해볼 수 있으며 나들문의 소란한 정도를 보고 도둑벌의 침입을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런 것들은 주의 깊은 관찰에서 얻어지는 직감 같은 것이다.
나. 벌통 내부의 관찰
벌통의 안은 수시로 검사할 필요가 있다. 꿀벌무리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신들의 안녕과 번영을 방해할지도 모르는 미확인 물체(사람)가 접근하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움직임을 작게 천천히 하고, 벌들의 비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벌통의 옆이나 뒤에 서서 가만히 뚜껑을 열고 헝겊덮개를 살며시 조금 열어 연기통으로 연기를 씌운 다음 관찰한다. 덧통을 내릴 때는 뚜껑을 뒤집어
놓고 그 위에 올려 놓는다. 관찰하는 목적과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벌통내의 건습 상태를 조사한다. 벌통 안은 습하지 않아야 하고 먼지가 없고 깨끗한 느낌이어야 한다.
둘째, 꿀벌무리의 크기를 살펴야 한다. 벌은 벌집면에 꽉 차게 붙어 있어야 하고 막음판이나 먹이통 너머로 조금 넘쳐나게 관리해야 한다. 벌집이 부족하면 넣어주고 많으면 빼내거나 먹이통 너머로 넘겨 놓는다. 벌집을 꺼낼 때는 양쪽 귀를 엄지와 검지로 잡아 올리거나 벌집집개로 집어 올린다. 밀랍이나 프로폴리스 등으로 붙어 떨어지지 않으면 끌개로 뗀 다음 들어올린다.
셋째, 여왕벌의 건재를 확인한다. 알판과 애벌레판, 번데기가판이 고르게 있으면 여왕벌이 건재하다고 판단하면 된다.
넷째, 새끼가 자라고 있는 상태를 확인한다. 알, 애벌레, 번데기 등 새끼의 자라고 있는 상태를 보면 꿀벌무리의 성장을 예측할 수 있고 질병 감염여부 등 건강상태를 파악한다.
다섯째, 먹이(꿀과 꽃가루)의 저장 상태를 검사한다. 먹이가 부족하면 새끼 기르기가 중단되어 꿀벌무리의 증식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또한 꿀방이 흰색으로 덮이고 꿀로 가득 차 무거워지면 꿀 뜰 준비를 해야 한다.
여섯째, 왕집의 유무를 확인한다. 살림나기를 억제할 경우 왕집을 떼어 버린다. 꿀을 뜨거나 왕집의 유무를 확인할 때는 벌집에 붙은 벌을 털어내야 한다. 터는 방법은 벌집의 양귀를 잡고 벌통 위에서 아래위로 세게 흔들어 벌통 안으로 벌을 떨어뜨리고 남은 벌은 벌솔로 쓸어낸다.
3. 여왕벌의 취급
여왕벌은 꿀벌무리에서 가장 귀중한 단 한 마리뿐인 벌이므로 항상 세심하게 관찰하여야 한다. 벌집을 들어 올릴 때 일벌 보다 몸집이 큼으로 옆의 벌집에 닿아 다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야 한다.
여왕벌을 붙들 때는 날개를 잡아야 한다. 배를 눌러서는 절대로 안 된다. 머리와 가슴을 감싸듯이 붙든 다음 날개를 잡는다.
1) 눈표
여왕벌을 찾기 쉽게 하고 나이를 알아볼 수 있도록 여왕벌의 등에 흰색 또는 청색의 레커 칠을 하여 두는 것이다. 이 때 여왕벌의 눈, 촉각, 날개 등에 바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2) 날개 자르기
여왕벌이 교미하여 알낳기를 시작한 후 살림나기나 도망을 막는 한 가지 방법으로 여왕벌의 날개를 자르는 것이다. 그 방법은 여왕벌이 붙은 벌집을 꺼내어 벌통에 기대어 세우고 오른손잡이라
면 오른손으로 머리가 보이도록 등을 눌러 잡은 다음 왼손가락으로 감싸듯이 머리쪽을 옮겨 잡고 잘 드는 가위로 큰 날개(앞날개)의 한 쪽만 1/3을 자른다. 그런 다음 다시 오른손으로 날개를 잡고 벌집에 붙여서 벌통에 넣어준다.
뒷날개를 자르거나 너무 많이 자르지 않도록 하고 특히 다리를 자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잘못 잘라 거동에 지장이 될 정도의 불구 상태가 되면 꿀벌무리는 새 왕 양성을 위한 왕집을 짓게 된다. 해마다 자르는 위치를 바꾸면 신왕과 구왕을 구분하기 쉽다.
3) 왕가두개에 넣는 방법
여왕벌을 왕가두개에 넣으려면 왕가두개의 문을 열고 벌집면에 붙어있는 여왕벌 위로 가만히 씌워서 여왕벌이 기어 올라갈 때 문을 닫는다. 손으로 날개를 잡아서 넣어도 된다.
4) 여왕벌이 뛰쳐나왔을 때의 조치
평소 여왕벌이 벌통 밖으로 혼자 나오는 일은 없지만 날개 자르기, 마킹, 왕가두개에 넣기 등을 할 때 잘못하여 놓치는 경우가 있다. 대개 멀리 날아가지 않고 일벌들의 인도를 받아 자기집으로 찾아 들어가지만 다른 통에 잘못 들어가 공격당하여 죽게 되는 경우도 있다. 여왕벌의 망실은 시기에 따라 큰 손실이 될 수도 있으므로 해당 벌통 위에서 작업하여 실수로 놓치더라도 자기 통에 떨어지게 하여야 한다.
5) 일벌에게 포위당했을 때의 조치
여왕벌을 다른 무리에 유입하였을 때나 꿀벌무리의 상황에 따라서 처녀왕의 비행연습이나 교미비행 후 돌아왔을 때 일벌들이 공격하는 일이 있다. 여왕벌이 저항하므로 많은 일벌들이 여왕벌을 포위하여 둥글게 뭉쳐 움직이지 못하게 하여 죽이거나 통 밖으로 내쫓거나 침을 쏘아 죽이기도 한다. 이때는 뭉치에 물을 뿌리거나 연기를 씌워 일벌들을 내쫓는다. 흩어졌던 일벌들이 다시 공격할 수도 있으므로 왕을 왕가두개에 가두어 1일 뒤에 꺼내주는 것이 좋다.
6) 여왕벌을 유입하는 방법
꿀벌무리에 여왕벌이 사고로 없어지거나 묵은 여왕벌을 새 여왕벌로 교체하거나 불량여왕벌을 제거하고 우량 여왕벌로 교체하고자 하는 등의 경우에 새 여왕벌을 유입하여야 한다. 이 때 일벌들은 새로 유입되는 여왕벌에 대하여 낯선 침입자로 판단하여 공격하는 일이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유입하는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꿀벌무리가 여왕벌의 유고를 알고 여왕벌을 요구하는 기운이 강할 때 유입한다. 이를 위하여서는 꿀벌무리 내에 알이나 부화 3일 이내의 애벌레가 없을 때가 좋다.
둘째, 장기간 무왕상태로 있었던 꿀벌무리에는 산란성 일벌이 발생하여 무정란을 낳으며 여왕벌에 대한 공격을 하는 수가 있으므로 다른 무리에서 3일 이내의 애벌레가 있는 벌집을 가져다 넣어 주어 변성왕집을 만들도록 하여 일벌의 산란성을 없앤 다음 변성왕집을 제거하고 여왕벌을 유입한다.
셋째, 유밀기에는 유입을 잘 받아들이므로 유밀기에 유입하도록 하며, 무밀기에는 먹이를 충분히 준 후에 유입한다.
넷째, 처녀왕은 유입하지 않는다.
다섯째, 여왕벌의 몸에 로열젤리를 발라주거나 굶겨서 유입한다.
여섯째, 도둑벌이나 말벌 등의 공격을 받거나 충격 등으로 예민할 때는 유입하지 않는다.
유밀기에는 특별한 조치 없어 바로 기존의 여왕벌을 꺼내고 새 여왕벌로 바꾸어 넣어주어도 쉽게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벌집 전면에 꿀물을 분무하거나 연기를 씌운 후에 유입하기도 한다.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는 왕가두개를 이용하는 것이다. 유입할 여왕벌을 왕가두개에 넣어 벌집 사이에 끼워두는 방법으로서 여왕벌이 새로운 꿀벌무리에 적응하고 일벌들이 익숙할 때까지 5~6시간 정도 두었다가 뚜껑을 열어주면 된다. 이때 일벌들이 여왕벌에게 달라붙고 뭉치면 다시 왕가두개에 잡아넣어 둔다.
7) 왕집 유입법
여왕벌 대신 출방 직전의 왕집을 넣어주는 방법이다. 잘 익은 왕집을 다치지 않도록 여유있게 잘라서, 일벌들이 왕집 둘레를 돌면서 보살필 수 있도록 공간을 충분히 두어 벌집의 윗대 사이에 붙여두거나 벌집의 가장 자리에 공간을 확보하여 붙여둔다.
무밀기나 먹이가 부족할 때는 일벌들이 예민해져서 왕집을 파괴해버리는 경우가 있으므로 여왕벌을 유입할 때와 마찬가지로 무밀기에는 2~3일 전부터 먹이를 충분히 공급한 다음 유입한다.
4. 꿀벌 무리의 합치기
꿀벌무리가 질병, 과도한 살림나기, 월동 실패 등으로 그 크기가 줄어 하나의 무리로 생존하기 어렵거나 다가오는 유밀기에 소득 증대를 위한 역할을 기대할 수 없어 경제적 가치가 없는 등의 경우에 다른 꿀벌무리에 합하여 벌통수를 줄이는 것을 말한다.
꿀벌무리의 합치기는 큰 무리에 작은 무리를 합하는 것으로서 작은 무리 끼리 합하는 것은 꿀벌의 생태 상 꿀벌의 수에 비하여 벌집만 방만하게 많아져 좋지 않다.
특별한 조치 없이 합치기를 하면 꿀벌들이 서로 싸워 물어 죽이는 등 아수라장이 벌어져 합하지 않은 것만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반드시 합하는 방법을 잘 지켜야 한다.
가. 직접 합치기
유밀기에는 별도 수단을 강구하지 않아도 잘 합해진다. 먼저 약한 무리의 벌통을 합하고자 하는 벌통 쪽으로 매일 1m 가량씩 이동시킨 다음 여왕벌을 죽이고 1~2일 두었다가 벌집을 옮겨 넣는다. 이 때 먼저 1장을 넣어 아무런 징후가 없으면 나머지를 다 옮겨 주고 서로 싸워 물고 늘어지는 벌이 보이면 연기를 씌운다.
보다 안전한 방법으로 없애고자 하는 벌통을 3~4m 정도 옮겨 놓고 벌집을 꺼내어 합해지는 벌통의 30cm 정도 앞에다 벌을 털어 주는 것이다. 어린 벌은 기어서 가까운 벌통으로 들어가고 어른 벌은 날아올라 본래의 자리로 오지만 벌통이 없으므로 배회하다가 가까운 벌통으로 들어간다. 경우에 따라 본래 통이 있던 자리에 모여 뭉치는 수도 있으나 연기를 씌워 흩어지게 하면 결국 가까운 통으로 들어간다.
떨어낸 벌집은 새끼가 자라고 있는 것은 어린벌이 일부 붙어있어도 그대로 넣어주고 그렇지 않은 벌집은 필요가 없으면 넣어주지 않을 수도 있다. 벌통에 붙어 있는 벌도 같이 털어주면 된다.
나. 신문지 합치기
벌집을 신문지로 싼 다음 벌이 통과하기 어려운 작은 구멍을 몇 개 뚫어서 옮겨 넣어주거나 합해지는 통 위에 신문지를 깔고 덧통을 올린 다음 여기에다 벌집을 모두 옮겨 주는 방법이다. 벌들이 구멍을 넓히는 동안 익숙해져 자연스럽게 합해진다.
다. 연기, 박하유, 향수 등 합치기
합치기할 두 통 모두 연기를 씌우거나 박하유나 향수를 2~3방을 떨어트려 잠시 두었다가 벌이 붙은 채로 벌집을 옮겨 준 후 나들문으로 다시 연기를 뿜어 주고 문을 좁혀 놓는 방법으로서 벌들의 분별력을 약화시키거나 기를 꺾어 자타를 구분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5. 꿀벌무리의 이동
꿀벌은 자기 집의 위치를 좌표를 찍듯이 정확하게 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벌통을 1~2m 만 옮겨 놓아도 본래 있던 위치에서 맴돌면서 1~2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자기 집으로 찾아들어가지 못하고 우왕좌왕한다. 그러다가 본래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벌통으로 아주 기가 죽은 자세로 기어 들어가거나 본래의 위치에 모여 뭉치를 이루기도 한다.
