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청광에서 소고 치니까 기분이 좋네요. 여러분은 아직 많이 부끄러워 하시던데 금방 익숙해질 거에요. 나중엔 지주에서 연습하면 제발 청광에서 하자 그럴 걸요? 아 선글라스 끼고 있는 건 좀 부끄러웠어요. 모르는 분들께 설명해드리자면 제가 라섹을 해서 계속 선글라스를 끼고 다녀야 해요... 자기소개에 이걸 안 썼네요. 빨리 해가 짧아져서 연습시간에는 선글라스를 벗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제가 생각해도 조교가 선글라스 끼고 오면 좀 이상해 보일 것 같거든요.
첫 연습 후기를 써보려 합니다.
아직 여러분 이름을 다 못 외워서 개인 피드백은 다음 주부터 해드릴게요.
또 연습 방법에 관한 팁 등 다양하게 적어드릴게요.
우선 성진이가 소고에 관해서 잘 정리해놨으니 읽고 오는 걸 추천드립니다.
https://cafe.daum.net/spy2022/ZTDl/7
- 소고태란
0. 이런 걸 지금 알려주는 게 맞나? 라는 생각이 들지만, 저는 이 내용들을 소고 처음 배울 때 알았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서 알려드릴게요. 나중에 갈공 끝날 때쯤 읽어보시면 더 잘 이해될 수도 있을 거에요.
1. 악기로 가락을 표현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요소가 있어요. 첫번째는 당연히 소리, 두번째는 동작, 흔히 말하는 태에요. 소고와 채상은 소리치배가 아니라 춤치배라고 부릅니다. 소리 요소 없이 태로만 가락의 느낌을 표현해야되기 때문이죠. 소리를 낼 필요가 없으니 더 쉬울 수도, 하지만 태로만 표현을 해야 하니 더 어려울 수도 있겠죠.
2. 그렇기에 소고 치배라고 해서 가락을 몰라도 되는 게 아니에요! 가락의 느낌을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 춤치배이기 때문에 가락을 정확하게 악기로 치지 못하더라도 (칠 수 있다면 더 좋지만) 대략의 가락을 알고 이 가락은 어떤 느낌인지 알고 있어야 합니다. 가락 진도 나갈 때 같이 설명해드릴게요. 방학마다 전수관에서 열리는 전수 추천드려요! 가락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에요. (**막걸리도 맛있어요**)
3. 가락의 느낌은 어떻게 표현하는 걸까요? 이건 저도 정답을 찾아가는 중이에요. 이걸 완벽하게 한다면 필봉농악 보존회에 들어갈 수 있을 거에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어깨춤을 출 수도 있고, 발걸음을 하면서 판에서 노는 걸 보여줄 수도 있어요. 절제해야 할 때는 1234만 칠 수도 있겠죠.
4. 소고태는 무엇일까요? 소고 치배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르겠지만, 성진이 후기에 나와있듯이 "소고를 칠 때 오락가락하지 않고 어느 정도 일정한 경로로 똑같이 치는 것" 이 맞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덧붙이자면 기본을 지키면서 자신의 몸에 가장 어울리는 소고를 치는 모양새가 소고태라고 생각해요. 모두의 체형이 다르기 때문에 저 사람의 가장 예쁜 태가 자신한테 어울리지 않을 수 있어요. 가장 기본적인 소고 크게 치기와 1234의 기본적인 동선 등만 지킨다면, 어떻게 치더라도 그게 자신의 소고태입니다. 필봉농악의 소고태라고 한다면 정답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필봉농악의 소고태는 표현하기 굉장히 어려워요. 우선 여러분의 소고태를 찾아봅시다.
