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카페 오픈케어에 올린 구례 70.3 아이언맨 대회의 후기를 그대로 복사한다.
-----------------------------
휴가와 출장. 밀린 업무로 벌써 3일이 지났습니다.
그날의 찐한 감동이 잊혀지기 전에 후기를 남겨야 할 것 같아 적어 봅니다.
나중에 철인 대회나 내년 구례 아이언맨 준비를 위해 작성하는 것으로 문체가 높임말이 아님을 양해 바랍니다.
<철인 계획하기>
버스 타기 위한 50m 달리기도 못 할 정도로 무릎이 좋지 않던 나는 달리기(마라톤 10km)를 15년 신년 계획으로 세웠다.
인터넷 검색으로 오픈케어를 알게되었고 글과 동영상으로 미드풋을 연습하였다.
처음엔 1km 달리고 몇일 쉬고, 2km(500m씩 4번) 달리고 몇일 쉬기를 반복하며 점차 거리를 늘려 나갔다.
신년 목표가 10km 마라톤 출전이었는데 내심 철인3종 출전의 욕심을 내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구례 대회가 눈에 쏘~옥 들어 온다. 간전삼거리, 저수지, 남도대교 등 몇년 동안 캠핑갔던 반가운 곳이다.
'그래! 구례대회 출전하자!'
아직 10km도 뛰어보지 않은 상태였다. 일단, '오픈케어와 여주행복한자전거'에서 주체한 여주아쿠아슬론을 시작으로 연습하기 시작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첫 오픈워터였던 그때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1km의 오픈워터와 10km의 장거리 달리기를 처음으로 경험했다. 죽는 줄 알았다.
그 후 수영은 동내 수영장에서 새벽에.
달리기는 오픈케어 홈페이지의 10K 프로젝트 스케쥴(아픔, 업무 등으로 12주 걸림) 대로 진행하였다.
다행히 10K가 끝나고 중앙마라톤 100일 프로젝트로 옮겨 타면서 21km를 준비하였다.
<구례에 도착>
경험이라고는 은총이 대회 밖에 없는데 기분만 들떠 구례로 향한다. 아내가 응원하기로 하고 같이 간다. 애들은 5.6학년. 엄마 아빠 잘 다녀오라고 따라오지 않는다. 기특하다.
서울에서 개최한 은총이 대회가 경험 전부인 나로서는 2박3일 일정은 완전 다른 대회다.
잠자리, 식사, 접수, 연습, 마음가짐 등 혼자 하는 것이었다면 시도 조차 못했을 것이다.
신경써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승용차 한 대만 가도 힘들텐데 버스 2대에 50명 넘는 인원을 챙긴다는 것. 엄청난 고생을 했을 스탭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매니저님, 함프로님, 실장님 고맙습니다.
토요일 아침부터 바쁘다. 정해진 시간 내에 수영 연습을 마쳐야 한다.
멀리 지리산 아래 펼쳐진 안개와 동틀녘 하늘이 멋있다. 내년에는 카메라도 꼭 챙겨야 겠다.
< photo by 물찬제비 >
<레이스 펼칠 곳 점검 및 준비 운동>
< photo by 함프로 >
수영 레이스가 펼쳐질 구만제(새로운 명칭은 지리산 호수)는 춥다? 차갑다? 준비 운동없이 물에 들어가 100m 정도 연습 수영했을 때 발가락이 쥐가 난 것 같이 오그라든다.
그렇지만 힘들지는 않다. 약간의 연습을 마치고 올라 왔더니 함프로님께서 이제 15분 지났다고 연습 더 하라신다.
다시 한바퀴 돌고(2~300m) 다이빙 3회 하고 마친다. 수영장에서 한번도 벗겨지지 않는 수경이 벗겨졌다. 내일은 좀 더 조심해야 겠다.
< photo by 물찬제비 >
다음은 자전거 주행시 주의할 곳으로 이동한다. 여기는 의무적으로 전원 참석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함프로님 뜻 아무도 아니라고 못한다.
간전삼거리까지 가는 동안 엄청난 속도를 경험한다. 분명 샤방 라이딩이라 했는데, 쫓아가기 힘들다. 땀도 난다. 헐~
주의할 곳에서 3번 정도 연습하고 철수. 역시 안전이 최고다.
<대회 접수 및 만찬>
< photo by 함프로 >
전라도 음식은 꿀맛이다. 점심으로 밥 한그릇을 뚝딱 해치운다.