그러나 꿀벌을 2km이상 멀리 데려다 놓으면 본래의 자기 집이 있던 위치를 찾지 못 한다. 또 꿀벌이 자기 집을 기억하는 것은 3일 정도로 3일 이상 가두어 두면 자기 집으로 찾아오는 길을 잊어 버린다. 꿀벌무리를 이동할 때는 이와 같은 꿀벌의 생태를 이용한다.
가. 근거리 이동
같은 벌터 안에서 근거리를 이동할 필요가 있을 때는 매일 50cm 씩 목적지까지 이동시킨다. 50cm 정도의 거리는 잠시 맴돌다가 자기 집으로 찾아 들어가서 새 위치의 좌표를 숙지한다. 기온이 낮거나 비오는 날 또는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은 이동하지 않는다. 우왕좌왕하다 마비되거나 탈진하여 죽게 된다.
다른 방법으로 나들문을 철망으로 막거나 환기를 위한 작은 틈을 두고 닫은 다음 암실에 3일 정도 가두어 두었다가 목적한 위치로 가져오는 것이다. 암실에 두는 것은 벌들이 밖으로 나오려는 충동을 줄여 주어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다. 밖에다가 그대로 가두어 두기도 하는데 기온이 높을 때는 먹이통에 물을 주기도 하지만 벌에게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다.
나. 원거리 이동
꿀벌무리를 2km이상 먼 곳으로 이동할 때는 저녁에 밖일벌이 모두 돌아왔을 때 나들문을 닫고 목적지에 도달하여 벌통을 놓을 정확한 위치를 잡아 받침대를 설치하고 벌통을 놓는다. 벌통의 간격이나 위치, 받침대의 상황 등을 확인하고 나들문을 열어 준다.
이동 거리가 멀어 장시간이 걸릴 때는 먹이통에 물을 1/3 정도 넣어주고 벌집이 흐트러지지 않게 잘 고정한 다음 헝겊덮개를 걷어내고 출발하여 벌들의 소요에 의한 과열 피해를 줄인다.
다. 원거리 이동 요령을 이용한 근거리 이동
벌통을 매일 50cm 씩 옮기는 것은 아주 번거롭고 벌통수가 많거나 벌터의 상황에 따라 거의 불가능할 경우도 있다. 이런 때는 꿀벌무리를 2km 이상 먼 곳으로 이동시켜 3~5일 둠으로써 새 장소에 익숙하여 본래 장소를 잊어버렸을 때 다시 가져오면 된다.
6. 먹이 주기
우리가 꿀벌을 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꿀벌이 모아 놓은 꿀벌의 먹이(꿀)를 뺏어 먹기 위한 것이다. 꿀벌은 산야에 꽃이 없거나 비가 올 때 또는 추울 때를 대비하여 꿀을 모으는 것인데 사람이 그것을 뺏어버리므로 당연히 꿀벌은 정상적인 증식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장마기나 겨울동안에는 식량부족으로 치명적인 손실을 입거나 전멸하기도 한다.
따라서 꿀벌무리의 정상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더 나아가 성장을 촉진하기 위하여 먹이를 주어야 한다.
가. 먹이
1) 벌꿀, 설탕, 엿
벌꿀은 가장 좋은 먹이이다. 꿀덮개가 된 완숙된 꿀이 든 꿀집을 통째로 넣어주면 된다. 꿀을 물에 탄 꿀물을 주어도 좋다. 꿀을 그대로 주면 끈적끈적하여 벌이 빠져서 나오지 못하는 수가 있으므로 끈적이지 않을 정도로 물을 탄다. 다음으로 설탕, 엿의 순서이다. 엿은 맥아당이 60% 정도 포함되어 좋은 사료이나 25% 정도의 호정이 있어 겨울에는 결정되는 결점이 있다. 호정은 전분이 당화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설탕은 보통 물에 1:1의 비율로 녹여서 준다. 설탕과 물의 무게비가 1:1인 용액은 약 49%가 당분이고, 1.5:1인 용액은 당분이 약 56%이고 그 비중은 약 1.23이 된다.
먹이의 혼합비는 먹이를 주는 시기와 목적에 따라 다르게 할 수 있으나 월동 식량이나 단순한 식량공급용일 경우 설탕과 물의 비율을 1.5:1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꿀벌무리의 원기를 도우고 여왕벌의 알낳기를 촉진하기 위한 장려먹이인 경우에는 1:2 또는 그 이상으로 할 수도 있으며 1:1로 하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가능한 가장 무난한 비율이다. 다만 물이 많으면 그 만큼 벌의 수고가 많아지는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설탕을 녹일 때는 끓인 물을 부어서 저어준다. 설탕물을 끓이면 꿀벌이 흡수하기 어려운 상태로 변하므로 절대로 안 된다.
벌에게 설탕물을 주는 것은 벌을 자극하여 흥분시키고, 도둑벌을 발생시키기도 할 뿐만 아니라, 설탕물을 전화시켜 꿀방에 저장하고 건조시키는데 많은 노동이 요구되므로 꿀벌을 지치게 하여 수명을 단축시킨다. 또한 공급한 설탕액의 상당량은 노동으로 소비하게 된다. 7.5k의 설탕을 공급했을 때 꿀로 저장되는 양은 6.00~6.75kg 정도로 10~20%가 손실된다고 한다.
여름철 꿀벌들의 유휴기에 설탕을 공급하여 먹이장을 만들어 두었다가 월동식량 또는 이른 봄 식량으로 공급하면 먹이의 손실도 없고 벌들의 체력 소모도 줄이게 되어 봄벌 증식이 빠르게 된다.
2) 계란과 우유
삶은 계란을 곱게 갈아 설탕물로 반죽하여 주거나, 우유에 설탕을 진하게 녹여서 주면 꿀벌이 잘 먹고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여 건강한 벌이 태어난다.
3) 꽃가루
유밀기에 꽃가루판을 빼내어 냉실에 보관하였다가 장마철이나 이른 봄에 넣어주면 벌을 빠르고 튼튼하게 기를 수 있다. 저장은 너무 건조하거나 과습하지 않게 하여 저온 저장한다. 너무 건조하면 딱딱하여 벌이 잘 먹지 못하고, 습하면 섞기 때문이다.
꽃가루판에 잘 익은 꿀을 부어 꽃가루가 든 방들을 메운 다음 밀봉하여 보관하였다가 그대로 주면 장기간 보관하여도 변질되지 않고 꿀과 꽃가루가 어우러진 아주 좋은 먹이가 된다.
꽃가루를 받아서 냉동 저장하여 두었다가 설탕물로 된 반죽하여 벌집 윗대 위에 얹어주고 마르지 않게 비닐로 덮어두면 벌들이 잘 먹는데 이것을 꽃가루떡이라고 한다. 또 꽃가루에 쌀, 보리, 감자, 콩(청국장), 밀 등의 고운 가루를 섞어 설탕물로 된 반죽하여 따듯하게 1주일 정도 관리하여 발효(숙성)시켜 같은 방법으로 주어도 된다. 이와 같이 대용재료로 만든 화분을 대용(인공)화분이라고 하는데 그 재료의 종류와 혼합비율에 대하여 연구발표된 것은 없고 사람들에 따라서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으며, 비타민이나 계란, 단백질(카세인), 우유, 요구르트, 인삼, 프로폴리스 등을 넣기도 한다.
대용꽃가루는 여러 곳에서 나름대로 꿀벌의 성장에 좋다고 판단되는 방법으로 제조하여 양봉원을 통하여 판매되고 있으므로 소규모 양봉가는 이것을 구입하여 꽃가루떡을 빚어서 먹이면 번거로움은 덜 수 있겠고 또 대용꽃가루를 그대로 넓은 그릇에 담아 벌터의 한쪽에 비가림을 하여 놓아두면 잘 가져간다. 쌀이나 보리의 부드러운 겨를 같은 방법으로 주어도 된다. 또 꽃가루떡으로 만들어서 충분히 숙성시켜 판매하는 것도 있다.
4) 물과 염류
한랭기에 꿀벌이 물을 가지러 갔다가 저온으로 마비되어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갈수기에는 오염된 물을 먹고 질병에 걸리기도 하므로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것은 꿀벌의 체력 소모를 줄여주고 건강 증진을 도모하는 길이다. 먹이통에 물을 부어주거나 벌터의 한 쪽에 멍석을 깔고 물을 부어주면 좋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급수기가 판매되고 있으므로 이를 이용하면 간편하다.
염류(소금)은 벌의 생리기능을 원활하게 하는데 자연 먹이에 적당량 포함되어 있으므로 평소에는 고려할 필요가 없으나 설탕물을 줄 때는 적당량 섞어 주면 좋다.
나. 꿀물 주는 법
꿀벌무리에게 꿀물을 주는 방법은 까다롭다. 함부로 주면 꿀벌무리에게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무밀기에는 꿀냄새에 예민하여 냄새를 풍기는 통에 침입하여 꿀물을 도독질하는 도둑벌이 발생하기 쉽다. 침입을 당하는 통은 결사적으로 방어하므로 서로 물어죽이게 된다. 따라서 오후 늦게 시작하여 어두워지기 전(오후 5시부터 7시 사이)까지 주어야 하고 아침까지 다 먹어치울 수 있는 양만큼만 준다.
먹이를 공급하는 벌통 내외부에 설치하는 여러 가지 기구가 있다.
1) 먹이통(먹이 그릇)
가장 일반적인 것으로서 벌집과 같은 크기의 상자이다. 양쪽에 귀가 있어 벌집과 같이 걸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두께는 3cm 정도이고 소재는 합판이며 양초를 먹여 방수 와 누수방지 처리가 되어 있다. 벌이 꿀물을 흡수하다가 빠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잘 기어오를 수 있도록 안쪽이 거친 것이 좋고 철망 등을 넣어 사다리를 만들어 주거나 지푸라기를 띄워준다.
2) 자동 먹이통
벌통 밖에 먹이통(물통)을 두고 호스를 연결하여 벌통 안에 먹이 그릇을 설치하여 꿀벌이 먹이를 먹어 양이 줄어들면 자동으로 조금씩 공급되도록 한 먹이 공급 장치이다.
먹이 주기로 인한 일손을 덜고 꿀벌에 대한 자극이 적고 야간에도 먹이를 줄 수 있는 등 여러 가지로 편리하다.
3) 빈 벌집으로 꿀물 주기
빈 벌집에 꿀물을 담아 벌에게 주는 방법으로서 벌집을 비스듬히 잡고 위쪽에서 꿀물을 주전자에 담아 따르면 벌방에 차곡차곡 들어간다. 뒷면도 같이 하여 벌통에 넣어준다.
제10장 꿀뜰무리(채밀자격군)의 육성
무사히 월동한 꿀벌무리는 입춘을 전후하여 활동상태로 들어가 여왕벌은 알을 낳고 일벌은 새끼기르기에 온 힘을 다한다. 꿀벌치기의 가장 큰 목적인 채밀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유밀기에 꿀을 모아 저장할 능력을 가지도록 큰 무리를 이루어야 하는데, 이와 같이 유밀기에 꿀을 모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무리를 채밀자격군(꿀뜰무리)이라고 하고, 일벌의 수가 적어도 3만 마리 이상이어야 한다.
다음의 봄벌 크는 추이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월동 직후의 벌무리 크기에 비례하여 탄력적으로 증식 속도가 빨라진다. 3월말 기준 3장벌이 되지 아니하는 무리는 과감하게 다른 무리와 합하여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3장벌이란 벌집 양면에 벌이 빽빽하게 붙어 벌집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의 꿀벌의 양(꿀벌무리의 크기)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주 밀원인 아카시아 개화기에 꿀뜰무리가 되기 위해서는 이른 봄부터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봄벌 크는 추이
월/일 | 벌무리의 크기(장) | |||
3/31 | 3 | 5 | 6 | |
4/07 | 4 | 6 | 8 | |
4/14 | 5 | 8 | 덧통올림 | |
4/21 | 6 | 덧통올림 |
| |
4/28 |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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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0 |
|
| 3단올림 | |
5/05 | 살림날기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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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0 | 꿀뜨기 | 꿀뜨기 | 꿀뜨기 | 4단올림 |
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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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뜨기 |
꿀뜰때의 상태 | 홑통 | 2단덧통 | 3단덧통 | 4단덧통 |
아카시아 1번 뜰 때 | 2~3ℓ | 7~10ℓ | 7~10ℓ | 10ℓ~ |
꿀뜨는 간격 | 1주일 간격 | 1주일 간격 | 3일 간격 | 3일 간격 |
1. 봄벌 첫 속살피기
봄벌 첫 속살피기는 월동 후 처음 꿀벌무리를 점검하는 것을 말하는데 기온이 10℃를 넘고 바람이 없는 날 실시한다. 보통 그 지역에서 오리나무나 버들강아지 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에 한다.
