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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지맥(북) 1구간
2011. 8. 21(일)
산길 : 능포~봉산재
거리 : 18.1km
구간거리
능포등대(양지암끝)~2.8~능포고개~1.9~두모고개~3.8~옥녀봉~2.0~×515m(남북분기봉)~1.8~명치~3.0~국사봉~2.8~봉산재 /
18.1km
Cartographic Length 20.9km Total Time: 08:30
토요일 오락가락하는 비를 바라보다가 하루를 공쳤다. 05시 알람에 눈을 떴지만 줄줄 내리는 비를 보고 다시 누웠고, 오전 내내 하늘만 살피다가 비가 멎었다 싶어 가까운 뒷산에라도 오를라고 배낭 챙겨 마당에 내려오니 비가 내린다. 산에서 맞는 비야 어쩔 수 없다지만 빗속에 집을 나서기는 아무래도 눈치 보인다.
하늘만 쳐다보며 그럭저럭 하루가 저물었고, 일요일 새벽 알람이 울 때 하늘은 잔뜩 흐리긴 하지만 일단은 잠잠하다. 예라이~, 하루 더 공칠 수는 없는 일이라 싸놓은 배낭에 물병만 담아 나섰는데, 기대대로 비는 내리지 않았고 오후에는 한번씩 햇살까지 비추곤 했다.
신산경표에 따른 견내량에서 망산까지의 거제지맥을 완료하고 북지맥을 보니, 옥녀봉 갈림봉에서 북쪽 앵산까지 이어놓았는데 기왕하는거 옥녀봉을 안 가볼 수가 있나. 어중간하게 옥녀봉만 거치기도 뭣해 옥녀봉 줄기의 끝인 능포등대에서 부터 잇기로 했다.
능포등대에서 출발하면 봉산재까지 거리가 다소 빡빡한거 같아, 거꾸로 봉산재에서 출발하여 능포로 가기로 한다. 능포등대까지는 들어갔다가 되돌아 나와야 하는 길이라 막판에 시간 되는대로 가든지 말든지 할 여산이라.
결과적으로 등대까지는 못들어 갔다만 계획은 잘 한일이었다. 어차피 거제지맥이 산경표에 따른 지맥도 아니고 등대는 관광코스로 여길만하나 능포공원 이후 산길은 갑갑해 보였다. 전에 반씨재 내려서면서도 그랬지만 거제사람들이 ‘거제지맥’으로 열어놓은 산길은 정확한 마루금을 고수하지 않는다. 봉우리 옆으로 우회하는거야 대수가 아니라 하더라도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라 할지라도 옆 사면으로 무심히 스쳐 지나버리고, 남북지맥이 교차하는 옥녀봉 직전의 515봉 오름길에는 물길도 건너간다.
마침 비가 온 후라 물이 좔좔 흐르는 개울(!)을 건너간다. 물론 옳은 마루금을 찾아 올라가면 될 일이긴 하지만 길 흔적도 없는 덤불숲이다. 거제지맥은 그런줄로 알고 흐르는 물에 세수나 하면서 진행하는게 옥체보전 하는 길이다.
거제사람들이 개설한 ‘거제지맥’은 옥녀봉 분기봉(515)까지 이고, 옥녀봉에서 아주동 옥림동 장승포동으로 내려오기까지는 일반등산로가 확실하다만 두모고개(해성고등학교) 이후로는 아주 묵은 길에 아예 길이 없는데도 있다. 너무 고집부리지 말고 마루금이 아니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길 흔적을 찾아 따라가면 그리 어려움은 없다. 더구나 말벌에 쏘여 사망했다는 뉴스가 나오는 요즘 철에 아무데나 들쑤셔 대다가는 완전히 홍콩으로 가는 수가 있느니.
08:10 봉산재
08:23 다지기재
09:10 수월재
09:35 국사봉
09:53 수월재
10:17 △349.6m
11:04 명치
11:48 거제지맥 교차점(515m)
12:30 옥녀봉
13:56 옥녀봉봉수대
14:30 두모고개
14:52 해성고등학교
15:18 협성봉
15:30 옥수동고개
15:43 △178.3m (능포봉수대)
16:00 옥수교회
16:15 늘푸른공원 (능포공원)
16:40 능포 방파제
06:55 신평 출발
거제로 가는 06:00 첫차를 타려니 지하철 시간이 너무 빠듯하고, 두 번째 06:40차를 타기로 하니 널널해서 좋다. 서면까지 걸어가 밥 한그릇 사먹고 점심은 빵으로 챙겼다. 지하철 신평역에 내려 기다리니 06:55에 도착한다. 거가대교를 넘어 1시간이 채 안걸려 고현이다. 옥포로 가는 10번 시내로 갈아탔다.
