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의
손목터널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은 수근관증후군(手筋關症候群)과 동의어로 상지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압박성 신경병증이며, 정중신경 압박(Median nerve compression) 또는 손목 관절에서 발생한 정중신경 포착(Median nerve entrapment)에 의해 발생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5배 정도 많이 발병하며 발병 시기는 30~60세 사이이다.
2. 증상
손목터널증후군의 증상은 엄지와 둘째손가락, 셋째 손가락이 저리고 무감각해지는 증상이 가장 흔하다. 엄지 두덩 부위가 뻐근한 듯한 방산통이 있으며, 간혹 하완골 척측(尺側) 및 어깨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통증 부위가 넷째 손가락의 노쪽 1/2 또는 전체 손가락에서 느끼는 경우도 있으며 주로 야간에 증상이 더 심해진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일반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 갑자기 손목에 힘이 빠져 병뚜껑을 따거나 열쇠를 돌리기 힘들다.
- 손을 반복적으로 사용할 때나, 손목 관절을 장시간 굽히거나 편 상태로 유지할 경우 통증과 감각장애가 심해진다. 증상이 지속되면서 엄지두덩 근육이 위축된다.
- 손이 무감각해지고 손을 꽉 쥐려고 하면 때때로 타는 듯한 통증을 느낀다.
- 물건을 세게 잡지 못해 떨어뜨리기도 하며 증세가 심해지면 손의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
- 바느질처럼 정교한 동작을 하기 어려워진다.
3. 원인
1) 원인
정확한 원인이나 유발인자는 알려져 있지 않다. 수근관(carpal tunnel)의 크기나 공간을 줄이는 어떠한 상황이 정중신경(median nerve)을 압박하여 저림, 통증을 가져오고 때로는 마비를 유발한다. 종양, 임신, 비만, 당뇨, 갑상선 기능 장애가 있을 경우 더 잘 발생하고 증상 또한 악화될 수 있다.
① 부정 유합된 원위 요골 골절, 감염이나 외상으로 인한 부종이 있을 경우
② 반복적 가사노동에 의한 경우
③ 컴퓨터 및 스마트폰의 사용으로 손목에 지나친 부담을 준 경우
④ 손목 부위의 골절이나 탈구로 수근관이 좁아져서 신경이 눌리는 경우
⑤ 감염이나 류머티스 관절염, 통풍 등 활액막염을 초래하는 질환의 합병증으로 인한 경우
2) 진단
① 이학적 검진 : 손목 관절을 일정시간(60초) 굽히고 있도록 하는 팔렌검사(phalen test)를 하여 정중신경 분포 부위에 뻐근함과 무감각이 나타나면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본다. 손목 관절의 정중신경 부위를 직접 두드리거나 엄지로 손목 관절의 정중신경을 30초 정도 압박했을 때 통증이나 저림이 나타나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손목 관절의 5mm에 근접한 2개의 점을 하나의 점으로 인식한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의 감각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이학적 검사
② 진단 검사 : 손목터널증후군의 진단은 일반적으로 임상적 소견으로 내린다. 관절 운동에 제한이 있는 경우는 X- Ray검사를 한다. 임상적 소견은 정상이지만 근전도 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손목터널증후군의 5~10%는 근전도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4. 한의학적 분류
손목터널증후군은 원인에 따라서 풍한습(風寒濕), 담음(痰飮), 기혈부족(氣血不足)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또한 한의학에서는 근골격계의 통증과 관련된 질환을 비병(痺病)의 범주로 구분한다. 『황제내경(黃帝內經)』 소문(素問) 기혈론(氣血論)에서는 ‘육지대회위곡(肉之大會爲谷), 육지소회위계(肉之小會爲谿), 분육지간(分肉之間), 계곡지회(溪谷之會), 이행(而行) 영위(營衛), 이회대기(而會大氣)’라 했다. 이는 ‘기육의 무늬 사이는 계곡의 회합처로써 영위를 잘 통하게 한다.’는 뜻이다. 즉 손목터널증후군은 이러한 영위 소통이 잘 되지 않아 생기는 비증(痺症)인 것이다.
또 만성화된 경우는 허증(虛證), 통증이 심한 급성기인 경우는 실증(實證)으로 보며 증상에 따라 다음의 6가지 치료법으로 분류한다.
1) 행비(行痺) : ‘여기저기가 쑤셔요’라고 표현한다. 통증의 부위가 일정하지 않고 열이 나거나 땀이 나는 증상을 동반한다.
2) 통비(痛痺) : ‘손목이 심하게 아픈데 찜질하면 조금 덜해요’ 라고 표현한다. 통증이 비교적 심하고 통증 부위가 일정하며, 따뜻한 것을 대면 통증이 완화되고 찬 것을 대면 통증이 심해진다.
3) 착비(着痺) 및 습비(濕痺) : ‘손이 무겁고 날씨가 흐리면 더 아파요’라고 표현한다. 통증 부위가 일정하고 통비에 비해 통증은 약하나 묵직한 느낌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4) 열비(熱痺) : ‘손목 부근이 뜨겁고 간간히 부어요’ 라고 표현한다. 통비와 반대로 찬 것을 대면 통증이 완화되고 따뜻한 것을 대면 통증이 심해진다. 열이 나고 관절 운동이 원활하지 않고 때로는 피부 발적(發赤, 염증으로 붉게 부어오르는 증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5) 어혈비(瘀血痺) : ‘아픈 지 오래됐고, 밤마다 통증이 더 심해져요’라고 표현한다. 병이 오래도록 낫지 않아 기혈이 뭉쳐 있는 것으로 피부에 홍반(紅斑)이 생기거나 극심한 통증이 있으며 통증 부위가 일정하다.
