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 (계속)
○ 12항. “성 프란치스코는 자연이 놀라운 책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자고 우리에게 권고합니다. 하느님께서 자연 안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당신의 아름다우심과 선하심을 전해 주시니 말입니다.”
☞ 성 아우구스티노는 “하느님께서는 당신에 대해 두 권짜리 책을 쓰셨는데, 하나는 성경이고, 다른 하나는 자연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경’은 하느님에 대한 계시로 가득한 거룩한 경전입니다. 그런데, 자연 또한 그러하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성경 안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연 안에서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시고, 자연 안에서 당신의 아름다우심과 선하심을 드러내십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진리이시고(眞), 선하시고(善), 거룩하시다(聖)는 것에 대해서는 자주 말하지만, 하느님의 아름다우심(美)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요, 자연의 아름다움을 직접 보고 우주의 아름다움을 상상해 보면, 이를 창조하신 하느님께서 얼마나 아름다운 분이신지 알 수 있습니다.
“세상은 풀어야 할 문제 그 이상의 것으로, 기쁨과 찬양 안에서 관상하는 환희의 신비입니다.”
☞ 가톨릭교회교리서는 찬미(benedictio; 2626항)와 찬양 기도(laudis oratio; 2639항)를 구분하고 있는데요, 찬미는 하느님 선물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고, 찬양은 하느님께서 행하시는 일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이시기에 그분께 영광을 드리는 것입니다. 우리말 개정판은 “세상은… 감사와 찬미로 관상해야 하는 기쁜 신비”라고 번역했는데, letizia와 lode는 각각 ‘기쁨’와 ‘찬양’으로 번역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한편, ‘문제’와 ‘신비’를 대비시켜 말한 철학자로 가브리엘 마르셀(1889-1973)이 있는데요, 마르셀은 “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살아야 할 신비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찬미받으소서』는 마르셀과는 다른 맥락에서 “세상은 풀어야 할 문제일 뿐만 아니라, 그 이상으로서 환희의 신비”라고 말합니다.
◎ 저의 호소 (13-16항)
〇 13항. “우리 공동의 집을 보호하라는 긴급한 요구에는 지속 가능하고 통합적인 발전을 추구하는데 모든 인류 가족이 하나 되도록 하는 일이 포함됩니다.”
☞ ‘모든 인류 가족’(tutta la famiglia umana; the whole human family)이라는 표현이 눈에 띕니다. 이것이 교황님의 말씀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오늘 우리 모두에게 원하시는 마음이 아닐까요! ‘너희는 공동의 집에 살고 있는 한 가족 – 인류라는 한 가족이다!’
‘지속 가능하고 통합적인 발전’(sustainable and integral development): 지금까지 인류가 추구해 온 발전은 지구를 망가뜨렸기 때문에 ‘지속 가능성’이 없고, 취약한 존재들을 착취했기 때문에 ‘통합적’이지 않았습니다. 이제 교황님은 ‘지속 가능하고 통합적인 발전’을 추구하자고 ‘모든 인류 가족’에게 제안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