봉산재 (110m)
14번국도. 거제시 연초면과 아주동의 경계. 버스정류장 명칭은 ‘옥포고등학교’. 다음 구간 대금산쪽 들머리는 옥포고등학교로 들어가는 모양이다.
고개정점 서편은 급한 절개지라 접근이 불가하다. 북쪽 연초면으로 약간 비켜 산으로 들어가는 길(임도)이 있다.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바로 그곳이라, 이리저리 헤맬 필요도 없다.
노란 국사봉 안내판이 멀리서도 눈에 잘 띈다. 임도 초입에 ×202봉으로 오르는 들머리가 보이지만 그대로 임도를 따라 오르면 ×202봉은 자연스레 우회가 되는데 굳이 올라갈만한 봉우리도 아니다. 더구나 풀잎마다 물을 잔뜩 먹고 있는 오늘같은 날에야.
봉산재 (옥포고등학교 앞)
국사봉 들머리
다지기재
다지기재(164m)
임도가 왼쪽으로 급하게 휘도는 안부에 승용차 한 대 있다. ×202봉에서 북서쪽으로 갈라진 안부인데 우측에 삼봉산(×238m)이 보인다. 이어 시멘트길은 비포장길로 바뀌고, 12분 후 ×202봉을 넘어 온 마루금이 임도에 바짝 붙는 안부에서 비로소 산길로 들어간다. 지도에는 ‘다지기재’이다만 넘어 다닐 일은 없는 고개다. 산길은 풀잎이 뒤덮었고 빗물 먹은 풀잎이 신발에 채인다.
이 임도는 국사봉을 향해 마루금 우측으로 계속 이어지므로 임도 좋아하는 임도파는 계속 가다가 40분 후 수월재에서 마루금에 붙어도 될만하다.
그렇더라도 ×322봉만 올라서면 큰 기복이 없으므로 산길 이라고 해서 크게 힘든것도 없다. ×314봉 오름길에 옥포만 조망이 조금씩 열리면서 오늘 종점 능포 끝점까지 보인다. 옥포만을 왼편에 두고 둥글게 한 바퀴 도는 그림이다. ×314봉을 넘으면 능선 우측이 신현읍이 된다.
×322봉에서 내려서면 [←소방서 →주자골임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 안부다. 거제지맥4-5post에는 현위치를 ‘작은고개’라 했다. 마을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을 만날 때 마다 산길이 조금씩 선명해지며 넓어진다.
수월재(300m)
×314봉을 우측 사면길로 점잖게 질러가면, 안부에는 벤치와 운동기구가 있고 왼쪽으로 대우APT는 1km, 정면 국사봉은 0.8km다. 여기부터는 거의 동네 산책로다.
옥포만
수월재 (국사봉 전 후로 수월재가 따로 있다)
능포 끝까지 갈끼다...
옥포만을 감싸는 산줄기를 따라 도는 코스로 옥포해전의 현장이다,
옥포해전은 임진란 최초(1592.6월)의 해상전투로, 경상우수사 원균과 전라좌수사 이순신의 연합작전으로 왜선 30여척을 격파했다. 임진란 최초의 승전으로, 이 전공으로 이순신은 종2품 가선대부(嘉善大夫)의 관계(官階)를 받았다.
큰골재 체육공원
큰골재(360m)
수월재에서 10분 올라서면 능선상 봉우리인데 ‘큰골재’라 적혀있다. 고개라기보다는 ‘체육공원’이 더 어울릴 이름이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중이고 여러가지 체육시설이 있고 정자에서 내려다보는 옥포 조망이 좋다. 고개 역할을 하는 갈림길은 더 위에 있고 사방으로 방향과 거리를 표시한 이정표가 자세하다.
