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카멜레온 문어는 보양식으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으며, 제수 음식으로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요리계의 팔방미인이다.
문어는 동해에서만 어획되는 동해안 특산종인 대문어와 우리나라 전 연안에 서식하는 참문어 등 2종류가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의 온·난대에 분포한다. 산란한 어미는 산란된 알들을 보호하기 위해 입구에서 먹이도 먹지 않은 채 알들이 부화할 수 있도록 수류를 일으켜 산소를 공급하고 포식자들로부터 지켜준다.
문어는 산란기를 지나 먹이를 먹기 시작하면서, 살이 오르는 가을부터 맛이 있으나 살이 통통하게 오른 겨울철이 가장 맛있다.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문어는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함경도의 37개 고을의 토산물로 돼 있어, 예전에도 동해와 남해에서 많이 생산됐음을 알 수 있다.
문어의 조리법과 약효를 규합총서에는 '돈같이 썰어 볶으면 그 맛이 깨끗하고 담담하며, 그 알은 머리, 배, 보혈에 귀한 약이므로 토하고 설사하는데 유익하다. 소고기 먹고 체한 데는 문어대가리를 고아 먹으면 낫는다'고 했다. 오늘날 문어는 요리의 재료로 많이 이용되는데, 주로 삶아서 먹는다.
문어는 철과 인이 풍부하고, 타우린과 나이아신 함량이 일반 어류에 비해 많이 함유돼 있어 콜레스테롤 상승억제, 피로회복 및 노화억제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문어는 비타민E와 나이아신을 함유하고 있어 노화물을 억제하고 세포를 활성화 해준다. 문어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 타우린은 혈액 중의 중성지질과 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간 해독작용으로 피로해소에 좋다.
문어먹물은 여성의 생리불순 해소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문어요리는 문어숙회, 문어어묵탕, 문어연포탕, 문어조림, 문어초무침, 문어꼬지 등 다양한 요리방법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문어 숙회가 최고인 것 같다.
문어 숙회는 생 문어를 살짝 데쳐서 얇게 썰어낸 것으로 레몬즙을 살짝 뿌리면 쫄깃한 맛과 상큼한 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다. 참기름에 콕 찍어 한 점 먹으면 문어 고유의 연한 육질의 감칠맛과 고소함이 최고이다. 씹을수록 쫄깃하고 바다향기가 입 안 가득 퍼진다.
문어숙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어를 삶는 방법이다. 문어 손질은 밀가루와 설탕으로 빨판에 붙은 이물질이 씻겨 나가도록 주물러 씻는다. 문어를 삶을 때, 무를 큼직하게 썰어 넣으면 디아스타제라는 소화효소가 문어 살을 한층 연하게 만든다.
김영혜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