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홈스쿨러의 여름, 푸르르게
그룹 홈스쿨러에게 여름은 자연 속에 쏘옥 빠져드는 계절입니다. 밖에서 할 일이, 놀 일이, 배울 일이 많지요. 여름이라 몸공부도 매일 하면서 인문학으로 연결되는 강의를 통해서 생활, 공부방법, 마음 세우기를 익힙니다. 주말에는 시암송도 했고, 도보 체험도 하고, 계곡에서 놀기도 했습니다. 에니어그램과 엠비티아이 및 진로 적성에 대한 책을 읽고, 간략한 강의를 듣고 나를 찾는 작업도 열심히 하는 중입니다. 여름은 무성하게 풀과 나무가 자라는 계절입니다. 그룹 홈스쿨러도 푸르르게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채소, 앵두, 보리수 맛 들이기
들깨 심기.
깻잎 좋아하는 홈스쿨러가 있어서, 들깨를 많이 심습니다, 깻잎을 싸서 먹고, 깻잎찜, 깻잎 김치, 깻잎나물을 해서 먹습니다. 천사아줌마가 특히 깻잎찜을 잘 하셔서, 입이 행복합니다.
홈스쿨러들은 이 시골에서 채소, 나물의 맛을 알아갑니다. 삼사개월 정도 지나면, 고기만 좋아하던 애들도 얼추 채소 맛을 알게 됩니다.
참비름.
참비름은 번져가는 속도가 놀라운 잡초입니다, 고랑에 난 참비름을 따로 모아서 나물을 해서 먹었습니다. 그룹 홈스쿨러들이 바로 점심 반찬으로 나온 참비름에 놀랍니다, 시금치 같다고도 하고, 데쳐 놓으니 어쩜 이렇게 양이 줄어드냐고 놀랍니다. 채취해서 바로 먹으니, 당연히 맛있지요. 마트에서 채소를 사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바로 해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신기해합니다.
앵두.
앵두, 보리수 열심히 따서 먹습니다. 마당에, 근처에 지천이거든요. 오디는 이제 끝났구요.
안 좋아하는 애들은 그런가부다..하지만, 좋아하는 애들은 수시로 쉬는 시간마다 따서 먹고 사람들한테 나눠주고 합니다.
*잡초에서, 벌레에서 뭘 배우지?
밀림.
지난 번에 고랑에 풀 뽑을 때, 일부러 한 고랑은 안 뽑았잖아요, 제 때 할 일을 안 하면 얼마나 크게 힘들게 되는지를 배우자고요. 세상에나 밀림이 되었습니다. 한 고랑을 여섯명이 나눠서 50분이 걸려서도 마무리를 깔끔하게 하지도 못하고 끝났습니다. 풀 올라오는 초기에 잡았으면 한 고랑을 한 사람이 20분 정도 호미로 슥슥 긁어주면 됐던 일이었습니다. 빨래도 밀려서 하면 엄청나게 번거로워지고, 공부도 밀려서 하면 엄청난 양이 되어서 “이걸 해 말어? 시간이 없으니 어떤 과목을 포기해야 하나? 수학을? 영어를? 과학을? 학교 레벨을 낮춰야 하나? 재수해야 하나?”..이렇게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애들이 걸어 놓고 간 쇠비름.
밭에서 무서운 잡초가 이 쇠비름입니다. 그룹 홈스쿨러들이 휴가 가기 전에 뽑아 둔 것을 시험 삼아 빨랫줄에 걸어뒀습니다. 일주일째인데 안 죽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생명력을 가진 풀이라 몸에는 무지 좋다고 합니다. 나물도 해서 먹고 효소도 담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밭에 있으면 작물은 살 수가 없겠지요. 홈스쿨러들은 나의 생활패턴에, 나의 학습패턴에 쇠비름처럼 다스리지 못하고 있는, 늘 살아나는 잘못된 습관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배웁니다.
자연 속에서 보고, 배우다 보다 체화된 공부가 됩니다. 여름에는 따로 인문학 강의를 하기 보다는 매일 몸공부를 통해서 바로 이어 강의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초록벌레.
초록벌레를 봅니다, 참 큰 벌레입니다. 시골에서 벌레, 개구리. 거미, 벌..무섭다고 나올 때 마다 소리 지르면 주변 사람들 경기 들려 못 삽니다. “그러려니...이들과 함께 우리는 자연에서 공생하는 존재이거니..” 하면서 인정해야 마음의 안정을 찾습니다. 자연 앞에서는 인간이라는 존재도 겸손해야 함을 알아야 합니다.
*놀 때 놀고, 공부할 때 공부하기
도보.
일부러 한 여름에 땀 흘려 걷습니다. 내가 나를 한계짓고 있지는 않은지, 힘들다고 생각하는 순간 내가 내 생각에 휘둘려 더 이상 못 간다고 하는 건 아닌지를 몸으로 경험해봅니다.
계곡에서.
그렇게 땀 흘려 걷다가, 계곡에서 노는 것은 신나고, 감사하고, 뿌듯하고 하겠지요.
몸으로 노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홈스쿨러들을 위해 놀도록 슬쩍 판을 깔아줘야 합니다. 적극적인 홈스쿨러들에게 제가 가서 속닥거립니다. 가서 물 뿌려서 함께 물놀이 하도록 하라구요. 이럴 때는 말을 참 잘 듣습니다^^ 결국 다 물에 빠져서 신나게 놀더군요. 애들 안경 챙겨 들고 저는 행복하게 바라봅니다. 놀 때 놀고, 공부 할 때 공부하는 홈스쿨러들이 멋진 거 잖아요^^
그룹 홈스쿨러들의 안경을 챙겨 들고서, 애들 물놀이를 바라보는 초록손이.
