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방송대 출석수업인 영어회화2에서 본교의 박윤주 교수님이 오셔서 강의를 해주셨다. 강의 마지막에 본인의 저서 가운데 하나인 "박진의 영어이야기"라는 책을 한권 꺼내 보이시면서 누구에게 주었으면 좋겠냐고 학우들에게 물었다. 어는 학우님이 자신이 갖고 싶다면서 손을 들어 주려고 하자 제 옆에 앉은 학우님이 갑자기 나를 추천하는 바람에 머리 하얀 내가 얼떨결에 받아 들었다. 무슨 내용인가 하여 읽어보니 그 안에 내가 알아야할 내용들도 있어 이곳에 정리해 두고자 한다.
부모나 교사의 역할은 아이들이 스스로 영어를 익히는 동기를 주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영어책을 읽어주는 목적은 그 아이가 스스로 영어책을 읽을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자극이어야 한다. 가르치려 하지말고 즐기면서 읽어야 아이를 자극할 수 있다.(p 90)
위의 이야기를 읽고 느끼는 점이 있어 몇자 적어본다. 나는 여러번에 걸쳐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제대로 이해하고 공부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고, 또 그렇지 않다고 느낀 부분에 대해 가르치려 들었다. 그럴때마다 아이들은 길어지는 내 설명에 하품을 하기 일수였다. 즉 내가 보기에 답답할 정도로 나와 똑같이 왜 배워야하는지 모르면서 배워가고 있는 모습이 견디기 어려웠다. 그러다 나의 교육 방식에 대한 아내와 몇 번의 언쟁을 끝으로 신경을 끄고 살기로 마음을 굳혔다. 위의 책 내용을 읽으면서 내가 아이들에게 학습에 호기심을 심어주는 행동을 해보려고 한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흥미 진진해 할만한 이야기를 해주면서 혹시라도 아이들이 어디서 그런 얘기를 들었냐고 물어보면 영어책을 보이면서 여기서 읽어 알았다는 식의 방식으로 강압적인 방식이 아닌 관심을 유도하는 방식을 한번도 시도해 본적이 없었다. 그런 노력을 해야한다는 생각조차 해보질 못했다. 그저 아빠가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것으로 부모의 역할은 되겠거니 했지만 그것으로는 아무런 효과도 보지못했다. ㅠㅠ
박진의 영어 3단계 통달법은 모방단계(Imitation) -> 숙달단계(Practice) -> 응용단계(Application) 라고 하면서 숙달단계까지 혼자서 재미를 붙여보기 위하여 여러가지 보조자료나 기구를 활용하여 암기와 반복을 통해 체화하기를 힘쓰고 최종적으로 실제 대화에서 응용해 보는 단계에까지 이르러서도 열심히 수정, 보완을 하며 실력을 닦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위의 방법을 귀납적인 방법의 영어학습법이라고 말하고 싶다. 뭔지 모르지만 열심히 나중을 위해서 외우고 그 외운 것을 바탕으로 또 다른 것을 이해하며 외우는 것이라 한다. 통문장 외우기나 영어교과서 외우기 등 옛날에 많은 사람들이 권유받던 것들과 비슷해 보이는데, 나같은 사람에게는 정말로 지루한 방법처럼 느껴져서 맞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문법이나 어휘의 이해를 바탕으로 배우고 익혀서 그 내용을 바탕으로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은 말이나 글로 표현해보면서 틀린 부분을 고쳐나가는 방식으로 영어를 공부하고 싶다. 이런 방식이 의사소통을 하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유지한채 계속해서 영어공부를 해나갈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이런 방법을 연역적인 방법의 영어학습법이라고 말하고 싶다. 문법의 전체 틀을 내려다 보면서 하나씩 개략적인 것에서 부터 시작해서 점점 전체의 조화 속에서 단계별로 필요한 것들을 배워나갈 수 있을때 흥미를 잃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물론 문법을 따지듯히 공부하여 응용의 단계에까지 이르는 접근법이 통문장을 외우는 사람들에게는 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테니 이 두가지 방법의 영어학습법은 학습자 본인에 따라 맞는 것을 골라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처럼 귀납적인 방법에 전혀 동기부여를 받지 못했던 사람은 또다른 학습법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 길로 다시 도전해 보았으면 하는 맘이다.
사실 두가지 모두 필요한 영어학습법이라 생각한다. 즉, 아무리 연역적인 학습법이 맞는 학습자라도 예외의 부분이 많다면 차라리 외워버리는 방법이 더 나을 수도 있고, 귀납적인 학습법이 맞는 학습자라도 간단한 문법 지식으로 청크 단위의 암기를 함으로서 보다 쉽게 전체를 암기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언어 \ 능력
표현능력
이해능력
음성언어
말하기
듣기
문자언어
쓰기
읽기
언어는 음성언어와 문자언어로 나눌 수 있고 모국어 화자는 음성언어를 먼저 익히고, 문자언어를 익히는 순서로 학습하지만 우리와 같은 EFL 환경의 영어학습자는 동시에 할 수밖에 없는 것이 문제이다. 하지만 문자를 익힌 후에는 음성언어 위주로 학습을 전개한다면 보다 성취감을 느끼며 학습하게 됨으로서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동기부여를 받으며 자기주도학습을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영어능력은 표현능력(productive skills)과 이해능력(comprehensive skills)으로 나눌 수 있는데 표현능력은 자신의 생각을 밖으로 만들어서 내놓아야 하므로 문법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갖춘 학습자만이 영어엔진을 가동하여 필요한 문장을 생성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해능력은 남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문법적 지식보다는 어휘력와 상황에 맞는 추리력이 더 필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언어능력(Language Proficiency)은 Conversational fluency와 Academic language proficiency 로 나눌 수 있다는데, 나는 일단 영어학습의 목표를 포기하지 않고 보다 빨리 필요한 목표를 달성해야된다는 생각에서 단계를 나누어 일차적으로 Cenversational fluency에 촛점을 맞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해본다. 너무도 막연하고 높아 달성가능성이 희박한 것에 목표를 두면 해도해도 성취감을 못느껴 결국은 포기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말 영어 습득력이 뛰어나 영어로 출세할 수 있고 또 출세하고 싶은 사람만이 Academic language proficiency를 처음부터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영어공부의 목표를 무조건 높게 잡아 결국 포기한다면 남는 것은 제로에 가깝게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기 때문이다. 노력한 만큼은 남아 있어야 할텐데 우리 주변의 영어학습자들은 보면 포기와 동시에 제로에 수렴하는 것을 안따깝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