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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二十三年, 秦王復召王翦, 彊起之①, 使將擊荊. 取陳以南至平輿, 虜荊王. 秦王游至郢陳. 荊將項燕立昌平君爲荊王, 反秦於淮南. 二十四年, 王翦、蒙武攻荊, 破荊軍, 昌平君死, 項燕遂自殺.
이십삼년, 진왕부소왕전, 강기지①, 사장격형. 취진이남지평여, 노형왕. 진왕유지영진. 형장항연립창평군위형왕, 반진어회남. 이십사년, 왕전、몽무공형, 파형군, 창평군사, 항연수자살.
[解釋] 진왕 정 23년(기원전 224년), 진왕이 다시 왕전을 다시 불러 억지로 기용한 다음 초나라를 공격하게 했다. 陳의 남쪽부터 平輿縣에 이르는 땅을 빼앗고 초나라왕 負芻를 사로잡았다. 진왕이 초나라 도읍인 郢과 陳縣을 순시했다. 초나라 장수 項燕이 昌平君을 초나라 왕으로 옹립하여 淮河 남쪽에서 진나라에 반기를 들었다. 진왕 정 24년(기원전 223년), 王翦、蒙武가 초나라를 공격해, 초나라 군대를 격파하였으며, 창평군이 죽고 항연은 결국 자살했다.
[註解] ①彊起之 : 왕전을 억지로 기용하다.
12
二十五年, 大興兵, 使王賁將, 攻燕遼東, 得燕王喜. 還攻代, 虜代王嘉. 王翦遂定荊江南地;降越君①, 置會稽郡. 五月, 天下大酺②.
이십오년, 대흥병, 사왕분장, 공연료동, 득연왕희. 환공대, 노대왕가. 왕전수정형강남지;항월군①, 치회계군. 오월, 천하대포②.
[解釋] 진왕 정 25년(기원전 222년), 진왕은 대규모로 군사를 일으켜 왕분을 장수로 삼아 연나라 요동을 공격하게 하여 연나라 왕 喜를 사로잡았다. 돌아오는 길에 代나라를 공격하여 대나라 왕 嘉를 포로로 잡았다. 왕전이 마침내 초나라의 강남 지역을 평정하여, 百越의 군주를 항복시키고 會稽郡을 설치했다. 5월, 천하에 큰 연회를 열었다.
[註解] ①降越君 : 백월의 군주가 항복하다. 越君은 越族[百越]의 수령. 초나라의 威王이 월나라를 멸망시켜 잔여 부족이 왕을 칭하여 스스로 君이라 하였다. ②酺 : 연회. 진나라가 다섯 나라를 멸망시키고 축하하기 위해 연회를 열도록 명령한 것이다.
13
二十六年, 齊王建與其相後勝發兵守其西界, 不通秦①. 秦使將軍王賁從燕南攻齊, 得齊王建.
이십륙년, 제왕건여기상후승발병수기서계, 불통진①. 진사장군왕분종연남공제, 득제왕건.
[解釋] 진왕 정 26년(기원전 221년), 제나라 왕 田建과 그의 재상 后勝이 군사를 일으켜 서쪽 경계를 지키면서 진나라와의 왕래를 끊었다. 진왕은 장군 왕분에게 연나라 남쪽에서 제나라를 공격하게 하여 제나라 왕 전건을 사로잡았다.
[註解] ①不通秦 : 진나라와 왕래를 끊다.
14
秦王初并天下, 令丞相、御史曰 : 「異日①韓王納地效②璽, 請爲藩臣③, 已而倍約, 與趙、魏合從畔④秦, 故興兵誅⑤之, 虜其王. 寡人以爲善, 庶幾⑥息兵革⑦. 趙王使其相李牧來約盟, 故歸其質子.
진왕초병천하, 령승상、어사왈 : 「이일①한왕납지효②새, 청위번신③, 이이배약, 여조、위합종반④진, 고흥병주⑤지, 로기왕. 과인이위선, 서기⑥식병혁⑦. 조왕사기상리목래약맹, 고귀기질자.
