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경험담>
사는 것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박병철 장로
형님과 누님의 발걸음을 따라 퇴계원 교회와의 인연이 시작 되었다. 말썽도 많이 피웠고 개구쟁이였으며 어리석었던 지난날의 모든 일들을 기록하기에는 부끄럽고 내놓을 것이 없다. 퇴계원교회의 설립과 거의 같은 생애를 살았으니 더 없는 것이 나이 먹는 것인 듯하다.
사는 것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닐까? 축구를 한다고 뛰어다니고 지치도록 달리다가 방경섭을 만났다. 말이 없었던 이 친구를 사귀고 교회를 나가도록 하였던 것은 나의 소중한 자랑이다. 좋고 나쁜 기색이 없었던 이 친구는 결국 나보다 먼저 1979년 5월 12일에 한성보 목사로부터 침례를 받았다. 나는 1년 뒤, 1980년 6월 21일 조카 박일규와 함께 침례를 받았다. 1988년 선교회장 전상호 장로님의 권유에 따라, 3분의 영혼에게 전도를 하였으며, 6월 25일에 전한봉 목사님의 집례로 침례를 베풀었다. 한 분은 누님과 같이 지내는 임영자 집사이고, 한 분은 나의 소중한 처제이며, 한 친구는 동생과 같은 전찬두 청년이었다.
두 번째 구역반에서 만난 분은 나의 영원한 선생이신 이성근 장로님이다. 1989년에 퇴계원으로 이사를 오시면서 같은 구역반이 되었고, 1999년 이사를 가실 때까지 같은 구역반 교사이셨다. 여러 문제로 교회 출석도 힘들었고 신앙하는 자체가 버거웠던 시절에, 같은 구역반 교사로 나의 힘이 되어주시고 친구가 되어주셨다. 재치 있고 무게가 있는 성경 말씀은 나의 마음을 붙잡아 주었다. 구역반에서나 안식일학교에서나 같이 지내는 것이 항상 즐거움을 주었다.
깊이 있는 짧은 말씀을 주시고는 구역반원의 한 주간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셨다. 년초에 윷놀이를 즐기고, 한여름에도 시원한 과일을 나누며 구역반을 연중 운영하였다. 영업용 택시를 운전하던 나는 운전 중에 있었던 일들을 항상 꺼내어 이야기를 나누고 모든 근심과 걱정을 잊었다. 그때 나누었던 의경에게 딱지를 떼려다 벗어났던 이야기와 수많은 경험담은 지금 장로님이 나보다 더 잘 기억하고 있을 정도이다. 퇴계원초등학교 운동장에 배드민턴 코트를 만들던 일과 같이 배드민턴을 치면서 듀스를 거듭하여 30:30까지 혀를 내밀며 쳤던 것은 두 사람의 소중한 추억이다.
12년 만에 다시 같은 교회에서 생활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나의 즐거움이다. 가끔 들려주는 이야기와 간단한 대화는 나의 마음에 기쁨과 시원함을 준다. 가슴을 찢는 어려움과 시험을 말씀으로 이겨내시고 책을 쓰면서 참아가는 모습에서 커다란 위로와 교훈을 배운다. 영원한 나의 멘토이신 장로님이시다.
무엇보다도 나의 가장 소중한 만남은 나의 식구와의 만남이다. 어리석고 천방지축인 나를 만나서 힘이 들 터인데 잘 견디어주고 이제까지 살아준 것은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이다. 평생을 살아도 다 갚지 못할 빚을 지고 살아간다. 이 땅에서만이 아니라 영원히 살 하늘까지도 나의 영원한 동반자요 친구인 이점순! 사랑하고 또 사랑하오! 정말 고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