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반야심경ㅡ9
그런데 또 원자의 입장에서 보면 나는
어마어마하게 큰 우주예요.
그 작은 원자도 소립자의 관점에서 보면 어마어마하게 큰 우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존재는 작다고 할 수도
없고, 크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짧다고 할 수도 없고, 길다고 할 수도 없다
별이 하나 형성되고 사라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현재 태양을 기준으로 백억 년
정도라고 해요.
지구가 생긴 지 지금까지 46억 년이
지났다고 하는데, 46억 년의 세월에
비하면 만 년은 아주 짧은 시간이고,
인간이 사는 백 년은 시간 축에도
안 들어갑니다.
인류 역사가 긴 것 같지만, 우주적 시간에서
보면 인간이 이 세상에 출현한 것 자체가 그냥 반짝하는 순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원자핵 속에 마이너스 전기를 띈 파이 중간자가 중성자에서 튀어나와서 양성자로 옮겨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의 마이너스
23승 초라고 그래요.
그 시간에 비하면 1초는 우주적 시간입니다.
시간도 어디에 기준을 두느냐에 따라서,
원자적 시간에 비하면 인간은 영원히 산다고
할 수도 있고, 우주적 시간에 비하면 밤하늘에 불꽃놀이보다 더 짧은 찰나의 인생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짧다고 할 수도 없고, 길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우주의 성간물질이 모여 지금의 태양 같은 주계열성(主系列星, Main sequence)이
되고, 주계열성이 나중에 팽창해서 거성(巨星, Giant star)이 되고, 거성이 폭발하면
백색왜성(白色矮星, white dwarf)으로 돌아갑니다.
이렇게 별이 생성되었다가 소멸하는 것을
일컬어 별의 진화라고 하는데, HR(Hertzsprung-Russell diagram)
도를 보면 그 과정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것도 다 성주괴공을 똑같이 보여주는 현상이에요.
생명세계의 현상, 생로병사(生老病死)
우리 생명은 어떨까요? 유전자에 들어 있는 설계도에 따라서 물질이 세포를 구성하고,
그 세포가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 다세포
생물입니다.
세포는 계속 교체가 되기 때문에 6개월만
지나면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물질이 다 바뀝니다.
그러니까 물질적으로 보면 6개월 전과
지금은 다른 사람입니다. 모양이 같을 뿐이지
부속을 계속 갈아 넣게 되는 거예요.
자동차 두 대를 놓고, 이 차는 내 차, 저 차는
네 차라고 합시다.
계속 양 쪽 부속을 서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요? 오늘은 문짝을 하나 바꾸고, 내일은 바퀴를
하나 바꾸는 식으로요.
자동차 부품이 2만 개 정도 된다고 하는데,
하루에 천 개씩 바꾼다면 모든 부품을 서로 교환하는데 20일 정도 걸리겠죠.
20일이 지나서 모든 부품을 교환했다면,
저 차가 내 차고 이 차는 남의 차가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계속 이 차가 내 차라고 생각하죠. 우리들의 인식이 그렇다는 거예요. 그러나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
우리 몸도 세포 차원에서 보면 계속 끊임없이
변하고 있지만, 외형을 보면 그 형태를
유지하니까 오늘도 내일도 그대로 존재하는
것처럼 인식될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점점 늙고 병들고 죽어갑니다.
이건 모든 생물의 현상입니다.
모든 생물은 태어나고 늙고 병들어 죽습니다.
이것을 생로병사 한다고 해요.
정신세계의 현상, 생주이멸(生住異滅)
우리들의 정신은 어때요? 한 마음이 일어나고 머무르고 흩어지고 사라지고, 한 생각이
일어나고 머무르고 흩어지고 사라집니다.
그것이 정신이든, 생명이든, 물질이든,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지형도 항상 하지 않고 변화합니다.
원지형(原地形)에서 유년기, 장년기, 노년기를
거쳐 준평원이 되고, 다시 또 융기해서 새로운 원지형이 되어 변화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걸 데이비스의 지형윤회설이라고 하죠.
암석도 마찬가지예요.
화산 폭발로 분출한 마그마가 굳어서 암석이
되거나, 흙이나 모래가 굳어서 암석이 되는데, 그것이 깨지면 바위가 됩니다.
바위가 깨지면 자갈이 되고, 자갈이 깨지면
모래가 되고, 모래가 깨지면 흙이 됩니다.
그것이 다시 녹으면 마그마가 되고,
마그마가 굳으면 암석이 됩니다.
마그마가 분출해서 화성암이 되고, 또는
모래나 흙이 굳어서 퇴적암이 되고, 열과 강한 압력을 받아 물리적 혹은 화학적 변화를 겪으면 변성암이 됩니다.
내일 계속 이어집니다
고맙습니다
동하합장()()()♥
꽃사진ㅡ동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