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MBC인라인마라톤 참가후기 ” 전날 등산복 바지에 작은 번호표 두장을 좌우에 붙이고 마라톤할때 입었던 반팔티에 커다란 번호표를 붙이고나니 대회참가가 실감나며 약간의 긴장감이 생긴다. 하지만 나와 같은 초보들도 많이 있을테니하고 스스로 위안을 삼고 편한잠을 자려고 애썼다. 대회 당일날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걱정보다는 오히려 안도감이 들었다. 비가오면 실력차가 드러나기 힘들테니 차라리 비가 많이 내려 거북이 모드로 진행되었으면하는 놀부 심뽀도 부려봤다. 하지만 마라톤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비가 오지않기를 기원하는 수 많은 게시글 들 덕분인지 아침엔 비가 내리지않았다. 아침을 간단하게 선식 한잔과 바나나 한개로 대신하고 일찍 차를 몰아 다대포로 향했다. 일요일 아침 이른 시간이라 도로에 차들은 적었다. 하지만 대회장인 다대포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인파가 몰려있고 주차장이 복잡해 제법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서야 주차를 할 수 있었다. 관광버스가 여러대 주차되어있는걸보니 전국 각지에서 많은 인라이너들이 몰려 온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이 쏟아내는 각 지역 사투리들이 정겹다. 행사가 진행될 대기장소에 마련된 동호회부스들에는 각각 동호회원 끼리 음식을 나누고 웃고 떠들기도하고 준비운동하는 사람들, 서로 경기 참가 경험담을 나누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하고 그들이 입고 있는 화려한 형형색색의 인라인 복은 다대포를 온통 천연색으로 물들여 놓았다. 여성 인라이너들의 몸에 붙는 인라인복은 정말 보기 좋다. (응큼해서가 아니고...진짜로...ㅎ) 건강하고 열정적으로 보인다. (남자들은 신체 구조상 쪼매 민망하네...ㅋㅋ) 혼자 외톨이처럼 느껴지기도하고 그들이 갖춘 장비들을 보고 금새 주눅이 든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내가 보기에도 나 같은 초보임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인라인을 신고 비틀 대는 사람들이 제법있다. 그들을 보니 조금은 위안이 된다. (나처럼 초보들도 많이 있네.....ㅎㅎ) 한쪽에서는 TV중계를 위해 강혜림 아나운서가 인라인복을 입고 준비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고 5킬로부터 출발 선으로 모이라는 MC의 목소리가 들렸다. 역시나 비틀대며 어기적어기적 옮기는 그들을 보면서 처음부터 22.5킬로에 도전한 내가 대견하기까지했다. 잠시후...... 22.5킬로 엘리트(선수급들을 말함) 출발 준비하라는 말이 들리고 마스터스경쟁부문 참가자들도 준비하라는 말을 듣고 출발선이 있는 큰도로로 올라 갔다. 와이프의 다른 사람 주행에 방해나 하지말라는 말 때문만은 아니라 혹 괜히 앞서가다 부딪혀 넘어질까 두렵기도 했고 앞사람의 주행법을 보고 배워 가며 갈 것이라는 생각으로 젤 뒤쪽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뒤쪽에 서서보니 대기장소에 있던 그 초보 같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담..... 앞에 선 사람들은 하나같이 날렵한 복장에 모두들 레이싱용 인라인을 신고있었다. 나 같이 휘트니스용 인라인을 신은 사람은 손가락안에 들정도였다. 거기다 보호 장비를 완전히 작용한 사람도 거의 눈에 띄지않는다. 내가 낄 자리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면서 명색이 경쟁부문인데 골프의 핸디켑이나 바둑에서 접바둑이나 장기의 몇개 떼고두는 식으로 무언가 있어야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초보이니 그들이 한 20킬로쯤되는 짐을 지고 달리던지 바퀴를 하나씩 떼고 달리던지....... 인라인바퀴를 보니 더욱 주눅이 든다. 80밀리인 내 바퀴에 비해서 그들은 고급 알미늄 후레임에 붙은 바퀴가 거짓말 좀 보태 자전거 바퀴만하다. (뻥이 넘 심했나? ㅎㅎ 그 정도로 차이나는것 처럼 느껴졌다.) ㅋ~ 그들의 레이싱용 인라인에 비하니 내건 완구 수준이네....^^ 어쨋든 출발 총성은 울리고 어기적어기적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조금씩 푸시해본다. 생각보다 속도가 잘 붙는다. 역시 대회에 나서면 좀더 실력이 나오기 마련이지....ㅎㅎ 바람도 없어서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강변 도로를 달린다. 3킬로를 지나고 5킬로를 지날때 까지 별로 호흡도 힘들지않고 다리에 무리도 따르지 않는다 오히려 미는발에 힘을 주어 앞서가는 사람들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그 쾌감이란....