5. 물론 다른 사람의 소고태를 모방하거나, 장점만 따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저도 선배들의 소고태를 모방하면서 태를 잡았어요. 그러다 안 좋은 습관까지 모방해서 고생한 적도 있었는데, 여러분은 안 그러길 바랄게요 ㅠㅠ (성진이 후기의 몸 흔들거리는 사람이 접니다)
6. 자신에게 맞는 소고태를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듣는 것도 좋지만 거울을 보는 게 제일 좋아요! 아니면 영상을 찍어서 스스로 피드백 해보는 것도 좋아요. 나중에 거울 보면서 연습하는 시간도 드릴 거에요. (지주 6층에 거울이 있었는데 아직 있나요?)
- 소고 치는 팁 (1234 와 124)
1. 오금이 잘 안 될 때는 핫둘셋 둘둘셋을 세면서 손으로 그 느낌을 익혀보는 것도 좋아요. 하나에 손을 툭 내리고 둘 셋에 천천히 올려보고, 오금을 하면서 손도 같이 해봐요!
2. 왼손과 오른손이 완전히 대칭이라고 생각해봅시다. 소고랑 채를 내려놓고 손 소고를 치면서 연습해보면 좋아요.
3. 1번은 치는 느낌이 있어야 해요. 1번을 234처럼 살살치면 멋이 안 살아요. 사실 4에서 1로 가는 동작이 꽤 빠르기 때문에 그 속도를 그대로 이용하시면 됩니다. 억지로 느리게 해서 살살 칠 필요는 없어요.
4. 1을 치고 2로 갈 때 몸 앞에 D자 모양의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고 올리면 둥글고 예쁘게 올릴 수 있어요.
5. 2에서 3으로 갈 때, 또는 2에서 4로 갈 때 (휘모리) 직선으로 내리는 것보다 둥글게 내리는 것이 더 예뻐요. 양손이 어깨 넓이가 조금 안 될 정도까지 벌어졌다가 다시 모이면서 쳐봅시다!
6. 소고 기본자세로 가르쳐드린 팔 벌리고 45도로 들고 있는 동작! 이 동작이 4에서 1로 가는 중간에 나올 수 있어야 해요. 4에서 1로 가는 걸 캡쳐했을 때 딱 보이도록! 4에서 1로 갈 때 멈춰보는 것도 좋은 연습 방법이에요.
7. 내는 굿에서 두발을 딱 붙이고 칠 필요는 없어요. 조금 걸어다니거나, 양 발을 번갈아 밟거나, 제자리에서 돌면서 쳐도 됩니다. 너무 두발을 딱 붙이고 있으면 오히려 어색해 보일 수도 있어요.
- 피드백
1. 2와 4를 칠 때 90도가 될 수 있게 해봅시다! 우선 1에서 2, 3에서 4로 가는 것만 연습하면서 90도가 되는지 확인하고, 그다음에 1234를 칠 때도 유지시켜 보면 좋아요.
2. 4에서 1로 갈 때는 크으으게 쳐야 해요. 작게 치면 자칫 옹졸해보일 수 있어요.
3. 3을 칠 때 쉬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쳐봅시다. 2에서 3으로 갈 때도 신경 써서 내리면 태가 더 멋있어질 거에요.
4. 오금은 하다보면 다리 힘이 생겨서 더 능숙하게 할 수 있을 거에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실 저도 많이 힘들었답니다. 2년을 쉬었더니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네요. 같이 연습한다는 생각으로 해야겠어요.
가르쳐드리고 싶은 게 많아서 후기가 좀 길어졌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도 후기가 좀 길 것 같아요. 제가 아는 건 최대한 다 가르쳐드리고 싶어요. 앞으로도 소소한 팁까지 다 알려드리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뒤풀이도 재밌었어요. 다들 얼른 친해지고 싶어요 :) 수고많으셨습니다.
첫댓글 후기를 쓰다보니 까먹은 부분이 많았는데 여기에 피드백 해주셨던 부분이 많이 있네요~! 잘 참고해서 소고짱이 되어보겠습니다!
이 긴 글을 다 읽었다니... 감사해요
@앵매기 18 계수민 전 짱이니까요
소고들은 꼭 읽었으면 좋겠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