그러나 양봉기술의 발달로 그 시기가 2월 15일 경으로 점차 앞당겨지고 있다.
이 때 점검할 사항과 처치해야 할 일이 많으며 철저하게 준비하여 꿀벌무리가 냉해를 받지 않도록 다음과 같은 일들을 신속하게 확인하여 처리히야 한다.
첫째, 꿀벌무리의 크기 확인 및 벌집축소
둘째, 여왕벌의 유무 및 산란 상태 확인과 벌 합치기
셋째, 먹이 확인 및 먹이 관리
넷째, 벌통안의 습도 및 청결
다섯, 병충해 확인 및 방제
2. 꿀벌무리의 크기 확인 및 벌집축소
봄벌 벌집축소란 꿀벌무리(蜂群 ; bee colony)의 번식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벌집을 벌통에서 꺼내거나 사양기 밖으로 옮겨 벌들을 밀집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는 벌들이 산란과 육아에 필요한 온도의 발생과 유지를 용이하게 하여 봉군이 동태온도(33~35℃)를 쉽게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방법은 먹이통 너머로 벌이 조금 넘쳐날 정도로 벌무리의 크기에 따라 벌집을 2~3장으로 과감하게 줄이는데 줄이고자 하는 벌집의 벌을 털고 꺼내거나 벌이 붙은 채로 먹이통 밖으로 넘겨 놓는다. 꿀벌무리의 크기가 2장벌에 미치지 못할 때는 다른 통에 합한다.
3. 여왕벌의 유무 및 알낳기 확인과 벌 합치기
여왕벌이 건재한지 확인한다. 여왕벌이 찾기지 않아도 이때 이미 알과 애벌레, 번데기 등이 자라고 있으므로 이들이 있으면 여왕벌이 건재한 것이다. 알이 없거나 수벌번데기가 있으면 여왕벌에 사고가 의심되므로 면밀하게 조사하여 벌합치기 등 조치를 하여야 한다.
4. 먹이 확인 및 봄벌 먹이 관리
먹이장을 막음판(먹이통)너머에 항상 1장이상 유지시킨다. 먹이장이 없을 경우에는 사양액을 공급하되 먹이장 너머로 밀려날 정도로 충분히 준다. 사양액은 급이하기 3~4일 전에 해 두어 충분히 용해되도록 한다.
사양액의 설탕과 물의 희석 비율은 월동먹이 1.5:1[설탕 15kg에 물 10kg(10ℓ)], 봄철 먹이 1:1(설탕 15kg에 물 15ℓ), 봄철 장려 먹이인 경우는 물 공급이 더 중요한 목적이 되므로 1:2로 하고 각각 약간의 소금을 가한다.
장려사양은 3월 10일 경부터 먹이 잔량에 관계없이 1주일 간격으로 0.4ℓ씩 준다.
화분떡은 첫 속살피기 시(2/15 경 기온 8℃이상 되는 날)에 통당 1kg을 주고 벚꽃이 필 때까지 떨어지지 않게 준다.
5. 벌통안의 습도 및 청결
보온과 환기가 불완전하면 벌통 내부와 벌집이 습하고 곰팡이가 생긴다. 이런 상태는 여러 가지 질병의 원인이 된다. 벌통 안이 습한 이유는 첫째가 단열(보온)상태가 좋지 못하기 때문이고 둘째가 환기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보온을 완벽하게 하여야 한다.
벌통안에 죽은 벌이나 꿀덮개, 화분떡 찌꺼기 등이 바닥에 쌓여 지저분하면 통을 바꾸어주던지 청소를 하여준다.
벌이 벌통 안에서 죽으면 일벌들이 물어다 버리지만 월동 중에는 바닥에 쌓이기도 한다. 먹이 부족, 병충해 또는 죽은 벌이 나들문을 막음으로 인한 환기불량 등으로 전멸하는 경우도 있다. 벌방에 머리를 박고 죽어있거나 바닥에 널부러져 배가 홀쪽하면 굶어 죽은 것이고 배가 팽창해 있으면 변질한 꿀이나 묽은 꿀을 먹고 설사병에 걸렸거나 온도의 고저로 인한 소동으로 죽은 것이다.
6. 봄벌 병충해 확인 및 방제
응애 예방 약제는 첫 속살피기(2/15 경 기온 8℃이상 되는 날)를 할 때 1회 투여하고 3월 20일 경부터 1주일 간격으로 3회 투여한다. 방법은 왕스와 훈연지를 교대로 투여한다.
부저병 예방은 장려먹이 주기를 시작(식량 잔량에 관계없이 3/10일부터)할 때부터 1주일 간격으로 실시하되 옥시마이신 25g/사양액 10ℓ 용액을 벌집 1장당 50㎖(5장 벌 기준 250㎖) 씩 투여한다.
노세마 예방은 3월 20일 경 후미딜 25g/사양액 10ℓ 용액을 벌집 1장 당 50㎖을 투여하거나 노제망 등의 약제를 같은 요령으로 투여한다.
7. 봄벌 보온과 나들문의 조절
꽃샘추위가 오면 봉구가 축소되어 봉구 밖으로 밀려난 알이나 애벌레가 죽게 되어 큰 손실을 입고 부저병 등 질병의 원인이 된다. 월동 포장 시에 이미 충분한 보온 포장이 되어있겠지만 봄철 보온이 월동 시 보다 더욱 중요하다. 먼저 벌통 안 쪽 양 옆에는 30mm 스티로폼을 비닐로 싸서 넣고 막음판을 댄다. 앞과 뒤에는 골판지를 대어준다. 위는 덮개 위에 보온 매트나 담요 등을 크기에 맞게 잘라 3겹 정도 덮어준다. 벌통 외부의 앞은 30mm 스티로폼을 접착제로 붙여 연중 그대로 두며 옆은 월동 포장시에 대어준 짚이나 헝겊을 더욱 보강한 다음 전체적으로 보온매트를 2겹 정도 덮어준다.
나들문의 크기는 3월 중순까지는 3cm 정도로 유지하고 기온에 따라, 벌들의 나드는 양에 따라 크기를 조금씩 넓혀준다.
8. 봄벌 물주기
유충의 젖은 2/3가 물이다. 젖을 분비하기 위해서 또는 유충에게 먹일 꿀을 묽게 하는데 물이 필요하다. 벌들이 물을 길러오다가 저온으로 마비되어 죽기도 하고 오염된 물에 의해 질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물을 공급하면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물론 물을 길러오는 노력을 줄여 줄 수 있어 밖일벌의 수명을 연장시킨다. 물 공급이 여의치 못하면 알낳기가 중지되거나 키우던 유충을 뽑아버리기도 하므로 그 만큼 번식이 늦어진다.
물주기는 첫 속살피기 시에 화분떡 공급과 함께 0.2ℓ정도를 나들문 급수기 또는 내부먹이 그릇에 준다.
9. 벌집 더 넣기
날씨가 따듯해지고 무리가 커지면 먹이통(가름판) 너머로 벌이 뭉치고 먹이통 안이나 너머에 헛집을 짓기 시작한다. 이때가 빈 벌집을 더 넣어주는 가장 알맞은 시기이다. 너무 일찍 넣어주면 벌을 흩어지게 하여 보온에 불리하고 늦으면 알 낳는 영역이 부족하게 되고 헛집을 짓는 헛일을 하게 된다.
벌집을 넣을 때는 맨 가에 1장 씩 넣어 준다. 빈 벌집이 없을 때는 벌집바탕틀을 넣어 준다. 벌집바탕틀은 맨 가에서 1장 다음에 넣어준다.
여왕벌은 가운데 있는 벌집의 중앙에서부터 알을 낳는다. 기온이 20℃ 정도로 올라가고 벌집수가 많아지면 양쪽 가의 벌집과 가운데 것을 바꾸어 넣어주어서 알낳기를 촉진할 수 있다.
기온이 20℃ 이상으로 올라가고 벌무리가 커지면 어린벌이 많이 태어나 집을 지으려는 본능적 욕구가 강하게 발동한다. 이때는 빈 벌집을 넣어주기보다 벌집바탕틀을 넣어주어서 욕구를 해소시켜 주고 아울러 벌집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또한 살림날기운이 이는 것을 막아준다. 5월이 되어 유밀이 좋고 벌무리가 크면 벌집바탕틀을 가운데에 1장 간격으로 2장씩 넣어도 된다. 2~3일이면 벌집이 완성된다.
10. 덧통 올리기
4월 하순이 다가오면 꿀벌무리가 커져 벌통은 꿀벌로 가득차고 벌집에는 알과 애벌레, 번데기로 빈틈이 없게 된다. 이런 상태가 되면 꿀벌무리에게 살림날기운이 일어난다. 살림나기는 새로운 꿀벌무리가 한통 생기는 것으로서 아주 즐거운 일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양봉가에게 이익이 되지 못할 때도 있다.
이익이 되지 못하는 첫째 이유는 살림날 기운이 난 꿀벌무리는 벌통 안에 머물면서 살림나기를 기다리는 꿀벌들이 많아져 꽃꿀 채집을 게을리 하는 이른 바 태업 상태에 들어가기 때문에 벌꿀 생산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둘째는 잘 숙성된 꿀을 대량으로 얻기 위하여서는 작은 무리의 꿀벌 여러 통을 치는 것보다 작은 수라도 큰 무리의 꿀벌을 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살림날 기운이 일기 전에 꿀벌들이 활동할 공간을 넓혀 주기 위하여 벝통의 몸통(덧통)을 위로 쌓아 올리는 것을 덧통을 올린다고 말한다. 덧통은 살림날 기운이 나기 전에 올려야 한다. 살림날 기운이 난 후에는 덧통을 올려도 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꿀벌 무리가 충분히 자라기 전에 너무 빨리 덧통을 올리면 넓어진 공간에 동태온도 유지를 위한 체력 소모가 많아져 꿀벌이 수명을 단축되고 저온 피해를 받을 수 있다.
덧통을 올리는 시기와 방법은 여러 경우가 있겠으나 다음을 참고하여 응용하면 될 것이다. 먼저 벚꽃이 피었을 때 알?애벌레?번데기 판이 6장 이상 되어 있고 막음판(먹이통) 너머로 1장 벌이 넘쳐 있어야 하고 이때 한꺼번에 벌집을 2장 더 하여 준다.
1주일 후에 8장 벌이 형성되어있고 막음판 밖으로 벌들이 약간 밀린다는 느낌이 들고 분봉열이 일어나지 않았을 때가 가장 알맞은 시기이다. 이 때 2단 덧통법은 1층의 애벌레판 4장을 덧통으로 올리고 나머지를 한쪽으로 모으고 벌집바탕틀이나 빈 벌집을 넣어 7장으로 채운다.
덧통에는 양쪽으로 먹이장을 넣어 6장으로 채우고 수평 왕막이판을 설치하여 둔다. 1주일 후에 덧통의 벌을 털어 가면서 변성왕집을 확실하게 제거한다. 이때 1층의 번데기판을 덧통으로 올리고 빈 벌집을 보충하여 1층 7장, 2층 9장으로 편성하여 마무리한다. 다시 1주일 후에 변성왕집을 제거하는 것은 필수이다.
이 방법은 2층까지만 덧통을 올리고자 할 때 좋고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하고 역시 먹이가 부족하지 않게 공급해야 한다.
다단 덧통법은 본통의 벌집은 그대로 두고 먹이장이 있으면 2장을 덧통의 양쪽 가장자리에 넣고 가운데는 벌집바탕틀이나 빈벌집을 2장정도 채운다. 먹이장이 없으면 벌집바탕틀이나 빈벌집을 3장 정도 넣고 먹이를 준다. 어느 경우나 먹이를 계속 주어 꿀벌무리의 크기가 덧통에 7장 정도 찼을 때 3층을 올린다. 이 방법은 왕막이판을 사용하지 않고 3층 이상 다단으로 올리는 방법이다.
