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발바닥 부상으로 달리지 못하다, 천국의 열쇠, 체력과 지혜》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꿈속에서 거대한 고래도 보고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 우영우가 고래를 무척 좋아함) 슬퍼하는 Michelle(📚 Crying in H Mart)에 연민憐憫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잠결에 나의 오른발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발가락과 발의 앞 부분이 타박상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다. 어제 달리기하기 전에 충분히 준비 운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아니 당분간 달리기를 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우울해진다.
점차 흐려지더니 10시 반쯤에는 소나기가 내리기도 했다.
📚 The Keys of the Kingdom은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내가 읽었던 책 중 가장 감명을 받고 또 내 삶의 가치관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책 중의 하나였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당시의 스타였던 Gregory Peck이 Francis Chisholm 신부神父역을 맡았었다. 영화를 TV로 보았었는데 흑백 영화로 기억된다. 영화 자체가 흑백 영화인지 아니면 칼라 방송 이전에 방영한 것을 보았기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어릴 적 떠나온 이래 아직도 그 모습 그대로인 고향 외딴 산골을 기억을 되살려가며 찾아가는 느낌이 든다.
Francis Chisholm은 어렸을 때 비극적인 사건으로 부모 모두를 잃게 되어 할아버지의 집에 보내져 살게 되지만 모진 구박과 함께 1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열악한 일터로 보내진다. 급기야 늑막염을 앓게 되고 치료한 의사의 연락으로 Aunt Polly와 함께 살게 되면서 드디어 처음으로 가족애를 느끼며 행복을 느끼게 된다. 특히 같이 살던 Polly 이모의 친가 쪽 조카 Nora와의 우정은 사랑으로 발전한다. 신부神父가 되기를 바라는 Polly 이모의 열망과 응원 속에 Francis는 Holywell College에 들어가나 Nora를 향한 감정으로 인해 성직자의 길을 확신하지 못한다. 한편 방학 중에도 집에 돌아오지 말라는 Polly 이모의 간청 어린 편지에도 불구하고 집에 간 Francis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상황을 목도目睹한다. Ned 아저씨가 운영하던 Union Tavern은 Ned 아저씨의 야비한 친구인 Gilfoyle에게 넘어갔고 Gilfoyle은 Nora와 약혼했음을 Francis Chisholm에게 선언한다. Nora는 몹시 쇠약해진 상태로 침대에 누워 있었고 Polly 이모와 Ned 아저씨는 감추려고 했지만 Nora가 Judy라는 사생아 딸이 낳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돕고 싶었지만 자신의 능력으로는 그 어느 것도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Francis Chisholm은 성직자의 길을 가기로 마음을 정하고 Holywell로 돌아간다.
난 이 모든 것이 내가 당한 일인 것처럼 참으로 비장한 마음으로 읽어내려갔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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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누워서 넷플릭스 드라마 '종이의집 공동경제구역'을 3편이나 보았다.
오후 3시가 넘어서도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집에서 보냈다. 발을 사용하지 않으려다 보니 주로 책을 읽거나 TV를 보았다. 진통소염제를 매 식사 후 복용했더니 발바닥 상태는 많이 양호해졌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선택하라고 하면, 체력과 지혜라고 생각한다. (어느 하나만을 선택하라면 정말 어려울 것 같다) 체력은 건강을 포괄한다. 지혜는 '올바르게 판단하고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무더운 8월 밤 15살의 '너'(계속 'You'로 지칭된다)는 잠에서 깨어나 온통 피투성이로 변한 거실에서 자신을 못되게 굴던 양부모가 살해된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담담한(stoic) 표정으로 둘러본다. 그리고 너는 위아래 모두 검은 옷을 입고 각각 선글라스를 한 미스터리한 혼성 트리오가 핑크색 이빨을 드러낸 채 악마 같은 웃음을 지으며 너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너보다 그다지 나이가 많지 않을 그들은 자신들을 보고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너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며 자신들을 Varney, Mircalla 그리고 Erzsebet이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너를 자신들과 같이 가자고 유혹하고 너는 응한다.
그들은 너에게 더 이상 세속의 고통을 느낄 필요가 없고 그동안 너를 괴롭혔던 모든 사람들을 없애버릴 수 있고 또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소속감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삶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유혹한다. 비록 밤에만 활동하는 삶이지만, 영원히 살 수 있고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자유와 무시무시한 힘은 지금까지 불우하게 살아왔던 너로서는 엄청난 매력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아! 📚 Until the Sun을 읽다가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