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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 똥
사라 쌩컴 매튜
로렌 황, 서미단
1.친구가 없는 그 어린 여자아이는 쉬는 시간에 작은 나무 책상에 앉아 혼자서도 곧잘 책을 읽었다. (우리는 쉬는 시간을 리이세스라고 발음한다) 여자아이는 게시판의 한쪽에 앉아서 크레이프 종이를 살살 벗겨내는 걸 재밌어했다. 그 종이는 로보 선생님이 아이들의 작품을 붙이기 위해 넓게 확장 시켜놓은 거였다. 그 애는 책가방에서 에니드 브리튼, 로알드 달의 책을 꺼냈다. 책의 내용은 범죄를 해결하는 영웅적인 친구들에 관한 것이고, 그들 세계에 충격을 줄 만큼 강력하고 씩씩한 괴짜들의 스토리였다. 이학년이라면 막대사탕을 먹는 것과 같은 이유로 책을 읽는 것이지 마치 거울을 바라보는 것처럼 나 자신이 반영되는 모습을 보려고 읽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런 경우가 있다 할지라도 그 어린 애는 이쪽도 저쪽도 깊게 빠지지는 않는다.
그 어린 애는 제법 똘똘해서 점심도 함께 먹고 수다도 떨기 위해 이학년의 다른 반 선생님들이 로보선생님 책상으로 모일 때에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다른 반 선생님들이 3B 반을 가르치시는 타린 선생님이 이혼 중이라며 (우리는 이혼을 다이볼스트라 발음한다) 눈을 크게 뜨고 수군대면서 사리로 마른 잎 같은 부스럭 소리를 내었다.
‘제임스와 커다란 복숭아’ 책 내용처럼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그래서 어린 여자아이는 호기심이 가득 차서 더 듣고 싶어 노골적으로 얼굴을 들어버려 그만 자기의 처지를 잊어버리고 말았다.
“작은 물 주전자가 전부 듣고 있네, 그렇지?” 나머지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없는 로보선생님의 팔꿈치를 아즈미 선생님이 건드렸다. 로보선생님이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타린 선생님 집에 갔을 때 타린선생님의 남편이 로보선생님의 사리 끝자락을 매우 의미심장하게 잡더니 아내가 청소할 때마다 텔레비전 위의 먼지 터는 걸 늘 잊어버린다며 또 불평하더라는 얘기를 하고 있었다. 선생님들 모두가 고개를 돌려 그 작은 소녀가 가지런하게 자른 앞 머리카락 사이로 그들을 쳐다보는 눈과 마주쳤다. 그녀는 얼른 책으로 고개를 숙였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여기 이렇게 앉아 있으면 안 되는 거 알지,” 로보선생님이 부산을 떨며 말했다. “이건 올바른 것이 아니야. 알겠니. 바깥으로 나가거라! 어서, 보통 애들처럼 나가 놀아!”
2,어린 여자아이가 입술을 깨물며 밖으로 나갈 때 선생님들은 낄낄거렸다. 그 애는 정오의 햇살에 눈을 찌푸리며 축구장을 맴돌았다. (우리는 그걸 풋볼이라 부른다) 무릎 양말이 흘러내려 잡아 올렸지만, 그것은 죄 자체인양 힘이 없었다.
어린 남자아이 하나가 그녀 뒤로 살금살금 다가가서는 낙엽들을 한 움큼 그 애의 머리 위에 뿌리려 했다. 그 애는 휙 돌아서서 “하지 마.”라고 말했다.
그 남자아이는 계속하려 들었다. 등잔처럼 팔을 둥글게 하고 미치광이처럼 낄낄거리며. 그래서 그 작은 애는 뺨을 한 대 갈겼다. 그의 코에서 피가 났다. 선생님 한 분이 보는 바람에 그 어린 애는 안전핀으로 고정한 메모를 상의에 달고 집으로 가야 했다. 부모님의 서명을 그것에 받아야만 한다.
메모에는 커다랗게 수치심이 느껴지는 필체로, “오늘 처신을 잘못했어요. 동급생 친구를 심하게 때렸답니다.”라고 쓰였다.
