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추모사이트에서
브레히트를 생각하며
글: 故 신용길(8기)
우리가 아니더라도
그런 말을 할 사람이 많이 있소
당신이 아니더라도
그런 글을 쓸 사람은 얼마든지 있어요
내가 아니더라도
그런 일 할 사람 많아요
그렇다면
침묵과 위선, 비겁과 굴종은
누구의 할일이란 말인가
시비제막식에 조영옥(4기)전교조 전경북지부장이 참가하였다 오른쪽 첫번째가 조영옥님
사진제공: 조영옥(4기)
그 해 겨울은 창 밖으로
글: 故 신용길(8기)
어둠은 창에 꼼짝없이 붙어 있었다
몇 개의 바람이 그 어둠을
떼어놓으려고 창을 흔들어 보았지만
건너편 한 집의 현관에 켜진
외등 불빛만큼도 어둠을 갈라놓지 못했다.
그 해 겨울은 창 밖으로
어둠과 바람의 싸움만을 구경하며 보냈다.
어느 집도 외롭게 불을 켜지 않았다
기다림을 잃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우리에게 소리는 이미 들리지 않았다
귀를 세우고 손을 뻗쳐도
어둠과 너무 친숙해 버린 창에 막혀
우리의 구원은 소용이 없었다.
우리는 문을 열 줄 몰랐다
창고리가 붙어 있는 것을 알면서도
문을 열면 너무도 낯선 싸움의 세계가
의식의 구석구석을 찌르며 달려들
어둠과 긴 바람소리가 두려워
이미 내 방 천장에 달린 불을 켜고
문을 열기만 하면 되는 것을
누구도 내 외로움의 비밀을 알까 두려워
불을 켜지 않았다
동아고24회, 전원문학회(8기),부산대졸업,1988년 부교협 문화부장,1989년 전교조 부산지부결성식에서 축시를 낭송했다는 이유로 구덕고 교직에서 파면.1989년 출근 투쟁을 하던 중 경찰에 연행, 감옥에서 단식투쟁을 하다가 발병한 위궤양으로 병보석.1990년 전교조 부산지부 교과위원장. 1991년 3월9일 위암으로 운명하였습니다
--도움말: 조영옥(4기),
첫댓글 침묵과 위선, 비겁과 굴종은 누구의 할일이란 말인가 까무 짭짭한 신용길의 얼굴에서 굳은 결의가 흘러내리고 있습니다.잊지않겠습니다.당신의 불끈쥔 주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