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우 술이 과하여 주실(酒失)이 많더니 하루는 천사 가라사대 네가 술을 즐기니 주량을 보리라 하시고 술을 많이 주시거늘 공우 연하여 받아 마시고 취한지라. 다시 가라사대 한잔 술 밖에 못된다 하시더니 이 뒤로는 한 두잔만 마셔도 곧 취하여 견디지 못하니라.
덕찬이 아들 혼인을 지내려 할 때 여러 사람들이 물품과 돈으로 부조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나는 부조할 것이 없으니 일기로나 부조하리라 하시더니 이때에 일기가 연일 험악하여 심히 염려하던 중인데 그날에 이르러서는 뜻밖에 온화하여지니라.
동짓달에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정읍으로 가리니 이 길이 길행이라 이 뒤에 일을 네게 알리리라 하시더니 이날 차윤경이 와 뵈옵고 고수부께서 안질로 고생함을 아뢰니 가라사대 이제 돌아갔다가 내일 태인 살포정에서 나를 만나라.
윤경이 곧 돌아갔다가 이튿날 살포정으로 오니 천사 아직 오시지 아니하였거늘 곧 소투원 주막에 이르니 주막 주인이 말하되 선생이 새올 최창조의 집으로 가시면서 윤경이 와 묻거든 그곳으로 보내라 하셨다 하거늘 윤경이 새올로 갈 새 일본 군사 수백명이 길에 유진하여 주소와 가는 곳과 출행 이유를 묻더라.
새올에 이르러 천사께 뵈이니 날이 이미 저물더라. 이날 밤에 윤경을 명하사밤새도록 자지말고 밖에서 돌아다니라 하시고 닭울음 소리가 난 뒤에 윤경을 데리고 백암리로 향하여 떠나시니라.
경학이 집에 이르사 아침밥을 잡수시고 다시 정읍으로 가실 때 혹 앞서기도 하고 혹 뒤서기도 하며 너댓 걸음을 걸으신 뒤에 가라사대 이 길에는 일본사람을 보는 것이 불가하다 하시니라.
정읍 노송정에 이르사 가라사대 좀 지체함이 가하다 하시고 반식경을 지내신 뒤에 다시 떠나사 그 모퉁이 큰 못가에 이르니 기병이 많이 오다가 되돌아간 자취가 있거늘 천사 그 자취를 보시고 가라사대 저희들이 어찌 대인의 앞길에 쫓아오리요 하시거늘 윤경이 그 근처 사람에게 물으니 과연 기병 수십명이 달려 오다가 그 곳에서 되돌아 갔다 하더라.
거기서 대흥리로 가려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뉘어 한 길은 정읍 읍내를 지나가는 큰 길이요 한길은 샛길이라 윤경이 어느 길로 갈 것인지 물으니 가라사대 군자가 어찌 샛길로 다니리요 하시고 큰 길로 접어들어 정읍 읍내를 지나시니 좌우측에 즐비한 일본 사람의 상점에 한 사람도 밖에 나선 자가 없더라. 대흥리에 이르사 고수부의 안질을 낫게 하시고 천사 친히 그 안질을 하룻밤 대신하여 앓으신 뒤에 인하여 무신납월공사(戊申臘月公事)를 행하시니라.
하루는 경석의 검은 두루마기를 가져오라 하사 입으시고 속옷을 벗으신 뒤에 긴 수건으로 허리를 매시고 모든 종도들에게 물어 가라사대 이러하면 일본사람과 같으냐 모두 대하여 가로대 같으니이다. 다시 벗으시고 가라사대 내가 어려서 서당에 다닐 때에 한 아해로 더불어 먹 작난을 하다가 그 아해가 지고 울며 돌아가서 다시 오지 아니하고 다른 서당에 다니다가 그 후에 병들어 죽었는데 그 신명이 원한을 품었다가 이제와서 나에게 해원시켜 주기를 구하므로 어떻게 하면 해원이 될까 물으니 그 신명이 내가 일본 옷을 싫어하는 줄 알고 일본 옷을 입으라 하므로 내가 이제 그 신명을 위로함이러라 하시니라.