“다음번에는 살살 때리렴.” 아빠가 말씀하셨다. 그는 껄껄 웃으며, 메모를 그녀에게 돌려주셨다. 그 웃음은 낄낄거림의 성인 버전이었다. 아빠는 보던 신문을 집어, 마치 문을 닫아 버리듯 그와 딸 사이에 다시 펼쳤다.
3학년이 되니 그 어린 여자애와 낙엽을 뿌리려 했던 그 남자아이는 타린선생님의 반으로 같이 배정받았다. 그 남자애는 그 애의 뒤에 앉게 되었는데 둘 다 교실의 뒷자리였다. 아누즈, 그 남자애의 이름이다. (우리는 그 애 이름을 언우즈라고 부른다) 그 남자애는 자신만만하고 시끄럽고 장난을 잘 쳤다. 특히 이를 다 드러내며 멋진 미소를 지었다.
어린 여자애 앞에는 친구가 없는 남자아이가 앉았다. 걔 이름은 카란이다. (우리는 그를 커렌으로 부른다) 카란은 각지고 긴 턱에 불룩 튀어나온 눈이 노려보는 듯했고 가까이 가면 악취가 났고 그 악취는 길잃은 개처럼 그를 따라다녔다. 초등학교 모든 선생님 중에서 가장 친절한 타린 선생님조차 그에게 눈살을 찌푸렸다.
쉬는 시간에 아누지가 그 어린 여자애에게 그네를 타러 가자고 해서 그녀는 깜짝 놀라 수줍게 말했다. 그래 고마워.
그 애와 아누지가 밝고 따뜻한 세계로 나갈 때, 뒤를 돌아보며 살펴보지 않았어도 여자아이의 작은 촉은 텅 빈 교실에 카란만이 책도 하나 없는 자기 자리에 앉아서 문이 휙 닫히는 걸 바라보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3.아누지의 부모는 이혼 중이지만 상관없다고 그가 말했다. 그는 지금 축구를 함께 하던 친구들보다 그 어린 여자애와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 때문에 그 둘은 놀림의 대상이 되어 ‘원숭이 똥구멍은 빨게’의 말 잇기 조롱의 대상이 되었지만, 그 어린 여자애는 즐거웠다.
그 애는 그에게 미니 마우스 그리는 걸 보여주기도 하고 종이로 개구리 접는 법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그는 재미없어했다. 그 둘은 수업 끝 무렵 숙제시간에 지우개 똥을 만들면서 함께 보냈다. 지우개가 뒤에 남긴 분홍색과 회색을 띠며 말려있는 부스러기들을 아누지는 지우개 똥이라고 불렀다. 그들은 매일 지우개 똥을 만들었다. 여자아이의 나무 책상 서랍에 지우개 똥 부스러기를 모았다.
“해를 바라보자” 아누지가 제안했다.
그들은 마른 풀들이 있는 경사진 곳에 누웠고 그 남자애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늘을 올려 보았다. 여자아이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나는 못 하겠어.” 그 애가 말했다.
“괜찮아.” 아누지가 답했다.
축구장을 걸어 지나고, 구아리 생울타리를 지나고 함께 누웠다가 여자아이는 작은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우리 엄마 아빠 놀이하자.”
어린 소녀는 태양 바라보기를 하던 중 눈을 손으로 가린 채 제안했다.
“우웩, 싫어. 그건 맛이 간 거야.” 아누지는 사실에 입각한 답변을 했다.
지우개 똥을 만드는 일은 계속됐다. 파버카스텔 지우개를 쇠로 된 자로 문지르면 몇 배 더 많은 지우개 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아누지가 알아냈다. 이제 여자아이 책상의 4분의 일이 내장의 색깔인 부드러운 지우개 가루로 가득 찼다. 타린 선생님이 칠판에다가 힌두어를 쓰는 동안 그 애는 가루를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걸 즐겼다. 어쩌고저쩌고 의미는 “오래된”이라는 뜻인데 “이야기”라는 뜻도 있다는 선생님 말씀에 주목했다.
4.어느 순간부터 그들은 지우개 똥을 카란의 머리에 뿌리기 시작했다. 웃음을 참으려 입술을 깨물면서, 그들은 선생님이 돌아설 때까지 기다린 다음 카란이 쓰기 연습을 하거나 산수 계산을 하려고 머리를 숙였을 때 그의 정수리 가마 위에다 뿌렸다.