6) 허비(虛痺): ‘통증은 심하지는 않은데 무리하면 아파요’라고 표현한다. 병이 만성화되어 잘 낫지 않고 기혈(氣血)이 손상된 것을 말하는데, 만성 퇴행성 변화가 동반된 경우이다.
5. 치료
손목터널증후군은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를 권장한다. 비수술적 치료의 목적은 손목 관절에서 정중신경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이는 것이다. 초기에는 야간 손목고정보조기를 착용하고 가능하면 3~4주간 낮에도 착용하고 있으면 좋다. 염증과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초기에는 냉 치료를 하고, 혈류 증가와 힘줄의 움직임을 원활히 하기 위해 열 치료를 실시한다. 초기에는 힘줄의 움직임을 촉진시키는 운동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한의학적으로 기와 혈의 순환이 원활치 못해서 나타나는 것이므로 선통(宣通), 즉 기혈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치료한다.
봉약침 : 봉약침 치료는 환자의 체질이나 질병에 따라 치료점인 경혈에, 벌의 침에서 추출 및 정제한 봉약을 주입하여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방법이다. 봉약은 멜리틴(mellitin), 아파민(apamine), 포스포리파아제(phospholipase) 등 40여 종의 생화학적인 약성분이 있으며, 항염증작용, 면역기능 조절, 신경장애 및 혈액순환 개선, 프로스타글라딘(prostaglandin)의 생합성을 억제하여 통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화침(火鍼) : 화침은 가열한 침을 신체의 일정한 부위에 짧은 시간 동안 자침 및 유침하는 치료법이다. 수근관 증후군의 경우 압박된 정중신경 주위에 화침을 자입하여 침 자극과 열 자극을 동시에 가함으로써 정중신경의 압박을 완화하여 저림증상을 개선시킨다
약침 : 약침은 각종 한약재를 인체 내에 주사할 수 있도록 안전한 방법으로 추출한 약액을 경혈에 놓는 시술법으로서,.자침의 효과와 약물의 효과를 동시에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항염증작용, 신경재생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신바로약침이나 기타 소염약침, 황련약침(黃連藥鍼)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침과 뜸 : 손목터널증후군의 증상이 나타나는 주요 혈자리인 열결(列缺), 경거(經渠), 내관(內關), 합곡(合谷) 등과 아시혈(阿是穴) 등에 침과 뜸을 시술한다. 이는 경락의 소통을 도와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추나요법 : 추나요법을 통해 단축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관절의 균형을 바로잡아 통증을 완화하고 재발을 방지한다. 수근관 증후군의 경우 요골,척골 및 수근골의 전후방 변위(變位) 및 운동장애를 수기로 교정하는 기법을 적용한다. 한의사가 손목 주변 근육 및 구조물의 상태를 진단하고, 환자상태에 따라 각각 다른 이완 강화 운동을 시행하기도 한다.
봉약침 및 추나요법 등의 시술의 경우 숙련된 한의사의 치료를 받아야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으며 특히 고령, 임산부등 노약자의 경우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6. 생활가이드
반복적인 작업으로 인한 손목터널증후군은 키보드 사용, 아래팔 지지대 사용, 컴퓨터 높이 조정, 손목을 굽힌 채 오래 있지 않기 등으로 호전될 수 있다. 임신 중의 손목터널증후군은 출산 후에는 대부분 사라진다.
1) 손가락 운동
① 손을 들어 엄지손가락이 바깥쪽으로 나오게 주먹을 쥔다.
② 손가락은 펴고 엄지는 손 옆에 붙인다.
③ 손가락을 편 채로 손목 관절을 편다.
④ ③의 상태에서 엄지를 쭉 편다.
⑤ 엄지손가락을 펴고, 손목 관절을 편 상태를 유지한다.
⑥ 반대쪽 엄지손가락과 다른 손가락으로 엄지를 잡고 밑으로 당긴다.
⑦ 10~15회 반복하며 주 6~7일, 3~4주 실시한다.
2) 혈자리 마사지
손목터널증후군 치료에 쓰이는 혈자리를 평소에 적절히 마사지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인다. 다만 과도한 자극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의료진이 지시하는 횟수와 방법을 지키도록 한다.
- 손바닥에 통증이 심한 경우 내관(內關)을 부드럽게 지압한다.
혈자리 : 내관(內關)
위치 : 손목 주름의 중앙에서 팔꿈치 쪽으로 손가락 세 개 너비
지압법 : 반대쪽 엄지손가락으로 가볍게 쥐고 1회 5~6번 증상이 심화되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눌러준다. 1일 3~4회 반복한다.
- 손가락의 통증 및 굴곡 신전 운동이 안 되는 경우 외관(外關)을 부드럽게 지압한다.
혈자리 : 외관(外關)
위치 : 손등 중앙에서 팔꿈치쪽으로 1/6 지점
지압법 : 반대쪽 손으로 주먹을 쥐듯이 가볍게 쥐고 1회 3~4번 살짝 눌러주며, 1일 3~4회 시행한다. 증상이 심화되면 시행하지 않도록 한다.
- 양손에 마비감이 있는 경우 팔사(八邪), 합곡(合谷) 등을 부드럽게 지압한다.
혈자리 : 팔사(八邪), 합곡(合谷)
위치 : 손가락 마디 사이사이(팔사)와 엄지와 검지 사이가 만나는 곳(합곡)에 위치한다.
지압법 : 집게를 쥐듯이 1회 3~4번 눌러준다.
3) 손바닥 운동
손가락 및 손목, 팔꿈치 굴곡근을 늘려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어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
① 손을 앞으로 쭉 뻗어 손바닥이 정면을 향하게 한다.
② 손목을 꺾어 다른 손으로 손끝을 잡아 몸 쪽으로 당긴다.
③ 양 손을 바꿔가며 2~3회 되풀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