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지도

[불국화]

탐험가가 집으로 돌아오자, 아마존은 어떤 곳인지 이야기를 듣겠다는

인파가 몰려들어서는 북새통을 이루었다.  그러나 그의 가슴속에 

범람하는 그 느낌을 무슨 수로 일러줄 수 있단 말인가?

이국의 꽃을 보았을 때며, 웅장한 숲이 밤에 내뱉는 소리를 들었을 때며,

야수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아차렸을 때며, 급류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갈

때의 느낌을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그가 말했다.

"가서 몸소 알아들 보시는 것이 어떻겠소?"

그는 길잡이나 삼으라며 아마존강 주변의 지도를 그려주었다.

사람들은 지도에 덥쳐들었다.  그들은 지도를 액자에 끼워 시청에 내걸었다.

사본이 널리 퍼졌다.  그리고 사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너나 할 것 없이

아마존 전문가로 행세했다.

아마존의 모든 굽이굽이가 어디에 있는지 뿐 아니라 각 굽이의 넓이가 

어떠하며 얼마나 깊은지, 어디에 가면 급류가 있으며 어디에 폭포가 있다는

것까지 소상히 알고 있으니 그럴 법도 하다고 해야 할 것인가?

우리의 주위에 아마존에 직접 가보지 않은 해박한 전문가들이 얼마나 많은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해박한 전문가들을 따라 다니며 

지도를 외우며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나는 얼마나 행운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