대흥리에서 납월(臘月) 공사를 보시고 기유 정월 초 이튿날 관재를 피하여 백암리 경학의 집으로 가셨더니 태인읍에 경학의 형이 사람을 보내어 경학을 불러 가거늘 천사 발을 만지시며 가라사대 상말에 발복이라 하느니 모르는 길에 잘가면 다행이요 못가면 불행이라는 말이라 하시고 곧 떠나서 홀로 최창조의 집에 가셨다가 다시 그 앞 솔밭을 지나 최덕겸의 집으로 머무르시니 모든 사람이 계시는 곳을 알지 못하니라.
원래 경학의 형은 경학이 술객에게 홀려서 살림을 돌보지 아니한다는 말을 듣고 심히 염려하던 차에 관청에 탐문되어 그 술객과 경학을 잡으려고 간다 하거늘 이에 그 사실을 통기하지 않고 다만 그 아우만 불러다가 숨기려 함이라. 경학이 집을 떠나 읍으로 가다가 중로에서 순검에게 붙들려서 집으로 되끌려 와서 천사를 찾다가 계시지 아니하므로 창조의 집까지 끌려 가다가 천사를 찾지 못하므로 돌아가니라.
닷새날 구릿골에 이르시니 수일 후에 태인으로부터 무사히 된 전말을 보고 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정읍 일은 하루 공사인데 경석에게 맡겼더니 하루 아침에 끄르고 태인 일은 하루 아침 공사인데 경학에게 맡겼더니 하루를 걸렸으니 경석이 경학보다 낫다 하시고 또 가라사대 경석은 병판감이요 경학은 위인이 직장이라 돌리기 어려우니 돌리기만 하면 착한 사람이 되리라 하시니라.
하루는 공우와 응종을 데리고 태인읍 주막에 이르사 신경원에게 일러 가라사대 오늘은 백순검을 만나야 하겠으니 그를 데려오라 말씀을 마치자 백순검이 그 집 앞으로 지나거늘 경원이 나가서 천사 계신 곳을 알리니 백순검이 곧 뛰어 들어와서 천사를 포박하는지라. 천사 공우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네게 있는 돈 백냥을 내게 전하고 창조의 집에 다녀오라 하시니 공우 대답하고 가거늘 또 응종과 경원을 각기 다른 곳으로 보내시고 백순검에게 돈 백냥을 주시며 가라사대 그대를 만나려고 이곳에서 기다린지 오래였노니 이것을 적다말고 용에 보태어 쓰라. 백순검이 치사한 뒤에 결박을 끄르고 물러가니 대저 그가 천사를 붙들어서 돈을 빼앗으려 하는 줄 알으시고 그 욕심을 채워 주심이러라.
공우 천사를 뫼시고 신경수의 집에서 유숙할 새 꿈에 불빛 같은 사람 수십인이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천사 계신 문밖 뜰에서 절하고 보이니 공우는 두려워하여 천사의 등 뒤로 숨어있었더니 다음날 천사 꿈에 본 일이 있느냐고 물으시거늘 공우 그 사유를 아뢴대 가라사대 그들이 곧 천상 벽악사자(霹惡使者)니라 하시니라.
자료출처 : 대순전경 제이장 천사의 성도와 기행이적 2: 101~ 2:110
첫댓글 증산상제님은 공우의 술버릇까지 고쳐주시며 상극을 짓지 않도록 가르쳐주셨습니다. 증산상제님의 가르침을 잘 배워 따르면, 자연스럽게 상극인생이 상생인생으로 바뀌게 됩니다. 증산상제님의 행적기 잘 읽었습니다.
고맙고 감사한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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