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장 그리스도의 신비체 |
'그리스도는 머리이고 신자들은 그 지체로서 서로 결합되어 하나의 신비로운 몸을 이룬다'는 그리스도의 신비체 교리는 레지오 마리애 창설의 밑바탕이 되고 레지오 봉사의 기초가 되는 교리이다. 프랭크 더프는 이미 1913년 10월에 빈첸시오회에 가입함으로써 이 교리를 터득했었다. |
새 교본의 '레지와 단원과 그리스도의 신비체'는 다음의 세 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 1.레지오 봉사의 기초인 그리스도의 신비체 교리, 2.마리아와 그리스도의 신비체, 3.신비체 안에서 겪는 고통 |
1. 레지오 봉사의 기초인 그리스도의 신비체 교리 |
세계 최초의 레지오 마리애 회합에서 시작기도와 영적 독서 후 장차 수행할 사업으로 성 빈첸시오의 애덕 자매회에서 운영하는 더블린 구호병원을 둘씩 짝지어 방문하는 것으로 정하였다. 단원들은 활동에서 취해야 할 정신 자세를 논의하였다. 영적 지도자 토허신부는 첫 훈화로서 마태오 복음 25장을 봉독하고 그리스도의 신비체 교리를 설명해 주었다. 훈화의 핵심은 단원들이 방문하는 사람들 하나 하나에게서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대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
교본 본문의 말처럼 "레지오 단원들이 맨 처음에 가진 회합에서는 그들이 바야흐로 착수하고자 하는 봉사 활동의 초자연적 성격을 강조하였다. 레지오 단원이 그 대상자들에게 접촉할 때에는 상냥하고 친절해야 하지만 그 동기가 평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들이 봉사하는 모든 사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뵙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마태 25, 40)고 하신 주님의 말씀에 따라 단원들이 다른 사람에게 - 가장 약하고 미천한 사람들에까지 - 해 주는 것은 우리 주님께 해 주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
또한 교본 본문은 맨 처음의 회합에서 강조한 그리스도 신비체 교리의 초자연적 동기가 레지오의 봉사 활동뿐 아니라 레지오의 규율과 내적인 조화, 그리고 단원들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도 기본 원리가 되어야 한다면서 이 원리가 상훈에도 포함되어 매월 쁘레시디움 회합에서 읽도록 한다고 했다. |
프랭크 더프에 의하면 그리스도의 신비체 교리는 바오로 사도의 서간과 설교의 중심 주제로서 무려 163회에 걸쳐 사용되었다고 한다. |
바오로 사도가 유대교에서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동기도 그리스도의 신비체 교리를 체험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리스도교인들을 박해하러 가다가 갑자기 하늘에서 빛이 번쩍이더니 "사울아, 사울아, 네가 왜 나를 박해하느냐?" 하는음성을 들었다. 사울이 "당신은 누구십니까?"하고 물으니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라는 대답을 들었던 것이다 (사도 9, 3-5 참조). 사울이 박해한 그리스도교인들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었다. |
그리스도의 신비체에 대한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은 고린토 전서와 로마서에 있고 옥중서간인 골로사이서와 에페소서의 중심 주제이기도 하다. 신자들은 지체로서 서로 결합되어 그리스도와 함께 한몸을 이루면서 (로마 12, 5 ; 1고린 12, 27 참조) 각자가 맡은 바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몸은 교회이며 교회를 통해 그리스도는 계속하여 현존하신다. |
교본 본문은 교회와 결부된 그리스도의 신비체 교리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만물을 완성하시는 분의 계획이 그 안에서 완전히 이루어진다(에페 1, 22-23). 그리스도는 신비체의 머리 곧 중요하고도 없어서는 안될 완전한 핵심부이다. 이 핵심부로부터 그 몸의 모든 부분은 힘과 생명을 분배받는다. 세례성사를 통하여 우리는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친밀한 관계로 그리스도와 결합한다..... 그러므로 그 지체들과 머리의 사이, 그리고 각 지체들 사이에는 서로 사랑하고 봉사해야 하는 신성한 의무가 생긴다." |
2. 마리아와 그리스도의 신비체 |