제11장 살림나기(分蜂)
오뉴월이 되어 꿀벌무리가 커져서 벌통이 비좁게 되면 꿀벌 무리의 일부가 여왕벌과 함께 벌통에서 날아 나와서 새로운 무리를 이루는데 이를 살림나기(分蜂)라고 한다.
1. 살림날 기운
꿀벌무리가 살림나기를 위한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징후나 증세를 보이는데 이를 ‘살림날 기운(분봉열)이 났다.’ 또는 ‘살림날 기운이 일었다.’라고 한다. 가장 뚜렷한 징후는 새로운 왕을 탄생시키기 위하여 왕집을 만드는 것이다. 왕집은 벌집의 옆이나 아래에 아래로 향하게 종 모양으로 짓는다.
왕집에서 여왕벌의 애벌레가 자라서 번데기가 되어갈수록 살림날 기운이 무르익어 일벌들이 수밀활동을 게을리 하고 벌집 가장자리에 매달려 늘어지고 나들문 주위에 모여 대기하게 된다.
여왕벌은 먼저 준비된 왕집의 한 곳에 알은 낳는데 이를 제1왕집이라고 한다. 수일 후에 다시 제2왕집에 알은 낳고 다시 수일 후에 제3왕집에 알은 낳는 등 간격을 두어 알은 낳다가 제1왕집이 번데기가 되어 덮이고 출방이 가까워 오면 다수의 왕집에 알을 낳는다.
여왕벌은 잘 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알을 성숙시키는 것을 줄여서 배가 홀쭉하게 하여 몸집을 줄여 가다가 살림나기 직전에 뱃속의 성숙된 알을 모두 낳아 몸을 가볍게 한다.
2. 살림나기의 현상
살림나기는 제1왕집에서 새 왕(처녀왕)이 깨어나기 1~2일 전, 맑은 날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 한다. 어떤 신호로 시작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먼저 일벌들이 조금씩 나오다가 점차 많아져 봇물이 터지듯이 밀려나온다. 중간 이후에 여왕벌도 함께 나온다. 그냥 쏟아져 나오므로 땅바닥에 나딩굴어 떨어졌다가 다시 날아오르는 놈들이 대부분이다. 무리의 절반 이상 나온다. 먼저 날아 나온 놈들은 여왕벌과 나머지가 나올 때까지 벌통 주위 상공을 새까맣게 난무하여 장관을 이룬다. 나오기가 끝나면 가까운 나뭇가지 등에 붙어 둥글게 뭉치(蜂球)를 이루는데 이로써 살림나기가 끝나는 것이다. 이를 제1살림나기라고 한다.
제1살림나기를 한 벌통에는 1~2일 후에 새 여왕(처녀왕)이 태어난다. 여왕벌은 본능적으로 다른 왕이나 왕집을 공격하여 죽이려 한다. 그러나 무리가 크고 양식이 충분하여 또 다시 살림나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면 처녀왕이 다른 왕집을 공격하는 것을 일벌들이 방어하여 제2왕집에서 왕이 깨어나기 직전에 살림나기를 감행하는데 이를 제2살림나기라고 한다. 무리가 크면 제3, 제4 살림나기도 가능하지만 보통은 제2살림나기에서 그친다.
살림나기를 할 때 꿀벌무리는 3일 분 정도의 식량을 꿀주머니에 담고 나온다. 밀랍을 왕성하게 분비하여 새집을 잘 짓는다. 특히 제1살림나기를 한 꿀벌무리는 여왕벌이 바로 알을 낳을 수 있으므로 무리의 기풍이 아주 좋아져 꿀모으기와 집짓기를 왕성하게 한다.
제2또는 제3살림나기를 한 무리는 무리의 크기도 작을 뿐만 아니라 처녀왕이므로 교미하여 알을 낳는 등 정상적인 꿀벌무리가 되기 위하여서는 다소의 시간이 필요하여 불안한 상태이다.
3. 살림나기의 여러 가지
동시에 두 무리에서 살림나기를 하여 공중에서 난무하는 과정에 한 무리가 되어 한 뭉치를 이루는 경우가 있다. 이를 합동살림나기라고 한다. 물론 같은 시간에 살림나기를 하여도 잘 구분되어 제 각각 따로 뭉치를 이루는 것이 대부분이다.
합동살림나기가 되면 두 여왕벌은 서로 싸워 하나가 반드시 죽어야 싸움이 끝난다. 이 과정에서 일벌들은 상대 여왕벌을 공격하여 여왕벌이 둘 다 죽는 경우도 있고 일벌끼리 싸워 한 쪽 일벌이 모두 죽어야 끝나는 경우도 있다.
여왕벌이 모두 없어지면 남은 일벌들은 각각 본래의 자기 집으로 기가 죽어 기어 들어간다.
제2살림나기 이후의 경우에 간혹 일벌들은 기운에 이끌려 나왔으나 여왕벌이 나오지 않아 뭉쳤다가 다시 집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4. 살림난 벌 받기
살림난 벌은 뭉치를 이루었다가 수 시간 후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향해 멀리 날아간다. 따라서 뭉치를 이루고 있을 때 거두어들이지 않으면 큰 손해를 보게 된다. 살림난 벌을 거두어들이는 것은 벌을 받는다고 한다.
살림난 벌을 받는 방법은 여러 가지 이다. 옛날에는(주로 토종벌인 경우) 바가지에 꿀이나 설탕물 또는 풀을 쑤어 바른 다음 벌뭉치에 대고 있으면 꿀벌무리가 바가지에 옮겨 붙는데 이것을 빈 벌통 위에 엎어 놓으면 안으로 들어가 다시 날아가지 않고 자리를 잡고 사는 습성을 이용하였다.
오늘날 서양종도 이와 같이 하면 당연히 잘 된다. 하지만 서양종은 보다 손쉽게, 벌집을 벌뭉치에 대어(높은 곳에 붙었을 경우 망태기에 담아 장대에 매달아) 주면 옮겨 붙는데 이것을 벌통위에 올려놓거나 넣어주면 된다. 자를 수 있는 가지에 뭉치를 이루었을 경우에는 가지채로 잘라 벌통위에 얹어주면 되고, 벌통을 아래에 놓고 짧고 세게 흔들어 벌뭉치를 벌통으로 떨어지게 하여도 된다.
한꺼번에 다 받지 못하였을 경우 여왕벌이 있는 쪽으로 일벌들이 이동한다. 받기 어려운 곳에 붙었을 경우에도 뭉치를 잘 살펴 표면에 붙어서 이리 저리 다니는 여왕벌을 잡아 왕가두개에 가두어서 벌통에 넣어 가까운 곳에 두면 여왕벌이 페로몬을 피워 자신의 위치를 알리므로 일벌들이 여왕벌이 있는 곳을 찾아 모여든다.
벌을 받은 다음에 날씨가 좋지 않거나 무밀기에는 먹이를 주어야 보다 빨리 충실한 무리가 된다.
5. 살림나기의 방지
살림나기는 꿀벌무리의 증식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나 꿀의 생산에는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무선 큰 무리가 작은 무리들로 나누어지므로 자생력이 떨어지고 살림날 준비나 대기로 인한 태업으로 일벌들이 일을 게을리 하기 때문이다.
한번 살림날 기운이 인 꿀벌무리는 좀처럼 그 기운이 잦아들지 않는다. 그러므로 시기에 따라서는 살림날 기운을 막는 것이 꿀벌치기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 된다.
가. 살림나기 예방법
1) 살림날 성질이 약한 품종을 선택한다.
2) 꿀벌무리가 너무 밀집하지 않도록 벌집을 넣어 꿀방, 새끼방 및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준다.
3) 환기가 잘되게 나들문을 넓혀주고 개포를 걷어주거나 모기장으로 한다.
4) 젊고 건강하며 다산성인 여왕벌로 교체한다.
나. 살림날 기운 삭히기
살림나기 예방조치에도 불구하고 살림날 기운이 이는 경우가 있다. 최대한 조기에 발견하여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1) 살림날 기운을 근본적으로 삭히는 방법
애벌레판과 번데기판을 2~3장 정도 빼내어 벌이 붙은 채로 왕집을 제거한 후 약한 무리에 보충해 주거나 왕집을 그대로 둔 채로 살림내기를 한다. 나머지 벌집은 차례대로 빼내어 나들문 앞 50cm 정도의 위치에 벌을 털고 왕집을 철저히 제거하여 도로 넣어준다. 이때 무리의 크기에 따라 번데기 판을 2~3장 더 다른 무리로 보낼 수도 있다. 그런 다음 빈 벌집이나 벌집 바탕틀로 10장 들이 벝통일 경우 9장까지 채워준다.
살림날 기운을 삭히는 근본적인 방법이기는 하나 시행 시기나 정도에 따라 꿀을 많이 뜰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무리의 크기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채밀을 할 수 없는 무리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2) 여왕벌 제거법
살림날 기운이 인 무리의 여왕벌을 죽여 없애든지 격리하는 방법이다. 여왕벌을 바꿀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왕집을 봉할 즈음에 여왕벌을 죽여 없애고, 여왕벌을 계속 사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일정기간 동안 왕가두개에 가두어 두고, 살림내기를 하여 무리수를 늘리고자 할 경우에는 여왕벌과 함께 벌집을 1~2장 빼내어 다른 통에 옮겨주면 된다. 살림날 기운을 근본적으로 삭히지는 못하지만 상당 기간 동안 살림나기를 지연시킬 수 있고, 시행 방법에 따라서는 살림날 기운이 삭는 경우도 있다.
3) 왕집 제거법
수시로 점검하여 왕집이 보이는 대로 모두 파괴해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왕집이 반드시 있어 신뢰성이 적고 근본적인 대책은 못된다.
6. 데마리식 관리법
유밀이 장기간 지속되는 지방에서 살림나기를 억제하며 큰 무리를 이루는 방법이다. 덧통을 올리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번데기 판을 덧통으로 올리고 본통에는 빈벌집이나 벌집바탕틀을 넣어주다가 덧통에도 벌이 가득차서 살림날 기운이 날 정도가 되면 벌통 전체를 옆으로 옮겨 놓고 그 자리에 새 벌통을 놓는다. 본통에서 여왕벌과 함께 애벌레판을 3장 정도 빼어서 새 벌통에 넣고 나머지는 빈 벌집이나 새끼가 없는 벌집 또는 벌집 바탕틀로 채운다음 왕막음판을 놓는다. 그 다음에 빈 덧통을 올려놓고 번데기판을 골라서 넣고 나머지는 빈 벌집으로 채운다. 다시 덧통을 올려놓고 애벌레판을 넣어서 관리하는 방법이다.
데마리씨가 창안하였다. 설치 1주일 후에 변성 왕집을 모두 제거한다.
제12장 꿀뜨기
우리나라의 주 밀원은 아카시아이다. 꿀을 뜰 수 있을 정도의 꽃은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5월초 아카시아 꽃에서 시작하여 6월말 장마 전까지 밤꽃에서 끝난다. 많은 꿀을 뜨기 위해서는 이 시기에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꿀벌무리로 길어야 한다.
1. 꿀뜰 무리의 상태
꿀벌무리는 모아온 꿀을 먹이로 소진한 나머지를 저장하고 벌지기는 이것을 빼앗아 먹는 것이다. 꽃이 피어 꿀이 흘러도 꿀을 모을 수 있는 꿀벌이 튼튼하지 못하면 제대로 끌을 모으지 못한다. 꿀을 뜰 수 있을 정도로 꿀을 모으려면 꿀벌의 수가 4만 마리 이상이어야 한다.
4만 마리 이상이라하면 홑통인 경우 벌이 가득차고 벌집에는 알, 애벌레, 번데기가 가득 자라고 있는 상태이어서 알을 낳거나 꿀을 모을 공간이 부족하여 곧 살림날 기운이 일게 된다. 살림날 기운이 일면 일벌들이 태업에 들어가므로 꿀을 제대로 모으지 못한다.
우선 4만 마리 이상의 큰 무리로 기르기 위해서는 월동 직후의 꿀벌의 수가 1만 마리 이상 되는 큰 무리이어야 하고 여왕벌 또한 알을 잘 낳는 노쇄하지 않은 놈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월동 후 사양관리를 철저히 빠르게 증식시켜야 한다.
