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삽살개에 관한 한시들입니다. 어느 시에서도 귀신을 쫒는다는 의미로 쓰인 것을 찾을 수 없으며, 사립문을 지키는 친근한 이미지가 느껴집니다. 그러므로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귀신쫒는 삽살개는 조선시대 삽살개와는 다른 개인 것 같습니다.
서계집 제2권 / 시(詩)○석천록 상(石泉錄上) 쇠미한 세상 날로 경박해지는데 / 衰俗日澆淺 묵묵히 순박한 마음 지녔네 / 默默抱淳厖 어찌 오색찬란한 저 사자가 / 豈彼五色猊 울타리 아래의 삽살개와 같겠는가 / 可同籬下狵 제8권 / 잡체(雜體) 토천(土泉)에서 동숙(同宿)하며 읊은 연구(聯句)
한 해가 바뀔 즈음 몹시도 추우니 -선술(善述)- / 歲鑰陰崢嶸 하늘에는 싸락눈이 어지러이 날린다 -여장(汝章)- / 天衢霰凌亂 큰 바람이 불어 산림이 울부짖으니 / 大風山林號 외진 거리에 사람 자취가 끊어졌어라 -지세(持世)- / 窮巷人蹤斷 저녁 문 두드리는 소리에 놀라고 -여장- / 夕戶驚剝啄 저물녘 삽살개는 거리에 짖어 대누나 / 昏厖鬧閭閈 벽에 어린 그림자에 손님의 발소리처럼 반가워라 / 對壁影如聞谷跫 울타리 옆 눈떨기에 삽살개가 조는고야 / 野籬踈雪臥閒狵 물살을 차는 예쁜 여인이 상숫가에서 노는 듯 / 凌波素襪游湘浦 수레를 비추는 구슬이 위나라에서 나온 듯 / 照乘明珠出魏邦 참모습을 그리는 방법이야 한둘이 아니지만 / 摹寫眞形元不一 특이한 격을 돋굼에는 이만한 것이 없다네 / 助添奇格此無雙 불빛 따라 외론 향기가 새어나가면 어쩌나 / 淸芬恐逐孤光洩 종이를 발라 은근히 창살을 가린다네 / 塗紙慇懃護竹窓 이상은 등불 앞의 매화에 대하여 청장관전서 제2권 / 영처시고 2(嬰處詩稿二) 첫 겨울
시냇가 흰 판자문 언제나 닫았는데 / 長掩溪邊白板門 나귀 탄 그 어느 객이 단풍 밑에 와 앉았는고 / 騎驢客到坐楓根 산가에는 본래 찾아오는 이 드물거늘 / 山家自是人來罕 울타리 구멍에 가끔 삽살개 짖어대네 / 籬竇時時狵吠喧 사방 산 고요한 밤에 여울물 소리 요란하니 / 四山虛夜落風湍 멀리 석문의 푸른 우물 차가우리 / 遙想石門碧井寒 달이 뜬 삼경에 더욱 소리 요란해 / 月出三更愈淅瀝 그 음운 늙은 전나무에 높아 구름에까지 서리네 / 韻高蒼檜入雲盤 십리 길 바다 물결 나의 아우 집에는 / 十里滄浪吾弟家 맑은 강 우뚝한 나무 그것이 자랑거리네 / 淸江獨樹爾能誇 멀리 짐작하니 지금쯤 하목정 앞에 서서 / 遙之霞鶩亭前立 한가히 흰 모래에 일어나는 갈매기를 헤아리리 / 閒數煙鷗起白沙 ⓒ 한국고전번역원 | 이진영 (역) | 1978 춘정집 제1권 / 시(詩) 아침에 바라보고 언덕의 초당 앞에 큰 들판 펼친지라 / 特地小堂臨大野 상쾌한 새벽이면 창가에서 관망했지 / 每於淸曉凭高窓 묏부리에 눈이 녹자 구름은 절을 덮고 / 雪乾岳面雲藏寺 성 너머로 별이 지자 강가에서 해 솟았네 / 星落城根日湧江 계곡에는 소나무가 하나하나 푸르고 / 萬壑疎松靑箇箇 시냇가엔 백조가 쌍쌍이 나는구나 / 一溪飛鳥白雙雙 문 밖 나가 방문하는 산승이 반가워서 / 出門爲愛山僧過 짖어대는 삽살개를 지팡이로 때렸다네 / 手杖枯藜擊吠狵 어우집 후집 제1권 / 시(詩)○조천록(朝天錄) 대릉하〔大陵河〕 배를 띄워 다시 대릉하를 건너니 / 揚舲重渡大陵河 변방의 안개와 서리가 나를 한껏 감동시키네 / 絶徼煙霜感我多 산 너머에서 오랑캐의 슬픈 노래 소리 들리고 / 山外悲歌來辮髮 구름 저쪽 외로운 목책은 창 든 병사가 지키네 / 雲邊孤柵把雕戈 마을 울타리의 삽살개는 고양이 같고 / 村籬狵似含蟬子 들판이 척박하여 모기는 누에처럼 크네 / 野薄蚊如巨繭蛾 풍경은 좋은데 풍토가 다르니 / 物色有餘風土異 고향으로 고개 돌리며 몇 번이나 노래했나 / 故園回首幾高歌 ⓒ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원 | 장유승 최예심 (공역) | 2018 옥담유고 삼가 석천 선생께 답하다 2수 [奉酬石泉先生 二首]