[解釋] 진왕이 막 천하를 통일한 후 승상과 御史에게 명하였다. 「지난 날 韓나라 왕은 땅과 옥새를 바치면서 藩臣이 되기를 청했으나, 얼마 뒤 약속을 어기고 조나라, 위나라와 합종하여 진나라를 배반하였기에, 군대를 일으켜 그들을 토벌하고 한나라 왕을 포로로 잡았다. 과인은 잘 되었다고 하고 어쩌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조나라 왕이 그의 재상 李牧을 보내 맹약을 했으므로, 볼모로 있던 그의 아들을 돌려보냈다.
[註解] ①異日 : 지난 날. 이전. ②效 : 바치다. ③藩臣 : 封地를 하사받은 제후국의 왕. ④畔 : 叛과 통한다. 반란하다. ⑤誅 : 토벌하다. ⑥庶幾 : 어쩌면. 혹시. ⑦息兵革 : 전쟁을 멈추다. 兵革은 전쟁을 말한다.
已而①倍盟, 反我太原, 故興兵誅之, 得其王. 趙公子嘉乃自立爲代王, 故擧兵擊滅之. 魏王始約服入秦, 已而與韓、趙謀襲秦, 秦兵吏誅, 遂破之.
이이①배맹, 반아태원, 고흥병주지, 득기왕. 조공자가내자립위대왕, 고거병격멸지. 위왕시약복입진, 이이여한、조모습진, 진병리주, 수파지.
[解釋] 얼마 뒤 맹약을 어기고 태원에서 우리를 배반하였기에 군대를 일으켜 토벌하고 조나라 왕을 사로잡았다. 조나라 공자 嘉가 대나라 왕으로 스스로 즉위하였기에 군사를 일으켜 공격해 멸하였다. 魏나라 왕도 처음에는 진나라에 복종하기로 약속했으나 얼마 안 되어 한나라 및 조나라와 함께 진나라를 습격하려 하기에 진나라 군대가 이들을 토벌하고 끝내 그들을 격파했다.
[註解] ①已而 : 오래지 않아.
荊王獻青陽以西, 已而畔約, 擊我南郡, 故發兵誅, 得其王, 遂定其荊地. 燕王昏亂, 其太子丹乃陰令荊軻爲賊①, 兵吏誅, 滅其國.
형왕헌청양이서, 이이반약, 격아남군, 고발병주, 득기왕, 수정기형지. 연왕혼란, 기태자단내음령형가위적①, 병리주, 멸기국.
[解釋] 초나라 왕은 청양 서쪽 땅을 바쳤으나 얼마 후 약속을 어기고, 우리 南郡을 공격하였기에 군사를 일으켜 토벌하여 초나라 왕을 사로잡고, 마침내 초나라 땅을 평정하였다. 연나라 왕이 어리석고 문란해 태자 단이 몰래 형가를 자객으로 보내 나를 죽이려 했기에, 군대로 토벌하고 연나라를 멸망시켰다.
[註解] ①賊 : 살인자. 자객.
齊王用后勝計, 絕秦使, 欲爲亂, 兵吏誅, 虜其王, 平齊地. 寡人以眇眇①之身, 興兵誅暴亂, 賴宗廟②之靈, 六王咸③伏④其辜⑤, 天下大定. 今名號不更, 無以稱成功, 傳後世. 其議帝號.」
제왕용후승계, 절진사, 욕위란, 병리주, 노기왕, 평제지. 과인이묘묘①지신, 흥병주폭란, 뢰종묘②지령, 육왕함③복④기고⑤, 천하대정. 금명호불경, 무이칭성공, 전후세. 기의제호.」
[解釋] 제나라 왕은 后勝의 계책을 받아들여 진나라와의 왕래를 끊고 반란을 일으키려 하였기에 군대로 토벌하여 제나라 왕을 포로로 잡고 제나라 땅을 평정했다. 과인이 보잘 것 없는 몸으로 군사를 일으켜 포악한 혼란을 토벌한 것은, 종묘의 혼령이 돌보았기 때문이며, 6국의 왕들이 모두 자신들의 죄를 승복하자 천하가 크게 안정되었다. 이제 이름과 호를 바꾸지 않고서는 성공을 일컬을 수도 후세에 전할 수도 없다. 황제의 號에 대해 논하라.」
[註解] ①眇眇 : 매우 작은 모양. 渺渺. 자기를 낮추는 겸손한말. ②宗廟 : 역대 제왕의 위패를 모시는 왕실의 사당. ③咸 : 모두. ④伏 : 받아들이다. 승복하다. ⑤辜 : 죄. 허물.