(먼 훗날, 어린 소녀였을 때도 다 자라 성인이 되었을 때도 누가 이것을 시작했는지 그녀였는지 아누지 였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그런 불확실함은 그녀 내부를 둥둥거리며 두들겨 댔고 그녀 안의 숨겨진 수치스러움의 징을 쾅쾅 쳐댔다. )
아누지는 점점 더 대담해져서 카란이 그의 옆을 지나 걸어갈 때마다 지우개 똥을 뿌렸다. 아누지는 두통을 앓기 시작했고 몇 시간씩 양호실에 가서 앉아 있어야 했다.
타린 선생님이 말했다 “너 눈 검사 할 필요가 있구나. 여기 이 메모 부모님께 보여 드리렴.”
“우리 부모님은 전혀 상관하지 않아요. 그리고 나는 멍청하게 보이는 안경 필요 없어요.” 아누지는 큰소리를 내며 타린 선생님의 책상다리를 걷어차고는 교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얼마 후 아누지는 어린 여자애에게 엄마가 사줬다는 새로운 지우개를 보여주었다. 크고, 잘 휘어지고, 핑크빛이 도는 예쁜 거였다. 그들은 작업하기 시작했다.
아누지의 엄마가 그 다음 날 숙제시간에 왔다. 타린 선생님은 나마스떼 인사를 하고 말했다. “만약 내가 옆 교실에 있는 동안 쥐 죽은 듯 고요하지 않는다면 말이야. 여기 있는 모든 사람에게 매우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생기겠지. 알겠지?”
“네에에에에, 선생님,” 3B 반의 조무래기들이 일제히 답했다. 타린 선생님이 사랑도 많이 받는 분이기도 하지만 얼마나 엄격한지도 잘 알고 있어서 대부분 아이들은 예치비 연필을 꼭 잡고 공책을 들여다봤다.
“오케이. 좋아. 그래, 우리 결혼하자.” 아누지가 난데없이 어린 소녀에게 속삭였다. 그 애는 그를 바라보고 미소지으며 눈썹을 치켜 올려 신호를 보냈다. “이것 봐.” 그녀는 책상 아래에서 지우게 똥을 한 움큼 푸더니 그에게 보여줬다. 여자애는 그것을 색연필 깎은 부스러기들과 섞었다.
5.손을 뻗쳐 그것들을 카란의 머리 위에 뿌리기 시작했다. 아누지는 낄낄거리는 웃음이 새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손으로 입을 가렸다.
카란이 휙 몸을 돌려 어린 소녀의 얼굴과 마주쳤을 때 그의 튀어나온 눈은 눈물이 잔뜩 고여 있었다.
“너 왜 이러는 거야?” 카란은 씩씩거렸고 얼굴을 찡그리며 머리를 털어내자 지우개 똥과 부스러기들이 섞여서 그의 앞이마를 타고 눈에 들어갔다.
“아, 아야,”
그는 발작적으로 눈을 비벼댔고 아파서 낑낑거렸다. 어린 소녀의 입은 마른 모래처럼 타들어 갔다.
그 애는 아누지를 돌아봤지만 아누지도 벼락 맞은 듯 보였다. 아이들이 그들 주변에 몰려들어 노려보면서 수많은 나뭇잎처럼 바스락거리며 속삭였다. 카란은 손을 눈에 대고 교실을 뛰쳐나갔다.
어린 소녀는 손을 뻗어 책상 위에 있는 지우개 똥을 일일이 그녀의 멜빵 치마에 쓸어 담았다. 그 애의 겨드랑이에서 땀이 송글거렸고 등 뒤에서도 흘러내렸다. 엄청나게 많은 양의 먼지였다. 엄청났다. 왜 이 짓을 했을까? 멜빵 치마에 담긴 건조한 핑크빛 도는 먼지 무더기를 쥐고서 그 애는 쓰레기통으로 달려갔다. (우리는 그걸 더스트빈이라고 불렀다) 그 애의 귀에서는 윙윙 소리가 났고 몸을 떨며 멜빵 치마를 털었다. 반 아이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그녀를 파고들었다. 굴착기 같은 소리. 그 애는 카란을 찾기 위해 손바닥으로 회전문을 힘껏 떠밀며 달려갔다.
