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다리고기다리던 롯데월드.
우리 여행의 목적은 책 여행이라고 주은언니가 아무리 강조해도
아이들 입에서는 자동적으로 롯데월드 이야기가 툭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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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롯데월드 가는 날 아침.
아침에 일어나 편의점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는데
편의점에 마치 밤새 술마신것으로 추정되는 20대 남성들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그들을 보더니
"윽 난 커서 술 안마셔.." 했어요.
편의점 앞 정자에 잠시 앉아 아침을 다 먹고,
규리가 미리 찾아둔 길로 롯데월드에 갔습니다.
롯데월드에서 다니는 팀:
1 하영 하윤 선빈 은우
2 주은 서로 규리
하윤이가 미리 찾아둔 곳에 짐을 보관해두고
들어가며 표를 찍는 순간 아이들은
와하하하하!
나를 따르라!
하윤이가 오픈런을 해야 한다며
후렌치 레볼루션으로 우리를 이끌었습니다.
# 후렌치레볼루션
실내 롤러코스터 후렌치레볼루션은
대기시간이 1시간을 넘으면 예약해야 하는데
일찍와서 우리는 그대로 줄을 서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봤지? 역시 길을 알아두길 잘했어!"
하윤이가 아주아주아주 뿌듯해 했습니다.
우리는 덕분에 롤러코스터로 본격적인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하윤이가 재밌다 재밌다 재밌다 하는 소리가
아직도 귀에 남아있는 것 같아요.
# 환타지드림
바깥으로 나가서 아트란티스를 먼저 타려고 했는데
그걸 기다렸다가는 점심을 못 먹을 것 같아서
줄이 없어보이는 곳에 무턱대고 들어갔습니다.
입구부터 삐에로가 있고
눈코입이 달린 꽃과 사탕
왠지 삐걱삐걱 움직이는 것들..
환타지드림을 직독직해하면 '환상적인 꿈' 인데
아이들은 무섭다며 울상이었습니다.
하윤이와 선빈이는 이거 친구들 보여줘야 한다며 열심히 촬영하고
은우는 제 옆에서 눈을 꼭 감았습니다.
다 타고 나서 은우가 하는 말:
"저는 이거 탈 바에 아트란티스를 100번 타겠어요."
# 점심
선빈이가 찾아둔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7명이서 쟁반짜장 두개와 새우볶음밥 하나를 시켜 나눠먹었습니다.
규리는 무서운 팀에 합류하기로 했고
선빈이는 중간중간 팀을 바꿨습니다.
새로 바뀐 롯데월드 팀:
1 하영 (선빈) 규리 은우 하윤
2 주은 서로 (선빈)
점심 먹고 여유로이 다음 놀이기구를 타려 했는데
하윤: 선생님 지금 가야돼요 지금 아트란티스 주황색이에요 빨리요
친구들이 제 말은 안들어줘요 선생님이 좀 얘기해주세요
하윤이 정말 대단하다.
친구들 다 밥 먹고 있는데 핸드폰으로 대기줄 현황을 찾아봤구나.
# 아트란티스
이글이글 타오르는 낮의 태양이 뜨거운지
아트란티스 타고싶은 하윤 규리 은우의 마음이 뜨거운지 겨루어보자..
아이들은 지쳐 땀에 흘리면서도 꿋꿋이 아트란티스를 기다렸습니다.
은우와 하윤이는 신나서 앞자리에 앉았고,
저와 규리는 긴장하며 뒤에 앉았습니다.
으아아아악 -
저는 너무 빠른 속도에 정신이 없는데
규리는 생각보다 안빠르다며 재밌다고 했어요.
# 와일드 정글
간식 먹으며 쉬려 했는데
줄 기다리며 쉬면 된다며 우리를 이끄는 하윤이.
그래도 실내에 있는 시원한 놀이기구를 타자는 의견엔 다들 동의해서
각자 시원한 스무디 하나씩 사먹고 와일드 정글을 탔습니다.
이때부터는 대기줄이고 뭐고 주저앉아 기다렸던 것 같아요.
# 신밧드의 모험
주은언니 빼고 모두 함께 신밧드의 모험을 타러 갔습니다.
공주를 구하러 가는 모험 이야기라 안무서울 거라 생각했는데
으아아 무서워
으아아아
생각보다 아이들이 무서워했어요.
그래도 타고 나니 재밌어했습니다.
# 모노레일
이제 꽤나 지친 아이들이
쉴 겸 모노레일을 타자고 했습니다.
모노레일 앞에 계시던 직원분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는데
하윤이가 그걸 어찌나 잘 따라하던지..
# 혜성특급
하윤이는 후렌치레볼루션을 또 타고 싶다 했는데
아이들이 혜성특급을 잘 모르고 안타본 것 같아서
혜성특급 타러가자고 제안했습니다.
혜성특급이야말로 롯데월드에서 안타면 후회할 어트랙션이기에..
아이들은 잘 모르는 어트랙션이라 긴장한 것 같았지만
저는 설렜습니다.
그런데 기다리면서 실시간으로 규리가 녹아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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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 타고나니
여태 그렇게 신난 규리 얼굴은 처음봤어요.
