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고마워> 어떤 기적의 주인공
맛깔나는 영화여행/2011 건방떨기
2011-06-14 22:01:22
<2011년 5월 26일 개봉작/12세 관람가 /114분>
<감독 : 임순례, 송일곤, 오점균>
<출연 : 김지호, 남명렬, 서태화, 안서현>
"수철아, 가야 돼!"
애처롭게 그를 부르는 소리. 그러나, 수철이는 좀처럼 그 집 앞에서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슬프게 울어댄다. 할아버지의 죽음이 그에겐 믿기지 않는 현실인 듯, 그는 여전히 그가 오기를, 주인 할아버지가 돌아오기를 그렇게 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 수철이는 할아버지의 죽음을 인정해야만 했고, 떨어지자 않는 발걸음을 간신히 간신히 옮긴다.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안해 고마워>는 동물에 관한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야기다. 그 중 두 편은 개에 관한 이야기이고, 한편은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 한편은 고양이와 개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첫 번째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바로 수철이다. 수철이는 주인집 할아버지 혼자서 기르던 만 9살 된 개의 이름이다. 그가 따르던 주인집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던 그날, 수철이는 저 홀로 주인을 지키고 있고, 애처롭게 도움을 바라고 있지만, 그를 도우러 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애처로워 보여 눈물이 흐른다. 영화는 이렇게 눈물로 시작한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노숙자와 그의 개 쭈쭈에 관한 이야기다. 한 노숙자가 분양받은 개 한마리의 이름이 쭈쭈인데,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강요에 의해서 분양받은 개이지만, 노숙자는 서서히 그 개에게 정들어간다. 영화는 쭈쭈를 통해서 이 노숙자가 삶의 희망을 발견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세번째 에피소드는 <보리>에 관한 이야기다. 한 아이가 등장한다. 이 아이의 이름은 보은. 그의 동생은 <보리>다. 그러나, 그의 동생 역시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그를 진짜 동생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진짜 동생과 강아지의 차이는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해한다. 그것은 영화를 보는 내내 의문을 자아내고, 마침내는 <고양이와 개에 관한 진실>처럼 보리를 형상화시키는 데 성공한다. 형상화의 의미는 영화를 보시는 분의 재미를 위해 생략. ^^.
네번째 에피소드는 고양이에 관한 진실이다. TV를 보면, 하이디의 위대한 교감이란 프로그램에서, 고양이와 대화를 할 때는 눈 깜박임을 먼저 시도한 후에, 친해질 수 있다고 한다. 고양이도 배가 고프면 먹는 것이고, 고양이가 뭘 훔쳤냐고 그녀는 얘기한다. 그리고, 고양이를 질색하는 아버지. 그러나, 그 아버지가 고양이를 수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나는 동물을 좋아하지만, 제대로 키워본 적은 없다. 다만, 햄스터를 몇 년째 기르고는 있다. 햄스터는 수명이 짧다. 몇 년을 기를 수 있는 이유는, 햄스터는 번식력이 워낙 강해, 죽으면 새끼들이 다음 새끼들을 낳곤 하기 때문에, 벌써 햄스터 3세대를 맞이하였다. 이놈의 동물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 점은 머리가 나쁘다는 것. 그래서, 주인의 체취를 하루라도 안 보여주면, 전혀 몰라본다는 것. 그래서, 언제나 햄스터와의 대면은 슬프다. 그러나, 고양이와 개처럼 나도 언젠가 저들과 교감하는 날을 꿈꾼다. 동물을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영화가 보여주는 에피소드들은 아름답고 때로는 성스럽다.
그 에피소드들이 다소 힘을 잃고 방황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것은 언젠가 대면할, 그래서 우리는 알지도 못하는 어떤 기적의 주인공처럼, 그래서 동물을 사랑하는 힘이 더욱 더 많아질 거라는 기대감으로 영화를 즐겨 보면 어떨까. 아주 작은 동물에서 아주 큰 동물까지 모두가 즐겁게 웃을 수 있는 그날을 꿈꾸며,
오늘도 작은 행복감에 미소를 지어 본다.
<CGV 신작 미리보기 소개글, 무비패널 2기 전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