남자 화장실 앞에서 그를 찾았을 때 그의 눈은 붉게 타는 듯했다. 그는 그 애를 보자마자 몸을 한층 더 웅크렸다. (몇 년이 지난 후 그 애가 ‘자지러지다’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았을 때 그 아이의 충혈된 눈, 아픔으로 젖은 속눈썹의 잔상이 그녀 안에서 떠올라 마치 물고기처럼 파닥대었다.)
“미안해, 카란,” 여자애가 말했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그 아이가 머리를 돌렸다. 그 여자애는 울고 싶었다.
“미안해, 정말, 진짜 미안해.”
“선생님한테 이르지 않을게.” 그 남자아이가 양호실 가는 계단을 내려가기 전 중얼거리며 한 말은 그게 다였다. 그게 아닌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그의 고자질은 그 애의 두려움과는 사실 멀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 여자애의 가슴을 향해 달려들어 그녀의 장기를 뜯어먹을 정작 무시무시한 그 정체를 가까이 두고 싶지 않아서였는데 그건 바로 타린선생님이 그녀를 혼내고 교장실로 보낸 다음 그 애의 상의에 ‘오늘 행동은 옳지 않았어요.’라고 달아야 하는 것이 두렵다고 말하고 싶었다.
6.그 애는 교실로 돌아갔다. 타린 선생님은 책상에서 채점하고 계셨다. 아이들도 모두 숙제를 하고 있었다. 아누지도 그의 책상에 얼굴을 묻고 있었고 팔은 팔짱을 끼어 지붕처럼 가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이따금 훌쩍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그의 숨소리가 좀 지나치게 쉭쉭 거리는 것도 들을 수 있었다.
그녀 앞에 카란의 책상은 비어 있었고 그 아이의 나무 의자 위에는 돌돌 말린 지우개 똥이 흩어져 있었다. “나를 때려주세요. 제발요.” 그 여자애는 아빠에게 빌었지만, 그는 티브이 채널을 인도와 파키스탄 경기로 옮겼다가 다시 미국뉴스로 옮겼다.
그 애는 찬장에 숨어 자신의 다리 여기저기를 꼬집었다.
아누지의 엄마는 그에게 안경을 씌웠다. 그의 두통은 계속되어 악마가 그를 괴롭히는 듯했고 그는 고통으로 몹시 힘들어했다. 그와 그 여자애는 다시는 말을 많이 할 수 없었다.
그 작은 애는 카란의 연필을 대신 깎아주었고 퀄러티 스트릿 사탕을 그의 책상에 두기도 했지만, 그가 그것들은 무심코 휙 던져 버리는 것을 본 후 더 하지 않았다.
안경을 끼고도 아누지는 칠판 맨 앞에 앉아야 했다. 그는 책상과 부딪혔고 문틀에 얼굴의 반이나 부딪혀 머리를 감싸 안고 신음인지 비명인지 끔찍한 소리를 내었다.
그 여자애는 쉬는 시간에 다시 책 읽기를 시작했다. 그녀는 미니마우스를 그리고 또 그렸지만 긴 수염과 박쥐 같은 이를 그렸다.
어느 날부터 아누지는 학교에 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다음 날도 오지 않았다. 그리고 또 다음날도. 그리고 또 다음날도. 그리고 또 다음날도.
“선생님. 아누지는 어디에 있는지 말씀해주세요. 부탁이에요.” 그 여자애가 필기검사를 받으러 선생님께 갔을 때 목소리를 약간 떨며 물어보았다.
타린 선생님은 아누지는 지금 특수학교로 가서 돌아오지 않을 거라 말씀하셨다.
7.4학년이 되니 그들은 모두 수없이 많은 낯선 과목들을 공부해야 했고 같은 반이었던 아이들은 이리저리 흩어져서 카란도 이제는 한 반이 아니었다. 그 여자애는 새로운 지리 교과서를 펼쳤다. (우리는 그걸 조그래피 라고 발음했다). 책의 맨 앞장에는 모한다스 간디의 인용문이 인쇄돼있었다. 그것은,
나는 너에게 신비한 힘을 주겠다. 내가 언제든 의구심이 들 때, 또는 너무 자기 자신에게 빠질 때, 다음과 같이 따라 해보라:
네가 본 사람 중에 가장 가난하고 힘이 없는 사람의 얼굴을 상기해보라. 그리고 네가 선택하려고 하는 과정이 그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스스로 질문해보라. 그가 그 일로 얻는 게 있을 것인가? 또는 그 일로 그가 그 자신의 삶과 운명을 극복하도록 바꿀 수가 있는가? 다시 말해서 그 일은 배고픈 자와 영적으로 굶주린 수백만 사람들을 스와라지(자유)에 이르게 하는가?
