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 아르코스에서 로그로뇨까지 28킬로를 걷는다.
지금까지 걸었던 길 중 가장 먼 거리
새벽 일찍 길을 나선다.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다.
적당한 구름들이 뚫고 나오려는 해를 맞아 붉은 춤을 춘다.
넘 예쁘다.
오늘 순례길은 이것만으로도 만족 백퍼다.
연신 뒤돌아 보며 감탄하고 사진 찍고 아침부터 해찰이 심하다.
아마 순례길에서 만나는 일출 중 단연 으뜸에 속할 거란다.
본격적으로 포도밭이 시작되나 보다.
밀밭과 포도밭이 뒤섞인 들판이 이어진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고 이젠 제법 익숙해진 풍경들에 걷는 자체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된다.
비아나 거리 풍경이 아기자기 예쁘다.
여기서 하루 묵어도 좋을 듯
성당 앞 바에서 맛은 그닥 훌륭하진 못했지만 메뉴 델 디아로 배부르게 먹고 다시 또 출발
햇볕이 너무 강렬하다. 그늘이 별로 없다.
키작은 포도나무 밀밭은 그늘을 내주지 못한다.
목적지를 3~4킬로 남기고 고행이 시작된다.
중간중간 양말을 벗고 쉬어 주지만 마찰에 의한 발바닥의 뜨거움, 발가락의 찌릿함, 온몸의 피곤함이 짓누른다.
드디어 로그로뇨
시원한 착즙 오렌지 쥬스와 아이스크림으로 잠시 숨을 고르고 숙소에 도착했다.
이틀간 머물며 쉬어갈 곳
방 컨디션이 그닥 좋은 건 아니지만 이틀의 휴식이 새로운 힘을 주리라
저녁 타파스의 거리 앙헬(엔젤)에서 양송이 타파스 6접시, 맥주랑 넘 잘 어울린다.
4일 숙소의 아침 식사가 제법 훌륭하다.
낼은 조식을 먹기 힘들지 싶다. 29킬로를 걸어야 하니 새벽 일찍 나서야 한다. 아깝다.
낼은 제발 구름이 가득하기를.
첫댓글 사진속 액자에 숨은 부부 찿기
우찌 찍었누
보통 새벽의 색은 검정인줄 알았는데, 이곳의 새벽은 가을 단풍이네요. 겨울을 통해 처음으로 사부님이랑 함께 사진을 찍으셨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