또한 덧통을 올려 알을 낳고 꿀을 저장할 공간을 마련해 줌으로써 살림날 기운이 일지 않도록 해야 하고 꿀을 모으는 능력이 우수한 좋은 품종 이어야 한다.
2. 제왕법(除王法)
꿀을 뜰 목표로 하는 꽃이 피기 전에 여왕벌을 없애 알낳기를 중지시킴으로써 꿀 뜰 시기에 새끼 기르는 일의 부담을 줄여주고 어린벌을 적게 하여 꿀의 소모를 줄이고 꿀 저장 공간을 확보해주어 살림날 기운이 일지 않게 하여 다수확하는 방법이다.
꽃이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피는 지방에서 적당하며 꿀을 뜬 후 꿀벌무리의 크기가 급격히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 꽃꿀을 채집하는 꿀벌의 일령은 42일(알에서 출방까지 21일, 안일기간 21일)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하여 여왕벌을 없애는 시기를 결정하되 목표로 하는 꽃이 피기 시작하기 20일 전 이상으로 하여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여왕벌을 일정기간 왕롱에 가두어서 알을 낳지 못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기간이 길어지면 여왕벌이 죽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확대하여 덧통을 올리고 왕막음판으로 막아 본통에는 계속 새끼를 기르게 하고 덧통에는 꿀을 모으게 하는 덧통관리법이 있다. 이에 대하여서는 다음에 상세하게 알아보고자 한다.
여왕벌을 없애면 변성왕대가 조성되어 새로운 왕이 탄생하나 나중에 애벌레 옮기기 등으로 하여 양성한 우량한 여왕벌을 넣어주어야 한다.
3. 먹이장 만들기
꽃이 피어 꿀이 많이 나오는 시기에 먹이장을 만들어 두었다가 장마기나 월동 먹이로 주는 것이 좋다. 경제적 손실이 있지만 튼튼한 꿀벌을 길러 다음해에 다수확을 보장해 준다. 그렇지만 꽃꿀로 먹이장을 만들기가 어려울 경우 장마기에 설탕물을 공급하여 먹이장을 만들어도 된다. 먹이장은 충분히 숙성되어 벌집 표면의 절반 이상이 봉해져야 한다. 먹이장을 꺼내어 별도로 보관할 경우 10℃이하로 유지하면 벌집벌레의 피해를 막을 수 있고 아울러 쥐나 다른 벌레가 침입하지 않도록 조치하여야 한다.
4. 벌집 짓기
벌집은 양봉의 밑천이다. 벌집이 충분하게 확보되어 있어야 꿀을 저장시키거나 증식시킬 때 원활하게 할 수 있다. 벌집 짓기는 꽃꿀이 들어오는 시기에 벌집 바탕틀을 넣어주는데 벌이 늘어나 벌집 밖으로 넘쳐 나오고 기온이 20℃이상으로 오르는 5월 이후에 한다.
벌집 바탕틀은 기존 벌집의 바깥쪽이나 한 장 안쪽에 넣어준다. 살림날 기운이 일었거나 처녀왕 또는 왕이 없는 경우와 꽃꿀이 나지 않는 시기에는 집을 잘 짓지 않거나 숫벌방을 많이 만들기 때문에 좋은 벌집을 얻기 어렵다. 먹이그릇이나 벌집 주변에 헛집을 짓는 등 집지을 기운이 왕성하게 일었을 때 벌집 바탕틀을 넣어준다. 먹이나 무리의 크기 등의 상황에 따라 2~5일 정도면 짓기를 완성한다.
좋은 벌집은 틀이 비틀어지지 않고 숫벌방이 없이 전면적으로 일벌방으로 지어져야 하고 이런 경우에는 일벌방이 6,000개에 이른다. 새 벌집은 곧바로 알받기를 하여 새끼를 기르도록 하여야 튼튼한 벌집이 된다.
대량으로 집짓기를 하고자 할 경우에는 세력이 좋은 무리의 벌집을 모두 틀어낸 다음 벌집 바탕틀을 넣어주고 먹이를 충분히 주는 방법도 있다.
5. 꿀뜨기
꿀뜨기는 양봉의 주목적으로써 꿀벌이 꽃꿀을 모아서 벌집에 저장한 것을 뽑아내는 것이다. 벌방에 꿀이 차면 꿀벌들은 수분을 증발시켜서 진하게 하고 숙성시켜서 덮개를 한다. 벌집의 절반 정도 덮개가 된 것을 뜨면 비중이 1.4 정도의 진한 꿀이 된다. 꽃의 종류에 따라 맛, 향기, 색깔, 기능성이 다르므로 가급적 구분하여 꿀을 뜨는 것이 좋다.
가. 벌 떨기
꿀을 뜨기 위해서는 먼저 벌집에 붙은 벌을 떨어내야 한다. 보통 흔들어 떨기를 많이 한다. 흔들어 떨기는 연기를 뿜어 꿀벌의 기를 죽인 다음 벌집 양쪽 귀를 잡고 벌통 위에서 상하로 강하게 흔들어 떨어내고 남은 것은 벌솔로 털어내는 방법이다.
석탄산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석탄산을 뿌린 헝겊을 벌집위에 덮어 벌들이 냄새를 피하여 아래로 내려가게 하여 떨어내는 것으로 덧통의 꿀을 뜰 때 좋은 방법이다.
나. 덮개 잘라내기
벌을 떨어낸 다음 꿀방의 덮개를 꿀칼로 잘라낸다. 꿀칼은 뜨거운 물에 데워서 덮개를 얇게 잘라낸다. 전기로 가열되는 꿀칼도 있다. 덮개는 소쿠리나 채에 담아 묻은 꿀이 흘러내리도록 한다.
다. 꿀 떨기
벌집에서 꿀을 떨어내는 것으로 벌집의 위쪽이 꿀뜰개의 바깥쪽으로 가게 넣는다. 분리된 꿀은 거름통(밀여기)에 넣어 벌집 부서진 것이나 애벌레 등을 걸러내고 꿀병이나 단지 등에 담아 보관한다.
꿀을 떨어낸 벌집은 본래의 위치로 되돌려 준다. 특히 새끼가 자라고 있는 벌집은 가운데로 넣어주어야 한다.
6. 벌집꿀(巢蜜) 생산하기
주로 한봉에서 꿀을 얻는 방법이며, 벌집을 넣지 않고 빈 벌집꿀틀을 넣어 꿀벌이 자연적인 형태로 집을 짓고 꿀을 저장시킨 것을 잘라낸 것을 말한다. 보통 벌집꿀틀 통째로 보관하거나 거래되므로 틀을 만드는 목재는 외관이 좋은 오동나무 등으로 한다.
벌집꿀을 얻기 위해서는 꿀벌무리가 특히 크고 건강해야 하고 꽃꿀이 풍부하게 분비되는 지역이어야 한다. 소밀로서 가치를 가지려면 전면적으로 꿀덮개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꿀물(꿀:물=1:1)을 주어서 충분히 숙성되고 또 덮개가 덮이게 하여야 한다.
제 13장 로열젤리(王乳; Loyal jelly)의 채수
1. 로열젤리의 출현
1958년 가을부터 1959년에 걸쳐서 프랑스, 독일, 오스트랄리아, 미국 등에서 로열젤리가 수입되기 시작하여 오늘날까지 그 수요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또한 좋은 약 또는 건강식품이 수 없이 많이 있었지만 대부분 3년을 넘기지 못하고 그 자취를 감추고 마는 데에 비하여 로열젤리는 식품, 화장품, 약품으로 그 활용 영역이 넓어져 가고 있는 것이 그 효능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로열젤리의 성분은 오래전부터 세계적인 생화학자들에 의하여 분석되어 생물계에 있어서 이보다 더 뛰어난 물질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으며, 현재에도 서독의 노벨 화학상 수상자 부테난트(A. Butenandt)박사를 위시한 여러 학자들이 규명되지 못한 성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로열젤리가 각광을 받게 된 것은 로마 교황 비오 12세가 위독한 상태에서 로열젤리의 복용으로 위기를 면한 사실이 1956년 프랑스에서 개최된 국제유전학회에서 발표됨으로써 그 효능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2. 로열젤리
가. 로열젤리의 분비
로열젤리는 일벌 일령 3일째부터 12~13일간 목샘에서 분비되어 구강조직에 운반되는 유상물(乳狀物)로서 농 우유의 성상을 띤다. 이것은 여왕벌을 포함한 모든 꿀벌이 알에서 깨어나서부터 3일간은 공통적으로 일벌로부터 제공받는 먹이이다. 그런데 부화 4일 째부터는 일벌과 수벌에게는 꿀과 꽃가루를 섞은 먹이를 주고 여왕벌에게는 번데기가 될 때까지 계속 로열젤리를 먹인다.
즉 일벌과 여왕벌을 똑같은 형질의 수정란에서 깨어나지만 3일간만 로열젤리를 먹이면 일벌이 되고 계속 로열젤리를 먹이면 여왕벌이 됨에 따라 로열젤리라고 부르게 되었다.
나. 로열젤리의 성분
로열젤리의 성분을 최초로 분석한 사람은 스위스의 본 프란타(A. Von Planta)로서 1888년에 다음 표와 같은 성분를 포함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단백질 45.14%
지방 13.55%
당분 20.39%
이후로 많은 학자들이 각각 그 성분을 분석 발표한 바 있다.
다. 로열젤리의 신비성과 R물질
로열젤리의 성분중에는 아직도 밝혀내지 못한 물질이 있으며, 로열젤리의 신비로운 효과는 알려진 물질보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물질 중에 숨어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지고 있다. 이 알려지지 않은 물질을 유럽학자들은 R물질이라고 한다.
단지 3일 더 로열젤리를 먹음으로써 일벌의 애벌레가 여왕벌로 분화되고, 여왕벌은 신체의 크기는 일벌의 2배를 넘고, 수명에 있어서는 40배라고 하는 경이적인 장수를 하며 엄청난 량의 알을 낳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로열젤리의 R물질을 신비로운 것으로 믿는 것이다.
라. 로열젤리의 효능과 시험
로열젤리에 포함되어 있는 비타민 B2, B6 등은 90% 이상이 활성형이므로 시중 합성비타민제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효능이 뛰어나다.
효열젤리에는 아연, 망간, 마그네슘, 인 등의 광물질(미네랄)이 함유되어 있어 인체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또한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아세칠코링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어, 이는 신경계의 자극 전달에 역할하는 화학적 물질로 혈압을 내리는 데에 효과적이다.
부테난트 박사가 발견한 10하이드로옥신은 지방산의 일종으로 바이러스의 발육을 억제함으로써 백혈병에 효과가 있고, 악성 종양의 발육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독일의 한 산부인과에서 자궁암 환자의 체력이 쇠진하여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는 상태에서 로열젤리를 투여하여 체력을 회복하였다고 한다.
보고되고 있는 효과를 보면 피로회복, 식욕증진, 증혈, 피부미용, 체중증가, 유아의 발육촉진, 병후 및 산후의 조기회복, 고혈압 및 저혈압의 조절, 갱년기 장해 완화, 정신의 안정, 변비 해소 등이 있다.
3. 로열젤리의 생산
가. 로열젤리의 생산 도구
1) 인공 왕방바탕(王?)
애벌레를 심을 방을 말하며 밀랍으로 만들어 써 왔지만 근래에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편리하게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2) 심는 바늘(移?針)
애벌레를 일벌방에서 떠내어 왕방바탕에 옮겨 심는 작은 숟가락으로서 대나무, 플라스틱, 스텐리스 스틸, 유기 등으로 만든다.
3) 왕집틀(採乳?)
왕방바탕을 붙이는 틀로서 나무로 되어 있다.
나. 채유 꿀벌무리
1) 혿통 채유 무리
번데기판 7~8장으로 구성된 왕이 없는 무리이다. 다른 무리로부터 계속해서 번데기판을 보충해주어야 하는 결점이 있으나 관리가 편리하다.
2) 덧통 채유 무리
덧통을 2단 또는 3단으로 올린 무리로써 본통 위에 왕가름판을 설치하여 본통에는 계속해서 새끼를 기르면서 2, 3단에서 채유하는 방법이다. 덧통 관리가 번거롭기는 하지만 채유를 전문적으로 할 경우에 적합한 방법이다.
3) 예비무리
채유 무리를 항상 강한 무리로 유지시키기 위하여 보충해줄 번데기판을 육성하거나 옮겨 심을 애벌레를 육성하는 무리이다.
