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수를 사수하라!
‘입춘대길’ 이라!
스멀스멀 피어 오르는 아지랑이와 함께 어김 없이 봄이 왔습니다.
이번엔 ‘스멀스멀’의 또 다른 대명사 하수구 냄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하수구에 뭘 버렸는지를 생각해 보면
거기서 냄새가 나는 건 오히려 당연한 거 아닐까요?
그렇다면 냄새가 나지 않는 하수구는 왜 그런 걸까요?
그 답은 막혀 있기 때문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 구조를 설명드리자면
정상적인 하수구는 일명 트랩이라 하여 배관이 구불하게 굴곡져 있습니다.
좀 연식이 된 세면대나 좌변기의 밑 부분을 보면 구불구불한 배관을 볼 수 있는데요,
(근래에는 디자인과 청소의 용이성 때문에 감춰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구불한 모양 때문에 버려진 하수의 마지막 부분은
다음에 버려지는 하수가 밀어낼 때까지 고여 있게 됩니다.
이 물을 뚜껑 삼아 하수구 냄새를 차단하는데,
이 물이 이름하야 ‘봉수’.
봉할 ‘봉’자에 물 ‘수’자, 물로 봉한다는 말이죠.
국어사전에도 없는 전문(?)용어입니다.
물은 막고, 습기는 통한다는 고어텍스의 방수투습과는 반대로
물은 흐르고 냄새는 막는 통수방향인 거죠.
단순한 구조인데 효과는 만점이죠.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냄새가 난다면..
뭘 의심해 봐야 할까요?
"봉수가 없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하수구의 경우 봉수가 마를 수 있습니다.
간혹 욕실을 창고로 용도 변경하는 경우 흔히 발생합니다.
청소 할 때만 물이 버려지는 발코니의 경우도 그렇죠.
때때로 일 삼아 물을 부어 주시는 걸로 해결.
(욕실의 경우 세면대, 변기, 바닥 모두에 물을 부어야 합니다.)
2. 트랩의 이격
욕실 바닥 하수구는 건물 바닥 두께의 제한 때문에 위에서 설명 드린 것처럼
굴곡진 배관을 매립할 공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유가(바닥하수구)에 트랩 기능을 하는 구조물이 끼워져 있습니다.
청소할 때 손으로 만지기 거시기해서 대충 굴려 던져 넣듯이 끼우곤 하는데
돌려서 끼워 넣는 구조의 경우 제대로 끼우지 않으면 틈이 생겨 냄새가 올라 올 수 있습니다.
머리카락 쌓여 있는 커버뿐 아니라 트랩 구조물도 깨끗이 닦아야 틈이 생기지 않겠죠.
3. 기계식 트랩 사용
근래 요란하게 광고하는 봉수가 필요 없는 트랩.
냄새를 물이 막는 게 아니라 기계적 개폐 구조(스프링, 볼, 중력식등 다양한 종류가 있음)로 막도록 고안된 트랩을 사용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트랩의 치명적 단점
은 뚜껑에 머리카락과 같은 이물질이 끼게 되면 밀폐가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매일 청소할 자신이 없다면 욕실 바닥에 사용하는 건 비추입니다.
이런 종류의 트랩은 위에서 말한 발코니 같이 사용빈도가 낮고
이물질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 곳에서 사용하는 게 좋겠죠.
4. 세탁기 배수 호스 연결
세탁기 배수 호스 끝이 어떻게 돼 있나요?
노출되어 바닥 하수구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지 않은 경우
흐르는 물이 보여 문제지 냄새는 문제 없습니다.
세탁기 배수관 꽂을 수 있는 구조로 된 유가를 사용하면 더 좋겠죠.
문제는 일반 유가에 세탁기 배수관을 꽂기 위해
커버와 트랩 구조물을 제거하고 꼽는 경우 냄새를 막을 수 없습니다.
세탁기용 유가 커버로 교체하면 됩니다.
이때 배수 호스의 직경과 유가 커버의 크기를 맞춰 구입해야 겠죠.
그밖에도 너무나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요런 사항을 염두에 두고 살펴 보시면 범인 색출에 도움이 될 듯 싶습니다.
보다 알찬 내용으로 다음 시즌에 찾아 뵐 것을 약속드립니다.
지금까지 신부장칼럼을 애독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