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 종주국, 영국 아닌 중국!
커피 다음으로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차는 ‘홍차’이다. 대중음료로 널리 알려진 실론티며 밀크티, 영국의 홍차 브랜드인 립튼 같은 용어 때문에 요즘 신세대들 중에는 홍차를 서양의 차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차의 역사를 더듬어 보면 두말 할 나위 없이 홍차가 중국 고유의 차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세계 각지의 홍차 생산은 모두 중국에서 제조방법이나 묘목이 전래된 것이기 때문이다.
종주국 중국에서 전통의 제다법으로 생산하는 대표적인 차가 ‘기문홍차’이다. 기문(祁門)은 안후성(安徽省)에 속한 현으로 기문홍차를 줄여 ‘기홍’이라 부르기도 한다. 기홍은 맛이 달콤하고 과일향 같은 향기가 오랫동안 입안에 남아돈다. 이 향기를 ‘기홍향’이라 하는데 이 향의 종류가 무려 스무 가지가 넘는다고 하니 매우 야릇한 향을 가진 차라고 볼 수 있다.
기홍은 4~9월까지 찻잎을 따서 만들어지는데 일창일기의 차는 20%정도이며 일창이기로 만들어진 차는 50%를 차지한다. 어린잎으로 만들어지며, 제다 과정은 시들게 하고, 비벼서, 발효시키고, 말리는 순이다.
홍차의 유래를 보면 처음에 서양의 상인들이 중국 녹차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녹차가 발효되어 홍차가 되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이미 당시 중국에는 홍차가 존재하고 있었으니 믿을 만한 얘기는 아닌 듯 하다. 세계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로를 만든 영국에 홍차가 처음 유입된 것은 1600년 경인데 스페인의 한 공주가 영국 황실의 며느리가 되면서 모국의 홍차를 가지고 간 후부터라고 전해온다. 이후 인도와 스리랑카 등이 영국의 식민지가 되면서 중국에서 차종자를 들여가 직접 재배하기 시작했다. ‘실론티’는 스리랑카 산의 홍차를 이르는 말이다.
종주국인 중국보다 오히려 영국에서 더 대접을 받는 홍차는 ‘친구가 되자’는 의미로 ‘오후에 홍차를 마시러 오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 홍차가 이처럼 세계적인 기호음료로 널리 확산되면서 그 효과에 대한 많은 연구도 이뤄졌다. 홍차에는 해독, 살균작용이 있어 이질, 장티푸스 같은 전염성 질병에 효력을 발휘한다. 또한 적당히 마시면 카페인 성분이 혈액순환을 도와 심장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그 밖에 이뇨 작용, 소염효과,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나폴레옹은 홍차를 매우 좋아해 그의 군대에 따로 홍차병을 두고 전투 중에도 수시로 홍차를 마셨다는 일화가 있다. ‘기문홍차’는 인도의 ‘다즐링’, 스리랑카의 ‘우바’와 함께 세계의 3대 홍차로 일컬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