다. 애벌레 옮겨 심기
채유틀의 대에 왕방바탕을 붙인 다음 벌통에 1일 정도 넣어 두어 청소 및 프로폴리스를 바르도록 한 다음 로열젤리를 바닥에 조금 발라두고 부화 직후의 애벌레가 많은 벌집을 골라 벌을 모두 털고, 심는 바늘로 부화 3일 이내의 일벌 애벌레를 떠내어 로열젤리 위에 다치지 않게 올려놓는다.
라. 생산법
꿀이 많이 나오는 시기라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먹이를 충분하게 주어야 한다. 옮겨 심는 애벌레는 부화한지 3일 이내의 것이어야 하는데 하루, 이틀, 사흘 중 어느 것이 가장 좋을까?
다음과 같은 실험보고가 있다.
<부화 후 약 20시간 된 애벌레를 옮겨 심은 경우>
옮긴 후 경과 | 애벌레의 크기 | 저유량(평균) |
24시간 | 2.3mg | 18.1mg |
48시간 | 7.9mg | 36.9mg |
72시간 | 55.7mg | 250.3mg |
96시간 | 150.1mg | 257.0mg |
<부화 후 약 40~50시간 된 애벌레를 옮겨 심은 경우>
옮긴 후 경과 | 애벌레의 크기 | 저유량(평균) |
24시간 | 7.7mg | 37.1mg |
48시간 | 54.2mg | 254.3mg |
72시간 | 145.2mg | 253.3mg |
즉 부화하여 40~50시간 정도 자란 애벌레를 옮겨 심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리당 투여하는 벌집바탕수는 꽃꿀이 나는 정도나 무리의 크기에 따라 다르나 보통 채유틀 2~3개로 하고 틀당 왕방바탕은 20~30개로 한다.
로열젤리를 수거할 때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꿀벌들이 달려들지 않게 채유실을 설치하여야 한다. 채유실은 청결하게 관리하고 살균등을 켜는 것이 좋다.
로열젤리를 떠내는 주걱은 죽재나 플라스틱재로 한다. 금속재를 쓰면 안 된다. 로열젤리를 담을 때는 꽉 채워서 빈 공간이 없도록 하고 미리 소독을 철저히 하여야 한다. 유충과 밀랍부스러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고운 채로 걸러야 한다.
전문적으로 할 경우는 전기진공채유펌프를 사용한다. 다음은 생산추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료이다.
<로열젤리 생산량>
월 별 | 무리수 | 옮긴수 | 성공수 | 채유량(mg) | 생산지수 |
4월 하순 | 10 | 2,600 | 1,846 | 470,730 | 100 |
5월 상순 | 10 | 2,600 | 2,392 | 614,744 | 131 |
5월 하순 | 10 | 2,800 | 2,492 | 627,984 | 133 |
6월 상순 | 10 | 2,400 | 1,920 | 405,120 | 68 |
6월 하순 | 10 | 2,400 | 1,800 | 322,200 | 68 |
7월 상순 | 10 | 2,900 | 1,638 | 280,090 | 60 |
합 계 | 15,700 | 12,088 | 2,720,868 |
마. 로열젤리의 저장
로열젤리는 채유한 즉시 냉장 저장하여야 한다. 캐나다의 온타리오대학 교수 셀(R. W. Shuel)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애벌레 옮겨 심은 후 24시간에 채유한 생 로열젤리를 온실에 그냥 놓아두었을 때, 공기 중의 산소에 의하여 대체로 6시간 후에는 활성이 없어진다고 발표하고 있다.
미국의 텍사스대학 교수 위이바 박사는 생 로열젤리와 냉장고에 저장된 로열젤리를 일벌의 유충에게 먹여 여왕벌을 양성하는 실험을 하였다. 실험의 결과를 보면 생 로열젤리를 먹인 애벌레는 모두 그 기능과 특성을 완전히 갖춘 여왕벌이 되었다고 한다. 다음에 1년간 5℃의 온도로 저장되었던 로열젤리를 먹인 것은 2마리가 여왕벌의 특성을 상당히 지니고 있었고 나머지는 일벌이 되었다고 한다.
이 실험에서 보면 5℃의 온도는 생 로열젤리의 보존에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상당기간 큰 손상 없이 보존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온타리오대학의 스미스 박사는 1954년 로열젤리 연구 결과를 비 월드 잉글랜드지에 발표하였다. 스미스 박사는 일벌의 알을 부화기로 부화시키고 5종류의 로열젤리를 먹여 여왕벌로 분화시키는 방법에 의하여 로열젤리의 신선도와 저장 온도 문제 등을 규명하였다.
첫째 실험은 부화 1일에는 1일 된 왕집에서 채유한 로열젤리를 먹이고 2일째에는 2일 된 왕집에서 채취한 로열젤리를 먹이고 3일부터는 3일 된 왕집에서 채유한 로열젤리를 계속 먹인 결과 실
험개체 103마리에 대하여 여왕벌로 분화한 것이 25마리, 중간체 3마리, 일벌이 된 것이 1마리였다.
둘째 실험은 3일 된 왕집에서 채취한 로열젤리를 처음부터 계속 먹이는 방법으로서 실험개체 115마리 중에서 12마리가 여왕벌로 분화하였고, 중간체가 44마리, 분화하지않은 것이 7마리였다.
셋째 실험은 3일 된 왕집에서 채취한 로열젤리를 2~4℃로 4~5개월간 보관하였던 로열젤리를 먹였는데 52마리 중 여왕벌로 분화한 것이 10마리, 중간체 10리, 일벌이 15마리였다.
넷째 실험은 3일 된 왕집에서 채취한 로열젤리를 -18℃로 7~19개월 동안 냉동 보관하였던 것을 먹였는데 318마리 중 여왕벌 20마리, 중간체 31마리, 일벌 45마리였다.
다섯째 실험은 3일 된 왕집에서 채취한 로열젤리를 동결 건조시켜 3개월~12년 간 저장하였던 것을 먹인 결과 144마리 중 여왕벌 1마리, 중간체 4마리, 일벌 8마리였다.
이 실험들에서 여왕벌 분화율은 첫째 실험이 25%로 가장 높고 둘째 실험부터 10%, 8%, 6%, 1%로 낮아진다. 첫째 실험의 분화율이 높은 것은 부화 직후의 애벌레가 먹기에 적합한 농도 때문이었던 것 같으며 3일 된 왕대에서 채취한 로열젤리가 여왕벌 분화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저장 방법이 냉장이나 냉동 여부는 로열젤리의 성능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로열젤리는 채취 즉시 냉장 보관하여야 한다. -18℃로 냉동 보관할 경우 수년간 보관할 수 있다. 상온에서는 15~30일 정도이면 단백질이 파괴되어 황갈색이 되어 악취를 풍긴다.
유효성분에 대하여 채취 한 즉시에 분석한 것과 1~3℃로 4개월간 저장하였던 것을 비교하였을 때 지아민 및 리보플라빈을 포함한 비타민 8종과 아미노산 10종에 있어서 별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제 14장 여왕벌의 양성
꿀벌을 치는 소기의 목적에 좀 더 가까이 가기위한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형질이 우수한 여왕벌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1. 종봉
우량한 여왕벌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종봉을 결정하여야 한다. 우선 우량한 벌무리를 몇 개 선택하고 최초의 1년간을 생산만 시킴으로써 여왕벌에게 산란력을 발휘시키고, 일벌로 하여금 꽃꿀을 모으게 하고 집을 짓게 하여 그 무리의 성능을 검정하고 그 성능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것을 종봉으로 정한다. 정해진 종봉에서는 꿀을 뜨지 말고 여왕벌 양성용으로만 활용한다.
종봉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첫째 여왕벌의 산란능력이 우수하여야 한다. 여왕벌이 알을 잘 낳지 못하면 큰 무리의 꿀벌을 만들 수 없어 다수확을 기대할 수 없다. 둘째로 일벌의 활동력이 강하여야 한다. 즉 꿀을 모으는 능력, 집을 짓는 능력, 내한력 등이 우수하여 한다. 셋째 일벌의 성질이 온순하여야 한다. 벌통 가까이 가거나 돌보기를 할 때 공격성이 심한 무리는 관리하기가 어렵다. 넷째로 살림날 기운이 잘 일지 않아야 한다. 살림날 기운이 일어나면 일벌들의 태업으로 꿀을 모으지 않고 큰 무리의 꿀벌이 되기 전에 살림나기를 하여 작은 무리가 되므로 다수확을 기대할 수 없다.
2. 여왕벌 양성 시기
좋은 여왕벌을 얻기 위해서는 꽃꿀이 풍부한 시기에 양성하여야 한다. 이런 시기에는 새 왕을 기르려는 기운이 왕성하여 왕젖을 많이 분비하여 여왕 애벌레를 튼튼하게 키운다. 마찬가지로 이시기에는 수벌도 튼튼하게 태어난다. 또한 이때에는 자연왕집이 만들어 지므로 이를 이용하면 보다 쉽게 왕을 얻을 수 있다.
꽃꿀이 나오지 않는 시기에 여왕벌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먹이를 충분하게 지속적으로(매일 0.5ℓ의 꿀물이나 설탕물) 주어야 한다.
3. 수벌 양성
좋은 형질의 여왕벌이 되기 위해서는 좋은 수벌과 교미하여야 한다. 수벌 양성을 위한 종봉을 선정하여 수벌집이 많은 벌집을 넣어준다. 처녀왕을 양성하는 무리에서 수벌이 태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여 근친교배가 일어나지 않도록 한다.
수벌은 성충이 된 후 7~10이 지나야 발정하여 교미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알에서부터 약 23일) 그러므로 수벌 알이 산란되어 15~17일이 경과한 후에 산란되어 자란 여왕벌이 교미할 수 있게 된다.
수벌 양성을 위한 종봉 이외의 무리에는 가능한 수벌집이 없는 벌집을 넣어주고 수시로 점검하여 수벌방을 잘라내어 수벌이 태어나지 못하게 한다.
4. 자연왕집를 이용하는 방법
선발된 종봉에게 먹이를 충분하게 주는 등 특별 관리하여 5월에 이르면 벌통에 가득 찰 만큼 무리가 커진다. 이에 날씨가 따듯하고 꽃이 많이 피어 꽃꿀이 많이 나오게 되므로 무리는 살림날 기운이 일어 왕방을 조성하고 알을 낳아 왕을 기르기 시작한다.
그러나 자연왕집의 조성은 꿀벌들이 스스로 하는 일이므로 그 시기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결점이 있지만 살림날 기운을 일으키는 방법으로는 먹이를 충분하게 주고 나들문을 좁히고 벌집을 적게 넣어 벌들을 밀집시키는 것이다.
왕집은 순차적으로 여러 개가 만들어 지고 왕집이 봉해진 다음 7일 후에 처녀왕이 태어나고 쳐녀왕이 태어나기 2~3일 전에 살림나기를 하므로 살림나기 1~2일 전에 여왕벌과 함께 벌집을 벌이 붙은 채로 꺼내어 새통에 갈라 놓고 왕집이 익어 태어나기 직전인 것을 골라 벌집 2~3장과 함께 다른 통에 갈라 놓는다. 이 때 왕집은 모양이 바르고 크고 튼튼한 것 1개만 남기고 다른 것은 모두 부셔버린다. 왕집이 자라는 대로 같은 요령으로 여러 통에 갈라 놓으면 쳐녀왕이 태어나서 교미에 성공하면 새 여왕벌이 되는 것이다.
5. 번성왕집에 의한 방법
꿀벌들은 왕이 갑자기 없어지면 부화한지 3일 이내의 애벌레에게 계속하여 로열젤리를 먹여 여왕벌로 기르는 성질이 있다. 이러한 성질을 이용하여 인위적으로 왕을 없애고 왕집을 조성하게 하여 동시에 여러 마리의 여왕벌을 얻는 방법이다.
변성왕집에서 태어난 변성왕은 몸집이 작고 기능이 좋지 못한 여왕벌이 태어나는 경우가 있으므로 권장할만한 방법은 아니나 이러한 점을 알고 관리를 잘 하면 비교적 쉽게 많은 여왕벌을 얻을 수 있어 실용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가능한 좋은 변성왕이 태어나도록 하기위하여 선택한 종봉에 이틀 정도 먹이(설탕물과 꽃가루)를 충분히 준 다음 여왕벌을 제거하여 무왕상태로 만들고 계속하여 먹이를 충분하게 준다. 10~12일이 경과하면 변성왕집이 성숙되므로 모양이 바르고 큰 것 1개씩을 붙여 벌집 2~3장과 함께 여러 통으로 나누어 왕을 양성한다.
