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살 서울소재 4년제 대학 졸업 대기업 직장인 여성으로서 결혼에 한발짝 다가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결혼정보회사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전의 나에게는 결혼정보회사란 나이가 들만큼 든 노처녀가 연애를 못하고 돈을 써서 가는 곳이라는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이 있었고, 나에게 결혼정보회사에 가보라는 친구의 제안이 그럴 의도는 전혀 없었겠지만 기분 나쁘게 들렸었다.
이런 나에게 우연히 보게 된 유튜브영상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영어학원에 비유를 들어 설명했는데, 영어를 학원 도움 없이 독학으로 배울 수도 있지만 돈을 써서 학원의 도움을 받으면 더 손쉽게 배울 수 있다는 거였다.
나는 이 비유를 듣고 결혼정보회사에 대한 편견을 버렸고, 2차 백신을 접종한 11월중순 이후 결혼정보회사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제일 처음 연락한 곳은 바로 나의 편견을 바꿔준 J사였다. 원래 매니저 생활을 했던 분이 유튜브를 하면서 결혼정보회사 대표로 새롭게 개인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확실히 사이트부터 젊고 참신한 느낌이랄까.
무료상담하기를 눌러 프로필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나의 신상정보부터 시작해서 MBTI성격 그리고 나의 재산 부모님의 재산 등등을 물었고 그중 제일 고민했던 문항은 "이상형 조건 중 2가지를 선택"하는 것과 "기피하는 1가지를 말하는것"이었다.
그 이상형 조건에는 "외모 / 신체 / 나이 / 직업 / 학력 / 소득 / 집안재력 / 센스 / 관심사"가 있었는데 이 중 2가지만 선택하려니 어려웠다. 신중하게 2가지를 선택하고 기피하는 1가지까지 적고 나니 프로필 작성이 끝이 났다.
그러고 그 다음날 이사라는 사람에게서 카카오톡이 왔고 전화가능한 시간을 물어봐서 알려주고 통화를 했다. 통화에서 원하는 이상형에 대해 좀더 상세하게 얘기하고 상담날짜를 잡았다. 논현역에 있는 사무실에 가서 이사를 만났고 1년 기간한정으로 무제한 만남이 가능하고 대신 결혼하게 되면 성혼비라는 인센티브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결혼정보회사 가격 자체를 몰라서 감이 오지 않았지만 비싼 것 같았다. 기간을 6개월로 하고 가격을 깎을 수 있냐고 했더니 가입비용에서 200만원을 빼고 대신 200만원을 성혼비에 붙이자고 했다. 일단 고민해보겠다고 하고 나왔는데 성혼비는 도대체 어떻게 진행되는건지 의문이 생겼다. 보통 남자쪽에서 성혼비를 지불하도록 얘기한다는데 결혼하면 어차피 함께인데 무슨 의미가 있으며 결혼 했는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까 싶었다.
1년기간한정 횟수무제한
vs.
6번횟수한정 기간무제한
한 곳만 알아보고 결정할 수는 없으니 결혼정보회사 1위로 알려진 D사에 연락을 했다. 사이트 들어가서 이것저것 누르니 내 연락처가 남겨졌고 바로 매니저라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주 정확하게 횟수와 가격 그리고 환불정책까지 다다다 얘기해줘서 받아적었다. 전화통화로 바로 모든 걸 알게 되었고 고민해보겠다 하고 끊었다.
그리고 며칠후 문자가 왔는데 주말 한정 프로모션을 진행하니 방문 가능하냐고 했다. 마침 그 매니저가 일요일 당직이라고 해서 일요일로 상담일정을 잡고 바로 오늘 강남역에 있는 D사를 방문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만나서 테블릿PC를 하나 주더니 통계자료나 관련된 정보들을 찬찬히 볼 수 있게 시간을 주었다. 혼자 읽고 있다보니 다시 오셔서 내가 만날 수 있는 조건의 남자들 프로필을 간단하게 말해주셨다. 그러고나서 프로그램 가격 환불조건 등등을 설명해주셨다. J사에 대해서도 물어봤는데 아직 작은 회사라 회원수도 적고 공정거래위원회에서 1년으로 기간한정 무제한으로 하는 것에 대해 불법이라고 했나 암튼 애매하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성혼비도 그렇고 기간한정으로 하면 얼마나 만남할 수 있을까 싶었다. 거기에 오늘까지만 할인해준다고 하니.. 나는 결국 결제를 하고 말았다!!
20년 경력의 매니저가 쉴새없이 말빨로 공격하는데 나의 마음은 열리고 결국엔 결제까지 이어졌다. 데이터폼을 메일로 보내주고 작성하는데 오래된 회사다 보니 아무래도 J사에 비교하면 양식 자체가 너무 올드했다. 회사입사지원서 작성하는것 마냥 가족이름 학력 재산 취미 특기 자격사항 등등을 적는 란이 있었고 이상형스타일 작성하는 란도 너무 심플했고 취향과 성격성향테스트도 뭔가 어설픈 느낌이었다. 전반적으로 J사는 깔끔했는데 비교해서는 어설프고 아쉬웠다. 뭐랄까 대기업 공장같은 느낌이라 마음이 싱숭해졌다. J사는 프라이빗한 소규모 느낌이었는데 D사는 대규모로 후다닥 진행되는 느낌이 들었다.
둘을 비교하면 할수록 지치고 피곤함이 몰려오던 찰나 친구에게 연락이 왔고 이렇고 저렇고 얘기했더니 잘한 결정이다 해주었다. 친구의 말을 듣고 마음이 한결 편해졌고 마음 편하게 잠을 청해볼까 한다. 긴 하루였다. 신중하게 결정을 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던 뇌를 잠시 쉬게 해주어야겠다.
이제 앞으로 일주일 정도 준비서류 제출하고 심사하는 과정이 있을 거라고 한다. 그게 완료되면 프로필도 받고 만남도 하겠지. 뭔가 시작한다고 생각하니 떨리면서 기분이 이상하다.
어쨌든 1위라고 하니 기대해본다.
앞으로의 진행과정을 하나하나 2탄 3탄 시리즈 형식으로 기입해보겠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10.25 0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