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 수텝 썽태우 정류장에서 썽태우를 타려는데 기사가 어디까지 가느냐며 요금표를 보여준다. 버쌍 우산마을을 가려면 와로롯 시장에서 내려야 하기에 와로롯이라고 했더니 80B란다. 창프악에서 도이 수텝으로 올 땐 60B였는데 창프악에서 내려 다른 썽태우로 갈아타도 최소 20B는 내야하기에 와로롯 시장에서 내리기로 한다. 도이 수텝을 출발한 썽태우는 굴곡이 심한 산길을 내려와 치앙마이 대학과 창프악, 빠뚜 타페를 거쳐 와로롯 시장 입구에 나를 내려 준다.

내가 버쌍가는 썽태우를 타려고 헤맨 곳
가이드북에 의하면 버쌍으로 가려면 와로롯 시장 근처 경찰서 앞에서 흰색 썽태우를 타라고 적혀 있어 시장상인들에게 영어로 경찰서 “Police Station”을 물으니 없다는 것인지 모른다는 것인지 손을 내젓는다. 할 수 없이 근처를 돌아다니며 찾아보기로 한다. 와로롯 시장을 돌아다녀 봐도 흰색 썽태우는 보이지 않아 핑 강(Mae Nam Ping) 옆 꽃시장 쪽 도로(Wichayanon Rd.)를 따라 살펴보기로 한다. 150m 쯤 남쪽으로 내려가니 좌측 작은 건물에 치앙마이 교통센터(Chiang Mai Provincial Police Traffic Operational Center)란 간판이 붙어 있고 우측에 흰색 썽태우가 줄줄이 서 있다. 썽태우 쪽으로 가 보니 기사들 몇몇이 모여 게임을 하고 있는데 내가 “버쌍 빌지지, 썽태우?”라고 물으니 기사 한 분이 나와 썽태우를 타란다. “얼마냐?”고 물으니 손을 내저으며 타라고 한다. 썽태우에 올라타니 이 기사 분 다시 와로롯 시장 쪽으로 가더니 육교 앞에서 짐을 싣고 있는 흰색 썽태우 기사에게 나를 인계해 주고 말없이 사라진다. 썽태우에 타고 있는 사람들에게 “버쌍?”하니 타란다.

버쌍가는 흰색 썽태우를 탄 곳(육교 아래)

버쌍가는 흰색 썽태우
이 썽태우에 탄 사람들은 모두 여자들로 와로롯 시장에서 물건을 사 가지고 가는지 짐 보따리를 안고 있고 기사는 썽태우 지붕에 짐을 싣느라 바쁘다. 승려 3명이 썽태우에 타려하자 승려 2명은 운전석 옆에 태우고 다름 1명은 제일 안쪽 내가 앉은 곳 안으로 앉으라고 한다. 동남아시아에서 여자들은 승려와 신체접촉을 해서는 안 된다고 들었는데 신체접촉을 피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기사가 물건을 다 싣고 썽태우에 손님이 가득 찬(10명) 걸 확인하자 시장을 출발한다.

치앙마이에서 버쌍 가는 길
썽태우는 와로롯 시장과 야시장 사이에서 다리를 건너자 동쪽으로 뻗어 있는 도로(Charoen Muang Rd.)를 따라 달린다. 썽태우에 타고 있는 고등학생 쯤 돼 보이는 여학생에게 영어로 “버쌍 우산마을에 가는데 내리는 곳을 가르쳐 달라.”고 했더니 빙그레 웃을 뿐 대답이 없자 옆에 있는 중년부인이 영어로 자기가 알려주겠다며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묻는다. 중년부인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중년부인에게 썽태우 요금은 얼마냐고 물으니 “내릴 때 운전기사에게 20B를 주면 된다.”고 알려준다. 썽태우를 탄지 30분 정도 지날 무렵 중년부인이 썽태우 안에 있는 벨을 눌러주며 저 앞 사거리에서 내려 좌측으로 가면 된다고 한다. 그녀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내린다. 정말 고마운 아주머니다.

마을 입구에 설치된 우산 축제 홍보물

버쌍 마을 입구의 선전탑
사거리에서 내려 버쌍마을로 향한다. 버쌍마을 입구에는 선전탑 위에 태국 국왕의 사진이 걸려 있고 버쌍마을 우산축제를 알리는 홍보물이 이곳이 버쌍 우산마을임을 실감케 한다.


상점에 진열된 예쁜 우산

우산을 덮을 천을 만드는 아주머니

길가에 마련된 우산 전시장
도로를 따라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니 화려한 우산과 수공예품, 우산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들을 파는 가게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런데 우산축제를 앞두고 있어 손님이 적은지 문을 닫은 가게들도 많이 보인다. 문을 연 가게 한 곳에선 아주머니가 우산대에 우산살을 부치는 작업을 하고 있어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몇 장 찍는다.

