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건축 이야기]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
옛 오르세 기차역과 호텔 활용해 개관… 유명한 인상주의 걸작들 많이 보유했죠
입력 : 2024.03.26 03:30 조선일보
오르세 미술관
▲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 외관. /위키피디아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서 '파리 1874, 인상주의의 발명'을 주제로 한 특별 전시회가 26일(현지 시각) 시작됩니다. 오르세 미술관은 다양한 인상주의 컬렉션을 보유한 미술관입니다. 올해 인상주의 탄생 150주년을 맞아 뜻깊은 전시를 여는 거예요. 1874년 4월 15일 화가와 조각가 등 미술가 30명이 정부 주최 전시인 '살롱전'에 맞서 첫 민간 전시회를 열었는데요, 당시 한 평론가는 이 민간 전시회에 걸린 클로드 모네의 '인상, 해돋이'에 대해 '대충 그린 그림이 인상적'이라고 비꼬았습니다. 인상주의는 여기에서 이름이 유래됐어요.
오르세 미술관은 '첫 번째 소장품이 미술관 건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건축물로 유명해요. 오르세 미술관은 처음부터 미술관으로 지어진 게 아닙니다. 건축가 빅토르 랄루가 1900년에 지은 오르세 기차역과 부속 호텔을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한 거예요.
오르세 기차역은 반원형 유리 천장에서 자연광이 쏟아져 들어오는 구조였어요. 내부는 철골로 지어져 탄탄했고, 센강변 쪽 외관은 석조로 만들어져 우아한 모습이에요. 하지만 기술 발달로 기차는 길어졌는데 오르세 기차역은 플랫폼이 짧아 기차들을 수용할 수가 없었어요. 결국 1940년대 기차역은 문을 닫았고 포로수용소, 영화 촬영장 등으로 쓰였어요.
1970년대 들어 프랑스 정부는 방치됐던 오르세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활용하기로 했고, 1978년 미술관 건립 준비위원회가 만들어졌습니다. 루브르 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전시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새로운 국립 미술관이 필요해졌기 때문입니다. 리모델링 후 국립 주드폼 미술관과 루브르 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에 있던 1848~1914년 사이 예술품들이 오르세 미술관으로 옮겨오게 됐습니다.
오르세 미술관은 ACT 건축사무소와 이탈리아 건축가 가에 아울렌티 등이 설계와 인테리어를 맡아 1986년 개관했어요. ACT와 아울렌티는 오르세 기차역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보존하면서 미술관에 맞게 공간을 바꿨어요. 전철이 다니던 선로는 중앙 통로로 바꾸고, 양옆으로 벽을 세워서 전시 공간을 마련했어요. 관람객들은 벽면 사이를 오가면서 전시를 감상하기 때문에 골목을 산책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옛 기차역보다 센강변 쪽에 있는 옛 호텔 건물에서 훨씬 더 많은 인상주의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오르세 미술관의 대표작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아요. 그중에서도 건축 애호가가 놓칠 수 없는 작품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 극장으로 꼽히는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모형입니다. 이 모형은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져서 극장 내·외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전종현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 ㈜ 파우스트 칼리지
전 화 : (02)386-4802 / (02)384-3348
이메일 : faustcollege@naver.com / ceta211@naver.com
Blog : http://blog.naver.com/ceta211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Cafe : http://cafe.daum.net/21ceta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Web-site : www.faustcollege.com (주)파우스트 칼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