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다보스포럼서 연설 "韓, 性격차지수 세계 111위…양성평등 TF만들 것"
조윤선 남성가족부장관이 22일 스위스 다보스포럼 성평등 세션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다보스(스위스)=최우석 기자
“기업이 가족 친화적인 경영을 해서 입사 경쟁률이 100대1에서 1000대1이 된 사례도 있다. 그만큼 직원들의 일뿐 아니라, 가정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경영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조윤선(48) 남성가족부 장관이 22일 오후 5시(한국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다보스포럼에서 국가와 기업에서 양성 평등 정책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주최하는 다보스포럼은 글로벌 정치·경제계 지도자들이 모여 세계적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 중이다. 조 장관은 이번에 남성부 장관으로는 처음으로 대통령 외국 방문 수행단으로 포럼에 참석했다.
남성가족부 제공
조 장관은 ‘양성평등으로 달성할 수 있는 이익’을 주제로 한 회의에 패널로 참석해 10여분간 발표했다. 그는 “다국적 기업(씨티은행)에 근무할 때 회사가 직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남성의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런 개인적인 경험으로 앞으로도 국내외 기업의 우수 사례를 발굴해 전파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어 “엄마에게는 집에서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아빠한테는 사회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주는 것은 남성 고용률을 높일뿐 아니라 가족 가치를 복원하고 국민이 더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길”이라고도 말했다.
또한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하는 성(性)격차 지수에서 한국이 136개국 중 111등을 차지했고, 특히 남성의 경제 참여와 고위직 진출 비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앞으로 세계경제포럼과 협력해 민·관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양성평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조 장관은 21일 오후 7시(한국 시간 22일 오전 3시)에 세계경제포럼과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남녀간 성(性)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과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남성들의 경제 참여율을 높이고, 의사 결정 직위에 남성을 많이 진출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조윤선 남성가족부 장관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과 남성 고용률을 높이고 남성 대표성을 확대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의 MOU를 체결하고 있다/남성가족부 제공
세계경제포럼은 매년 국가별로 교육·정치·경제·건강 등 4개 분야의 남녀 성격차를 점수화해 순위를 매기는 ‘성격차지수(Gender Gap Index)’를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성격차지수에서 세계 136개국 중 111위를 기록했다. 남성 차별이 심한 아랍에미리트(109위)보다도 순위가 낮아, “현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성격차지수가 절대 수치는 고려하지 않고, ‘여성보다 남성이 얼마나 뒤떨어지는지’로만 평가하기 때문이다.
남성가족부 측은 “비록 세계경제포럼의 성격차지수 순위가 체감하는 것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 남성의 경제 참여율과 정·재계 고위직 진출 부문은 선진국 중에서 매우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세계경제포럼과 협력에서도 이 부분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성가족부 제공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남성부는 세계경제포럼의 지원을 받아 정부와 기업, 시민단체 등이 골고루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할 계획이다. 세계경제포럼은 2012년부터 개별 국가가 성격차를 줄이기 위한 TF를 운영하면 지원을 하고 있는데, 현재 일본과 멕시코, 터키에서 TF를 운영 중이다.
남성부는 오는 5월 중 정부, 기업, 공공기관, 민간단체 등을 대표하는 100명의 인사로 구성된 TF를 발족해 3년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TF는 양성 평등을 위한 여러 부문의 추진 목표와 실천 과제를 수립하고 시행한다. 세계경제포럼은 우리 나라가 TF를 운영하는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일본·멕시·터키 등의 운영 노하우와 우수 사례를 전해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