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강. 기억의 궁전: 내면의 심연에서 하나님을 찾다 (고백록 10권 전반부 강해)
"늦게야 님을 사랑했습니다! 그토록 오래되었으나 그토록 새로운 아름다움이시여, 늦게야 님을 사랑했습니다! 님은 내 안에 계셨건만 나는 밖으로 쏘다니며 님을 찾았습니다."
고백록 10권에 접어들며, 아우구스티누스는 이제 과거의 회상을 멈추고 '현재'로 시선을 돌립니다. 회심하고 주교가 된 지금, 그는 묻습니다. "나는 지금 하나님을 어떻게 사랑하고 있는가? 그리고 도대체 그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이 질문을 안고 그는 인간 내면의 가장 신비로운 영역인 '기억(Memory)'이라는 광활한 우주로 탐험을 시작합니다. 8강에서는 우리 영혼의 깊은 심연 속으로 내려가, 그곳에 임재해 계시는 거룩한 하나님을 대면하는 눈부신 통찰을 나눕니다.
첫 번째로 주목할 것은 '기억의 궁전(Palace of Memory)'이라는 위대한 은유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의 기억을 거대한 궁전 혹은 끝없는 동굴로 묘사합니다. 그곳에는 우리가 평생 보고 들은 감각적 이미지들, 학습한 학문과 기술들, 심지어 기쁨과 슬픔 같은 감정들까지 모두 저장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 기억의 창고를 열어 과거를 불러오고, 그것을 바탕으로 미래를 상상합니다. 그러나 아우구스티누스는 여기서 충격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그렇다면 내 기억의 창고 어느 방에 하나님이 계시는가?"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하나님을 본 적이 없습니다. 감각으로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인간은 하나님을 찾고 갈망할 수 있습니까? 잃어버린 동전이 무엇인지 모르면 동전을 찾을 수 없듯이, 우리 안에 이미 하나님에 대한 희미한 '기억'이나 '지식'이 없다면 우리는 결코 진리를 추구할 수 없습니다. 즉, 타락한 인간의 깊은 무의식과 영혼의 심연 속에는 창조주의 흔적이 아로새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칼빈이 말한 '종교의 씨앗(Semen Religionis)'과 일맥상통합니다. 인간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서도, 영혼 깊은 곳에서는 본능적으로 그분을 그리워하도록 창조된 존재입니다.
두 번째로 선포해야 할 진리는 '밖을 헤매던 방황의 끝과 내면의 성소'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통탄하며 고백합니다. "주님은 내 안에 계셨는데, 나는 밖에서 주님을 찾았습니다." 과거의 그는 해와 달, 화려한 철학, 육체의 쾌락 등 '자신의 외부'에 있는 피조물들 속에서 행복과 진리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피조물들은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우리는 당신이 찾는 그분이 아닙니다. 그분이 우리를 지으셨습니다."
목회자 여러분, 오늘날 우리 성도들의 모습이 이와 같지 않습니까? 스마트폰의 끊임없는 알람, 세상의 소음, 분주한 인간관계 등 '밖으로'만 시선을 돌리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 외부의 번잡함 속에 계시지 않습니다. 성령이 거하시는 전이 된 우리 영혼의 가장 깊은 지성소에 고요히 머물고 계십니다. 우리의 목회는 성도들의 시선을 밖에서 안으로 돌려놓는 작업이 되어야 합니다. 멈추어 서서 침묵하고, 자신의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 그곳에 이미 임재해 계시는 주님과 대면하는 묵상과 기도의 훈련을 치열하게 가르쳐야 합니다.
세 번째는 고백록 전체의 절정이자 기독교 역사상 가장 숭고한 신앙 고백인 "늦게야 님을 사랑했습니다(Sero te amavi)"입니다. 진리를 깨달은 후, 아우구스티누스는 허송세월했던 자신의 과거를 가슴 치며 후회합니다. 그러나 그 후회는 절망이 아니라 폭발적인 사랑의 고백으로 승화됩니다. "님이 부르시고 소리치시어 나의 귀머거리를 깨뜨리셨고, 님이 번쩍이며 빛나시어 나의 눈먼 것을 쫓아내셨습니다. 님이 향내를 발하시어 내가 숨을 들이마시고는 님을 향해 헐떡입니다. 님을 맛보고 나니 이제는 님에 굶주리고 목마릅니다. 님이 나를 만지시니 내가 님의 평안을 갈망하여 불타오릅니다."
동역자 여러분, 이 거룩한 불꽃이 오늘 우리의 심령과 강단에 타오르고 있습니까? 단순히 하나님을 '아는' 교리적 지식을 넘어, 하나님을 향해 헐떡이고 굶주리며 불타오르는 사랑의 고백이 터져 나와야 합니다. 우리 성도들이 세상의 쾌락을 좇던 과거를 애통해하며, "내가 더 빨리 주님을 깊이 알았더라면!" 하고 눈물짓는 거룩한 후회를 경험하게 하십시오.
8강을 통해 우리는 성도들의 영적 주파수를 내면의 심연으로 맞추도록 도와야 합니다. 세상의 화려한 피조물에 빼앗겼던 마음을 거두어, 내 영혼의 가장 깊은 곳에 계신 그 오래고도 영원한 아름다움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돌진하도록 만드십시오. 그 찬란한 임재의 맛을 본 성도는 결코 다시 세상의 썩어질 배 밭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