평상시에 근심스런 생각 날로 고동치는데 / 端居憂思日舂撞 하물며 산촌 막걸리를 항아리로 비웠음에랴 / 況復山醪罄小缸 고맙게도 선생이 좋은 시구 보내주시어 / 頼有先生傳繡句 읊으매 봄빛이 마른 창자에 가득하여라 / 吟來春色滿枯腔 산골 집 고요한 봄날 삽살개는 조는데 / 山家春寂睡靈尨 종일토록 사립문에 사람 발자취 끊겼구나 / 竟日柴門絶世跫 안장 없는 말을 탄 소년이 한 폭을 보내오니 / 驏騎少年傳一幅 시는 금수와 같고 붓은 기둥과 같아라 / 詩如錦繡筆如杠 옥담유고 동촌에서 밤에 술을 마시다가 먼저 집으로 돌아가며[東村夜飮先出還家] [DCI]ITKC_BT_1438A_0010_000_3670_2011_001_XML DCI복사 URL복사 은은하고 맑은 노래 점차 멀리 들리고 / 隱隱淸歌聽漸遙 말 앞에 쌍 횃불은 숲의 가지 비춘다 / 馬前雙炬映林稍 산촌 삽살개는 제 주인 맞을 줄 몰라 / 山尨不識迎其主 구름 사이에서 시끄럽게 짖어대는구나 / 却在雲間吠自呶 용주유고 제1권 / 칠언절구(七言絶句) 가을 밤〔秋夜〕 가을 하늘 맑고 멀리서 강물소리 들리는데 / 碧落秋晴響遠江 사립문은 닫히고 마을 삽살개는 조용하네 / 柴扉撑掩息村厖 대숲에 바람 불지 않아 작은 집은 고요한데 / 竹風不動小院靜 밝은 달 하늘에 있고 나는 창에 기대었네 / 明月在天人倚窓 용주유고 제5권 / 오언고시(五言古詩) 길게 울던 백오골계가 사냥개에게 물려 탄식하다〔長鳴白烏鷄爲畋犬所噬歎〕 큰비가 내려 날개를 늘어뜨린 채 / 甚雨鷄翅垂 땅에 내려와 공연히 푸드덕거리다 / 墜地空拍拍 홀연 늙은 삽살개에게 속임을 당했네 / 忽被老厖欺 날이 밝자 뜰을 흘끗 보니 / 天明眄階庭 흰 털이 여기저기 흩어졌구나 / 白毛散離披 붉은 벼슬로 무엇을 보았으며 / 赤幘何所見 무엇을 믿고 용기를 내었는가 / 勇氣何所持 어찌 삽살개만 악행을 저질렀으랴 / 豈但厖肆惡 아이종도 죄를 피하기 어렵네 / 小奴罪難辭 운양집 제1권 / 시(詩) ○습유만음(濕遊漫吟) 영춘현에 들르다〔過永春縣〕 [DCI]ITKC_BT_0650A_0050_020_0130_2014_001_XML DCI복사 URL복사 강가 가시나무 울타리가 사방을 두르고 / 江上荊籬遍四圍 네 군(郡)의 속담에 “영춘 현감(永春縣監)이 가시나무 울타리를 자랑한다.”라는 말이 있다. 봄날 성의 관기들은 삼베 빨아 돌아가네 / 春城官妓浣麻回 관아 문은 푸른 산과 더불어 고요하기만 하여 / 衙門直與靑山靜 외로운 삽살개 소리만 손님 온다 짖어대네 / 秪有孤狵吠客來 운양집 제1권 / 시(詩) ○승평관집(昇平館集) 안도 여인〔安島女〕 문빗장 채워도 속임수로 연다지요 / 扃鐍啓詐詭 섬 생활은 밤에도 문을 열어놓고 / 島居夜開戶 늙은 삽살개는 귀 늘어뜨린 채 지내지요 / 老尨安帖耳 산속에선 살 수가 없어요 / 山中不可居 승냥이와 호랑이가 살고 있으니까요 / 豺虎之所倚 섬 생활엔 그런 걱정 없어 / 島居無此患 어두운 밤에도 개 돼지를 풀어 놓지요 / 昏夜放犬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