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문장 바로 쓰기와 표현의 구체성
모든 글에는 그 글의 성격과 목적(정보 전달, 의견 주장, 설득하기, 정서 표현 등등)에 맞는 표현 방식을 요구한다. 자서전, 논픽션, 수기 등과 같은 사실문학에서는 독자가 최소한 잘못 해석하는 일이 없도록 모호한 표현은 감가고, 논리와 문법에 맞게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글은 하나의 유기체이다. 유기체라는 말은 부분이 전체를 이루는 필수적 구성요소라는 점을 전제로 하고 부분과 전체 간에 서로 불가결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말할 때 통용된다. 시와 소설 같은 문학작품에도 주제를 암시하기 위해서 각 문장은 보이지 않는 보이지 않는 유기적 관계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문장들은 저마다 앞뒤 문장과의 관계를 따져가면서 잘 배열해야 한다. 자서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글이란 문법에 맞게 정확히 쓰는 것이 생명이다. 자서전이든, 어떤 글이든 제대로 글을 쓰기 위해선 개인적으로 국어 문법 지식을 필수적으로 익혀야 한다. 중·고등학교 수준의 문법 지식이면 충분하다. 시중에 나온 문장 바로 쓰기 사서 읽으면서 직접 연습하면 된다. 국어의 문장 성분(주어, 서술어, 목적어, 보어, 관형어, 부사어, 독립어)을 어떤 위치에서 적절하게 사용하는지는 알아야 한다. 문장에서 주어와 서술어 간의 호응이 이루어지도록 작성해야 한다.‘여간, 별로, 일절, 전혀, 조금도, 절대로, 그다지, 결코, 좀체’등의 부사어는‘아니다, 않다, 없다.’등의 부정적 서술어와 호응한다.
글을 쓰면서 자신이 구사하는 문장과 거기에 들어간 단어들이 올바른 단어인지 국어사전을 펼치면서 확인해야 한다. 단어를 익힐
때에는 문자언어로 익혀야 한다. 귀로 들은 대로만 단어를 알다 보면 정확한 표기를 모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표현의 경제성을 위해서 중복된 단어의 표현이 있으면 그것을 빼서 간략하게 표현한다. 문장 성분들이 필요 없이 자주 나오는 것도 읽기에 불편하다. 그렇다고 불필요하게 문장 성분을 생략해서 문장 의미 전달을 흐리게 한다면 곤란하다. 자서전은 본질상‘나는’이란 주어가 많이 나온다. 그렇지만‘나는’이란 주어를 빼도 뜻이 통한다면 과감히 빼는 것이 좋겠다. 요즘 소설 문장은 대부분 핵심 내용을 간결한 표현 형식으로 드러낸 단문이 많다. 쉽고 효과적 표현을 지향하는 자서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앍느라 숨을 헐떡거릴 정조로 지나치게 긴 문장은 삼가는 것이 좋다.물론 눔장이 길어도 문법에 맞는 문장들로 이어졌기에 읽는 사람이 이애가 잘 된다면 문제가 없다. 그런데 그러지 못하면서 쓸데없이 긴 문장의 연속은 곤란하다.
소제목에서도 기왕이면 비유법을 사용하면서 독자의 주의를 환기하는 기법을 쓴다면 한층 읽을 맛이 날 것이다. 문장 표현에서 약간 리듬감 있게 변화를 주면서 독자에게 주의를 환기하는 것도 독자에게 지루함을 덜 느끼게 하고, 그 내용에 더욱 몰입(沒入)하게 한다. 예를 들어,‘이다’,‘아니다’,‘한다’,‘했다’등등.
똑같은 서술어를 반복하기보다는 가끔 의문형이 들어가는 문장 유형이나 색다른 서술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글쓰기에도 규칙이 있으니 연습해서 숙련될 필요가 있다. 규칙은 까다롭거나 어렵지 않다. 말 못하는 사람이 없듯이 글을 못쓰는 사람은 없다. 단지 말할 때보다는 글을 쓸 때는 조금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좋은 문장이란 내 뜻을 정확하고 쉽게 전달되는 문장이다. 글을 쓰는 첫 번째 이유가 내 뜻을 남들에게 전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말꾸밈이나 기교는 그다음에 필요하다.
올바른 문장 쓰기를 살펴보자. 주어와 서술어가 분명한 문장을 쓰자.
단어가 모여 문장을 이루고 문장이 모여 문단을 이루며 문단이 모여 글이 된다. 우리가 한편의 글이라고 말할 때 그 속에는 이런 것들이 다 들어 있다. 그림으로 표시(標示, 어떤 사항을 알리는 문구나 기호 따위를 외부에 나타내 보임)하면, 단어〈문장〈문단〈글로 된다. 문장은 주어와 서술어로 이루어진다.
순희는 아름답다.
주어 서술어
(이웃집에 사는) 순희는 아름답다.
(이제 우리 집에 놀러 왔던) (이웃집의) 순희는 아름답다.
이 문장은 세 가지 정보가 들어 있다. 순희가 이웃집에 산다는 것, 순희는 아름답다는 것, 순희가 어제 우리 집에 놀러 왔다는 것.
우리가 말로 할 때는 틀린 것을 모르고 사용하지만 글로 썼을 때 문법적으로 틀린 문장임이 드러나는 보기를 살펴보자.
서울역 앞 광장은 늦은 밤에도 살아 숨쉬는 바쁜 움직임이 있었다.
