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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정리하는 데만 며칠이 지났다.
이렇게 걷잡을 수 없이 어긋나버리고 틀어져버린 우리 사이를 이제 와서 돌이킬 수 있을까.
내가 너에게 뭐라고 말을 해도, 너는 듣지 않을까봐. 이미 마음을 닫아버렸을까봐 겁이 났다.
그래서 망설여졌고, 두려웠다.
그치만 아무리 생각해도 널 좋아하는 이 마음을 도저히 버릴 수가 없었다.
“여보세요?”
-“..어.”
“형.”
한참을 망설이다가 준면이 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여주의 매니저여서가 아니라 그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서 꽤 친했었는데, 김여주랑 헤어지고 나서 자연스럽게 준면이형과의 연락도 끊어졌었다.
오랜만에 연락을 해서 어색해서 그런건지, 다른 이유때문인지. 내 전화에 대답하는 형의 목소리는 그리 반갑게 느껴지진 않았다.
“형. 만날 수 있어?”
-“..여주 때문이라면 끊는다.”
“형!!”
대체 형까지 왜 그러는 건데.
다급하게 형을 불렀더니 전화를 끊으려다 말았는지 수화기 너머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제발 나 좀 도와줘.”
-“.........”
“형까지 왜 이러는지 모르겠는데..”
-“.........”
“나 좀..살려주라.”
남보다 못한 변백현
변백현 번외 C
W. 김종인 84해라
“주문하신 아메리카노 두잔 나왔습니다.”
서버가 준면이형과 내 앞에 차례로 커피를 놓고 사라졌다.
우리의 사이에는 좀처럼 말이 오가질 않았다.
형은 나와 눈을 맞추려 하지 않았고, 나는 한숨을 쉬며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다가, 창밖을 보다가만 반복했다.
그러다가 답답함에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하..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
“어?”
“뭐냐고. 왜 형까지 나한테 이래.”
“.........”
“김여주가 형한테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냐.”
“.........”
“뭔진 몰라도 아니라고, 그거.”
내 말에 준면이형은 말없이 날 가만히 쳐다봤다.
“김여주가 그래? 최설리가 나랑 이지은 일 말해줬다고.”
“...어떻게 알았어?”
눈이 커져서 다시 되묻는 꼴을 보니, 형도 단단히 오해를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어디서부터 설명해야할지 난감함에 눈을 꽉 감았다 뜨고, 입을 열었다.
김여주가, 아니. 최설리가 뭐라고 얘기한 건지는 뒷전이었다. 오해를 먼저 풀어야 형이 그 얘길 나한테 해주든 말든 하지.
이지은이랑 밥을 먹게 된 계기, 그 자리에 최설리가 있었던 것. 그리고 최설리가 나에게 호감을 보였던 것과, 최설리와 만나 얘기를 나눴던 것 까지 순차적으로 형에게 말을 했다.
내 말을 다 들은 준면이형은 놀란 듯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야.. 아니..”
“형도 그렇고 김여주도 그렇고. 왜 나한테는 안 물어보고 자기들끼리 그렇게 덥석 믿어?”
“..어.. 아니..그러니까, 나는..”
“........”
“야.. 진짜 미안하다. 네 말대로 너한테 물어봤어야했는데..”
형은 미안함에 날 쳐다보지 못하고 눈을 피했다가 머리를 긁적거리며 난감한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사실 나도 너랑 여주 헤어진 거 안지 얼마 안됐어.”
“........”
“여주가 티를 잘 안내더라고. 근데, 저저번주였나. 여주가 술을 먹고 취해가지고는 네 얘기를 하는 거야.”
“..뭐라고?”
“아.. 뭐. 너 나쁜 새끼라고. 바람피워놓고, 홧김에 헤어지자니까 뻔뻔하게 그러자고 했다면서.”
“.......”
“설리씨가 여주한테 그랬대. 네가 이지은한테.. 김여주 지겨워서 곧 헤어질 거니까 기다리랬다고..”
“...하.. 내가?”
“..뭐.. 설리씨말로는 그랬더라. 그리고 또 뭐랬다더라...”
“........”
“아. 이제 김여주 질린다고...”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 나온다.
질려? 내가 김여주를 왜 질려해. 이렇게 헤어졌는데도 못 잊어서 혼자 바둥거리는데.
이쯤 되니까 그런 말도 안 돼는 얘기들을 쉽게도 믿어버린 김여주가 원망스러워졌다.
“김여주는 그걸 왜 곧이곧대로 믿었대?”
“걔가 설리씨랑 좀 오래 알았냐. 진짜 친한 친구가 거짓말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겠지. 거기다가 설리씨가 사진까지 보여줬대.”
