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약이(藥餌)의 오(誤)
소아(小兒)는 기혈(氣血)이 충(充)하지 못한데, 일생(一生)의 성쇠(盛衰)의 기초(:基)가 전적(:全)으로 이러한 유(幼)한 시기(:時)에 있다. 이로 음식(飮食)은 마땅히 조화(調)하여야 하고, 약이(藥餌)는 더욱 당연히 신중(愼)하여야 한다.
요즘 세상(:擧世)의 유과(幼科)는 이러한 대본(大本)은 잘 모르고, 또 적확(的確)한 명견(明見)이 없으면서, 오직 목전(目前)의 것만 해결(:完)하려고 한다. 따라서 일병(一病)을 만나면 허실(虛實) 한열(寒熱)을 논(論)하지도 않고 단지 해저두법(海底兜法)만을 쓰고, 모두 산풍(散風) 소식(消食) 청담(淸痰) 강화(降火) 행체(行滯) 이수(利水)하는 제(劑)로 하니, 모두 20여미(味)를 벗어나지 못하고 습관(:一套)처럼 혼용(混用)하면서도 스스로 온당(穩當)하다고 잘못 칭(稱)하고 있으니, 얼마나 현혹하는(:誕) 것인가?
이 병(病)이 있는데 이 약(藥)을 쓰면 병(病)이 그것을 받느니라. 이 병(病)이 없는데 이 약(藥)을 쓰면 원기(元氣)가 그것을 받느니라. 소아(小兒)의 원기(元氣)가 얼마나 된다고 암암리에(:陰) 손(損)을 받아 변(變)이 생(生)하는 것을 헤아리지(:測) 않는가? 이는 당연히 요즘 유과(幼科)의 대병(大病)이니, 의(醫)를 경(輕)하게 신임(信任)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와 같으니라.
또 보건대, 자식을 사랑하는(:愛子) 자는 그 청황(淸黃)하고 수약(瘦弱)함을 늘 염려(:慮)하니, 용류(庸流: 돌팔이)에게 물으면 담화(痰火)가 아니면 반드시 식적(食積)이라 말하면서 걸핏하면 비아환(肥兒丸) 보화환(保和丸)의 종류(類)를 상복(常服)하게 한다. 비아환(肥兒丸)은 고한(苦寒)한 약품(:品)으로 원양(元陽)을 가장 잘 패(敗)하게 하고, 보화환(保和丸)은 소모(消耗)하는 약물(:物)으로 위기(胃氣)를 극히 잘 손(損)한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비아(肥兒)'한다고 말하지만 수아(瘦兒)하기에 적족(適足)하고 '보화(保和)'한다고 말하지만 위화(違和)하기에 적족(適足)할 뿐이다. 곧 포룡환(抱龍丸)의 종류(類)도 또한 경이(輕易)하고 누용(屢用)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다.
내가 예전에, 어떤 부유한 늙은이(:富翁)의 아들이 매번 담기(痰氣)가 많았고, 혹 때때로 경규(驚叫: 놀라서 울다)하였는데, 질병(疾)의 작(作)을 만나면 번번이(:輒) 이 환(丸)을 사용하였고, 한 번 투(投)하면 바로 낫게 되는 것을 보았느니라. 그 당시(:時)에는 신단(神丹)으로 여겨, 10여차 이상을 이와 같이 하였다. 그런데 그 아이가 장성(:長)하여서는 하나도 아는 것이 없는 멍청한(:凝然) 바보(:癡物)가 되었을 뿐이니, 이것이 어찌 암암리에(:暗) 원신(元神)을 손(損)하여 이른 것이 아니겠는가?
이러한 극벌(剋伐)하는 제(劑)는 가장 마땅히 신중(:愼)하게 사용하여야 한다.
따라서 반드시 진정(眞正)한 화증(火證)의 감열(疳熱)이 있어야 비아환(肥兒丸)이나 한량(寒凉)한 등의 제(劑)가 마땅할 것이다.
진정(眞正)한 식적(食積)의 창만(脹滿)이 있어야 보화환(保和丸)이나 소도(消導)하는 등의 제(劑)가 마땅할 것이다.
진정(眞正)한 담화(痰火)의 천급(喘急)이 있어야 포룡환(抱龍丸)이나 화담(化痰)하는 등의 제(劑)가 마땅할 것이다.
곧 이를 쓰려면 또한 병(病)에 맞으면(:中) 바로 복용을 그쳐야 하는 것에 불과(不過)하니, 이를 지나칠 수는 없다.
만약 근거(據)할 수 있는 이러한 실사(實邪)가 없으면 여러 가지로 나타나는 출입(出入)의 병(病)은 대부분 원기(元氣)의 휴손(虧損)으로 말미암으니, 모두 당연히 유의(:加意)하여 배보(培補)하여야 한다. 이것은 바로 보적(保赤: 아이를 보호하다)하는 주(主)가 된다.
이를 모르고 함부로 비아(肥兒) 보화(保和) 등의 이름만 믿고(:藉) 보장(保障: 막아내고 지키다)하려고 한다. 소아(小兒)의 원기(元氣)는 많지 않은데 또 병(病)하므로 이미 상(傷)하였는데, 의(醫)가 다시 이를 벌(伐)하므로, 위패(萎敗)하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이 외에 대황(大黃) 망초(芒硝) 흑축(黑丑) 원화(芫花) 대극(大戟) 삼릉(三稜) 봉출(蓬朮)의 종류(類)는 반드시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모두 경이(輕易)하게 투여(投)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