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최이(崔李) 의견(意見) 대립(對立)
백여 년 동안 북방에 근심이 되던 원실은 별안간 꺼꾸러지고 난데없는 명이 생기데 되어 이때 고려에서도 명의 세력이 얼마인지 알지 못하고 턱없이 원을 의지하던 일파가 있어 의견이 맞지 않아 서로 대립이 되었다. 고려 조정에서는 명원 양간에 끼어 일정한 방침을 정할 수 없었다. 이때 조정에 가장 충망을 가진 최영과 이성계가 서로 대립이 되었다. 이때 명이 원을 치고 또 조선을 엿보려고 철영위라는 영문을 파저강(波猪江) 근처에 두니 조선에 심히 가까운지라. 이성계는 이들과 무슨 내용이 있었으나 최영은 알지 못하였다.
이때 원이 고려에 청병하였거늘 조정이 이 일을 의논할 새 이성계는 불가라 하고 최영은 응함이 가타 하여 의견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최씨 생각에는 우리가 중원형세를 알지 못하니 먼저 원을 도와주는 체하고 구원병을 거느리고 원에 가서 형세를 관망하여 가지고 원이 성하면 원을 도와주고 명이 성하면 원을 쳐 멸하자는 뜻이다. 그 가운데 우리의 이익을 취하자 함이다.
이씨는 생각하되 명이 임의 중원을 차지하였으니 대세가 임의 정하여 졋다. 그러니 우리는 명의 비위를 거슬러 이후에 큰 근심을 사지 말고 가만히 있는 것이 가타함이라. 그러면 양국에 다 감정을 사지 않을 터이니 가만히 있자 함이라. 아무 성공 없을 것을 알면서 모험할 필요가 있는가 하고 반대하였다.
이때 명이 임의 북경을 차지하고 차차 요동반도를 경영하고 또 조선을 엿보려고 철영위를 두고 연방 고려에 사신을 보내어 일번 달래며 일면 위협하여 철영위를 세우되 지금은 압록강 근처에 둔 것은 조선에 큰 근심이다. 최영은 이것을 물리쳐 버리자는 것인데 쌍방의의견이 다 이치가 있지만 다 편견에 돌아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