성모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신비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레지오에서는 마리아에 대한 연구를 통해 그리스도의 신비체 교리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신비체에 있어서 머리 다음의 첫 자리를 차지한다. 그리스도의 신비체는 마리아를 바탕으로 형성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마리아 없이 구세주의 강생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신비체에 있어서 목, 심장, 그리고 어머니의 구실을 한다. 예로부터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신비체에 있어서 머리와 몸통을 연결해 주는 목 구실을 한다고 여겨왔다. 그러나 목 구실만으로는 신비체의 지체들에게 초자연적 생명의 은총을 전달해 주는 마리아의 활동적인 면이 부각되지 못한다. |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신비체에서 심장 역할을 한다. 심장이 피를 공급해 주지 않으면 머리도 그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에 목에 비유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표현이다. |
그런데 그리스도의 신비체에 있어서 마리아의 역할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은 '어머니'이다. 신비체의 어머니는 지체들에게 생명을 줄 뿐 아니라 모성애로써 계속 보살피고 양육하기 때문이다. |
교본은 마리아가 신비체에서 머리의 어머니임과 동시에 지체들의 어머니라는 지위에 있는 까닭에 가장 훌륭한 일치의 보장자라고 하면서 마리아의 구실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마리아의 존재 목적은 전체 그리스도를 잉태하여 태어나게 하는 데 있다. '전체 그리스도'란 모든 지체들이 완전히 서로 잘 어울려(에페 4, 15016) 머리인 그리스도와 하나가 된 신비체를 가르킨다. 마리아는 이 신비체의 생명이요 얼이신 성령의 협조와 힘에 의지하여 이 신비체를 성장시키는 임무를 완수하신다. 영혼이 그리스도 안에서 자라고 성숙한 인간으로서 그리스도의 완전성에 도달하는 것"(에페 4, 13)은 마리아의 품에서 마리아의 품에서 마리아의 모성적 보살핌에 의한 것이다(9장 1항, ). |
마리아는 신비체의 각 지체에게 당신 아드님에 대한 사랑을 보여 준다. 따라서 마리아 없이 신비체는 완전한 구실을 하지 못한다 (참된 신심 32항 ; 교회 헌장 53항 참조) |
레지오 단원은 마리아와 더불어 신비체에 봉사해야 한다. 마리아는 예수님의 구원 사업을 세상에 확장할 협조자를 찾고 계신다. 레지와 단원은 신비체의 지체들을 모성애로써 보살피시는 마리아의 도구가 되고 협력자가 되어야 한다. |
교본 본문은 마리아와 그리스도의 신비체에 있어서 레지오 단원의 역할과 본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역설하고 있다 : 신비체의 다른 지체들에 대한 봉사를 할 경우에 레지오 단원들이 성모님을 모시고 가서 그들을 도와 주시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모님이 당신을 도와줄 단원들을 부르시는 것이다. 이웃을 위해 봉사한다고 하면서도 마리아의 지위와 특전을 축소시키거나 성서를 받아들인다고 하면서도 하느님의 어머니를 무시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신비체 교리는 유익한 가르침을 준다. 그러한 사람들에게는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어머니를 사랑하고 어머니게 순종하셨다(루가 2, 51 참조)는 점과 그리스도가 당신 어머니께 보이신 모범을 그리스도 신비체의 각 지체가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상시시켜 주어야 한다.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어머니께 바쳤던 그 숭고한 사랑과 순종은 신비체에서 그대로 재현되어야 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사랑과 순종을 특별히 본받는 것은 레지오 단원의 본분이요 의무이다. |
그리스도의 신비체 안에서 레지오 단원들이 지닌 특별 임무는 다른 지체들을 인도하고 위로하고 깨우치는 일이다. 그러한 임무를 잘 수행하려면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의 모습을 깨닫지 않으면 안된다. 교회의 지위와 특권, 일치, 권위, 발전, 수난, 기적, 승리, 은총을 베푸는 일, 죄의 사함 등을 납득할 수 있으려면 그리스도께서 교회 안에 살아 계시고 교회를 통하여 당신의 사명을 계속하신다는 사실을 이해해야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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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신비체 안에서 겪는 고통 |