"이거 또타요!!!"
아이들의 반응에 괜히 마음이 막 뿌듯했습니다.
# 스페인 해적선
점심 먹고 미리 예약해두었던 바이킹,
예약 시간에 맞추어 타러 갔습니다.
놀이기구의 위치나 예약 여부는 다 하윤이가 알아봤습니다.
어쩜 이렇게 하고자 하는 일에 아무질 수 있죠?
덕분에 롯데월드를 제대로 즐겼어요.
하윤이와 은우는 바이킹 거의 맨 끝자리에서
손을 번쩍들고 탔고
저와 규리는 가운데와 가까운 자리에서
하윤이와 은우를 구경하며 떨며 탔습니다.
# 마지막으로
마지막 놀이기구 뭐 탈까?
혜성특급이요오오
다른 아이들은 혜성특급 또 타러 갈 생각에 신났고
서로는 탈 수 있는 놀이기구는 없고 기념품샵은 다 구경해서
심심해하던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서로야 같이 타자! 안무서워!" 설득했는데
서로는 끝까지 안된다고 했어요.
그렇게 서로와 주은언니를 두고 출발했는데..
뒤에서 누가 와다다다 달려오길래 봤더니
서로가 한번 더 설명을 들어보겠대요.
무서운 마음이 있어도, 친구들과 함께 있고 싶었나봐요.
아이들은 긴 줄이 줄어들동안 서로를 설득했습니다.
그림을 그려 하나하나 설명하기도 하고
내부의 공간을 설명하기도 하고..
서로를 달래주기도 했습니다.
기다리며 우리는
침묵의 공공칠빵을 하며 놀았습니다.
어트랙션 타는 것도 재밌지만
친구들과 땀흘리며 이렇게 노는 것도 재밌으니까요 -
우리가 하도 재밌게 놀아서인지
옆 사람들도 공공칠빵 따라 하는 걸 제가 봤어요.
결국 떨던 서로는 혜성특급을 탔고,
어땠냐 물으니 "예뻤어요..." 라는 후기를 남겼습니다.
그렇게 롯데월드에서의 일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
그래도 마지막엔 기념품 샵이죠?
아이들은 기념품 샵에 들어가 이것저것 구경했습니다.
더 사고 싶은데 가져온 돈을 다 쓴 서로,
돈을 아껴야 한다면서도 계속 구경하는 은우 규리
이미 인형을 하나 산 후로는 더이상 미련이 없는 선빈이.
이런 거 고를 시간에 하나 더 타고 싶어하는 하윤이...
갑자기 은우와 규리가 저와 주은언니를 부르길래
무슨 큰일이 났나 싶어 달려갔는데
인형 뭐가 더 귀여운지 골라달래요.
은우는 은우 닮은 인형
규리는 규리 닮은 인형
하나씩 각각 예쁘다고 골라줬는데..
"선생님 가지세요 선물이에요"
음?
뭐라고?
선물이라고?
아이들이 돈을 어떻게 아껴왔는지 알고 있었기에
그 귀여운 곰돌이 머리핀을 제게 줬다는 사실이 안믿기고 황당했습니다.
내가 뭐라고..
다시 생각해도 너무 감동이에요.
그 어떤 다른 선물보다 값져요.
은우야 규리야 고마워.
# 수서역에서
저녁으로 김밥을 먹으려 했는데
식당이 마감했대요.
급한대로 옆에서 샌드위치를 사먹었습니다.
하나씩 사들고 역 광장에서 티비를 보며 함께 먹다가
물들다 선생님도 만났어요.
그렇게 우리는 기차를 타고 대전으로 돌아왔습니다.
*
대전으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저는 기절했습니다.
푹 자고 기차에서 내리니 은우가 손에 쥐어주는 선물.
"집에 가서 보세요"
To. 최하영 쌤
쌤 서울 갔다오셔서 힘드시죠! 화이팅!!! ♡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교통문제없이 해결했어요! ♡
핸드폰 계속 켜주셔서 귀찮으셨을텐데 감사합니다! ♡
사랑해요 ♡~
2024.8.7. 수, 규리 올림
To. 최하영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 하윤이에요. 저희랑 같이 책 여행 가주셔서 감사해요!
특히 같이 롯데월드 가서 저희 의견대로, 제 계획대로 흘러갈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덕분에 1박2일 재미있게 놀았어요. 감사합니다
2024.8.7.수, 하윤 올림
To. 부루니 최하영선생님
선생님! 저 은우예요. 일단 서울여행이랑 준비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덕분에 안전하게 잘 갔다왔어요! 오늘 하루종일 같이 어트랙션 타주셔서 감사해요.
선생님 취향에 안맞는것도 있었을텐데 신경써드리지못해 최송해요.
혜성특급 짱재미있었어요!
2024.8.7. 은우 올림
하나씩 열어보니 편지가 있었어요.
피곤했을텐데 기차에서 잠도 안자고 쓴 쪽지가
얼마나 귀엽고 소중하고 사랑스러운지요!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들과의 1박 2일이 끝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