6. 애벌레 옮겨 심는 방법(移?法)
이 방법은 비교적 까다롭기는 하나 형질이 좋은 여왕벌을 한꺼번에 많이 양성할 수 있는 가장 권장할 만한 방법이다.
가. 왕집 양성무리
부화 3일 이내의 일벌 애벌레를 심은 왕방바탕틀을 넣어 여왕벌 번데기를 양성시키는 무리를 말한다. 왕집 양성무리에는 여왕벌은 물론이고 알이나 부화 3일 이내의 애벌레가 없어야 하므로 왕을 없애고 7일 후에 벌을 틀어가면서 변성왕집을 철저히 제거하여야 한다.
왕집 양성무리는 2만마리 이상의 큰 무리이어야 하고 왕유를 분비할 수 있는 어린벌이 많아야 한다.
나. 왕집 양성틀
왕방바탕을 붙이는 틀로써 보통 로열젤리 채유틀을 사용한다.
다. 옮겨 심는 방법
왕방바탕에 이충침으로 쌀알 크기의 로열젤리를 넣고 물로 약간 넣어 묽게 한다. 로열젤리가 없을 때는 꿀로 대신한다. 이는 애벌레의 건조를 막고 옮겨 심는 작업을 부드럽게 하고 잘 달라 붙게 한다.
옮겨 심는 애벌레는 부화 후 24~48 시간 정도 자란 것이 좋고 그 크기는 대강 벌방 1변의 약 1/2 정도이다.
심는 작업은 국자로 국을 퍼듯이 이충침으로 애벌레가 다치지 않도록 떠서 왕방바탕의 로열젤리 위에 올려놓는 것이다.
옮겨 심는 날은 바람이 없고 따듯하여야 하고 차게 하거나 마르지 않게 신속하게 작업하고 바로 왕집 양성무리의 중앙에 넣어준다. 하루 정도 지나면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라. 2차 옮겨심기
옮겨심기 1회로 여왕벌을 기를 수도 있지만 성공률이 저조하다. 성공률을 높이고 아울러 보다 튼튼하고 큰 여왕벌을 얻기 위하여 2차 옮겨심기를 한다. 2차 옮겨심기는 1차 옮겨심기를 한 3일째에 성공한 애벌레를 빼내어 버리고 로열젤리를 떠내어 실패한 왕방에 쌀알 크기 정도씩 찍어 넣은(3~4개의 방에 넣을 수 있음) 다음 다시 1차와 같이 옮겨심기를 하는 것이다. 1차의 성공률은 30% 미만이 보통이나 2차로 하면 90%이상 성공한다.
마. 왕집의 관리
옮겨심기를 한 후 약 11일이면 처녀왕이 태어난다. 좋은 처녀왕이 나오기 위해서는 왕집이 좋아야 한다. 좋은 왕집은 모양이 커서 깊이 2cm, 두께 1.2cm 이상이고 그 표면에 그물 모양의 요철이 선명히 나타나고 두툼해야 한다.
왕집이 성숙해서 처녀왕이 태어나기 1~2일 전에는 일벌들이 왕집의 끝을 갉아 고치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때 왕집을 잘라내어 교미통에 옮겨 달아준다.
마. 교미 무리(交尾群)
많은 여왕벌을 육성하고자 할 때 처녀왕이 교미에 성공할 때까지 임시로 자랄 수 있도록 1~3장 정도의 벌량으로 구성한 꿀벌무리를 교미무리(交尾群) 또는 핵군이라고 한다. 또 교미무리를 수용하는 벌통을 교미통(交尾箱)이라고 한다. 교미통은 보통 표준벌통을 2~4간으로 칸막이를 하고 4방으로 나들문을 내어 사용한다. 칸막이는 키웠다 뺏다 하기 쉽게 한다.
교미무리는 왕집 옮겨달기 최소 3일 전에는 설치하여야 한다. 어린벌이 많이 붙은 출방이 가까운 번데기판을 1~3장과 함께 먹이통에 물을 1/3정도 넣어주고 3일간 소문을 닫아 둔다.
교미무리가 편성한지 3일이상 경과되어 안정되면 왕집 양성무리에서 성숙한 왕집을 떼내어 교미무리의 벌집에 달아 주거나 처녀왕을 유입한다.
처녀왕은 출방 후 1주일 경에 교미한다. 교미비행 중에 새나 곤충 등에 먹히거나 다른 벌통에 잘 못 들어가 죽는 경우도 있다. 이때에는 빨리 새 왕집을 달아주는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출방 후 10일 쯤에 확인하여 산란이 되어 있으면 교미에 성공한 것이다. 교미에 성공하였다고 하여도 좋은 여왕벌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0일 이상 경과하여 산란이 벌집의 가운데를 중심으로 해서 타원형으로 4방 고르게 되고 가운데부터 차례로 봉하여 지고 빈방이 없어야 한다.
교미무리의 점검은 오후에 한다. 교미비행 나갔던 처녀왕이 돌아오는데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 여왕벌 유입
여왕벌이 무사히 교미를 마치고 알을 잘 낳는 등 우량한 여왕벌로 확인되면 새 무리를 구성하여주거나 기존 무리의 왕을 교체할 경우에는 구왕을 제거하고 유입하여야 한다. 꽃꿀이 많이 나오는 시기에는 새 왕을 비교적 잘 받아들이지만 때에 따라 받아들이지 않고 몰아내거나 가두어 죽이는 경우가 있다. 애써 기른 왕이 죽어나오면 이보다 허망할 수가 없다. 이를 대비하여 구왕을 없애고 1~2일 지난 후에 왕가두개에 가두어서 넣어고 하루 쯤 적응시킨 다음 왕가두개의 문을 조용히 열어두면 된다. 그 외에도 벌합치기를 하는 방법을 이용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제 15장 꿀벌의 개량 육종
1. 자연교배에서 인공수정으로
꿀을 모르는 능력이 우수하고 질병에 걸리지 않는 튼튼한 꿀벌무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량한 여왕벌을 양성하여야 하는데, 여왕벌은 공중에서 교미를 하므로 인위적인 조작이 불가능하여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하다가 우량한 수벌의 정액을 채취하여 인공적으로 수정하는 방법이 연구되어 오늘날 여왕벌의 품종개량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미국의 와트슨(L. R. Watson)은 쌍안 현미경으로 여왕벌에 수벌의 정액을 주입하는데 성공하였고, 막겐센이 여왕벌을 탄산가스로 마취시키는 방법을 고안하여 실용화 하였다.
2. 품종개량의 주안점
오늘날 세계적으로 사육되고 있는 봉종에는 이탈리안종, 카니올란종, 코오카시안종 등과 이탈리안종이 미국에 수입되어 오랫동안 개량된 아메리카 이탈리안종이 있고, 각각의 특징이 있으므로 이러한 특징들을 잘 배합하여 품종을 개량하는 데 그 주안점은 다음과 같다.
가. 여왕벌의 산란력이 왕성할 것.
나. 여왕벌이 조기 산란성이며 장기적일 것.
다. 벌무리의 살림날 성질이 적을 것.
라. 일벌의 성질이 온순할 것.
마. 내병성이 강할 것.
바. 일벌의 체격이 크고 근면하여 꽃꿀 채집능력이 우수할 것.
3. 신품종의 작출
꿀벌의 교배는 전술한 바와 같이 막겐센 박사의 인공 수정 장치에 의하여 계획적 품종 개량이 가능하게 되었다. 유전학상 어느 특ㅅ정한 조합으로 양친을 선택하여 교배를 하였을 때 F1이 그 양친보다 현저하게 우수한 것이 태어났을 때 이것을 잡종강세라고 한다.
이 잡종 1대의 강세 현상은 많은 동식물에서도 볼 수 있는 것으로서 그 체격이 크게 될 뿐만 아니라, 생리작용이 왕성하여 튼튼한 것이다. 이러한 성질을 이용하여 아메리카 이탈리안종에서 우수한 형질의 여왕벌과 이탈리안종에서 우수한 형질의 수벌의 정액을 인공 수정하여 체력, 체장, 체중 등이 우세하고 더욱 온순하고 살림날 성질이 아주 적으며 꿀을 모으는 능력이 뛰어난 개량종을 개발하여 양봉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제 16장 꿀벌 증식(增殖)
꿀벌 무리를 늘리는 것으로서 살림나기(自然分蜂)와 살림내기(人工分蜂)에 의한다. 살림내기는 꽃꿀이 많이 나는 시기에 하는 것이 좋고 과도한 살림내기는 꿀벌 무리를 약하게 하여 경제적이 벌치기가 되지 못한다.
1. 살림나기(自然分蜂)
꿀벌무리는 꽃꿀이 많은 5~6월이 되면 무리가 커져 살림날 기운이 일어 살림나기를 한다. 전술한 바와 같은 방법으로 살림난 무리를 수용하여 무리수를 늘린다.
살림난 기운이 일면 일벌들이 태업에 들어가므로 꿀 생산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그러므로 살림날 기운이 일기 전에 살림내기를 하는 것이 경영상 유리하다. 꿀벌무리에 일단 살림날 기운이 일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므로 무리수를 늘릴 계획이 없으면 살림날 기운이 일지 않도록 조치하여야 한다.
일단 살림난 무리는 기운을 새롭게 하여 벌집 짓기, 꽃꿀 모으기 및 새끼기르기를 왕성하게 한다. 벌집 바탕을 주어 벌집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아직 무리의 크기가 작아 꿀을 많이 모으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2. 살림내기(人工分蜂)
자연적인 살림나기를 하기 전에 인위적으로 꿀벌무리를 나누어서 새로운 무리로 자라도록 하는 것을 살림내기라고 한다. 살림내기는 그 시행 시기와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으나 어떤 경우이든지 가을까지 7~8장 벌 이상으로 자라서 무사히 월동하고 이듬해에 꿀을 뜰 수 있을지를 가늠하여 시행하여야 한다.
가. 자연왕집을 이용하는 방법
꿀벌무리에 살림날 기운이 일고 자연왕집이 지어져서 처녀왕이 출방하기 직전에 자연왕집과 함께 2~5장의 벌집을 빼내어 별도의 통에 수용하여 처녀왕이 출방하고 교미하여 새로운 무리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반복하여 여러 무리로 늘릴 수 있다. 살림낸 벌통에서 상당수의 밖일벌이 본통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빼낸 벌집 수가 너무 적은 경우 아주 약한 무리가 되어 새로운 무리로 자라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다. 변성왕집을 이용하는 방법
크고 건강한 벌무리에서 여왕벌을 제거하면 많은 변성왕대가 만들어지는데 이 중에서 크고 모양이 바르고 좋은 위치에 있는 왕집을 벌집 1장당 1개씩만 남겨두었다가 출방 직전에 여러 무리로 나누어 새로운 무리들을 이루도록 하는 방법이다.
제 17장 밀랍(蜜蠟;wax) 채취하기
밀랍은 종래 헌 집, 소용없는 집 등의 불용물로부터 채취하였는데, 오늘날에 있어서는 인위적으로 집을 만들어 밀랍을 생산하게 되었다. 밀랍을 채취하는 시기는 꽃꿀이 많이 나오는 시기에 한다.
1. 밀랍의 성상
밀랍의 색채는 꽃꿀의 종류에 따라 달라 담황색, 황색, 황갈색 등을 띤다. 밀랍은 연전성, 점조성이 풍부하고 다른 납보다 훨씬 높은 온도에 견디어 낸다. 순수한 밀랍은 망치로 때리면 쉽게 부서지고 그 파쇄면은 과립상을 나타낸다. 불순물이 혼입된 것은 그 파쇄면이 미끄럽고 작게 파쇄된다. 시일이 경과하여 공기와 접촉하면 백색화하여 접착력을 잃고 취약하게 된다. 순수한 밀랍은 알콜에 용해되지 않고 클로로포름, 테레빈유, 이산화탄소에 쉽게 용해되고 에테르와 벤젠에는 일부만 용해된다.
2. 밀랍의 용도
가. 공업용
벌집바탕, 납형, 주물, 미술 공예품(밀랍에 색소를 섞어서 조상하거나 모형을 만드는), 전기주조, 전기제판, 납염, 칠기제조 납지의 외치제조, 목재공예, 레코드, 화목제조, 색연필, 모필, 양초, 의원료, 전기 절연체, 광택제, 방수제 등이다.