“..사진?”
“어. 여주가 나한테 보여줬었는데, 그게 나한테 없어.”
“무슨 사진? ..진짜 치밀하네. 소름 돋는다.”
“그.. 너랑 이지은씨랑 둘이 앉아서 밥 먹는 사진이었어.”
“단둘이 밥 안 먹었어. 아까 말했잖아. 종대랑 걔네 소속사 사장도 있었다고.”
“너랑 이지은 둘만 찍힌 것처럼 보이게 사진을 잘랐나보네. 와...”
준면이형도 소름 돋는다는 듯 감탄하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렇게 해서라도 김여주랑 내가 헤어지길 바란 최설리의 노력에 존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런 짓을 해놓고 친구라고 옆에 붙어있기 미안하지도 않나?
최설리의 뻔뻔함에 감탄을 하다가 준면이형을 째려봤다.
“그럼 형은 그 말을 왜 그냥 믿었어?”
“어? 아..”
“........”
“나도 그 사진보고... 그리고 너한테 연락도 없길래. 난 네가 제 발 저려서 나한테 연락 못하는 건 줄 알았지.”
“........”
“또, 여주가 그렇게 울고불고 난리치면서 얘기하는데 뭘 더 어떻게 하겠어.”
“..울었어?”
“어.”
“많이?”
“그럼 많이 울지. 여주는 네가 이지은이랑 바람났다고 생각하는데.”
준면이형의 말에 그저 아랫입술을 꽉 물었다.
속상하다. 네가 그런 거짓말에 속아 울었다는 게.
“그리고, 너 지금 나 왜 부른 건지 알아.”
“........”
“여주랑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부른 거잖아. 그 일들 다 오해인 거 알았으니까.”
“.......”
“근데 솔직히.. 너도 알고 있지 않아?”
“.......”
“너네가 헤어지는 데에 이지은은 그저 명분뿐이었다는 거.”
준면이형의 말에 나는 말없이 형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너도 알잖아. 여주가 너 때문에 속앓이 많이 했던 거.”
“.........”
“네가 어? 허구한 날 여주 앞에서 다른 여자들 얘기하고.”
“내가 무슨 다른 마음 있어서 그랬어? 그냥 얘기하다보니까 그런 거지.”
“여주는 싫다고 너한테 맨날 말했잖아. 근데 넌 귓등으로도 안 들었다며.”
“........”
“여주가 그것 때문에 진짜 힘들어했고, 아마 지쳤을 거야.”
“........”
“그 지친 상태에서 그런 얘기까지 들으니까, 아슬아슬하게 네 옷자락 붙들고 있던 것 마저 놓아버린 거지.”
“........”
“여주라고 너한테 묻지도 않고 그 말 그렇게 믿고 싶었겠냐.”
형의 말에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가 사귀면서 내 여자문제 때문에 김여주랑 싸운 게 한, 두번이 아닌 건 사실이었다.
내가 친한 여자연예인들이 많은 걸 어떡해. 그렇다고 내가 걔네랑 만나는 게 바람피우는 것도 아니고 그냥 노는 것뿐인데.
뭐, 자기는 남자 안 만났나? 남자얘기 안했나? 김민석이랑 그렇게 친하게 지냈으면서.
...아. 생각해보니까, 김여주가 내 앞에서 한 남자얘기라곤 김민석이랑 오세훈 밖에 없었네.
사실 내가 다른 여자 얘기를 할 때마다 김여주가 질투하는 게 귀엽고 재미있어서 일부러 그랬던 적도 있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까, 그게 김여주를 지치게 하는 이유가 되기엔 충분한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네.
혼자 생각에 잠겨있는데 갑자기 준면이형이 ‘백현아.’하고 날 불렀다. 형의 부름에 고개를 들어 형을 쳐다봤다.
준면이형은 한참을 날 가만히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솔직히 나는, 그만 하라고 말하고 싶어.”
“...형..”
“너랑 헤어지고 나서, 여주 이제 잘 울지도 않고, 짜증도 안 내고 그래.”
“........”
“난 여주가 너랑 헤어지고 나서, 더 나아졌다고 생각하거든.”
“........”
“다시 만난다고 해도 또 반복일 뿐이야, 백현아. 연애가 그래.”
“........”
“지금이 딱 헤어질 타이밍이라고 생각해.”
형의 말에 반박할 말이 딱히 떠오르질 않았다.
김여주의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는 게 준면이 형이니까, 형의 말대로 김여주가 나랑 헤어지고 편하게 지낸다면, 그냥 그렇게 편하게 두는 게 걔한테도 더 좋은 일이니까.