그녀 안에서 줄곧 따라다니는 거대하고 근육투성이 사지를 가진 짐승에게 쏠 수 있는 신경안정제가 든 화살, 즉 간디의 말이 답변의 시작인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보라색 줄이 처져 있는 공책에 그 말을 몇 번이고 썼다. ‘신비한 힘’이라는 단어의 휘어짐이 젖은 잉크로 반짝였다.
나중에 그 애는 간디는 아프리카 흑인들에게 심한 인종차별을 했었던 것과 그의 권력을 확인해보기 위해 성적매력이 있는 나체의 여자들 곁에서 잠자기를 즐겼다는 것과 카스트제도를 지키기 위해 투쟁했다는 것을, 그것도 가난한 자와 약자를 제도 안에 가두기 위해 애썼다는 것을 공부하면서 실망하기도 했다.
들어봐 주세요, 나는 내가 돌아갈 수 없는 곳에서 자랐습니다. 내가 구글에서 나의 고향 집을 찾아보면 구글은 ‘결과를 찾을 수 없다’라고 뜹니다. 나를 흔들어 버리는 것, 나의 과거는 고장 난 전기회로망처럼 나를 덜덜거리게 합니다. 나는 차를 한잔 만들어 눈을 감습니다. 세라믹 컵의 따뜻함이 내 손바닥을 따뜻하게 합니다.
8. 한밤에 깨어 땀을 뻘뻘 흘리며 내 컴퓨터 앞에 앉아 이야기를 써 내려갑니다. 이것의 제목은 “죄악의 본성, 선함의 본성,” 나는 이 글을 나의 작가그룹에 보냅니다. 그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약간은 불편해 할 겁니다. 왜 이 작은 소녀는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 나오는 유일한 아이일까. 그들은 질문합니다. 그들은 모든 걸 발음하는 거에 예민합니다.
“이 작품에서 나타나는 것은 화자가 독자를 염두에 두지 않고 쓴 일종의 문화의 특수성을 근거로 두고 있는 듯합니다.” 한 사람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습니다.
내 마음속 일부는 이 그룹에 있는 작가 중에 그들 자신의 명확성과 방향성을 가지고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다시 쓰도록 건네주고 싶습니다. 아마도 누군가는 아주 이해하기 쉽고도 명확하게 시작을 이런 식으로 할지도 모릅니다. “내가 만난 첫 번째 친구는 시각장애인이 돼가고 있었다.”
내 이야기를 토론한 후 그들은 며칠 후에 일어날 일식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몇몇은 일을 쉬고 일식 통과선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운전해 갈지도 모른답니다. 나머지는 눈을 보호하기 위해 태양 마주보기를 위한 안경을 살지 심사숙고하는 모습입니다. 우리 모두를 위해서 묶음 판매로 주문하겠다고 말합니다.
“하나 살 거예요?” 그가 묻습니다. 나는 머리를 흔듭니다. 아니요.
4학년이 돼서 그 애의 아버지는 가족 모두를 위해 첫 번째 컴퓨터를 샀다. 방과 후에 그 애는 컴퓨터를 켰고 환하고 따끈한 화면 앞에 앉았다. 그 애의 부모님은 일하느라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 애는 지우개 없이 문장을 지우는 방법에 놀랐다. 아주 깨끗하고 쉽게 그리고 부스러기도 남아 있지 않은 채. 그 애는 수직 기둥의 반짝이는 라인이 새로 나올 단어를 위한 문이라는 것, 그리고 손가락을 들어 키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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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서민단 선생님, 로렌 황 선생님, 번역하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번역이 아주 매끄럽습니다. Rubberdust를 지우개똥으로 번역하신 것은 압권입니다. 지우개를 써 본게 언제인지 까마득합니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데 '지우개똥' 만한 단어도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