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토장정 8 (2010.10.02)
14.4km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 평택시 남양방조제 - 평택 LNG 생산기지 - 남양대교 - 원정리 - 포승 산업단지 - 만호사거리)
왕자 여관을 나와 오늘의 출발점을 향하여 간다.
어젯밤 어두워서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던 매향리로 들어서니 어젯밤 보지 못했던 매향리 역사기념관 건립예정지가 나온다.
매향리의 옛 이름인 고온리가 영문으로 ko-on-ri로 표기되고 잘못 불리며 koon-ri로 써지면서 쿠니 사격장이 된
이곳은 미군이 이름도 잘못 쓰고 그 쓰임도 잘못 쓰여 50년이 넘도록 무수한 포탄에 두들겨 맞았던 아픈 곳이다.
물론 2005년 8월 말로 사격장의 관리가 한국의 국방부로 이관되면서
미군은 철수를 하고 더 이상의 상처는 생기지 않고 있지만
1951년부터 시작된 이 상처의 딱지들이 이곳에 모여 있다.
민중미술가 임옥상은 그 딱지를 모아 “매향리의 시간”이라는 설치 작품을 해놓았다.
무수한 포탄의 파편과 불발탄을 걸어 올려 흉하지만 상처를 치유하고 있는 중인 딱쟁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평화가 오겠지 매화향기와 함께, 더 이상은 화약 냄새가 없기를 기원해 본다.
오늘의 장정을 시작한다. 기아자동차를 따라 바닷가에 곧게 뻗어 있는 도로를,
인도는 없지만 갓길이 걸을 만하다.
그렇게 2km정도를 걷고 나니 남양방조제로 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 길에서 방조제와 연결된 둑길 위로 올라섰다.
방조제 건너에는 엄청 큰 탱크들이 보인다.
평택LNG. LPG기지가 눈에 들어온다.
방조제 안쪽은 또 하나의 화성 8경인 남양황라(黃羅), 황금벌판이다. 1
973년 2km가 조금 넘는 남양방조제가 완공되면서 3백6십 만평의 간척지가 생기고
그 간척지의 가을 황금벌판을 지금보고 있다.
지난여름의 뜨거움이 이곳의 알곡 하나하나에 숨어들어가 이런 황금벌판을 만든 것 같다.
방조제를 건너며 화성시 하고는 안녕을 하고 평택시를 만난다.
LNG 기지가 또 바닷가를 또 가로 막아 남양대교 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남양대교로 가는 길은 남양호를 끼고 가는 비포장도로이다.
조금 질러가는 쌩쌩 도로가 있지만 우리는 이 길이 좋다.
소곤소곤 수군수군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가며 한 발 또 한발 조용히 걸어간다.
남양대교를 통과해서 77번 도로로 올라서 평택시 포승읍 원정리 3거리에서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지난번 장정부터 바뀐 룰을 적용하여 중하가 운전을 하고 인변과 나는 계속 길을 걷는다.
인변이도 얼마 전 갤러시S로 전화를 바꿔서 인변은 거리를 측정하고 나는 지도를 펴놓고 걸어간다.
77번 쌩쌩 도로를 걷기 싫어서 이길 저길을 찾아보지만 그 길로 가보니 이번에는 군부대가 길을 막는다.
아마도 해군 2함대사령부의 쪽문 정도 되는 것 같다.
다시 돌려 논길로 한참을 가다 원정4리, 5리 마을로 들어섰다.
시골 마을답지 않게 아파트며 빌라등이 많이 보이고 지금도 지어지는 걸 보면
근처에 있는 포승공단과 군부대로 인해 많은 유동인구가 발생하고 있는 듯하다.
동네 길을 빠져나오니 바로 포승산업단지 입구가 나온다.
산업단지는 그 특유의 냄새를 내고는 있었지만 어쩐지 좀 썰렁한 듯하다.
경기불황이 이곳에도 있는 것 같다.
평택항의 이용 빈도가 많아질 중국과의 교류에 산업단지의 흥망이 걸려있다.
물론 자동차 산업의 약진이 지금은 공단을 살려주고 있는 것 같다.
산업단지로 들어와 3km 가까이 안쪽의 길을 직선으로 통과하여 끝 지점 까지 왔다.
하늘에서는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다. 우측으로 조금 더 나와 좌회전을 한 번 하니 저 멀리 서해대교가 보이기 시작한다.
빗물은 조금 더 거세지고 있다.
“이제 곧 나는 차를 탈 테고 니들 비 좀 맞아봐라” 속으로 이런 고소한 생각을 하며 걷고 있는데 중하가 차를 세운다.
서해대교 바로 전 만호 4거리에 도착했다.
모두 차에 타고 오늘의 장정에 대해서 회의를 다시 하자고 한다.
일정상 평택호까지 가야하는데 비도 오고 하니 오늘은 여기서 멈추자는 의견이 66.66%이다.
비도 오니 그럼 끝내자고 결정을 했지만 돌아오는 길에 계속 내 입가에 도는 이 말은 “나쁜 시키들”......
첫댓글 에이~~~~
나쁜 시키들........................ㅋㄷㅋㄷ
우리가 지나온 백미리같은 놈들이지
100mm=10cm