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팔자 공부를 하다 보면 열받고 분통이 터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왜 사주가 안 맞지? 분명히 이 십성은 이래야 하는데... 분명히 저 십성은 이래야 하는데... 비겁이 재성을 극하기는 커녕 오히려 돈을 벌어 준다! 상관이 관성을 극하기는 커녕 오히려 관성을 갖고 논다!
비견겁재는 고집, 아집, 독선, 오만, 경쟁심이 아니었던가? 상관은 오지랖, 불만, 불평, 영웅심이 아니었던가?
아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아무리 공부해도 안 맞는다. 그래서 비싼 돈 주고 유명하다는 철학원 가서 상담을 해 봐도 영 신통치 않다.
왜 그러한가?
답답한 나날이 지속되던 중 어느날 깨달은 것은 십성도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십성 그 자체의 성질도 물론 존재하지만 옆에 무엇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성질이 변한다. 나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십성의 성질이 책에 나온 그대로 실제로도 발현될 것이라 믿었던 것이다.
세상 만물은 고정불변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움직인다. 그 너무도 간단하고 당연한 사실을 왜 몰랐던가?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날 지경이었다.
예를 들어서 비견겁재를 생각해 보라.
비겁 + 인성
비겁 + 관성
비겁 + 재성
비겁 + 식상
이 모든 경우에 비겁의 성질이 다 같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아니다.
인성을 만난 비겁은 그야말로 평온하다. 어머니가 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모양새다. 모든 것을 충족시켰으니 등따숩고 배불러서 아무 욕심이 없다.
관성을 만난 비겁은 승부욕과 경쟁심에 불탄다. 비겁이 관성을 만났다 함은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만난 것이고 올림픽에 나선 것이다. 본인의 경쟁력으로 모조리 무찌르면 된다.
재성을 만난 비겁은 세상 피곤하다. 나는 이렇게 하고 싶은데 자꾸 의무와 환경이 발목을 잡는다. 그렇다고 그것들을 아예 무시할 수도 없다.
식상을 만난 비겁은 엉덩이가 근질거린다. 나의 특기를 사람들에게 뽐내고 싶다. 내가 하면 더 잘할 수 있는데! 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 어떠한 십성이라도 옆에 어떤 십성이 있느냐에 따라 그 성질이 바뀐다. 사주팔자에서 가장 난폭한 것이 무엇인가? 양인격 아니겠는가. 그러나 양인격이여도 옆에 인성을 본다던지 하면 많이 누그러진다. 그러나 옆에 재성이 있으면? 자기 맘에 안들면 호랑이처럼 날뛴다. 재성이 양인을 부추긴 탓이다.
이러한 원리로 모든 십성을 바라봐야 한다. 사주를 상대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첫댓글 십성의 특징을 암기하려고만 했는데 상대적으로 변하는 십성을 이해하고 더 살펴야겠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