근데, 나 욕심나는데 어떡해. 김여주, 못 놓겠어.
내가 이렇게 이기적인 놈인가 싶어서 화도 나는데. 그래도 김여주 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
“형. 나는,”
“아쉽겠지. 미련이 남겠지.”
“.......”
“근데 그거 조금 지나면 괜찮아. 털어버리면 돼. 백현아.”
김여주를 그냥 두라고, 다시 만나서 감정소모 하지 말라고. 형은 지금 내게 그렇게 말하고 있다.
연애라는 게 다투기도 하면서 항상 행복한 것만은 아니지만, 우리의 연애는 더 그랬다.
행복할 때는 더 할 나위 없이 행복하고, 사랑스러웠는데 그만큼 더 자주 싸우고, 기분상하는 일이 많았었지.
준면이형의 말대로 이지은과 김민석은 명분일 뿐, 너도 나도 서로에게 지친 게 이별의 진짜 이유인 게 맞을 거다.
“...김여주한테는 말하지 마. 최설리도, 뭐도. 아무것도”
“알았어. 걱정 마.”
나랑 다시 만나지 않는 게 너에게 더 나은 것이라면, 난 그렇게 해야지.
네 손을 다시 잡고 싶은 걸, 참아야지.
-
김여주가 없는 내 시간은 참 잘도 흘렀다.
참 웃기게도 네가 내 곁에 있었던 2년이란 시간과 같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나는 생각처럼 달라지질 않았다.
그저, 괜찮은 척하는 게 좀 익숙해졌을 뿐.
시간이 약이라니까, 언젠가는 모든 게 다 잊혀지겠지. 하고 일부러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근데 여주야. 나는 시간이 약이라는 그 말이 마음으로 와 닿질 않아.
오히려 덧나는 것 같고, 더 보고 싶고 그래.
“형. 이번에 박민영씨가 식사하자고..”
“안 만난다고 해.”
“..이유비씨는..”
“안 만나.”
“...아, 그리고 공준호감ㄷ,”
“아. 안 만난다고!”
“...예?”
“...공준호? 감독님?”
“..네. 공준호 감독님 쪽에서.. 시놉 들어왔는데요.”
차가 신호에 걸린 틈을 타 김종대가 조수석에 있던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꽤 두께감이 있는 종이뭉치를 내게 내민다.
김종대에게 시놉을 받아들자 신호가 바뀌었고, 다시 차가 출발했다.
장르가 로멘틱코메디네? 공준호 감독이라면 꽤 할 만하지.
시놉의 앞부분을 대충 읽어 넘기는데 거울 너머로 날 힐끔거리던 김종대가 ‘저기..형.’하며 조심스럽게 날 부른다.
“왜?”
“..그.. 있잖아요...”
“뭐.”
“........”
“빨리 말해.”
“...영화.. 여자주인공.. 이요..”
“어.”
“...여주누나.. 물망이라고...”
“...뭐?”
시놉을 넘기던 내 손이 멈췄다. 그리고 고갤 들어 김종대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쟤 방금 여주누나라고 한 거 맞지?
“김여주?”
“네..”
“그 김여주 말하는 거야?”
“네..”
“김여주라고?”
내 끝도 없는 질문에 김종대는 쉴 새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신이 멍해지는 것 같았다.
왜일까. 2년 동안 널 놓겠다고 일부러 바쁘게 살면서, 네 소식을 접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었는데.
지금 네 이름 하나 들은 것만으로도 정신이 멍해지는 걸 보니까.
난 진짜 평생 널 놓을 수 없나보다.
“김여주는 이거 하겠다고 했대?”
“네? 아직 잘..”
“아. 아니야. 걔 해.”
“네?”
평소에 김여주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던 공감독의 작품인데. 김여주는 아마 시놉을 읽지도 않고 하겠다고 했을 거다.
“나 이거 한다고 당장 연락해.”
“지.. 지금요?”
“어. 빨리.”
내 말에 김종대가 갓길에 차를 세우고 급하게 핸드폰을 집어 든다.
나도 시놉을 시트 위에 올려두고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익숙한 번호를 찾아들어가 전화를 걸었다.
-“어. 백현아. 웬일,”
“형.”
-“..어?”
“김여주 이번에 공감독 시놉 들어왔지.”
-“........”
“그거 김여주 해?”
-“..너 시놉 들어왔어?”
“김여주 하냐고.”
-“변백현.”
나지막이 내 이름을 부르는 형의 목소리에 숨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지금의 내 머릿속에 스쳐지나간 모든 생각과 감정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형. 있잖아.”