국사봉(國士峰 ×465m)
큰골재에서 그리 힘들지 않게 올라섰다. 팔각정과 벤치가 있고 뒤쪽 정상부는 몇 개의 넓은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어 이 바위에서 저쪽 바위로 뜀바위처럼 건너뛰어야 넘어가는데 아기들이 쉽게 뛰지 못하겠고 자칫 실수라도 하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겠다.
동쪽 옥포만으로 조망은 훤히 열려 멀리 부산 몰운대까지 보인다. 뒤로 돌면 정상석 너머로 계룡산에서 이어 온 거제지맥이 다 드러나야 할 장면인데 온통 허연 구름이 골을 메우고 하늘로 솟구쳐 오른다. 우측으로 고현 시가지가 잠깐씩 보일 정도다. 바로 앞에 바위벽을 두르고 볼록 솟은 봉우리가 여기서 말하는 작은 국사봉(×387m)이다.
국사봉(國士峰)
신현읍 수월리와 아주동 용소내곡 뒷산이다 국사봉은 높이464.0m이며 두 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솟아있다 멀리서보면 조복(朝服)을 입은 신하가 어전(御前)에 읍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우조선과 옥포만 그리고 고현과 연초가 산 아래 있다 산이 완만하고 높지 않다.
산 중턱에는 펑퍼짐한 농장이 있고 샘물도 있다 수월에서 용소골로 넘어가는 길가 큰바위에 발터가 있다. 이 바위는 계룡산에서 무를 심던 케악이가 뛰어왔던 발터란 전설이 있는 바위다. 국사봉 동쪽 중봉 명당지에 거제반씨의 입거시조인 반부(潘阜)의 묘가 있다. 산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거제의 모든산들을 통솔했던 산이라 하여 국사봉이라 했다는 말이 전해온다.
국사봉 조망
왼쪽 뾰쪽한 대금산 ... 가덕도...몰운대.... 우측 능포등대
국사봉 팔각정
작은국사봉, 신현읍(고현)
정상에서 뒤로 내려서면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우측은 작은국사봉, 좌측이 옥녀봉이다. 돌계단길에 로프가 걸려있다. 봉산재에서 올라올 때는 그리 힘이 들지 않았는데 뒤쪽 경사도를 보니 이리로 오르면 땀께나 쏟아내겠다. 10분 가량 급비탈을 내려서면 왼쪽으로 [←아주]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이고 바로 아래 수월재다.
수월재 (308m)
수월리에서 올라온 임도가 끝나는 곳. 쉼터(정자)가 있다. 국사봉 전에도 수월재가 있었는데 여기도 수월재다. 어디서든 수월동으로 넘어가니 다 수월재가 되는데 다른데 처럼 한자 표기가 일반적인 물넘이(水越)가 아닌 水月里다. 사거리 이정표에서 지맥은 정면 [문동폭포]쪽이다.
349.6m (△거제420)
구름 덮힌 하늘에 해가 안 나와 좋고 비에 젖은 등산로는 나름의 운치가 있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길이라 거미줄이 가끔씩 걸리지만 지는 지대로 생계를 걸고 있으니 이 또한 짜증 낼 일은 아닌 것이다. 삼각점이 있는 349.6봉 또한 점잖게 우측으로 비켜간다만 너무 심심했나, 일부러 잡목을 헤치며 올라가보니 숲으로 둘러싸인 가운데 겨우 옥포조선소만 보이는 봉우리다.
×362m
공터에 나무둥치를 걸쳐 벤치를 만들어 놓은 ×362봉에서 만든이의 성의를 생각해 엉댕이 붙이고 빵하나 먹고 간다. 왼쪽으로 둥글게 돌아 내리면 삼거리가 나오고 왼쪽으로 가니 넓은 묘터에 이미 벌초를 끝냈다. 영산신공 형제지간에 나란히 쓴 묘인데 형님은 處士요, 아우는 學生이다.
국사봉 뒤편 내림길
수월재 (국사봉 남쪽의 수월재)
웰빙길
명치 (명재쉼터)
산짐승을 위한 구유 (물통)
명치 (265m)
넓은 사거리 안부에 쉼터와 체육시설이 있다. 왼쪽은 안골마을, 우측(서)은 문동폭포다. 시멘트로 만든 나무모형의 벤치가 있고 그 옆에 동물들을 위한 물통(구유처럼 생긴)이 있다. 지나가는 사람뿐만 아니라 산짐승들을 위한 수준 높은 배려로 보이는데 정작 물은 담겨있지 않다.