丞相綰、御史大夫劫、廷尉斯等皆曰 : 「昔者五帝地方千里, 其外侯服夷服諸侯或朝或否, 天子不能制. 今陛下興義兵, 誅殘賊, 平定天下, 海內爲郡縣, 法令由一統, 自上古以來未嘗有, 五帝所不及.
승상관、어사대부겁、정위사등개왈 : 「석자오제지방천리, 기외후복이복제후혹조혹부, 천자불능제. 금폐하흥의병, 주잔적, 평정천하, 해내위군현, 법령유일통, 자상고이래미상유, 오제소불급.
[解釋] 승상 王綰, 어사대부 馮劫、廷尉 李斯 등이 모두 말했다. 「옛날 五帝 때에는 땅이 사방 천 리로 그 바깥은 侯服과 夷服의 제후들 가운데 어떤 자는 조회를 오기도 하고 어떤 자는 오지 않기도 하여 천자가 통제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폐하께서 정의로운 군대를 일으켜 남은 적들을 토벌하고 천하를 평정하시어, 전국에 군현을 설치하시고 법령을 하나로 통일하시니, 이는 上古 이래 일찍이 없던 일로 오제라 하더라도 따르지 못할 일입니다.
臣等謹與博士議曰, '古有天皇, 有地皇, 有泰皇, 泰皇最貴.' 臣等昧死上尊號, 王爲'泰皇'. 命爲'制①', 令爲'詔②', 天子自稱曰'朕③'.」
신등근여박사의왈, '고유천황, 유지황, 유태황, 태황최귀.' 신등매사상존호, 왕위'태황'. 명위'제①', 영위'조②', 천자자칭왈'짐③'.」
[解釋] 신 등이 삼가 박사들과 논의하기를, '옛날 天皇이 있고, 地皇이 있고, 泰皇이 있었는데 태황이 가장 존귀했다.'고 논의 했습니다. 신 등은 죽음을 무릅쓰고 존호를 올리니 왕께서는 '泰皇'으로 하십시오, 命은 '制'로, 令은 '詔'로 하시옵고, 천자가 스스로를 부를 때는 '朕'이라 하옵소서.」
[註解] ①制 : 제왕의 제도에 대한 명령. 制書. ②詔 : 詔書. 제왕이 문서로 알리는 명령. ③朕 : 나. 옛날에 상하가 모두 자신을 호칭하는 말이었으나, 秦나라 이후로 천자만이 홀로 호칭하였다.
王曰 : 「去'泰', 著①'皇', 采上古'帝'位號, 號曰'皇帝'. 他如②議.」 制曰 : 「可.」 追尊莊襄王爲太上皇.
왕왈 : 「거'태', 저①'황', 채상고'제'위호, 호왈'황제'. 타여②의.」 제왈 : 「가.」 추존장양왕위태상황.
[解釋] 진왕이 말했다. 「'泰'자는 떼고, '皇'자를 붙이고, 상고 때의 '帝'라는 호칭을 채택해 '皇帝'라 칭할 것이다. 다른 것은 그대들이 논의한 바대로 시행하라.」 그리고는 制書를 내려 「좋다.」고 하고는, 莊襄王을 太上皇으로 추촌했다.
[註解] ①著: 부착하다. 붙이다. ②如 : ~에 따라.
