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스캔들>
1. 가장 좋았던 캐릭터와 가장 아쉬웠던 캐릭터는?
가장 좋았던 캐릭터는 아쉽지만 고를 수 없었다. 그나마 고른다면 그동안 무겁고 예술성 있는 작품만 한다는 편견을 깨부수며 연기력을 다시금 입증한 ‘남행선’(전도연)만 돋보였을 뿐. 아쉬운 캐릭터로는 ‘지동희’와 ‘남재우’ 그리고 ‘김영주’를 꼽고자 한다.
‘지동희’를 통해 ‘일타스캔들’을 그저 가벼운 로코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스릴러 장르를 혼합해 재미를 보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장르 혼합의 이점을 보지 못하며 용두사미로 끝났다고 생각한다. 이런 원인으로는 ’지동희‘의 서사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사교육으로 인해 망가진 ’지동희‘네 가족을 보며 분명 사교육에 대한 앙심을 품는 게통념상으로는 당연해 보인다. 즉 이러한 서사를 갖고 ’지동희‘는 극 중 일타 강사의 실장으로 사교육에 몸담으면서 자신처럼 사교육에 고통받는 학생들을 보며 동병상련을 느끼는 게 더 개연성과 공감을 이끌어내지 않겠느냐라고 의문이 들었다. 반면 지동희는 이러한 서사에도 오직 치열의 사생팬에 머물며 지동희 서사의 깊이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결과를 야기했고 무엇보다 이 서사가 충분히 설명되지 못했기에 이 드라마가 결국 용두사미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차라리 지동희 캐릭터를 자신처럼 사교육에 찌들어 있는 학생들을 구원해주는 안티히어로로 그려냈으면 더 매력적인 빌런이 되지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남재우’와 ‘김영주’ 캐릭터는 철저히 극본에 의해 버려진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남재우는 극 중 아스피거 증후군을 겪고있으며 여러 증상을 통해 표현되고 있다. 초기 남재우 캐릭터는 마치 우영우와 같이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캐릭터를 조명하며 아스피거 증후군에 주목하게 하는 흐름을 이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남재우 캐릭터 자체를 다루기 보단 극이진행되면서 남행선이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를 보여주는 데 소비되었다고 할 수 있다. 즉 남행선 서사에 허들을 높여주기 위한 캐릭터였다고 생각한다. 남재우 서사를 진중하게 다루기 보단 오로지 국가대표 자리를 버리면서까지 언니가 버린 딸과 장애를 겪고 있는 동생을 보살핀 그녀의 삶의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데 그쳤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알수 있는 대목으로 재우의 와플 사건을 들 수 있다. 왜 굳이 와플에 집착을 했어야 했으며, 이 사건을 통해 남재우의 서사가아닌 남행선이 눈물을 흘리며 치열의 동정을 이끌게 했는지, 아스피거 증후군을 주인공의 서사를 강화하는 데 소비한 것은 아닐지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남재우와 김영주의 러브라인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최악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로맨스에 집중할 충분한 서사가 있었는지? 굳이 필요한 로맨스 관계였는지 의문이 들었다. 무엇보다 그동안 연애에 가벼운 태도를 보인 영주였기에 가볍게 보여서는 안 될 로맨스가 가볍게 보일 수밖에 없는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한다.
2. 가장 인상 깊었던 연출 혹은 가장 아쉬웠던 연출은? (캐스팅, 음악, 미술, 촬영방식, 장면전환 등)
가장 인상 깊었던 연출로 치열(정경호)의 판서 연출을 꼽을 수 있다. 직접 판서를 하기 위해 기존 강사들과 계속 컨택하며 연습에 매진했다고 한다. 실제로 정경호의 강의 장면은 실제 일타 강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으며 전혀 이질감이느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아쉬웠던 연출로는 스릴러를 그려낼 때 결과적으로는 긴장감을 느끼게 만들어야 했는데 전혀 긴장감이 들지 않았다는점에서 스릴러 측면에서는 실패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3. 극본의 장점 혹은 단점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캐릭터 관계 설정, 개연성, 핍진성, 흡인력 등)
이제는 클리셰처럼 느껴지지만, 여전히 재밌는 사교육과 일타강사라는 신선한 소재가 만나 마치 익숙하지만 다른 느낌을 주는 극본이었다고 생각한다. 로맨스만 봤을 때는 킬링타임용으로 보기 좋은 가벼운 로맨스 코미디였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사교육이 주는 암울함과 거기에 스릴러를 겸하다 보니 본질이 흐려졌고 무엇보다 혼합을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용두사미로 그쳤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극본이 추구하는 행복이 곧 의대 입학인가라는 결말의 아쉬움 그리고 각 캐릭터들의 서사가 충분했는가에 대한 미흡한 부분이 이 극본을 아쉽게 평가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4. 드라마 외적 요소에 대한 평가 (장르 적합성, 시청률, 방송윤리, 혐오표현, 마케팅 등)
극본은 용두사미로 끝났지만 시청률과 ott 지표에서는 매우 좋은 성과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5. 해당 드라마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와 개선안
재벌집 막내아들에 이어 한국 드라마계의 용두사미 열풍을 이어가는 데 한몫하지 않았나라고 생각이 든다. 캐릭터들의서사와 관계에 대해 재고가 필요하며 어떤 장르로 갈지 조금 더 명확한 노선 정리가 요구된다. 어쩌면 ‘일타 스캔들’은 가벼운 로맨스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너무 많은 것을 노린 욕심쟁이로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