옥녀봉을 향한 긴 오름이 시작된다 ×414봉에는 큰 바위를 밟고 넘어가고 ×429봉은 우측으로 비켜간다. ×414봉 넘으면서 옥포만이 보이는 바위가 있다. 부부 등산객이 좁은 바위를 디디고 올라서 옥포만을 내려다보고 있다. 인사를 건내니 슬리퍼를 신은 채 문동폭포 보러 왔는데, 산을 좋아하는 아저씨가 조금만 더 올라가보자며 예까지 끌고 왔다고 투덜댄다. 그런데 이 아줌마도 대단한게 옥녀봉까지 이 슬리퍼 끌고 올라왔다는 거다.
개울물 건너다
거제지맥 교차로격인 ×515봉을 오르면서 신현면계가 정확한 마루금으로 보이는데 길은 왼쪽 사면으로 이어지다가 드디어는 물길을 건너고 만다. 비온 직후라 작은 도랑을 만들었고 물이 좔좔 흐른다. 평소 지맥 산행이라면 감히 용납이 안되는 장면이겠지만, 거제지맥에서는 너무 용쓰지 말자. 그리 기분 나쁘면 우측으로 능선길 따라 가면 될 일이다. 길은 없지만.
거제지맥 교차점 (515m)
동서남북으로 크게 열십자(十)로 생긴 거제지맥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거제지맥4-2post의 현위치는 ‘옥녀봉 삼거리’이고 네 갈래로 길이 나있다. 왼쪽으로 바짝 꺾어 가는 길이 옥녀봉 길이다. 지난번 배합재에서 반씨재 구간에서 여기를 지났으므로 눈에 익은데, 정확한 十자가 아니고 이정표도 없어 처음 온 사람들에게는 혼돈이 생길 자리다. 동쪽을 향해 서서 왼쪽은 옥녀봉, 우측길이 반씨재 가는 길이다.
팔각정
교차점에서 10분 가면 ×499봉과 ×422봉 중간 지점에 팔각정이 잇다. 지세포항(일운면 지세포리)이 보이고 왼쪽으로 지심도가 아슬아슬하게 들어온다. 지심도는 거제도 첫 발령 때 “내가 들어가봐서 아는데...” 이미 30년 전이라, 안다는 말도 거짓말이다. 지금은 ‘동백섬지심도’로 유람선이 운항한단다.
다대포 몰운대가 수평선에 가물거린다
거제지맥은 도랑을 건너간다
거제지맥 남북 교차점 ×515
일운면 지세포리
넓은 공터에 억새가 웃자라 헬기장인지 뭔지 모르겠다. [←아주 ↑옥녀봉0.4]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을 지나고 오르막 중간에 헬기장터를 하나 더 지난다. 두 군데 다 풀이 웃자라 들어가지도 못하겠다.
옥녀봉 방송국 시설물이 나오고 방송국의 숙소인지 슬라브 지붕 너머로 멀리 가라산, 노자산 뫼바위가 보인다. 철망 울타리를 따라 나가면 옥녀봉 정상부인데, 정상부 전후로 방송국 시설물이 차지하고 있는게 아주 꼴사납다.
옥녀봉 (玉女峰 554.7m △거제11)
2층으로 된 팔각정에 올라서면 거제섬의 산이란 산은 다 보인다. 북으로 앵산 대금산 국사봉에, 서쪽으로 계룡 선자 산방 노자 가라 북병, 동으로 가덕도 너머 낙동강 하구와 다대포 몰운대 아파트, 금정산에 불모산까지 알아보겠다. 노자산 뫼바위에 올라도 이만큼은 못했는데 오늘 정말로 날 잘 받았고 여기로 오길 잘했다. 방송국 철탑만 없으면 깨끗한 앵글이 나오겠는데, 저놈의 철탑 누가 안 뽑아가나...