制曰 : 「朕聞太古有號毋謚①, 中古有號, 死而以行②爲謐. 如此, 則子議父, 臣議君也, 甚無謂③, 朕弗取焉. 自今已來, 除謚法. 朕爲始皇帝. 後世以計數④, 二世三世至于萬世, 傳之無窮.」
제왈 : 「짐문태고유호무시①, 중고유호, 사이이행②위밀. 여차, 즉자의부, 신의군야, 심무위③, 짐불취언. 자금이래, 제시법. 짐위시황제. 후세이계수④, 이세삼세지우만세, 전지무궁.」
[解釋] 이어 制書를 내려 명했다. 「짐이 듣기에 太古 때에는 號만 있고 諡號는 없었으며, 中古 때에는 號가 있고, 죽은 뒤에는 행적에 따라 諡號를 정했다고 한다. 그것은 자식이 아비를 논평하고 신하가 군주를 의논하는 것이 되니 어이없는 일이니 짐은 이를 취하지 않겠다. 지금 이후로 시호법을 없애겠노라. 짐을 시황제라 부르라. 후세는 수를 헤아려서 2세, 3세라하여 만세에 이르기까지 무궁하게 전하게 하라.」
[註解] ①謚 : 諡號[謚號]. 고대에 황제와 귀족의 사후에 공덕을 칭송하여 추증하는 칭호. ②行 : 품행. 사적. ③無謂 : 의미가 없다. ④以計數 : 이로부터 계산하다.
15
始皇推①終始五德之傳②, 以爲周得火德, 秦代周德, 從所不勝③. 方今水德之始, 改年始④, 朝賀皆自十月朔⑤.
시황추①종시오덕지전②, 이위주득화덕, 진대주덕, 종소불승③. 방금수덕지시, 개년시④, 조하개자십월삭⑤.
[解釋] 진시황제는 終始五德의 순서를 추론하여서 주나라가 火德으로 천하를 얻었는데 진나라가 주나라의 덕을 대신했으니, 火德이 이기지 못하는 것을 따라서 진나라는 水德을 따라야 한다고 하였다. 바야흐로 이제 水德이 시작되니, 1년의 시작을 바꾸고, 조회와 하례도 모두 10월 초하루에 거행하게 했다.
[註解] ①推 : 추구하다. 추론하다. ②傳 : 차례. 순서. ③從所不勝 : 주나라가 이기지 못할 바를 쫓아서 수덕으로 하였다. 불[火]이 물[水]을 이기지 못하는 속성을 말하는 것이다. ④改年始 : 1년의 시작을 개정하다. 夏나라는 建寅月인 음력 1월을 새해로 삼고, 殷나라는 建丑月인 음력 12월을 새해로 삼고, 周나라는 建子月인 음력 11월을 새해로 삼았는데, 진시황은 建亥月인 음력 10월을 새해로 삼았다. ⑤朔 : 음력 매월 초하루.
衣服旄旌①節②旗皆上黑③. 數以六爲紀④, 符、法冠⑤皆六寸, 而輿六尺, 六尺爲步, 乘六馬.
의복모정①절②기개상흑③. 수이륙위기④, 부、법관⑤개륙촌, 이여륙척, 육척위보, 승륙마.
[解釋] 의복, 깃발, 符節의 색깔은 모두 검은색을 숭상하게 했다. 숫자는 6을 단위로 하니, 부절과 모자의 길이는 모두 여섯 치로 하고, 가마의 너비는 여섯 자로, 여섯 자를 1보로 하고 수레 한 대를 여섯 마리의 말이 끌게 했다.
[註解] ①旄旌 : 들소의 꼬리 또는 오색 새 깃털로 장식한 깃발. 旌은 새 깃털을 갈라서 만드니 사졸을 고무시키는 물건이다. 旄는 깃발로 들소의 꼬리를 깃대 끝에 매단 것이다. ②節 : 符節. 使臣의 증표. ③上黑 : 검은 색을 숭상하다. 오행설에 水는 흑색이며 北方에 속한다. 上은 숭상하다. ④數以六爲紀 : 水의 成數는 6이므로 6을 단위로 삼았다. 紀는 極. ⑤法冠 : 御史가 쓰는 관.
