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AuMXLbmEPVw
https://youtu.be/lnSvd-1CYfw
<파리 대왕(Lord of the Flies)>
윌리엄 골딩(William Golding), 1954
- 함께 읽기/ 내용 요약
다섯에서 열두 살에 이르는 영국 소년들이 섬에 불시착한다. 금발의 랠프와 안경 쓴 뚱뚱한 소년 ‘돼지’는 소라껍데기를 발견하고, 소라를 크게 불어 아이들을 모았다. 작은 꼬마들과 조금 큰 소년들, 그리고 망토를 두른 성가대원들이었다. 성가대원 중에는 대장 잭, 말없는 로저, 자주 의식을 잃곤 한다는 사이먼 등이 있었다. 선거를 통해 랠프가 소년들의 대장이 된다. 랠프, 잭, 사이먼은 섬 곳곳을 살펴보고 이곳이 무인도라는 것을 깨닫는다. 잭은 멧돼지를 발견하고 사냥으로 식량을 확보해야한다고 말한다.
랠프는 아이들을 모아 규칙을 만들고, 소라를 들면 발언권을 가지는 것으로 정한다. 랠프는 구조 신호로 봉화를 올려야한다고 주장하고, 잭은 봉화 불 관리당번을 자처한다. 아이들은 나무를 모아 ‘돼지’의 안경을 이용해서 불을 피운다. 나무를 지나치게 많이 쌓아올려 불길이 크게 번지고 그 와중에 얼굴에 점이 있는 한 꼬마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돼지’와 랠프는 힘을 모아 우선 오두막을 짓자 주장하지만 잭은 사냥에 몰두한다. 잭과 사냥부대가 멧돼지 사냥에 성공한 그때, 바다에 배가 지나갔고 봉화는 꺼져있었다. 고기를 들고 의기양양한 잭과 봉화대를 비운 것을 탓하는 랠프의 대립은 심화된다. 랠프를 옹호하던 ‘돼지’는 잭에게 뺨을 맞고 그 바람에 안경 알 한쪽이 깨진다. 랠프는 다시 모임을 열어 규칙을 상기시고, 봉화와 오두막의 중요성을 말한다.
산중턱에서 매달려있는 이상한 ‘괴물’을 본 소년들 사이에 짐승인지 유령인지 모를 그 존재에 대해 공포심이 퍼진다. 랠프는 수색대를 조직해 산으로 향하나 낙하산병 시신을 보자마자 실체를 파악하지는 못한 채 모두 도망친다. 양심과 문명의 가치를 대변하고 있는 랠프의 권위는 무너지고 비도덕적이며 권력지향의 특징을 가지고 있고 잭이 새로운 우두머리로 부상한다. 고기를 가진 잭에게로 몰린 패거리들은 이내 사냥에 매료되고, 멧돼지의 머리를 막대에 꽂아 ‘괴물’에게 제물로 바친다.
한편 사이먼은 혼자만의 공간으로 들어가고, 멧돼지 머리와 ‘파리 대왕’ 사이의 환영 속에서 의식을 잃었다. 깨어난 후 산에 오른 사이먼은 낙하산의 푸른 천이 늘어지면 꾸뻑 절을 하는 시체를 보고 ‘괴물’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이 소식을 알리려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잭과 아이들은 바닷가에 모여 잔치를 열었고 랠프와 ‘돼지’도 그 자리에 있었다. 천둥소리가 나고 번갯불이 번쩍였다. 폭풍우가 올 것 같았다. 잭은 불안해하는 아이들을 이끌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무섭게 을러대는 하늘 밑에서 아이들은 광기 어린 춤을 추었다. 그때 시커멓고 분명치 않은 무언가가 숲속에서 갑자기 기어 나왔다. 그것은 둘러선 소년들 속에서 소리를 질렀고, 천둥과 고함 속에서 주먹질 당하고 찢겨졌다. 산 위 시체에 대해 전하고자 외치는 사이먼이었다. 비가 쏟아지고 거센 바람이 불고 밀물은 사이먼의 시체를 바다로 데려갔다.
랠프 편에 남은 소년들은 거의 없었다. 이제 잭이 이끄는 오랑캐 무리에게 필요한 것은 불뿐이었다. 다시 밤이 되자 잭과 사냥부대가 습격했다. 그들이 훔쳐간 것은 소라가 아니라 ‘돼지’의 안경이었다.
랠프와 ‘돼지’는 안경을 찾기 위해 잭의 오랑캐 무리로 향했다. 잭 패거리는 바위를 굴렸고, 그 바위는 ‘돼지’를 덮쳤다. 시체는 파도에 씻겨 사라졌고, 소라는 산산조각이 났다. 오랑캐 무리는 랠프에게 창을 던지고 바위를 굴렸다. 겨우 피한 랠프는 덤불 속으로 숨어들었다. 몰이꾼은 덤불에 불을 붙였다. 불길이 가까워지자 랠프는 덤불을 뛰쳐나와 모래사장으로 달렸다.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진 그를 일으킨 것은 한 해군장교였다. 덤불에서 피어난 연기를 보고 구조선이 도착한 것이다. 랠프는 목메어 울었고, 다른 소년들도 따라 울기 시작했다.