수줍어 얼굴을 가린 꼬마 아가씨

나랑 계속 놀자는 꼬마 아가씨
가게 구경에 흠뻑 빠져 있는데 두 세 살 쯤 돼 보이는 꼬마 아가씨가 나를 보고 까르르 웃으며 장난을 건다. 가지고 다니던 풍선을 불어 주고 사탕을 몇 개 건네주었더니 너무 좋아해 더위에 힘들었던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수공예 센터 입구


수공예 센터 판매점

2019 버쌍 우산축제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
5분 쯤 더 걸어가니 도로 우측에 버쌍 수공예 센터(Bo Sang Handcraft Center)가 보인다. 주차장 한쪽 벽면엔 1월18일~20일 버쌍 우산축제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수공예 센터 안에는 우산을 비롯해 부채 등 이곳에서 만든 수공예품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으나 손님이 별로 없어 주인만 책상에서 졸음을 겨우 참고 있다.

우산살을 만드는 아주머니

우산을 만드는 장인
수공예센터 옆 작은 건물에서는 50대 아저씨가 혼자 우산을 열심히 만들고 있어 아저씨께 양해를 구하고 한참동안 우산 만드는 과정을 지켜본다. 우산살을 꿰고 풀칠하고 우산살 위에 기름 먹인 예쁜 종이를 붙이고 장식품을 다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니 정말 장인인 것 같다.

부채를 만드는 아주머니

Umbrella Making Center 기념 페인팅 해주는 곳

핸드폰 커버에 페인팅한 모습
수공예센터에서 마을 입구로 나오다 보니 사거리 우측에 우산제조센터(Umbrella Making Center)가 보여 들어가 본다. 오른쪽으로 돌아 들어가면 작업 중인 우산들을 구경할 수 있고 직접 페인팅을 해볼 수도 있는데, 약간의 돈을 내면 가방이나 지갑 등 소지품에 그림을 그려준다. 핸드폰 케이스에 페인팅을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센터 안을 몇 바퀴 돌았지만 썩 마음에 드는 그림을 찾을 수 없어 기념페인팅 하는 것을 포기한다. 우산에 그리려고 고안해낸 그림은 우산에 그려야 제 맛인 것 같다. 핸드폰 케이스에 그려놓으면 곧 이게 뭐냐. 싶어 바로 지우고 싶을 것 같다.

야시장(나이트 바자) 위치
버쌍 우산마을 구경을 마친 난 썽태우를 타고 야시장 앞에서 내린다. 아직 오후 5시로 야시장을 가기엔 이른 시간이라 야시장 위치를 확인하고 숙소로 향한다. 숙소로 돌아와 하루 종일 흘린 땀을 씻어내고 잠시 눈을 붙인다. 오후 7시가 좀 넘어 야시장으로 향한다. 타패 거리(Thanon Tha Phae)를 따라 동쪽으로 15분(약1km) 쯤 걸어 야시장(Night Bazaar) 입구에 도착하니 벌써 음식과 기념품, 옷가지 등을 파는 노점들이 거리를 점령해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고 거리엔 사람들로 그득해 몸을 부딪치지 않고 지나가기 힘들다. 치앙마이가 소도시다보니 치앙마이의 야시장인 나이트 바자(Night Bazaar)도 그저 그런 야시장쯤으로 생각했는데 치앙마이의 야시장은 그 규모가 생각보다 큰 게 놀랍다.

야시장 거리

푸드 코트 입구

야시장 잡화점

야시장 푸드 코트의 음식 가게들

야시장 푸드 코트에 마련된 공연장
치앙마이의 창클란 도로 (Changklan Road)를 따라 약 1km정도에 걸쳐 여러 상점가들이 모여 있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몇 군데는 한 지붕 아래 갖가지 물품을 파는 상점들과 다양한 음식과 음료 등을 파는 푸드 코트 등이 하나의 커다란 마켓처럼 되어 있고 공연장을 갖춘 곳도 보인다.

케밥 파는 곳

푸드 코트

야시장에서 마사지를 받는 사람들
푸드 코트 한 군데를 둘러보다 소고기 스테이크와 터키 케밥, 그리고 맥주를 한 병 사 3인조 밴드가 음악을 연주하는 공연장 앞 테이블에 앉아 저녁을 먹는다. 내가 저녁을 먹는 테이블 건너편으로는 야시장에 펼쳐진 마사지 가게가 보이는데 외국인들이 누워 마사지를 받고 있다. 그 모습을 보자 피로가 몰려온다. 핸드폰 어플(에큐페도)에 깔려있는 걸음 수를 보니 오늘 38,000보도 더 걸었다. 새벽부터 지금까지 33도를 육박하는 더위에 차타는 시간을 빼고는 계속 걸었으니 피곤할 만도 하다. 얼른 숙소로 돌아가 샤워를 하고 발마사지라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