오후는 경기설명회 참석, 접수, T2 런백 거치, T1 자전거 거치, 저녁 만찬이 있다. 장소는 서로 다르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사실은 매니저님께서 그때 그때 카톡으로 다 알려주신다. ㅎㅎ
< photo by 함프로 >
접수하면서 득탬했다. 마침 레이스 벨트를 챙겨오지 않아 T1에서 벨트를 차고 바이크 예정이었는데 뜨아 ~~
레이스 벨트를 경품으로.
< photo by 물찬제비 >
자전거 거치를 위해 구만제까지 자전거로 오른다. 다들 잘 간다. 운동화를 신은 나는 아직 아물지 않은 물집이 걱정되지만 꿋꿋이 뒤를 따른다. 햐~~~ 코스 좋다.
< photo by 물찬제비 >
눈이 휘둥그레 진다. 세상에 이렇게 좋은 자전거가 즐비한 것 처음 봤다. 거기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그 동안 별 탈 없이 나를 태워준 내 자전거를 믿는다.
만찬에서 너무 많이 먹었다. 아침까지 소화가 될라나 걱정이다.
<구례 아이언맨 70.3 대회>
짜잔~~~~ 드디어 대회 당일. 아직 긴장 되지 않는다.
< photo by 미니요거트 >
바이크 백 준비하고, 슈트 갈아 입고 출발을 위해 린스오빠님과 40분~ 그룹에 섰다.
그다지 긴장 되지 않았으나 마지막 계단 내려갈때 두둥 긴장 시작. 아무래도 긴장되는 것이 컨디션에도 좋을 것 같다.
여기서 잠깐. 제가 대회중 섭취한 보충제를 나열해 보면
- 아침 먹구 : 비타민 1알, 마그네슘 1알 <- 비타민과 마그네슘은 매일 먹고 있는 영양제다.
- 수영 20분 전 : 덱스트로 에너지젤 1개
- T1 바꿈터 : 에너지젤 1개 + 마그네슘 1알
- 자전거 : 에너지젤 몰통에 1개 + 카보샷 5개 + 덱스트로 캔디 3개. 카보샷은 물 보급소와 상관없이 10~15km 마다
- T2 바꿈터 : 에너지젤 1개. 마그네슘을 찾지 못해 못 먹었다.
- 런 : 카보샷 3개 + 덱스트로 2개. 카보샷은 물 보급소가 있는 적당한 위치
많이 먹었다. 몇일 동안 단 것은 안 먹을 것 같다.
다이빙으로 수영을 시작한다.
물이 너무 상쾌합니다. 겨울철 실내 수영장 온도 정도. 워밍업 체조와 슈트 착용으로 춥다고 느껴지지 않는 수온이다.
나름대로 수영 계획을 세워 두었다.
- 300m 정도까지는 호흡이 거칠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자.
- 전방주시할때 몸이 약간 가라 앉기 때문에 호흡 1회를 참고 스트로크 하자.
100m 정도를 가 보았는데 상태가 너무 좋다. 급 계획을 변경한다.
'속도를 올리자!'
무리의 왼쪽을 빠져 나와 질주한다. 초반에 전방주시를 자주 했는데 다른 선수들도 반듯하니 잘 간다.
그 때 부터는 나를 막는 선수가 앞에 있는 것만 확인할 정도로 전방주시를 등한시 한다.(선수 무리만 보고 방향 잡는다)
호흡 2~3번에 한번씩 호흡을 참고 스트로크 한다. 빠르다. 다른 선수와 부딪힐 것 같으면 호흡 참고 앞지른다.
'수영이 이렇게 재미 있을 줄이야'
나중에는 발차기의 속도와 힘을 줄여 보았다. 속도에 별 영향이 없는 것 같다.
T1 바꿈터 6분23초. 은총이 때보다 많이 빨라졌다.
< photo by 미니요거트 >
자전거는 초반부터 힘들다.
분명 함프로님께서 언덕 하나 넘으면 내리막이라 하셨는데, 언덕 오르니 또 언덕이다. 내리막도 밟아야 시속 40 나온다.
1Lap은 정신없이 달렸다. 가도 가도 속도계의 거리는 별로 증가하지 않는 것 같다.
어제 연습한 간전삼거리. 진입과 동시에 이름을 외치는 오픈케어 자원봉사단. 힘이 절로 난다.
삼거리에서 저수지 쪽으로 가는 길은 약간 오르막이다. 속도가 떨어질 뿐 힘든 오르막은 아니다.
아이언맨 대회를 준비하여 도로 포장을 다시 했는가 보다.
어린 학생들의 단체 응원 소리. "하나 둘 셋! 506번 화이팅!"