랠프는 대장의 자리에 앉으려고 그쪽을 향했다. 모임을 이렇게 해질녘 늦게 열어본 적이 그 전엔 없었다. 이 장소가 여느 때와 다르게 보인 것은 그 때문이었다... 야릇한 명상에 빠졌다. 만약 위에서 비치는 경우와 아래쪽에서 비치는 경우에 얼굴이 다르게 보인다면 대체 얼굴이란 무엇인가? 아니 얼굴뿐만 아니라 사물이란 무엇인가?
사이먼이 소라에 손을 얹었다. 사이먼은 무엇인가를 얘기해야겠다는 절박한 필요성을 느꼈다. 그러나 여럿 앞에서 발언을 한다는 것은 그에겐 두려운 일이었다. “아마도...”하고 멈칫거리며 그는 말했다. “아마 ‘짐승’이 있는 것인지도 몰라... 내 말은... ‘짐승’은 아마 우리들 자신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거야.”
“넌 여기서 혼자 무엇을 하고 있는 거냐? 넌 내가 무섭지 않으냐? 너를 도와줄 사람은 이곳엔 아무도 없어. 오직 내가 있을 뿐이야. 그런데 나는 ‘짐승’이야.”
“넌 그것을 알고 있었지? 내가 너희들의 일부분이란 것을. 아주 가깝고 가까운 일부분이란 말이야. 왜 모든 것이 틀려먹었는가, 왜 모든 것이 지금처럼 돼버렸는가 하면 모두 내 탓인 거야.”
- 함께 생각하기 / 소감 나누기
1. 주요 인물
- 랠프: 단단한 체격의 금발 미소년. 연장자. 타고난 지도자의 자질.
모두의 안전을 근심하는 따뜻함과 희생자의 죽음에 책임을 느끼는 양심을 가진 자.
문명과 상식의 가치 대변. 존경의 대상.
- 잭: 신체적 강인함. 검은 제복, 어두운 그림자.
도덕적 개념 상실, 권력 지향, 야만과 술책의 상징. 찬탈자. 복종의 대상.
- ‘돼지’: 천식을 앓고 있으며 안경을 쓴 뚱뚱한 소년. 지성과 지혜를 가진 자. 지도자의 브레인.
희생되는 지식인.
- 사이먼: 자주 의식을 잃곤 하는 소년. 자기만의 공간과 정신세계 소유.
공포가 소년들의 내부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각성자. 예언자, 성자, 순교자, 희생자, 내면세계의 응시자.
2. 주요 오브제
- 소라: 회의 도구, 의사소통의 매체, 합법성의 상징.
* 번갈아 손에 들면 누구에게나 발언권을 주는 것이 ‘소라’인가?
- 안경: 지식과 문명의 상징. 불의 근원. 안경이 깨지는 것은 문명의 퇴조 의미.
- 봉화(=불=연기): 봉화, 즉 불은 인간이 지켜내야 할 양심과 이성 상징. 변화의 매체인 불. 아그니의 불.
* 구원과 생명을 상징하는 봉화는 어쩌면 인간의 양심과 이성이 아닐까?
끝까지 불씨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지켜내지 못한다.
이후에는 생존이 아닌 욕망의 불씨를 피우기 위해 폭도들은 ‘돼지’의 눈(안경)을 빼앗고,
섬은 광기의 화마에 휩싸인다.
* ‘경계너머 아하!’는 꺼뜨리지 말아야 할 영원과 구원을 향한 ‘봉화’인가?
3. 제목 <파리 대왕>: ‘파리 대왕’은 악마를 상징한다.
결국 ‘인간은 악을 본성으로 하고 있는가?’하는 무력한 절망감이 섬을 휩쓰는 불길처럼 마음에 불을 놓았다.
* 과연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 성선설 vs 성악설
* 선 vs 악, 정상 vs 비정상, 이성 vs 광기, 문명 vs 야만, 낙관 vs 냉소, 민주주의 vs 전체주의
4. 당신이 길벗들과 무인도에 도착하면 무엇부터 시작할까? ‘구조’를 최우선으로 할 것인가? ‘생존’이 우선인가?
* 일의 우선순위 판단 문제로부터 패권다툼의 문제로 가는 주변 갈등사례와 비교해보자.
5. 섬 밖 세상으로부터의 구조와 섬 안에서의 현실 대처는 선택의 문제인가?
* 작품 속의 ‘구조’는 종교적 ‘구원’과 관련지어 해석 가능한가?
6. 소년들이 어른들의 세계에 의지하는 이유는 뭘까? 어른들의 징계가 없는 세상은 무엇으로 돌아갈까?
* 우리는 왜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는가?
7. 섬이 여자가 있었다면?
8. 참고 영화: <파리 대왕> 1963, <파리 대왕> 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