-“.........”
“나 방금 종대한테서 김여주 이름 나왔을 때, 심장이 떨렸어.”
-“.........”
“시간이 이만큼이나 흘렀는데도, 난 아직도 이래.”
-“.........”
“바보같고 멍청하겠지만, 내가 이렇다고.”
-“.........”
“나 욕심 부리면 안 돼? 다시 안 싸우면 되잖아. 내가 이제 허튼소리 안하면 되잖아.”
-“백현아.”
“나 여주 못 놓겠어, 형.”
내 말에 준면이형은 대답이 없었다.
어느새 제작사와 통화를 끝냈는지, 김종대는 통화중인 날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하아...”
“........”
-“..여주한테 말 안할게.”
“..어?”
-“너 주인공인 거 알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안한다고.”
“..........”
-“여주 이거 해.”
김여주도 이걸 해.
..나, 김여주랑 다시 연기 하는 거야?
형의 말에 정신이 멍해져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여주의 마음을 돌릴 순 없어.”
“........”
-“근데, 도와줄 수는 있어.”
“........”
-“..아, 모르겠다. 우선 나는, 여주한테 네 얘기 안할게. 그 다음엔 네가 알아서 해라.”
그렇게 말 하고 준면이형은 전화를 끊었다.
멍하게 핸드폰을 붙잡고 있다가 김종대가 날 불렀을 때야 나는 멍청하게 대답을 하며 멍하게 있던 정신을 겨우 붙잡았다.
죽어있던 심장이 다시 뛰는 것 같았다.
날 도와줄 수 있다는 준면이형의 말이 마치 이젠 김여주를 좋아해도 된다는 말처럼 들렸다.
내 마음을 허락받았다.
나는, 널 다시 사랑해도 된다.
-
난 너를 다시 만나 죽어있던 심장이 다시 뛰는 기분을 느꼈는데, 넌 아닌가봐.
“너 이 영화 왜 나와?”
“..뭐?”
준면이형의 말처럼 김여주는 내가 없는 시간이 더 좋았나보다. 내게 이렇게 적대적으로 대하는 걸보니까.
나는 너 때문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는데, 넌 어떻게 이래.
네가 따뜻한 눈이 아닌 잔뜩 삐뚤어진 눈으로 날 보는 게 싫었다.
“나랑 찍는 거 싫으면 네가 하지 마.”
“........”
“네가 옛날 기억에 빠져서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너무 어이가 없다.”
“...뭐?”
“너는 여기저기에서 탑배우라고 언급을 해주는데 왜 머리는 아마추어냐.”
넌 왜 내가 너에게 이런 소리를 하게 만들어.
내가 이런 말을 한 걸, 왜 자꾸만 후회하게 해.
김여주와 다시 만날 수 있게 돼서 좋았고, 네가 내 옆에 있는 게 행복했지만.
너는 날 대하는 게 너무나 적대적이었고 어떻게 봐도 나랑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 할 수 없는 행동들만 했다.
네가 우리 집에서 샤워를 한다며 다짜고짜 쳐들어왔을 때는 당황스러웠고, 잠에서 덜 깨 내 앞에서 옷을 벗었을 때는 심장이 터져버리는 줄 알았다.
난 너의 사소한 행동, 말 하나하나에도 이렇게 많은 생각이 드는데, 너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아 또 그건 그거대로 상처가 됐다.
네가 아직까지 내가 사준 강아지를 큥이라고 부르는 걸 보고 언젠가 한번쯤은 내 생각을 했겠지 하는 내 기대를
“넌 진짜.”
“..........”
“사람을 존나 바보로 만들어.”
넌 한순간에 짓밟아버렸고.
너의 무관심에 혼자 멋대로 지쳐 이 마음을 접으려고 해도,
“탈덕이요?ㅎㅎ그게 뭐예요?ㅎㅎㅎ”
“ㅋㅋㅋㅋㅋㅋㅋ”
내 눈은 어느새 널 쫓았다.
모든 게 내 마음대로 통제가 되질 않았다.
“나한텐 네가 제일 예쁘고 착했나 봐.”
“...........”
“그땐 그냥. 네 자체가 좋았나보지, 뭐.”
널 보며 말하면 마음을 들킬 것 같아 애써 고개를 숙여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대본을 보며 말했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한다고 했지만, 그 말을 하는 순간 내 손이 떨렸다는 걸 넌 알까.
“뭐.”
“...아니. ..다음엔 예쁘고..착한 애 만나라고...”
“.........”
나한텐 여전히 네가 제일 예쁘고 착하다.
나는 아직도 그래, 여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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