구례에서 몇번의 대회가 더 열리면 그 학생들이 선수로 참가하겠지.
턴 이후 속도가 좋다. 그래서 그렇게 간전삼거리 로터리를 조심하라고 하셨나 보다. 연습한 대로 천천히 로터리를 통과한다.
떠나갈 듯한 오픈케어 자원봉사단원의 함성 소리에 힘이 절로 난다.
< photo by 미니요거트 >
삼거리에서 남도대교 턴까지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 반복된다. 잘 타는 선수들이야 평지로 보겠지만, 우리 같은 초보는 계속된 오르막으로 보인다.
이때부터 별리미님과 사이 좋게 먼저 가시라고 양보한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계속 반복.
51km 지점. 1Lap을 턴하고 용감하게 댄싱한다. '어라 자전거가 안나가네. 고장인가...' 그렇다. 내 다리가 고장났다. 왼쪽다리 햄스트링에 쥐가 나려 한다.
그 후부터는 힘만 쓰면 쥐가 날것 같다. 역시 연습 부족인가 보다.
2Lap 남도대교 턴 후 부터 자전거가 별로 없다. 나를 추월하는 선수도 없고, 내가 추월하고자 하는 선수도 없다. 이 정도 시간이 되면 실력 줄서기가 완료 된것 같다.
간전삼거리. 자원봉사단도 이미 철수해 버리고 없다. 아니, 몇 분은 남아서 끝까지 외쳐 주신다. "오픈케어 화이팅!"
어쨌든, 90km의 자전거 마무으리!
T2에서 자전거를 받아 준다. 좋다. 런백을 풀어 헤쳐 변신하는데도 도와준다.
"헬맷 벗고 하세요. 두건도 벗으세요. 장갑 끼고 런하실거예요?" 등등 말로 알려주시고, 흐트러진 물건들을 런백에 담아 주신다. 고마우신 분.
이제 부터 뛴다.
은총이 대회때 아파서 고생하던 골반 통증은 생각도 안난다. '역시 준비한 보람이 있어. 그럼 땡겨 한번 해보자.' 다리도 잘 올라간다.
발에 물집 잡히도록 준비한 근전환 훈련이 효과를 보는 순간. 감동이다. 근전환으로 인한 통증이나 어색함은 없다.
'좋았어!'
1Lap은 좋았다. km당 6분정도. 2Lap에서 약간 속도 내면 2시간 언저리에는 들어올 것 같았다.
< photo by 도미쏠 >
턴지점에 응원 나오신 함프로님과 사진 찍어주시는 분(죄송. 누군지 생각 안나요), 도싸 응원단의 응원에 화답하면서 뛴다. 큰 소리로 함프로님께서 묻는다.
"다 뛰셨어요?" "아니요, 한바퀴 더 남았어요." "그럼, 여기서 턴 하세요!"
그렇다, 턴 지점을 지나쳤던 것이다. 갑자기 몸을 반대로 돌렸다. 왼쪽 다리에 충격이 가해진 것 같다.(변명)
다음 경기에서는 이렇게 갑자기 몸의 방향을 바꾸는 것에 주의해야 겠다.
< photo by 미니요거트 > 힘차게 언덕을 오르는 땅끝
< photo by 미니요거트 > 힘들어 하는 땅끝.
두번째 Lap은 이상하게 앞으로 나가질 않는다. 뒤에서 뛰어 오는 소리가 들린다. 돌아보지 않아도 알만한 소리다. 매니저님. 매니저님을 보내고 5m 후방에서 따라 간다.
역시 이상하다. 안된다. 1분 정도 따라가다 포기하고 속도를 줄인다.
걷지 말자고 마음먹고 절대 걷지 않는다(물먹을 때도). 학교 쪽에서 턴하고 마지막 6km 정도 남았는데, 가슴? 이 아파온다. 살다가 처음으로 아파 본 곳이다.
명치 바로 위. 갈비뼈와 갈비뼈가 만나는 삼각지. 호흡을 너무 많이 해서 발생한 근육통인 것 같다.
심장이나 장기가 아닌 근육통 이기에 참고 뛰려했으나 안된다. 그 곳이 아프니 자꾸 몸도 앞으로 숙여진다. 상체가 펴져야 다리도 잘 올릴텐데...
그렇게 하여 회복러닝 수준으로 10km를 마무리하고 공설운동장에 진입.
아내가 제일 먼저 나를 반긴다. 사람들의 환호 소리에 힘이 절로 난다. 잘 달린다.