更名河曰德水, 以爲水德之始. 剛毅戾深①, 事皆決於法, 刻削②毋仁恩和義, 然後合五德之數③. 於是急法, 久者不赦.
경명하왈덕수, 이위수덕지시. 강의려심①, 사개결어법, 각삭②무인은화의, 연후합오덕지수③. 어시급법, 구자불사.
[解釋] 황하를 德水로 이름을 바꾸어 水德의 기원으로 삼았다. 과감하고 각박한 정치를 행하여 한다고 하여 모든 일이 법에 의해 결정되었으며, 가혹하고 사랑과 관용이 없는 정치를 행한 뒤에야 오덕의 數에 부합하다고 여겼다. 이에 법을 엄격히 적용하고 오랫동안 사면하지 않았다.
[註解] ①剛毅戾深 : 과감하고 각박한 정치를 행하다. 剛毅는 의지가 굳다. 戾深은 호되다. 잔인하다. ②刻削 : 가혹하게 굴다. 법령이 가혹하다. ③數 : 규칙. 도리.
16
丞相綰等言 : 「諸侯初破, 燕、齊、荊地遠, 不爲置王, 毋以塡①之. 請立諸子, 唯②上幸許.」 始皇下其議③於群臣, 群臣皆以爲便④.
승상관등언 : 「제후초파, 연、제、형지원, 불위치왕, 무이진①지. 청립제자, 유②상행허.」 시황하기의③어군신, 군신개이위편④.
[解釋] 승상 王綰 등이 말했다. 「이제 막 제후들을 평정했지만 연, 제, 초나라는 거리가 머니 왕을 두지 않으면 그들을 진압할 수 없습니다. 아들들을 왕으로 세우는 일을 허락하시길 청합니다.」 시황제가 군신들에게 내려 이에 대해 건의하게 하자, 군신들은 모두가 그렇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하였다.
[註解] ①塡 : 鎭과 같다. 진압하다. 안정시키다. ②唯 : 희망하다. ③議 : 건의하다. ④便 : 유리하다. 적합하다.
廷尉①李斯議曰 : 「周文武所封子弟同姓甚眾, 然後屬②疏遠, 相攻擊如仇讎③, 諸侯更相④誅伐, 周天子弗能禁止. 今海內賴陛下神靈一統, 皆爲郡縣, 諸子功臣以公賦稅重賞賜之, 甚足⑤易制. 天下無異意, 則安寧之術⑥也. 置諸侯不便.」
정위①리사의왈 : 「주문무소봉자제동성심중, 연후속②소원, 상공격여구수③, 제후경상④주벌, 주천자불능금지. 금해내뢰폐하신령일통, 개위군현, 제자공신이공부세중상사지, 심족⑤이제. 천하무이의, 즉안녕지술⑥야. 치제후불편.」
[解釋] 廷尉 李斯가 의견을 아뢰었다. 「주나라의 문왕과 무왕이 제후로 봉한 자제와 동성의 친인척들이 매우 많았으나 후예들이 소원해져서 서로를 원수처럼 공격했고. 제후들끼리는 서로를 공격하여 정벌하니, 周천자가 막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 천하가 폐하의 신령스러움에 힘입어 통일을 이루고 모두 郡縣이 되었으니, 아들들과 공신들에게는 공적인 세금으로 후하게 상을 내리시면 매우 통제하기가 쉬울 것입니다. 천하 사람들이 다른 마음을 갖지 않게 되면 바로 천하를 편안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제후를 두는 것은 편안하지 못할 것입니다.」
[註解] ①廷尉 : 獄事를 다스릴 때에 반드시 조정에 물어 여러 사람들과 함께 다스리는 관직. 軍事와 獄事는 제도를 함께하므로 廷尉라 부른다. ②後屬 : 후예. 후대. ③仇讎 : 원수. 적. ④更相 : 서로. ⑤足 : 할 수 있다. ⑥術 : 방법. 수단.