(후반에 이 쾌감이 절망으로....ㅋ) 이때부터 왼쪽 인라인 바퀴의 엑슬이 풀렸는지 달그락 거린다. 바퀴가 잘 구르지않아 조금 느슨하게 조였더니 문제가 된 모양이다. 신경은 쓰이지만 바퀴가 빠지기야하겠나는 생각으로 신경쓰지않기로했다. 여기서부터는 다리에 부담이 느껴지기 시작하고 몇몇 사람들이 넘어져서 구급차에 실리는 사람까지 생겼다. 하지만 난 아직 생각보다 잘달리고 있었다. 지금까지 연습하던 속도 보다는 많이 빠르다는것을 알고 후반에 힘을 낸다는 작전을 짜 뒀었기에 속도를 조금씩 조절해가며 나아갔다. 중간중간 갓길에 앉아 쉬는 사람들과 넘어져 부상입은 사람들이 늘어난다. 앰블런스는 바쁘게 왔다 갔다하고.... 그들이 각 동호회 소속임을 유니폼을 통해 알고는 나 스스로 대견해하며 반환점을 행해 달려갔다. 엄궁 농산물 단지를 지나는데 나도 모르게 속도를 줄이고 있었다. 습관이 된 탓이다..... 과속카메라가 붙어 있는 곳이라...ㅎ 혼자 생각해도 우습네...^^ 다시 속도 업~~~~~ 반환점에는 방송국에서 촬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멋있는 폼으로 돌아 오리라 생각했지만 초보의 능력은 여기가 한계였다. 서서히 속도를 줄이고 그동안 여러번의 반복된 푸시로 돌아가던 연습을 했던 회전을 왜 갑자기 앞사람을 따라 할려고 했는지 모르지만 나도 모르게 한번도 성공하지못한 고수들의 회전을 따라할려고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 했지만 이미 늦었다.(T.T)...... 비틀비틀 휘청휘청 뱅글뱅글.... 졸지에 혼자서 한마리 백조가 되어 백조의 호수를 연기하고 있었다.....(아~~X팔려...^^;) 반환점에 모여있던 대회 관계자들과 자원봉사 학생들이 일제히 소리쳤다. . . . . . (어~어~어~어~어~어~~~~~~~~~~~~~~~~~~~~~~~~~~휴~~~~) . . . . . . (또~어~어~어~어~어~어~~~~~~~~~~~~~~~~~~~~~~~~~~) 그래도 끝까지 넘어지진 않았다.^^(교훈:배운대로 연습한대로 합시다.) (아이C~~~ 이 부분은 방송 타면 절대 안될텐데.......) 우여곡절끝에 반환점을 돌아 제 스탭을 찾았다. 뒤쪽에서 화이팅!하는 응원 소리가 들린다 뒤도 돌아보지도 못하고 손만 번쩍들어 감사를 표했다. 엄궁사거리에서 다시 다대포 방향으로 돌아서니 맞바람이 무섭다. 열심히 밀어 보지만 올때처럼 씽씽나가지지가 않는다. 허벅다리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하고 골반과 허리가 아파온다. 자세를 더욱 낮추고 발을 밀어 보지만 뜻대로 나가지지 않는다. 더구나 왼쪽에서 달그락 거리던 소리가 더 심해지고 오른쪽 바퀴까지 달그락거리기 시작했다. 구급부스에 가서 바퀴를 조일 렌찌가 있는지 물으니 없단다...T.T 도로면이 발바닥이 간질거릴 정도로 고르지 못하더니 그 충격으로 느슨한 액슬이 풀리는거 보다. 다음번엔 좀 더 강하게 조여야겠다. 바람이 너무 강해서 적당한 바람막이를 선택해야한다는 참가기를 읽은적이 있어 주위를 둘러 봤다. (초보 주제라도 할껀 다해야지ㅎㅎ) 저기 적당히 덩치가 있는 사람이 보인다. 속도를 조금 더 내서 그 사람 뒤쪽에 바짝 붙었다. 역시 바람막이가 필요하군.^^ 훨씬 편하다. 그런데 이사람 속도가 점점 느려진다. 바람막일 바꿔야겠네.... 앞서가는 사람이 까막득히 멀리 보이고 앞에 늘씬한 아가씨(?)한명만이 멋진 폼으로 달리고 있다. 저기 따라 붙자..... 열심히 밀고 갔다. 그런데 바람막이 찾아 무리해서 따라 가던 나는 닭쫓던 개 꼴이 되었다. 분명 가까이까지 따라 가긴했는데..... 그녀는 경쾌한 알미늄후레임소리를 내며 휭하고 무서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아가씨~~~ 나 나쁜 사람 아니니 도망가지 마요~~~~~~~~ 그 녀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도망(?) 갔다. 나 바람막이 좀 해주지....^^; 앞서가는 사람은 까마득히 멀어져가고 뒤에 오는 사람들은 따라올 생각을 않고 할수없이 외로운 레이싱을 하는 수 밖에 없었다. 맞바람을 맞서가며..... 푸시 또 푸시...... 지겨운 푸시를 거듭하고 다대포가 멀리 보이면서 앞서가던 사람들 무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골인......해냈다...... 부끄러운 기록이지만 부상없이 완주했다는데 의미를 둬야겠다. 완주시간 1시간 27분 04초........ 1시간 30분이 제한시간인데 턱걸이로 골인했다.... 땀에 젖은 헬멧과 보호구들을 풀으내며 "내년 이 대회에서 1시간 이내 완주한다"는 다음 목표를 세운다.... 기록 칩을 반납하고 대회 기념품을 받고(왜 완주 메달이 없어.. 대신 딸랑 스포츠 양말하나..) 바나나 한개와 물을 마시고 뭉쳐진 다리 근육을 스트레칭으로 풀고 차에 올라 집으로 향했다. 인라인으로 달리던 길을 차로 달리는데 꼴지 주자가 들어온다. 힘들게 끝까지 완주하는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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