'이렇게 잘 달리면서 아까는 왜 못 달렸을까?'
오픈케어 자원봉사단의 환호와 자외선님의 동영상에 멋진 포즈를 취하며 테입을 끊는다. 자외선님 감사합니다.
< photo by 자외선 >
결승점에서 총 경과 시간이 나오는 멋진 골인 장면을 생각했는데, 사진을 찍어 주는 사람이 없다.
(동영상 끝부분에서 약간 실망하는 표정이 보인다.)
< photo by 함프로 >
역시. 함프로님. 결승점에서 반겨 주신다. 완주 메달과 수건을 걸치게 하고 사진을 찍어 주신다. (감동 백배 먹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아쉬운 점이 있어 기록해 둔다. 운동장에서 몇시간 동안 나를 기다려준 아내를 한번 안아 주고 골인하였다면 좋았을 것을. 그 많은 시간 중에 몇 초 더 느려져도 별 상관이 없는데...
이번 대회에서 종목별 신기록을 두개 작성하였다.
수영 43분 : 수영 1.9km를 해 본적이 없었다. 한강 횡단 기록이 42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 빨라졌다.
자전거 3시간 21분 : 시속 27정도 예상(3시간20분)했는데 정확히 맞췄다. 자전거 90km를 시합하듯 타 본것이 처음이다.
달리기는 아쉽게도 LSD 보다 못한 기록이 나왔다. 제일 힘든 종목이다.
마라톤 풀코스를 뛰고 나면 좀 더 수월해 지리라 믿는다.
<중요 체크 사항>
1. T2 런백 거치 : 구례대회는 레이스 벨트를 런 할때만 착용해도 된다. 따라서, 레이스 벨트를 T2에 보관한다.
- T2 런백 물품 (마라톤 신발, 배번 꽃은 레이스 벨트, 모자, 카보샷, 마그네슘, 물, 달리기용 양말)
- 런백에 달리기용 양말을 둔 것은 잘한것 같다. 갈아신는데 몇 초를 소비했지만 뽀송뽀송한 양말로 바꾸니 힘이 난다.
2. 런코스의 화장실 위치도 설명회때 알아두자. 런코스 화장실은 알려주지 않았던 것 같다.
화장실 없을 까봐 자전거 타다 미리 갔다오느라 시간 소비했다.
3. 바이크 백 거치 : 먹어야 할 보충제(카보샷, 알약 등)를 시간 또는 거리별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 두자.
필요한 갯수 만큼 자전거 헤드튜브에 붙였다. 잘한것 같다.
- T1 바이크백 물품 (바이크 슈즈, 펌프(CO2), 튜브, 카보샷, 마그네슘, 헬멧, 두건, 고글, 양말, 장갑)
4. 수영 : 역시 경험이 중요! 함프로님께서 기록 목표가 아니라면 추운 날은 출발전 연습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신다.
- 수영 준비물 (슈트, 수경, 김서림 방지제, 수모, 슬리퍼, 바세린, 손따는 침, 썬크림)
5. 경련을 대비한 침을 처음부터 경기복에 넣어두자. 나는 자전거 51km 지점(왼쪽 햄스트링). 런 20km 지점(종아리)에서
쥐가 나려고 하더라.
6. 런 : 런 후반에 속도 떨어지는 것에 대한 대책을 세우자. 뭔가 방법이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이렇게 훌륭한 경기를 할 수 있게 해 준 함프로님, 매니저님, 실장님 감사합니다.
그 먼 곳까지 응원 오셔서 힘을 북돋와 주신 자원봉사단 여러분 자외선님, 구본혁님, 와엠님, 요거트님, 치치붐붐님, 규리양, 김병선님, ...(죄송) 감사합니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오신 가족(친구) 분들의 응원도 감사드립니다.
주로에서 만난 오픈케어 선수들 엄지척에 엄청 힘 받았습니다.
1호차는 아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는데 2호차를 못 탔네요.
얼굴은 익혔으니 앞으로 닉네임과 매치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대회에 또 같이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픈케어 화이팅!!!
< photo by 도미쏠 >
뛰는 동안 이렇게 힘든 것을 왜하지 왜? 왜? 했는데, 끝나고 바로 다음 경기가 궁금해 진다.
다음에는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
다음날 일어나 보니 몸이 정상이다. 하기야 런 할때 10km를 리커버리 러닝으로 뛰었으니 몸이 풀렸겠지.
영화, 쇼핑에 회복러닝 5km를 소화한다.
내가 봐도 발전한 내가 대단하다.
땅끝!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