도보에서 집으로 돌아옴.
젖은 채로 집으로 돌아올 때는 당연히 시원하지요, 더운 걸 모릅니다.
저는 애들 손이나 팔을 잡고 옵니다, 애들 몸이 무지 차고 시원하거든요^^
*시암송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요번 주 시암송은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입니다. 시련과 역경을 견뎌내고 피는 꽃은 아름답습니다. 그룹 홈스쿨러는 시암송 동영상 촬영도 했고, 체험 일기도 썼습니다. 시간이 되면 따로 자세하게 쓰겠습니다.
*에니어그램및 엠비티아이 강의
이 사진은 원푸리가 간략하게 에니어그램 강의를 하는 중.
새로 들어온 그룹 홈스쿨러들은 나를 찾는 작업이 우선시됩니다. 에니어그램, 엠비티아이, 진로적성 검사를 통해서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는 공부를 합니다. 요번 체험학습은 춘천에 있는 강원도 청소년 상담지원센타에 가서 새로 들어온 그룹 홈스쿨러를 중심으로 검사 및 강의를 들으려고 합니다. 월요일에는 예약을 하려고 합니다. 교육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사전에 관련도서를 숙지하고, 간단한 강의를 듣고 하면 아이들의 관심도와 참여도가 높습니다. 막막해서 거시적인 장기 플랜을 짜지 못하는 경우에 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기존의 그룹 홈스쿨러들은 작년에 했습니다. 최근에 들어온 그룹 홈스쿨러들이 “나는 누구인가?..”하면서 끙끙대는 모습이 아주 보기 좋습니다. 현 위치 파악에 아주 좋은 프로그램을 하는 중입니다.
첫댓글 여름은 되게 할 것도 많고, 배울 것도 많은 계절인 듯 싶네요..
생각해보니까 제 고등시절의 여름은 전부 풀꽃에서 보내네요.마지막 고등시절 여름 가장 알차게 보냈으면 좋겠어요.
학교 있었을 때 보다는 알찼음^^
슬슬 여름이 시작되니까 조금씩 지치기도 하는데 주말에 한번씩 장거리 산책을 하니까
참 좋은 것같아요.
하림이는 오히려 운동을 좀 해야 덜 지칠 듯^^
여름 월초의 모든 일들이 다 있는 것 같아요
참 지나간 시간 보면 짧지만 한일 많게 간 것 같아서 한쪽으로는 뿌듯하네요 ㅎㅎ
그럼, 한 일이 많아야 뿌듯하지^^
계곡이 참 시원하고 좋았어요. 이곳에 온지 얼마 안됐지만 참 많은 걸 보고 느낀것 같아요.
그러게, 하은이가 오래 된 거 같은데^^..원래 식구였던 거 같음~
풀꽃에서의 두번째 여름을 맞이 하게 되네요...
저는 중학시절의 여름을 모두 풀꽃에서 보내게되는것 같아요
놀때 잘 노는사람이 공부도 또 잘한다는데 놀때 확실히 놀고 또 그에너지로 공부할때 확실히 해야겠어요
놀 때 놀고, 운동 할 때 운동하고, 공부 할 때 공부 하고..때를 아는 소년, 승관?^^
정말 때를 놓치면 정말 무시무시 해진다는 걸 꺠달았어요.
저는 놀 때만 노는 것 같은데 공부 할 때도 공부를 적극적으로 해야 겠어요...ㅎ
공부를 적극적으로오오오???...정말이지?^^
여름이 되게 금방 온 것 같아요ㅎ현위치를 파악하고 나아갈수 있도록 남은 여름을 알차게 보내야겠어요
여름이 알차면, 가을은 흐뭇할 거임^^
마음속에 숙제를 대신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다음 휴가쯤 계획 하고 알아 보려 했거든요^^ 자신을 알아가려 노력 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네요~^^
넵^^ 오늘 예약 완료 했습니다..방학이라 상담이 밀렸다고 하시길래, 우리는 홈스쿨러라 시간을 상담 선생님한테 맞추겠다고 하니..이틀 고민 하시더니 해 주셨답니다..정말 다행이지요. 휴우, 애들이 바쁘게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야 하는데^^
휴가 때 캠핑갔을 때 민지가 잡초만 보면 재잘거리더라구요. 여기있는 잡초 3시간이면 자기가 다 뽑을 수 있다는 둥, 이건 환삼덩굴이고 저건 뭐고, 칡 줄기는 이렇게 먹는거다라는 둥(칡 줄기도 먹는지 첨 알았습니다. 제대로 알려준 거 맞겠죠?ㅎㅎ). 몸과 정신이 깨어있는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주심에 늘 감사드립니다. ^ ^
민지가 3 시간을 몬합니다 ㅋㅋ..칡순을 먹는 거지, 칡줄기는 멜빵 만드는 거라나 하던데요^^
여하튼 민지가 자연이랑 친해지고 있는 듯 합니다^^
어째 이상하다 했어요. ㅎㅎㅎ
ㅋㅋ..민지 땜시 웃습니다^^
'잡풀이 우거진 한 고랑'의 지혜에....원푸리님에게도, 잡풀을 안고있던 고랑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쇠비름 효소는 지인이 만들어줘서 저도 써봤습니다. 맛사지용으로 했는데 피부가 매끈하니 좋더군요.
애들의 물놀이는 늘 시원해보입니다....^^
밀림 고랑..정말 대박이었습니다^^..//맛사지도 하고, 먹기도 하고 그러세요..저 어마어마한 생명력이라니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