넋을 놓고 있는데 젊은 커플 한쌍 올라온다. 그들에게 산봉우리 이름을 하나씩 짚어주고 있노라니 슬리퍼 신은 부부 여기까지 쫓아왔네. 냉커피를 타 남은 빵 마저먹고 내려가기 싫은 팔각정을 떠난다. 정상석은 조금 위쪽에 설치되어 있고 그 뒤에 삼각점이 있는데 이게 예사 삼각점이 아니라 우리나라 삼각점의 원조란다.
옥녀봉 정상
북쪽 국사봉 (왼쪽 뒤는 앵산이고, 우측 뒤 쪼삣한 대금산)
능포 끝바리까지~
가라산, 뫼바위, 노자산. 반씨재
옥녀봉은 거제에 4곳 있다. 옥녀봉에 얽힌 전설은 4곳 다 비슷하다. 하늘의 옥황상제 딸이 죄를 짓고 이 땅에 내려와서 산으로 변했다는 전설이다.
①장승포 옥녀봉은 거제의 동쪽에 위치한 산으로 장승포 옥포 아주 일운 옥림 소동의 뒷산이 된다. 높이 554.7m. 이산 아래 1973년도에 옥포조선소가 들어섰다. 아주동쪽 산록에는 신라시대 법률사란 절이 있었다고 한다. 이 절터 주위에서 1935년 아양리 박학중씨가 논갈이를 하다가 쟁기 끝에 걸려나온 삼층석탑을 복원해두었는데 대우조선소 안에 있다. 탑이 있었던 마을을 탑골이라 한다. 내곡마을에는 아주현(鵝洲縣)의 치소가 있었던 곳으로 성지흔적이 남아있다.
②가조도 옥녀봉은 사등면 가조도섬 북단에 우뚝 솟아있다. 높이332m이며 한려수도의 뱃길에 있다. 이산에 군마(軍馬)를 키웠으며 정상에는 기우제를 지내던 제단이 있다. 주위는 동백나무가 울타리 역할을 한다. 멀리 진해 마산 통영 고성항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임진란이 일어나자 일본 사람들이 군마를 조련했고 정상에는 포대를 설치하였다. 8부능선에 약수샘이 있어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 5월 단오날과 칠월칠석에 통영 고성을 비롯하여 거제사람들이 이산에 올라와서 약수물을 마시고 목욕을 했고 마을끼리 편을 만들어 씨름을 비롯한 각종 민속행사를 했다.
③칠천도 옥녀봉은 칠천도 중앙에 우뚝 솟아있는 산이다. 이산 정상에도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 있다. 마산 진해 고성 부산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④둔덕 옥동 옥녀봉은 산방산 북단에 삿갓을 엎어 놓은 것 같이 생긴 나지막한 산이다.
대한민국 측량의 출발, 옥녀봉 대삼각본점 [내 고장 다시보기③/거제신문 2011.01.17]
대한민국 최초의 대삼각본점은 거제도 옥녀봉 정상(삼각점 명칭 거제11 좌표 X=150434.22 Y=1719511.15 H=554.7)과 부산광역시 영도구 봉래산(삼각점 명칭 부산32 좌표 X=324053.45 Y=4971.35 H=394.60)이다. 이 두 삼각점은 대한민국 최초의 삼각점으로 이곳을 기점으로 전국에 대삼각본점 400점을 설치해 토지조사를 완성했다.
대한지적공사가 2005년 출간한 한국지적백년사에 따르면 거제도 옥녀봉과 부산 영도 봉래산에 대삼각본점이 설치된 것은 1910년 6월. 일본은 1910.6.1. 토지측량을 시작한다는 훈령에 따라 대한민국 중앙에 대삼각본점을 설치해 직접 여지학상의 위치를 결정하려 했다. 그러나 경비와 시간문제로 최단거리인 대마도에 일본육지측량부가 설치한 일등삼각본점 '어악(御岳·온다게)'과 '유명산(有明山·아리아께야마)'을 여점(與點)으로, 거제도 옥녀봉과 부산 영도 봉래산을 구점(求點)으로 사각망을 구성, 관측해 좌표를 확정했다. 이를 기준으로 서해안을 거쳐 동해안에 이르는 전국 400여개의 삼각점이 연결됐다.