레지와 단원들은 초창기부터 불우하고 고통받는 사람들 안에 계신 그리스도께 봉사하기 위해 방문 활동을 실시하였다. 첫 회합에서 결정된 방문 대상은 구호 병원의 환자들이었다. 단원들은 각 병동마다 두 사람씩 배정되었다. 그러나 암병동 배정에 있어서는 놀랍게도 서로 자기네가 맡겠다고 지원하였다. 오늘날엔 레지오가 궂은 일에 단련되어 있어서 그러한 방문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겠지만 그 당시만 해도 그런 일은 매우 드물었다. 그리고 암병동은 극빈자들이 경제 사정으로 미리 손을 쓰지 못해 하나같이 중환자들이었기에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런데 단원들은 공포를 극복하면서 기꺼이 힘든 봉사 활동을 하려고 했던 것이다. |
프랭크 더프에게 신앙의 시금석이 된 것은 그리스도의 신비체 진리에 대한 터득이었다. 그에게 모든 불우한 사람은 모습을 바꾸신 그리스도였다. 그는 레지오 단원들이 모든 사람 안에서 사랑하는 주님을 뵙고 아울러 모든 임무를 성모 마리아와 일치하면서 주님께 봉사하는 것이 레지오 마리애의 정신이라고 하였다. |
프랭크 더프는 고통받고 가난하고 소외당한 사람들 안에 계신 그리스도께 봉사하는 것은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특권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레지오 사업으로서 신비체 안에서 고통받는 윤락녀들과 집없는 부랑 남자들, 그리고 미혼모들을 위한 숙박소를 운영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업은 다음과 같은 계기로 이루어진 것이다. |
1920년대에는 대규모의 매춘이 성해하고 있어서 큰 문제였다. 프랭크 더프는 뱀을 짓밟고 악의 세력을 물리치는 원죄 없으신 성모님의 도움을 확신하면서 매춘 문제에 도전하였다. 그는 1922년 7월에 윤락녀들이 회개하여 새 삶을 찾을 수 있도록 2박3일 간의 주말 봉쇄 피정을 마련하였다. 우여곡절을 겪은 후 24명이 참석한 피정은 대성공이었다. 피정이 끝날 무렵 더불린 시청으로부터, 회개한 윤락녀들이 새로이 거처할 건물을 제공받았다. 그 건물을 '성 마리아 숙박소'라고 불렀다. 그 후에 여려 차례에 걸쳐 실시된 피정도 성공하여 그 기숙사에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
또한 그 당시 집없이 거리에서 방황하는 부랑 남자들을 위한 숙박소 마련이 시급하였는데 이번에도 시청에서 프랭크 더프에게 건물을 제공하였다. 그 건물은 '샛별 숙박소'라는 이름으로 1927년 3월에 문을 열었다. 3년 후인 1930년에는 샛별 숙박소 가까이에 미혼모와 집없는 극빈 여성들을 위한 건물도 마련되었는데 그것을 '천상의 모후 숙박소'라고 불렀다. |
레지오 단원들은 봉사 활동으로써 고통받는 사람들과 잦은 접촉을 하게 되므로 고통의 의미에 대해 깊이 알아두어야 한다. 그러기에 레지오 단원들은 고통의 의미를 잘 깨달아 고통받는 신비체의 지체들을 위로하고 격려해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고통은 은총이 되고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 |
신비체 안에서 겪는 고통에 대해 설명한 교본 본문을 요약해 보자 : 고통은 인생의 길을 가로막고 방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고통이야말로 인생을 완성시키는 구실을 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성서의 여러 곳에서 가르쳐 주고 있다 (필립 1, 29 ; 2디모 2, 11-12 참조) |
십자가는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죽는 순간을 표상한다. 우리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서 흘린 예수님의 고귀한 성혈은 신비체를 통해 미세한 부분에까지 전달됨으로써 영혼들을 그리스도와 닮게 해 준다. |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는 그리스도 안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면만 빼내어 고를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예수님과 성모님의 성심처럼 환회와 영광뿐 아니라 고통도 받아들여야 한다. 비통의 인간으로서 그리스도와 나란히 걷지 못하는 사람은 영혼들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명에 아무 구실을 할 수 없다. 고통은 단순히 죄에 대한 벌이 아니며 치유와 힘을 주고 그리스도를 닮게해 준다. 고통의 의미를 터득하면 그 고통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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