始皇曰 : 「天下共苦戰鬬不休, 以有侯王. 賴宗廟, 天下初定, 又復立國, 是樹兵①也, 而求其寧息, 豈不難哉! 廷尉議是.」
시황왈 : 「천하공고전두불휴, 이유후왕. 뢰종묘, 천하초정, 우부립국, 시수병①야, 이구기녕식, 기불난재! 정위의시.」
[解釋] 시황이 말했다. 「천하가 함께 전쟁이 끊이지 않는 고통을 겪었던 것은 제후 왕이 있었기 때문이다. 종묘의 신령의 덕택으로 천하가 처음 평정되었는데 다시 제후의 나라를 세우는 것은, 전란의 화근을 심는 것이니 그러고도 편안히 쉬기를 바라는 것은 어찌 어렵지 않겠는가! 정위의 의견이 옳다.」
[註解] ①樹兵 : 전쟁을 도발하다.
17
分天下以爲三十六郡, 郡置守、尉、監①. 更名民曰 : 「黔首②.」 大酺. 收天下兵, 聚之咸陽, 銷以爲鐘鐻③, 金人④十二, 重各千石⑤, 置廷宮中. 一法度衡石丈尺⑥. 車同軌⑦. 書同文字.
분천하이위삼십륙군, 군치수、위、감①. 경명민왈 : 「검수②.」 대포. 수천하병, 취지함양, 소이위종거③, 금인④십이, 중각천석⑤, 치정궁중. 일법도형석장척⑥. 거동궤⑦. 서동문자.
[解釋] 천하를 36개 군으로 나누고 군마다 守、尉、監을 두었다. 民을 黔首로 바꾸어 부르게 했다. 전국에 큰 잔치를 베풀었다. 천하의 병기를 거두어 咸陽에 모은 다음 녹여서 종과 종틀과 金人 12개를 만드니 무게가 각각 1천 石이었으며 궁의 뜰 가운데에 놓아두었다. 법령과 도량형 제도를 통일했다. 수레바퀴의 폭을 통일했다. 문자도 통일했다.
[註解] ①守、尉、監 : 郡守、郡尉. 監御史. ②黔首 : 冠을 쓰지 않은 검은 머리라는 뜻으로, 일반 백성을 이르는 말. ③銷以爲鐘鐻 : 진시황은 천하의 병기를 거두어 함양에 모은 다음 녹여서 종과 종틀을 주조해 다시는 무기를 쓰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鐻는 종틀. 종을 매다는 틀로 鍾은 고대 악기를 말한다. ④金人 : 고대 중국에서 청동과 금동으로 제작한 인물상. ⑤石 : 중량의 단위. 120근을 1석이라 한다. ⑥一法度衡石丈尺 : 법령과 도량형 제도를 통일하다. 法度는 법령제도이며, 衡은 저울, 石은 重量의 단위이며, 丈과 尺은 길이의 단위이다. 따라서 법령과 度量衡의 제도를 뜻한다. ⑦車同軌 : 수레의 두 바퀴간의 거리를 같게 하다.
地東至海暨①朝鮮, 西至臨洮、羌中, 南至北向戶, 北據河爲塞, 并②陰山至遼東. 徙天下豪富於咸陽十二萬戶. 諸廟及章臺、上林皆在渭南.
지동지해기①조선, 서지림조、강중, 남지북향호, 북거하위새, 병②음산지료동. 사천하호부어함양십이만호. 제묘급장대、상림개재위남.
[解釋] 영토는 동쪽으로 동해와 朝鮮에까지 이르고, 서쪽으로는 臨洮、羌中에까지 이르며, 남쪽으로는 北嚮戶에까지 이르고, 북쪽으로 황하를 의지하여 요새를 쌓아 陰山을 따라 遼東에까지 이르렀다. 전국의 부호 12만 호를 함양으로 이주시켰다. 여러 종묘와 章臺宮과 上林苑이 모두 渭水의 남쪽 언덕에 있었다.
[註解] ①暨 : 이르다. 미치다. ②并 : ~따라서. ③章臺 : 진나라의 고대 궁 이름. ④上林 : 苑名.