측량에 사용한 기계는 독일제 반베르히 제품인 경위의(經緯儀)였다. 경위의란 수평각 또는 고도각을 정밀 측정할 때 사용하는 측량도구다. 기계 길이는 45.5㎝였고 배율은 35~45배, 0.5초까지 독정할 수 있는 우수한 기계였다.
또 중간에 육지가 없고 먼 거리에 구점을 설정하는 것을 감안해 일광회조기(日光回照器)를 사용해 관측했다. 거리가 너무 멀어 회조기로 관측되지 않는 것들이 있었지만 이후 일본해상보안청 수도부가 위성레이더를 통해 쓰시마의 SLR 관측점 위치를 측정한 결과, 약13m의 오차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측량기점에 대한 또 다른 문헌 기록도 존재한다. 거제지명총람(거제문화원 1996년)과 거제시지(2002년)에는 1914.5.1. 지적 세부측량을 시작할 때 대마도에서 32해리 지점인 남부면 천장산에 경상남도 도근 제1호의 삼각점 표석을 매설, 토지세무측량의 기점이 됐다고 기록하고 있다.
여러 문헌과 자료를 종합하면 옥녀봉 삼각점이 대한민국 토지측량의 시작점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당시 일본이 조선의 땅을 빼앗을 목적으로 토지측량을 위해 설치한 옥녀봉 대삼각점이지만 우리나라 토지측량의 기준점이라는 학술적·역사적인 중요한 가치를 부인할 수 없다.
옥녀봉을 출발하여, 정상석에서 동으로 30m쯤 갔나. 정면에 조망바위가 있고 뚜렷한 길은 우측으로 내려간다. 방향만으로 판단할 때 저 길은 마을(지세포)로 하산 하는 길로 보이고, 지맥은 정면 능선이 되는데 조망바위 뒤로 들어가니 안테나 지주에 쇠줄이 걸려있고 몇걸음 더 내려가보았으나 도무지 사람이 들어갈 자리가 아니다. 드디어 지맥길 고행이 시작되나 어쩌나 잠시 고민하다가, 예라이 치아삐라, 까짓꺼 옥녀봉도 찍었는데 마을로 내려가도 고만이다, 하고 우측 내림길로 간다.
내려가다보니 갈림길 [←국사봉 →옥녀봉]을 지나고는 동으로 방향이 잡힌다. 괜한 걱정을 한 것이다. 아래에서 올라올 때, 이정표에서 좌측으로 가면 옥녀봉 팔각정으로 올라가고 우측으로 올라가면 삼각점을 지나는데 큰 차이는 없다.
5분 정도 내려오면 남쪽으로 지심도가 잘 보인다. ×331봉 내려간 안부에는 사각정자가 있고 ×292봉 바위에 올라서면 대우조선소가 한눈 가득 들어온다.
지세포만
지심도
동백섬 지심도
대우조선해양
공동묘지 규모의 묘터를 지나 올라가면 사거리 안부다. [←아주동 →옥림] 아주동에서 넓은 임도가 올라왔고 간이화장실도 있다. 우측 옥림으로 내려가면 마전고개다. 깨끗하게 벌초된 묘터를 지나면 우측으로 거제대학 건물이 보이고 올라가면 더 넓은 잔디공터가 있다. 바로 위로 봉수대가 보인다.
옥녀봉봉수대 (×226m)
옥녀봉 정상에서 한참을 내려온 곳에 봉수대가 있다(경상남도 기념물 제129호). 돌아보면 옥녀봉이 빤히 쳐다보인다. 길은 입구로 되돌아 내려와 우측으로 돌아간다.
봉수대에서 우측으로 돌아 내려오면 이정표 [←마전동 ↑팔각정] 있는 안부에서 내려선 방향대로 그대로 올라가면 팔각정이고 지맥은 왼쪽 마전동이다.
거제대학
봉수대 아래
옥녀봉 봉수대
옥녀봉이 바로 쳐다보인다
5분 내려오면 [←대우동문] 갈림길이고 지맥은 계속 직진(마전동)이다. 대우조선은 워낙 커 정문 동문 남문 서문이 따로 있는데 그 동문이라는 표시다. 이 이정표를 지나고는 △203.1봉으로 올라야 하는데 길은 왼쪽 사면으로 그대로 간다.