나. 약용
연고, 좌약경고, 환약, 페니실린 주사약 첨가제 등이다.
다. 원예용
접목용
3. 납의 분비
꽃꿀이 많이 유입되면 14~20일령의 일벌 하복부 납경으로부터 밀이 분비되어 집을 지으려는 기운을 일으킨다. 집을 짓는 기운이 인 벌들은 벌통이나 먹이통 등에 밀랍을 하얗게 점점이 붙여 놓거나 헛집을 짓는다.
일벌에게 집을 짓게 하면 체력을 소모하여 수명을 단축하고 꿀을 소모하여 꿀수확에 지장이 있다고 설명하여 왔다. 그러나 밀랍을 분비하는 것이 정상적인 꿀벌의 생리현상이므로 적당한 집짓기는 꿀벌의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으로 지장이 없다고 하겠다.
4. 제랍의 원료
벌집의 간격을 넓혀서 집을 더 높이 지어 올리도록 하여 잘라 내거나 아예 바탕틀을 넣어서 자연집을 짓게 하여 제랍의 원료로 한다. 또 오래된 벌집이나 해충이 먹은 집, 수벌방이 많은 집, 꿀을 뜰 때 갉아 낸 꿀방 덮개, 벌통이나 벌집의 가장자리 등에 지은 헛집, 잘라낸 왕집, 월동중 꿀벌이 갉아낸 꿀방 뚜껑 가루 등을 제랍의 원료이다.
5. 제랍 방법
가. 광열 제랍법
여름에 뜨거운 햇빛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광열 제랍기는 밑을 경사지게 하여 녹은 밀랍이 모이도록 한 유리뚜껑이 있는 상자이다. 밀랍이 흘러내릴 때 찌꺼기가 걸러지도록 철망을 설치한다.
나. 화열 제랍법
원료에 물을 부어서 140℃이내의 온도로 끓이면 밀랍이 녹아 황색으로 떠오르는데 이것을 포대에 담아서 찌꺼기를 걸러내어 정제하는 방법으로서 굳으면 윗면은 양질이나 아랫면은 불순물이 혼합되어 있으므로 잘라내어 다시 제랍 원료로 한다.
또 원료를 목면제의 자루에 넣고 자루의 입을 잘 묶은 다음 삶아서 밀랍이 녹ㄹ으면 열탕속에서 장대로 강하게 압착하여 찌꺼기를 걸러내는 방법도 있다.
6. 정제벌
제랍에 의하여 만들어진 밀랍을 조제랍이라고 하는데 이 상태로 판매되기도 하지만 다소의 불순물이 있으므로 필요에 따라 더욱 정제할 경우도 있다.
정제법은 조제랍 500g에 물 23ℓ과 황산 0.04ℓ을 물통에 넣고 열을 가하여 1분 정도 끓인 후 헝겊에 싸서 정치시키는 것으로서 이렇게 한 것을 황랍이라고 한다.
밀랍은 암실에 밀봉하여 보관하여야 한다.
제 18장 이동 양봉
1년 내내 한곳에서 벌을 치는 것을 고정 양봉이라고 하고 꽃을 따라 이동하는 것을 이동 양봉이라고 한다. 전업 양봉가는 이동 양봉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만 함부로 이동하였다가 이동 비용도 못 건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꽃꿀의 상황, 교통의 편리, 벌통 놓을 장소 등을 잘 고려하여 이동 하여야 한다.
1. 이동 준비
꿀벌무리를 한나절 이상 장거리 이동 할 경우에는 이동 중 꿀벌들의 소요로 인하여 열이 발생하여 애벌레는 물론 어린 벌들이 죽는 수가 있으므로 환기가 잘 되도록 하여야 한다. 따라서 덮개를 걷어내고 뚜껑을 덮고 나들문에도 철망 마개를 한다.
또한 벌집이나 뚜껑이 흔들리거나 넘어져서 벌이 치이는 일이 없도록 맨 가의 벌집이나 먹이통에 못을 박거나 굵은 철사로 버팅개를 하여 단단히 고정하고 뚜껑에도 못질을 한다. 이동 중에 먹이가 떨어지지 않게 이동하기 3, 4일 전에 먹이를 적당히 준다.
이동 중에 뚜껑이 열리거나 나들문 막이가 열려 벌이 새어나오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여야 한다.
2. 이동
전에는 기차로 이동하는 경우도 많았으나 요즈음은 대부분 트럭으로 이동한다. 이동은 쉬지 않고 계속 운행하는 것이 좋다. 도심지 등 교통이 복잡하여 장시간 정차하면 환기가 되지 않아 벌을 삶는 경우가 있으므로 혼잡한 시간을 피하여 야간에 이동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해가져서 밖일벌이 다 돌아와야 나들문을 막고 트럭에 싣는 등 이동 준비가 마무리되므로 밤중에 이동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3. 이동후의 조치
목적지에 도착하면 벌통을 예정 위치에 정확히 놓아야 한다. 꿀벌의 특성상 이리저리 옮길 수 없기 때문이다. 빗물에 의한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배수로를 확인하고 받침대로 벌통을 괴고 나들문을 너무 급하게 열지 말고 상황에 따라 환기구로 물을 뿜어 주는 등 10~20분정도 안정시킨 다음 천천히 나들문을 열어준다.
목적지에 도착하였을 때 상황이 여의치 못하여 다시 이동하지 않으면 안 될 경우 신속하게 결정하여야 한다. 꽃은 하루 이틀에 피고 지는 단명이기 때문이다.
4. 저울벌(파운드벌)의 이용
저울벌은 미주나 유럽에서 개화시기가 다른 지역끼리 꿀뜨기가 끝난 지역에서 그렇지 않은 지역으로 벌만 털어서 무게 단위로 거래한데서 비롯되었다. 파운드벌, 그람벌이라고도 하고 미국에서는 패키지 비(Package Bee)이라고 부른다. 오늘날에는 국내외의 종봉 거래에 이용되고 있다.
저울벌의 장점은 첫째 소포로 배송하는 등 수송이 간단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둘째로 질병의 전염이 적다. 부저병 등 주로 벌집에 의하여 전염되는 질병의 전염 걱정이 없다. 셋째 꿀벌의 양이 정확하다.
저울벌의 이송은 전용 이송상자를 이용한다. 이송상자는 환기가 잘 되는 구조로 먹이통을 붙일 수 있도록 되어있다. 벌을 담을 때는 연기를 씌우면 꿀을 먹게 되어 이송 중 탈분을 못하므로 좋지 않다.
먼저 일벌을 넣은 후에 여왕벌을 넣는다. 여왕벌이 없으면 벌들이 소요하여 피해가 발생한다. 벌의 무게는 벌을 넣기 전후의 무게 차로 계량한다.
먹이통에는 설탕과 꿀을 아주 되게 반죽한 연당을 넣는다. 도착 후에도 먼저 꿀물을 뿌려주어서 피로회복과 함께 안정을 도모한 다음 벌통에 수용한다.
이송상자에는 보통 약 1만마리(1kg) 정도를 넣고 500g 정도의 먹이를 준다.
제 19장 여름과 겨울철 관리
1. 여름철 관리
6월 말에서 7월 초가 되면 꽃은 지고 장마와 함께 무더위가 시작된다. 꿀벌은 더위와 식량 부족에 허덕이게 된다. 꿀벌은 각자의 생산적 임무에 임하지 못하고 물을 길러와 벌집에 바르고 바람을 일으켜 열을 식히는 일 등에 혹사당하고 벌통 안에 산발적으로 흩어지거나 나들문 밖에 뭉쳐서 쉬게 된다.
가. 먹이 주기
장마로 시작되는 여름은 꽃도 없거니와 꿀벌들이 꽃꿀 수집을 하지 못하므로 마지막 꿀을 뜬 후 자칫 방심하면 먹이 부족으로 새끼를 기르지 못하는 등 엄청난 손실을 가져온다. 경우에 따라서는 통째로 굶어 죽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먹이는 항상 충분하게 관리하여야 한다.
나. 햇볕 가리기
장마가 끝나면 햇볕이 따갑다. 이 때 햇볕에 노출된 벌통은 너무 뜨거워 벌들이 도저히 견디지 못하게 된다. 벌터에 비가림 시설이 되어 있지 않으면 벌통을 나무 그늘에 배치하거나 나뭇가지나 스티로폼 등으로 덮어 그늘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각재나 벽돌 등으로 벌통 밑을 괴어 통풍이 잘 되고 빗물 등의 습기가 올라오지 않게 하며 땅바닥의 복사열이 벌통에 전달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다. 알 낳는 일벌 처리(산란성 일벌)
처녀왕의 교미 실패 등으로 부화 3일 이내의 애벌레가 없어 변성왕을 만들 수 없는 상황에서 여왕벌이 없는 상태로 장기간 방치되면 일벌 중의 일부가 배가 불러지고 알을 낳게 되는데 이를 알 낳는 일벌이라고 한다.
이 일벌의 알은 1개의 방에 여러 개의 알을 불규칙적으로 낳는다. 또한 일벌이 낳은 알은 무정란이므로 수벌만 태어나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 하므로 방치하면 결국 꿀벌무리가 전멸하게 된다.
알 낳는 일벌이 발생하면 벌을 모두 벌통에서 3m이상 떨어진 곳에 털어 버리면 알 낳는 일벌은 배가 무거워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 다음 왕집을 넣어 주거나 왕을 유입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여도 계속 알을 낳거나 왕이나 왕집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도 있고 또 이미 무리가 줄어 있으므로 다른 무리에 합치기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라. 도둑벌(盜蜂)
꽃꿀의 분비가 적은 시기가 되면 수비가 허술한 작은 무리의 벌통에 들어가 꿀을 물고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도둑벌이라 한다. 주로 약한 무리에게 많은 양의 먹이를 주어 다음날까지 먹이통에 먹이가 남아있는 경우에 발생하는데 한번 발생하면 먹이가 한 방울도 남지 않을 때까지 계속하므로 결국 도둑을 맞은 무리는 아사하거나 새끼를 기르지 못하여 전멸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 나들문을 좁혀주고 먹이 주기를 일시 중단하였다가 아주 조금씩 주면 회생되는 수도 있으나 무리가 약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이므로 다른 무리와 합하는 것이 가장 손쉽다.
마. 도망
식량이 부족 또는 벌집벌레 등 질병의 만연이나 뜨거운 햇볕 등으로 살기 어려운 환경인 경우 집을 버리고 도망을 가는 것을 말한다. 양봉에서는 그런 일이 좀처럼 발생하지 않으나 한봉에서 많다. 도망 무리도 살림난 무리와 같이 일단 주변에 벌뭉치를 이루므로 이 때 다시 수용한다. 살림난 무리보다 높은 곳에 뭉치고, 빨리 다른 곳으로 이동하므로 신속하게 수용하여야 한다.
수용은 본래의 통에 하지 말고 다른 통에 하여 다른 장소에 배치하고 먹이를 충분히 주는 등 도망 원인을 찾아 해결해 주어야 한다.
바. 월동 무리 육성
오늘날에는 사육 기술의 발달로 다단 덧통관리가 일반화 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중 2단 또는 그 이상의 덧통을 유지하면서 충분한 먹이(꿀물과 꽃가루)를 주고 활동 공간을 마련해 줌으로써 꿀벌무리를 최대한 키워서 월동에 들어가는 추세이다. 여름은 이미 내년을 준비하여 벌을 키워야 한다.
제 20장 월동무리의 육성 및 월동법
1. 가을철 꿀벌의 기세
여름철에는 무더위로 인하여 꿀벌들의 활동이 많이 위축되나 가을이 되면 다시 활기를 내어 산란을 왕성하게 한다. 그렇지만 봄과 비교하여 볼 때 산란과 육아보다 먹이 저장에 더욱 힘은 쓴다.
2. 월동 무리의 준비
무사하게 월동하여 내년 꽃필 때 꿀을 뜰 수 있는 강한 무리로 기르기 위하여 늦어도 9월부터는 준비를 하여야 한다.
가. 식량
충분한 먹이 공급은 그 만큼 무리를 크게하는 첫째 조건이다.
나. 건강한 여왕벌
산란력이 왕성하고 온순하며 꿀 수집 능력 우수한 형질이 좋은 젊은 여왕벌을 확보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