秦每破諸侯, 寫放①其宮室, 作之咸陽北阪②上, 南臨渭, 自雍門以東至涇、渭, 殿屋複道③周閣④相屬. 所得諸侯美人鐘鼓, 以充入之.
진매파제후, 사방①기궁실, 작지함양북판②상, 남림위, 자옹문이동지경、위, 전옥복도③주각④상속. 소득제후미인종고, 이충입지.
[解釋] 진나라는 제후들을 격파할 때마다 그들의 궁실을 본떠 함양 북쪽 산기슭에 지었으며, 남쪽으로는 위수를 내려다보고, 雍門으로부터 동쪽으로 涇水와 渭水에 이르는 사이는 전각[殿屋], 複道, 周閣이 서로 이어졌다. 제후에게서 노획한 미녀들, 종, 북들로 그곳을 채웠다.
[註解] ①寫放 : 본따서 그리다. 寫는 베껴 그리다. 放은 倣과 통하여 본받는다는 뜻. ②阪 : 산비탈. ③複道 : 閣道. 위와 아래에 길이 있어서 複이라고 한 것으로, 높다랗게 길을 만들어 백성들과 섞이지 않게 하고 황제가 홀로 그 위로 다니게 한 것이다. ④周閣 : 사방을 둘러 나무를 설치하여 棧道를 만들어 다니는 것으로 閣道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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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十七年, 始皇巡隴西、北地, 出雞頭山, 過回中. 焉①作信宮渭南, 已更命信宮爲極廟, 象天極②. 自極廟道通酈山, 作甘泉前殿. 筑甬道③, 自咸陽屬之. 是歲, 賜爵一級. 治馳道④.
이십칠년, 시황순롱서、북지, 출계두산, 과회중. 언①작신궁위남, 이경명신궁위극묘, 상천극②. 자극묘도통력산, 작감천전전. 축용도③, 자함양속지. 시세, 사작일급. 치치도④.
[解釋] 진시황 27년(기원전 220년), 시황제가 隴西와 北地를 순행하여, 鷄頭山에 이르렀다가 回中을 거쳐 지나갔다. 이에 渭南에 信宮을 지었으나, 얼마 뒤 極廟로 이름을 바꾸었으며, 그 모양이 북극성과 같았다. 극묘에서 酈山까지 길을 뚫고 甘泉宮의 前殿을 지었다. 甬道를 쌓아 함양까지 이어지게 했다. 이해에 작위를 한 등급씩 하사했다. 황제가 다니는 馳道를 닦았다.
[註解] ①焉 : 이에. ②天極 : 북극성. ③甬道 : 길 양쪽으로 담장을 쌓은 길. 황제가 다니는 길로 외부인이 볼 수 없도록 한 것이다. ④馳道 : 황제가 순행을 다니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길. 천자가 거마를 타고 달려가던 곳이므로 馳道라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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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十八年, 始皇東行郡縣, 上鄒嶧山. 立石, 與魯諸儒生議, 刻石頌秦德, 議封禪望祭①山川之事. 乃遂上泰山, 立石, 封, 祠祀. 下, 風雨暴至, 休於樹下, 因封其樹爲五大夫. 禪梁父. 刻所立石, 其辭曰:
이십팔년, 시황동행군현, 상추역산. 입석, 여로제유생의, 각석송진덕, 의봉선망제①산천지사. 내수상태산, 입석, 봉, 사사. 하, 풍우폭지, 휴어수하, 인봉기수위오대부. 선량보. 각소립석, 기사왈:
[解釋] 진시황 28년(기원전 219년), 시황이 동쪽으로 군현을 순시하다가 鄒嶧山에 올랐다. 비석을 세워 옛 노나라 지역 유생들과 의논해 진나라의 공덕을 칭송하는 내용을 비석에 새기고, 封禪과 산천에 제사를 지내는 望祭의 일을 의논했다. 이에 마침내 泰山에 올라가 비석을 세우고 제단을 쌓아 하늘에 제사를 올렸다. 제사를 마치고, 산을 내려오는데,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쳐 한 나무 아래서 쉬었는데. 이를 계기로 그 나무를 五大夫에 봉했다. 梁父山에서 땅에 제사 지냈다. 비석을 세워 글을 새겼는데 그 문장은 다음과 같다.