없는 길 뚫을 나도 아니고 길 따라 가면 왼편에 관을 쓴 묘는 [通德郞수원백공, 恭人] 묘다. 통덕랑은 현령(현재 군수)벼슬이고 부인호명은 공인(恭人)이다. 아주동이 조선시대 아주현(鵝洲縣)이었으니 아주현령이었던가 모르겠다.
통덕랑 묘소
원예농원
△203.1봉을 다 내려온 안부에서 마루금을 다시 만나자 자재를 쌓아놓은 창고 앞을 지난다. 이어 온실하우스가 있는 화원이다. 길은 동쪽 장승포로 내려가고 지맥은 왼쪽인데 푸른 그물망이 쳐져있다. 아무도 보는 이가 없어 살짝 문을 당겨 들어가고, 원래대로 걸어뒀다.
농원 갓길을 따라 내려가니 전기철선을 둘러 놓았는데 나가는 쪽에 스프링 고리로 열고 닫는 장치가 되어 있다. 스프링 줄에 걸린 안내문을 보니 기가 막힌다.
농원 안쪽 길
출구
감동 먹었다.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불편하시더라도 스프링 손잡이를 열고 들어오신 후 꼭 원래대로 걸어주십사... 부탁드립니다. 전원은 야간에만 들어옵니다]
어쩌면 이런 마음을 쓸 수가 있노. 자기 땅이라고 가시철조망을 꽁꽁 둘러놓고 혹시라도 걸리면 온갖 쌍욕을 해대는 민심과 여기 농원 주인의 마음씨. 둘 다 사람임에는 분명한데 어찌 이리 차이가 나노 말이다.
두모고개
해성고등학교 안으로,
두모고개 (45m)
대나무 숲을 빠져 내려오면 14번국도 해성고등학교 앞 삼거리다.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고 마루금이 옥포항과 장승포항을 가르고 주소가 두모동이라 ‘두모고개’라 한다.
도로를 건너는 횡단보도가 없고 지하도를 통해야 된다. 마침 차가 정체되어 있길래 얼른 뛰어 건넜다. 건너편에 보이던 ‘아가페사철탕’ 간판으로 쪼차 갔지만 자물통이 걸려있고, 학교 앞이라 분식점 외에 별 다른 식당이 없다. 해성고등학교 앞 ‘별일이네 김밥’집에 들어가 비빔밥 한 그릇 시켜 먹었다. 사철탕집도 그렇고 김밥집 간판 참 별일이다.
해성고등학교
양쪽으로 중, 고등학교 간판이 걸린 학교 길로 올라가면 우측이 고등학교이고 중학교는 위쪽이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천주교 학교인 모양일세... 기독교는 ‘하나님’으로 부르던데, 여기는 하느님이다.
중학교 왼쪽 주차장으로 해서 길은 산으로 계속 올라간다.
15:00 능선에 올라서고 좌틀하면 공동묘지다. 공동묘지 상단부에서 왼쪽으로 희미하게 길이 있다 올라가면 부서진 산불초소가 있고 우틀해서 올라가면 ×163봉이다. 길은 더 희미해졌다.
협성봉
협성봉 (×186m)
×163봉에서 우틀이지만 지척에 산 이름이 표시된 협성봉이 있어 그냥 지나기에 뭣해 올라가봤다. 역시나 20m 더 올린다고 숨만 가쁘고 걸리는건 거미줄에 보이는건 아무것도 없는 봉우리다.
×163봉으로 되돌아와 길도 없는 잡목 덤불을 파고 들었다. 아무것도 안보이지만 지도상 점선이 표기도니 왼쪽으로 붙으니 마을에서 올라온 길이 나온다. 뚜껑 덮인 시멘트 수로길을 따라 내려오니 성수아파트 옆 2차선 아스팔트 고개다
옥수동 고개
옥수동고개 (80m)
왼편으로 보니 ‘대우조선해양’이 쓴 대형 크레인이 지척에 보이고, 우측은 성수아파트와 우성빌라트, 옥수동이다.
[능포봉수대] 건너편에 예의 그 노랑색 하현달 형상의 안내판이 있다. 사실 여기로 내려서면서 길도 없는 동네 뒷산 헤매지 말고 도로를 따라갈까 했는데 이 안내판을 보니 또 생각이 달라진다. 안내판도 있으니 길 같은 길이 있지 않을까 싶다.