이 문장은 자세히 보면‘광장’과‘움직임’이라는 두 개의 단어가 주격조사를 거느리고 주어 노릇을 한다. 서술어는‘있다’이다. 주어는 하나여야 한다.
서울역 앞 광장에는 늦은 밤에도 살아 숨쉬는 바쁜 움직임이 있다. 또는 서울역 앞 광장은 늦은 밤에도 살아 숨쉬고 있었다.
아래 문장은 주어가 없다. ‘∼은 ∼이다’가 되어야 하니까‘몸과 머리가 먼지투성이다’라고 몸과 머리를 주어로 정해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몸에도 머리카락에도 죄다 먼지투성이다.
몸과 머리가 먼지투성이다.
주어
둘째, 올바른 문장을 위해 앞절과 뒷절이 어울리는 문자를 쓰자.
순희는 아름답다.
순희는 이웃집에 산다.
이 두 개의 문장을 합쳐서 하나의 문장으로 만들면, 주로‘∼하고’,‘∼하여’,‘∼하며,’‘∼하는데’등의 연결 어미를 사용한다.
순희는 이웃집에 사는데, 아름답다.
‘그리고’라는 연결부사를 사용하여 문장을 만들 수도 있다.
순희는 아름답다. 그리고 이웃집에 산다.
또 한 문장은 수식어로 만들어 하나의 문장이 되게 할 수도 있다.
아름다운 순희는 이웃집에 산다. 또는 이웃집에 사는 순희는 아름답다.
이렇게 여러 개의 정보를 한 문장으로 만들어서 글을 쓸 때 주의할 점은 앞뒤 절이 서로 어울려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부정적인 요소가 있는 우리나라 교육은 본질적인 개혁을 감당해야 하며, 행정과정에서 바로잡힐 수 있다.
이것은 앞절이‘해야 하며’라는 말이 능동문인데, 뒷절은‘바로잡히다’라는 수동적인 동사를 사용한 수동문이다. 그러므로
‘감당되어야 하고, 바로잡힐 수 있다’든지‘감당해야 하고 바로잡아야 한다’는 말로 고쳐 줘야 적당하다.
지식추구 자체는 인류의 진보를 위해 계속되어야 하며, 윤리성과는 무한한 인간의 기본 욕구 실현이다.
‘계속되어야 하며’‘이다’라는 두 개의 동사가 어울리지 않는게 문제이다. 하나는 진행형이고 하나는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연결 어미‘계속되어야 하며’를 계속되어야 하는데‘라는 유보하는 뜻으로 역접시켜 주는 것이 좋다.
또 능동과 피동이 명확하지 않은 것도 문제가 된다. 이것은 문장이 길어지면 프로 작가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실수인데, 글쓰는 이의 입장이 어디에 있는가를 명심하고 있다면 피할 수 있다.
검표를 하던 우리는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우리가 검표를 하는 게 아니라 받는 것이니까‘검표를 받던’이 되어야 한다.‘문제가 생겼다’는 말은 그것만 떼어놓으면 맞는 말이지만‘우리’라는 주어를 받아 주지 못한다. 그러므로‘검표를 받다가 우리는 문제가 생긴 것을 알았다’라고 고쳐야 한다.
네 살 때부터 시작한 땔나무는 군대 갈 때까지 나의 책임이었다.
땔나무가 시작되었다? 말이 이상하다. 내가 땔마무를 해오는 것이니까‘땔나무를 해오는 일은 네 살 때부터 시작되어 군대갈 때까지 나의 책임이었다’라고 고쳐 주어야 한다.
셋째, 수식어(修飾語, 문장의 표현을 더 분명하거나 아름답게 또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꾸미는 말)를 바르게 사용하자.
수식어를 쓸 때 명심할 것은 수식어가 들어 갈 자리를 잘 찾아서 바르게 놓아야 한다.
☞ 수식어는 수식하려는 말 바로 앞에 둔다.
순자의 옷에 대한 관심은 굉장했다.
이 문장에서 순희가 옷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는 것인지, 순희가 입은 옷에 대해서 다른 사람이 큰 관심을 보였다는 것인지 뜻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다. 이렇게 고쳐야 할 것이다.
옷에 대한 영자의 관심은 굉장했다.
☞ 수식어가 여러 개일 때 수식어의 길이가 긴 것을 맨 앞에 놓는다.
아름다운
이웃집에 사는 순희가 놀러 왔다
상냥한
이것은 우리가‘이웃집에 사는 아름답고 상냥한 영자가 놀러왔다’는 문장으로 단숨에 만들 수 있다.
☞ 수식어의 위치도 중요하지만 내용도 중요하다.
숨이 막혀 죽어 버린 우리 가정의 처절한 비극이었다.
숨이 막히다, 죽어 버리다, 처절하다, 비극, 이 네가의 단어가 한 문장 안에 들어가는 바람에 오히려 읽는 사람이 공감하기가 어렵게 만들고 있다.
☞ 막연하게 표현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도록 애써 본다.
어려웠던 지난 날
이 문장을 보면 그냥 어려웠나 보다, 하고 생각하고 말지만 다음 문장을 보면 정말 어려웠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점심으로 라면 한 그릇을 사서 둘이 나눠 먹었던 지난 날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상상하면서 글을 써 보자
가난을 색깔로 표현한다면 ― 색이다. 가난을 날씨로 표현한다면 ― 날씨이다. 가난을 풍경으로 표현한다면 ― 풍경이다. 가난을 음악으로 표현한다면 ― 음악이다. 가난을 물건에 비유한다면 ―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