[註解] ①望祭 : 고대 제사명으로 멀리서 산천을 바라보면서 산천의 신에게 지내는 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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皇帝臨位, 作制明法, 臣下修飭①. 二十有六年, 初并天下, 罔②不賓服③. 親巡遠方黎民④, 登茲⑤泰山, 周覽東極. 從臣思跡⑥, 本原事業, 祗⑦誦功德. 治道運行, 諸產⑧得宜, 皆有法式. 大義休明⑨, 垂于後世, 順承勿革.
황제림위, 작제명법, 신하수칙①. 이십유륙년, 초병천하, 망②불빈복③. 친순원방려민④, 등자⑤태산, 주람동극. 종신사적⑥, 본원사업, 지⑦송공덕. 치도운행, 제산⑧득의, 개유법식. 대의휴명⑨, 수우후세, 순승물혁.
[解釋] 「황제께서 제위에 올라 제도를 만들고 법을 밝히시니 신하들은 단정하게 하고 근신했다. 재위 26년에 처음으로 천하를 통일하니 신하가 되어 복종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황제께서 친히 먼 곳의 백성들까지 순시하시고 이때 태산에 올라 동쪽 끝까지 둘러 보셨다. 수행하던 신하들이 공적을 되돌아보고, 이런 공적을 이루게 된 근원을 따져 그 공덕을 공경하며 칭송하였다. 다스림의 이치가 운행되면 만물이 적절히 생장하고 모든 것이 법식을 갖추게 된다. 대의는 아름답고 밝으며 후세에 전해져 영원토록 계승되어 변함이 없으리라.
[註解] ①修飭 : 행위를 단정하게 하고 삼가다. 飭은 삼가다. ②罔 : 無. 없다. ③賓服 : 복종하다. ④黎民 : 백성. ⑤茲 : 이때. 이곳. ⑥跡 : 업적. 공적. ⑦祗 : 공경하다. ⑧諸產 : 각종의 생산물. 만물. ⑨休明 : 뛰어나고 분명함. 아름답고 밝음.
皇帝躬聖, 既平天下, 不懈於治. 夙興夜寐①, 建設長利, 專隆教誨②. 訓經③宣達④, 遠近畢理, 咸承聖志. 貴賤分明, 男女禮順, 愼遵職事. 昭⑤隔內外, 靡⑥不清凈, 施于後嗣. 化及無窮, 遵奉遺詔, 永承重戒⑦.
황제궁성, 기평천하, 불해어치. 숙흥야매①, 건설장리, 전륭교회②. 훈경③선달④, 원근필리, 함승성지. 귀천분명, 남녀례순, 신준직사. 소⑤격내외, 미⑥불청정, 시우후사. 화급무궁, 준봉유조, 영승중계⑦.
[解釋] 황제께서 몸소 성덕을 베풀어 천하를 평정하시고 다스림에 게을리 하지 않으셨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밤늦게 주무시면서 천하를 이롭게 할 원대한 계획을 세우시고 백성을 깨우쳐 일으키는데 전념하셨다. 경전을 가르치시는데 통달하셔서 멀던 가깝던 모두 다스려지고 백성 모두 성스러운 뜻을 받들었다. 귀천이 분명해지고, 남녀가 예를 따르며 자신의 직분을 신중하게 받들었다. 밝은 빛이 안팎을 비추니 깨끗하지 않은 곳이 없으니 베품은 후대에까지 미칠 것이다. 교화가 무궁하여 황제께서 남긴 조서를 받들어 영원히 이어지도록 거듭 알리노라.」
[註解] ①夙興夜寐 :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잠자리에 들다. 책임을 다하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모습을 말한다. ②教誨 : 가르치다. 깨우치다. ③經 : 經典. ④宣達 : 통달하다. ⑤昭 : 밝다. 광명. ⑥靡 : 없다. ⑦戒 : 명령하다. 훈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