능포 봉수대
(돌담 한가운데 삼각점이 있다)
능포만, 맨끝에 능포 등대가 보인다
△178.3m (능포 봉수대)
밭에 일하는 할머니께 인사를 하고 밭 사이로 올라서니 좋은 길이 열려있다. 체육시설이 있는 공터를 지나고, 아마도 △178.3봉이 봉수대쯤 되겠다 싶어 우측으로 분기점을 지난줄 알면서도 끝까지 올라갔다. 능포만을 내려다보는 팔각정이 있고 더 위쪽에 돌담을 둥글게 쌓은 봉수대가 있고 그 한가운데에 삼각점이 있다. 번호는 식별이 안된다.
그런데 문제는 올라오면서도 유심히 살폈지만 우측 옥명마을로 내려가는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루금으로 짐작되는 근처 어디에도 숲이 빽빽하게 들어차있어 감히 뚫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팔각정에서 내려다보며 차라리 봉수대 뒤로 (길이 있다) 능포만으로 내려가버릴까 싶기도 했다.
그래도 마지막점이 바로 저긴데, 옥수동고개까지 후퇴를 하더라도 도로를 따라서라도 가보자 싶어 내려간다. 마루금 꺾이는 지점을 지나서 아까 올라오면서 본 체육시설이 있는 공터까지 돌아오니 비로소 옥명마을 쪽으로 난 묵은 길이 보인다.
옥수동에 옥수교회
가이드낚시 뒤로,
우측 끝 능포봉수대에서 왼쪽 옥수교회로 내려왔다.
옥수교회
거미줄이 겹겹이 쳐진 길이다만 그래도 이만한게 어디냐. 용감 무식하게 마루금 찾겠다며 뚫고 들어갔더라면 (실제 정확한 마루금위치에 노란 리본 두 개가 걸려있었다) 아마도 거의 걸래가 되지 않았을까. 교회 현관 위 현판에는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옥수교회]라 해놨다.
해성고등학교의 ‘하느님’과 옥수교회의 ‘하나님’은 다른 분이신가... 교회 앞마당으로 해서 길에 나오고 마을길로 내려가니 고개에서 남쪽으로 150m 가량 쳐진 지점이다만 그게 대수랴.
고갯마루로 올라가 [가이드낚시] 뒷길로 올라간다. 돌아보며 방금 내려온 건너편 △178.3봉 능선을 짚어보니, 여기서 반대로 올라간 사람들은 어디로 해서 올라갔을까 궁금하다. 벌초된 영산신공묘 왼쪽 틈으로 들어가고 지도에 표기된 ×83봉에 올라가니 더 이상은 진행할 길이 없다. 건너편 정자에서 볼 때는 분명 공원길이 보였는데, 사람이 밟은 흔적이라고 없다. 도리없이 밀고 나간다. 여기 영산신공 묘터에서 우측(남)으로 가면 망산(×216m)으로 이어지겠다.
늘푸른공원 (능포꽃동산)
다행히 얼마안가 공원길 안쪽에 떨어진다. 여러 가지 조형물을 설치하고 잘 단장된 공원이다. 유모차를 밀고 가는 부부와 둘러앉아 박장대소하는 어르신들, 아늑하고 평화로운 공원이다. 황톳길에는 맨발로 걸어도 되겠다. 배롱나무가 길 따라 피어있고 넓게 조성된 유채밭에는 버들강아지가 무성하지만 제철에는 노랑 물결이 출렁일 것이다.
공원길을 20분쯤 따라가니 넓은 길은 왼쪽 아래로 내려가고 정면은 산길이다. 지도를 짚어보니 아직 능포등대까지는 1.3km 가량 더 남았고 왕복하면 1시간은 걸리지 않겠나. 고마, 여기서 끝을 내자.
능포 방파제
왼쪽 길 따라 내려오니 능포항 도로 끝이다. 등대쪽으로 길은 더 있으되 차단기가 걸려있어 차는 더 이상 들어갈 수가 없다. 능포항 동쪽 끝단 바닷가에 어른들은 낚싯대를 세워놓고 아이들은 물속에서 퐁당거린다.
능포공원
우측 산길이 능포등대 가는 길. 나는 좌측길로 하산
능포 해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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